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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전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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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1-02-09 19:19 조회1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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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종합청사 제3호동 3층 동쪽의 넓고 길다란 복도 맨끝에 허담의 방이 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 문을 열고 들어가시니 문건을 보고있던 허담이 자리에서 일어나 《아니 이게 어찌된 일입니까?》 하며 맞받아 나왔다.

《어제 들리니까 방이 비여있더군요.》

《영천에 나가있습니다. 어제 전화를 하니 왔다고 하기에…》

《날씨가 좋지 못해 항공사정으로 이틀이나 늦어졌습니다.》

허담은 자리를 권하며 담배를 내놓았다.

《그래 갔던 일은 괜찮게 됐습니까?》

《그저 그렇습니다. 특별한것은 없었고 그곳 실정이나 얼마간 알고온 정도입니다.》

인사치레가 끝나자 허담은 담배를 권하면서 의혹이 진하게 내비친 시선으로 이쪽을 쳐다보고있었다. 무슨 용무로 이렇게 추위가 맵짠 밤중에 오셨는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 모양이다. 이전에는 대체로 미리 예고가 있은 뒤에 오시군했었다.

《그래 어떻습니까, 요새 유럽형편은?》

김정일동지께서는 추위를 막기 위해 꼼꼼히 채웠던 상의단추를 하나 터놓고 말씀하시였다.

《솔직히 말하면 제가 여기 온 목적은 서방의 최근실정을 통신이나 자료가 아니라 부상동무한테서 직접 들어보고싶어서요.》

《아, 그렇습니까?》 허담은 자리에서 일어나 서가쪽으로 다가갔다. 그러더니 한아름이나 되는 책을 꺼내서 앞탁에 올려놓았다.

《두세군데 책방에 들려서 뒤져보았지만 신간도서란 신통한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 대사관에 말해서 영문이나 프문으로 된것이라도 정세분석에 도움이 될만한것을 차츰 구해보라고 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호화장정을 한 책들을 하나하나 옮겨놓으면서 제목을 읽으시였다. 《프로레타리아독재를 다시 론함》, 《측선밖에 서있는 맑스》, 《프랑크프르트학파의 변론》등등,

별로 흥미를 끄는것이 없어 책들을 앞으로 밀어놓고나서 그이께서는 팔걸이에 놓인 허담의 손을 잡고 물으시였다.

《우선 육안으로 직접 보고 느낀것을 모두 말하시오. 취사선택은 제가 하겠습니다. 현재 저의 관심거리는 브레쥬네브가 새로 들어앉았는데 그곳 형편이 어떤가 좀 알자는것입니다.》

《그럴테지요. 우리 대외사업일군들 역시 그것인데 어느하나 변화라고 할만한것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거리에는 흐루쑈브가 있을 때 내붙인 포스타나 구호가 그대로 걸려있습니다. 근육이 굉장히 발달된 억센 사나이가 장검을 꺽는것이라든가, 땅크를 통채로 들어서 강철로에 집어넣는것을 중요도시 어디에서나 볼수 있습니다. 이르는곳마다에 비둘기를 주제로 한 그림이나 문양이 나붙어있습니다.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모든 면에서 평화가 위주이고 핵폭탄우에 비둘기가 앉아있는 형편이니까요.》

《그러니 새로운것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겁니까. 긍정적의미에서나 부정적의미에서 말입니다. 가령 반쓰딸린깜빠니야에서도 눈에 띄는 변화가 전혀 없습니까?》

《별로 없습니다. 구태여 이전에 없던것을 찾아본다면 요새는 20차대회에서 한 흐루쑈브의 비밀보고 <개인숭배와 그 후과에 대하여>가 인쇄되여 암암리에 매매되고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 보시오. 바로 그런것이 변화입니다. 그러니 결국 흐루쑈브다음대에 와서도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는것이 명백합니다.》

《그 평가가 옳은것 같습니다. 여론에 의하면 금년에 23차대회를 한다는 말이 있는데 정치로선에서는 변화가 없을것이라는 예측이였습니다.》

《알만합니다. 아무리 쓰딸린에 대하여 개인숭배요, <개인미신>이요 하고 악담을 퍼붓는다 해도 쓰딸린이 흐루쑈브를 정치국위원으로까지 등용했다는 그 과오보다 더 클수는 없습니다. 어떻습니까?》

《옳습니다.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저는 요새 쏘련을 생각할 때마다 전체 사회주의나라의 운명을 생각하게 되고 국제공산주의운동의 운명에 대하여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단 말이지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그런데 문제의 복잡성은 저마다 맑스-레닌주의리론을 휘두르며 저들의 더러운 정체를 위장하고 대중의 사상의식을 혼란시키는데 있습니다. 요새 활개치고있는 수정주의자들가운데서 누가 자신이 수정주의를 한다고 하는자가 있습니까? 모두가 진정한 맑스-레닌주의자이고 말끝마다 내뱉는것이 맑스-레닌주의의 창조적적용입니다.》

허담의 도수안경이 열기로 하여 빛을 뿌리는듯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천천히 담배를 피우시며 잠시 말씀이 없다가 허담을 바라보며 물으시였다.

《국제공산주의운동에서 일어난 이 혼란을 바로잡자면 어떻게 해야 될것 같습니까?》

《글쎄요. 문제가 너무 심각하고 어마어마하다나니 아직 거기까지는…》

그이께서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시였다.

《제 한가지 생각하고있는데 들어보겠습니까?》

《뭔데요?》

허담의 도수안경이 금시 번쩍하고 빛을 뿜었다.

《별게 아니고 공산주의운동의 사상리론의 발전력사를 한번 총화해보자는것입니다.

맑스와 엥겔스에 의해 <공산당선언>이 나온후로 보아 약 100년의 세월이 흘렀는데 그것을 한번 더듬어보자는것입니다.》

《그러니 100년사상사총화라고 할수 있겠구만요. 대단합니다! 대찬성입니다! 어쩌면 그런 비상한 구상을 다…》

허담은 열에 떠 그이 가까이에 다가앉으며 웨치듯 말하였다.

《뭐 비상할것까지야 있겠습니까.

제 중학시절과 대학시절에 맑스-레닌주의 고전들을 몇번 훑어보기는 하였지만 오늘의 국제공산주의운동에서 일어나고있는 혼란과 복잡성으로 보아 공산주의운동의 사상발전의 력사를 총화하는것이 절실한 문제라고 보았을따름입니다.

허담부상동무가 이렇게 공감하고 지지해주니 힘이 생깁니다. 역시 부상동무의 생각이 깊습니다.》

《아니 제가 무슨 힘이 되였다는겁니까. 그런게 아닙니다. 아닙니다.》

허담은 가슴에 끓어오르는 흥분을 억제할수 없는듯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저는 그저 김정일동지의 구상에 감동되고 감탄할뿐입니다. 맑스주의고전의 진리성과 혁명성을 옹호고수하고 주체의 관점에서 오늘의 변화된 현실을 분석평가하자는것인데… 참으로 옳은 결심입니다. 비상한 착상입니다. 이제 맑스주의의 창조적적용이요 뭐요 하는 수정주의, 교조주의, 좌경기회주의의 정체가 원론적으로, 원리적으로 더 똑똑히 드러나게 되고 국제공산주의운동의 혼란성이 무엇에 의하여 빚어지고있는가 하는것이 력사앞에 판명될것입니다.》

그이께서는 허담의 격정에 이끌리듯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흔드시였다.

《너무 과한 말씀입니다. 사업을 하면서 소문없이 조용히 학습을 해보자는것입니다.》

《그 방대한 사업을 일을 보시면서?…》

허담은 놀랍다는듯 고개를 기웃거렸다. 공산주의사상사를 총화한다는 착상자체가 비상할뿐아니라 그 계획도 놀라운것이였다. 허담은 그 방대한 사업을 하자면 전당적인 관심사로 되게 사업을 조직하거나 적어도 강력한 사회과학자그루빠가 조직될것으로 알았던것이다.

《그러자면 숱한 시일들이 걸리겠는데 말입니다.》

《초보적인 계획을 짜보았는데 한 3∼4년이 걸릴것 같습니다.》

《3∼4년?》

이렇게 받아외우며 허담은 고개를 끄덕이였다.

허담은 그이의 확신에 찬 말씀에서 그것을 믿어의심치 않았던것이다.

《제가 도울 일이 뭐 없겠습니까?》

《외무성사업만 해도 바쁘겠는데… 이렇게 지지해주는것만으로도 힘이 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허담의 손을 굳게 잡으시였다.

×

중앙당에서 일을 보다가 저녁녘에 다시 영천에 나오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정원을 천천히 거닐고계시였다. 때마침 서산마루에 걸린 저녁해가 눈부신 빛을 쏟아붓고있었다. 하여 추위와 완강하게 싸우는 동안 한껏 검푸러진 향나무가지와 추녀끝에 달린 수정같은 고드름들이 모두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그중에서도 신비경을 이룬것은 눈을 말끔히 쓸어낸 보도우에 금싸락을 뿌려놓은것 같이 살얼음이 광채를 뿌리는것이였다.

그이께서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시였다. 그럴 때마다 어깨에 걸친 진회색외투자락이 흔들리고 가벼운 바람에 머리카락이 흔들리였다.

(…국제공산주의운동안에서 나타난 좌우경기회주의라…)

이렇게 속으로 외워보신 그이께서는 고개를 쳐들며 숨을 크게 내쉬시였다. 그바람에 어깨에 걸쳤던 외투가 한쪽으로 쏠리고 하얀 입김이 한발이나 뻗어나갔다.

외투를 추스르고난 그이께서는 손을 들어 살구나무가지를 휘여잡으시였다. 그리고는 그것을 유심히 들여다보시였다. 터실터실해진 가지에는 이제 봄이 오기만 하면 한껏 부풀어날 꽃망울들이 달려있었고 거기서는 쌉스레하면서도 향긋한 냄새가 풍기였다. 잠시후 그이께서는 가지를 훌쩍 놓아주시였다. 나무가지는 마치 그이의 기분을 알아차리기라도 한것처럼 가벼이 흐느적이였다.

그이께서는 고개를 돌려 잎새는 없어도 여전히 하늘을 찌를듯이 높이 솟아있는 백양나무쪽으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현대수정주의…)

이렇게 불러보느라면 이것은 곧 레닌에 의하여 세상에 태여난 첫 사회주의나라인 쏘련당안에서 일어난 기회주의를 지적하는것으로 된다.

《공산당선언》이 나온후 한세기라는 세월이 흘렀다. 과학적사회주의창시자인 맑스와 엥겔스가 서거한후 국제공산주의운동안에서는 베른슈타인이나 카우츠끼와 같은자들에 의해 혁명리론에 크게 상처가 생기였고 파국적인 사태가 조성되였었다. 그러나 곡절은 있었지만 혁명은 끊임없이 전진하였으며 마침내 공산주의리념은 로씨야에 그 실체를 처음으로 만들어놓게 되였다.

그후 반세기이상의 세월이 흘렀다.

그 과정에 쓰딸린이 서거하였으며 뒤이어 흐루쑈브가 등장하였다.

주체45(1956)년 2월 약 12일간에 걸쳐 진행된 쏘련공산당 제20차대회에서 현대수정주의가 공개적으로 자기 정체를 드러내놓음으로써 숱한 사람들을 경악케 하였다.

그때로부터 어느덧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결코 짧다고 볼수없는 이 기간에 무슨 일인들 없었겠는가. 그런데 어찌하여 오늘까지 한 나라 당의 하나의 대회를 놓고 그렇게도 자주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되는것인가?

김정일동지께서는 걸음을 멈추고 높이 솟아오른 백양나무를 올려다보시였다. 민출하게 자라오른 나무는 보기만 해도 착실하고 억센 기세를 느낄수 있으시였다.

그이께서는 나무기둥을 어루쓸다가 걸음을 돌리면서 다시 생각에 잠기시였다.

쏘련공산당 20차대회, 여기서는 맑스-레닌주의의 혁명적원칙이 뒤로 밀리고 현대수정주의가 공개적으로 자기 정체를 드러내놓았다. 쏘련공산당은 창건이래 20차에 걸쳐 당대회를 하였는데 이 기간에 레닌이 마르또브와 대결해서 당원의 자격과 의무를 정립한 때로부터 10월혁명을 거쳐 국제적무력간섭자들을 물리치고 혁명을 수호하였으며 도이췰난드파쑈를 격멸하는 대격전을 치르었던것이다.

이 과정에 당안에서 별의별 우여곡절이 다 있었다.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다 맑스-레닌주의의 혁명적원칙을 고수하기 위하여 좌우경기회주의와 투쟁을 벌리는 과정이였던것이다. 그러나 20차대회에서만은 유독 종전의 원칙과 관례가 뒤집혀 혁명과 반혁명이 자리바꿈을 하게 되였던것이다.

그때로부터 오늘까지 현대수정주의는 대대적으로 확산되고 그 흐름이 가속화되여 국제공산주의운동을 뒤흔들어놓고있다.

때문에 이제와서도 우리는 20차대회를 자주 상기하지 않을수 없는것이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대회에서 흐루쑈브는 무려 7시간에 걸친 류례없는 대장편보고와 거기에 별도로 다시 첨부된 비밀보고 《개인숭배의 후과에 대하여》에서 여직까지 만인에게 인정되였고 그것으로 해서 신성시해온 쏘련공산당의 업적이 부정되고 그 책임을 깡그리 쓰딸린에게 뒤집어씌웠다. 이렇게 되여 회의참가자들은 사회주의를 옹호고수할데 대한 레닌의 유훈에 충실하였으며 쏘련과 도이췰란드전쟁을 승리에로 령도한 쓰딸린이 흐루쑈브의 정치테로에 의하여 생리적사망이 있은지 3년후에 다시 《두번째사망》을 겪는것을 목격하게 되였던것이다.

어쩌면 이럴수 있는가? 어쩌면…

당대표들과 회의참가자들을 더 한층 놀라게 한것은 대회연단에서 악담을 퍼붓고있는 흐루쑈브자신이 쓰딸린이 서거하였을 때 그 누구보다도 슬픔에 잠겨있었다는 그 점이다. 당시 신문 《쁘라우다》에는 시신옆에 서있는 정치위원 말렌꼬브, 불가닌 등 6명의 얼굴이 나 있었는데 그에 의하면 흐루쑈브얼굴이 그중 큰 비애에 잠긴것으로 나타나있었다. 그런즉 비밀보고를 듣고있던 사람들은 당시 사진이 가면이 아니였는가고 생각하게 되였다고 한다.

한 나라 당이 그것도 수십년동안 그토록 복잡하고 파란만장의 혁명의 파도를 헤쳐오는 과정에 정책적과오가 전혀 없을수는 없는것이다. 바라지 않은것이기는 하지만 과오가 있으되 우리의 면전에서 적들이 쌍수를 들어 찬양하는 그런 과오만은 아니여야 할것이다. 그런즉 이런 과오는 과오가 아니라 배신이며 변절이라고 해야 마땅할것이며 20차대회를 총괄하면 대외적으로는 《세가지 평화전략》을 내놓은것이고 대내적으로는 《개인미신》이라는 전고미문의 광풍을 불러일으킨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잠간 걸음을 멈추고나서 노을이 붉게 타고있는 저녁해를 이윽히 바라보다가 다시 앞으로 걸음을 내짚으시였다.

《정세가 변했다고?》

김정일동지께서는 혼자말씀처럼 하시며 한손을 들어 힘있게 허공을 가르시였다. 현대수정주의자들은 저들의 더러운 속심을 합리화하기 위한 전제로서 현정세의 변화에 대하여 요란하게 떠들고있다. 물론 맑스나 레닌이 생존하고있던 시대와 현시기가 같지 않으며 변한것은 사실이다. 혁명적당은 마땅히 시대의 변화에 맞게 능동적으로, 창조적으로 전략전술을 세워야 한다. 그러나 그자들이 지껄이는 정세의 근본적인 변화란 바로 제국주의의 본성이 변했다는 그것이다. 포악하고 침략적인 제국주의가《리성적》으로 되였다는것이다.

이러한 황당한 궤변은 승냥이가 양으로 변하였다는것과 같은 소리이다. 포악성과 야수성은 승냥이의 본성이며 그것을 떠난 승냥이는 벌써 승냥이가 아닌것이다. 이로부터 그자들은 로동계급의 근본원칙, 근본립장, 제국주의와의 투쟁원칙을 포기하고 극악한 《세가지 평화전략》을 내놓게까지 되였던것이다. 이에 발맞추어 공산주의운동안에서 계급투쟁을 포기하고 의회제선거를 통하여 다수표를 획득하여 정권을 잡을수 있다, 프로레타리아독재는 인도주의와 모순된다는 등 별의별 잠꼬대같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결국 승냥이가 양으로 변했다는 소리인데 사실에서 과연 그러한가.

50년대초 조선반도에서 3년간이나 계속된 전쟁을 과연 무엇이라고 말할수 있겠는가. 그것이 미제가 아시아침략을 위한 일환으로 일으킨 침략전쟁이 아니였단말인가. 미제는 아직도 조선땅 절반을 강점하고있을뿐아니라 그것을 조선반도전반과 아시아 침략을 위한 교두보로 튼튼히 다지고있다.

이 시각에도 한창 타오르고있는 윁남전쟁의 불길은 무엇을 말해주는것인가.

제국주의는 본성이 변하지 않았을뿐아니라 더욱더 포악해지고 오만해지고 파렴치해졌다.

그런데 현대수정주의자들은 어떻게 처신하고있는것인가?

그의 대표적인 실례가 최근년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까리브해위기》일것이다. 그것은 그들이 미제를 그의 코앞에서 견제하고 사회주의를 지향해나가는 꾸바를 지원한다고 하면서 꾸바에 미싸일기지를 설치하려다가 미제의 위협공갈앞에 겁을 먹고 중단해버린 사건이다. 미제는 저들의 령해도 아닌 대서양상에서 서슬푸른 《헌병》행세를 하며 쏘련함선을 막아나섰다.

그러면 어떻게 되여 《까리브해위기》가 연출되였는가? 그것은 더 말할것도 없이 제국주의에 대한 공포, 미제가 휘두르는 핵위협앞에 혼비백산한것이다. 그들이 말하는 제국주의에 대한 재평가는 이에서 비롯된것이다.

이때와 정세는 좀 다르지만 근 20년전 제2차세계대전의 전후처리와 관련된 쏘, 미, 영의 3거두회담이 포츠담에서 열렸을 때에도 미제는 원자탄을 가지고 허세를 부리려고 꾀하였다. 그때 미국대통령인 트루맨은 세상에서 처음으로 원자탄생산실험에 성공하고 기고만장해서 그것을 턱에 걸고 쏘련에 은근히 압력을 가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쓰딸린은 눈섭 하나 까딱하지 않고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듯 심상하게 대하면서 침착하고 랭철하게 회담을 본래의 의제대로 끌고나갔었다. 이 얼마나 대조적인 현상인가.…

김정일동지께서는 정원의 한쪽끝에서 다른쪽끝으로 대각선으로 걸어나가시면서 더 깊고 복잡한 사색의 세계에 들어서시였다.

현대수정주의의 위험성은 리론상문제에 그친것이 아니였다.

집권당에서 일어난 수정주의는 그 정책이 곧 변화되고 그것이 국가시책으로 되고있다. 여기에 겹쳐서 현대수정주의는 자주성이 약한 나라, 작은 나라들에 자기식을 강압적으로 내리먹인다. 만약 이에 순순히 응하지 않는 기미가 보이면 그 나라 당지도부를 무자비하게 전복하는 음모까지 뒤따르고있다. 사태는 이렇다.

이전의 수정주의는 리론상, 학술상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면 오늘에 와서는 그것이 곧 행동으로 가해진다는데 있다.

이에 대한 실례로서는 뽈스까와 마쟈르를 들수 있고 그외에도 이와 류사한 일이 끊임없이 벌어지고있다. 사태가 이렇게 번져지고있기때문에 쏘련공산당 20차대회가 있은지 10년동안 각국 공산당, 로동당들은 거의 모두가 편안치 못하다. 당안에 분파가 생겨 옥신각신하게 되고 사실상 사회주의나라들은 행동통일이 이루어지지 못하고있다. 사회주의나라 13개가운데서 적지 않은 당들이 혼란을 겪고있다.

실태는 이러하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문득 어제밤에 있은 불을 내뿜는듯한 허담의 열변을 상기하시였다. 100년사상사총화가 국제공산주의운동에서 나타난 우여곡절을 바로잡는데 크게 기여할것이라는…

(그렇다. 국제공산주의운동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100년사상사총화를 철저히 해야 한다. 그것은 또한 우리 당의 주체적로선의 정당성과 진실성을 더 깊이 론증하고 우리 당을 강화하는데도 크게 이바지하게 될것이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마당 한끝에 이르러 고개를 드시였다. 어느덧 해가 져서 사위는 어둠에 잠기고 앞에 서있는 외등에 불이 켜져있었다.

그이께서는 바람에 날린 외투앞섶을 여미고나서 현관쪽으로 힘차게 걸음을 옮기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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