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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여름 18 - 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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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0-06-27 10:56 조회7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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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9-U01.jpg

(제 18 회)

8 장

최현장령이 소양강 기슭으로 다시 가고있을 때 아군의 주타격사단들은 서울의 관문인 의정부로 육박하고있었다. 의정부전방 수키로일대는 적아 량측이 쏘아대는 무시무시한 포화속에 자욱한 초연의 바다로 되여있었다.

…송기덕이 속한 중대는 의정부정면 5지점의 야산앞 논벌에 산개하여있었다.

《이보게, 암만해도… 저기 화점들이 다는 없어질것 같지 않아… 저 바위짬들을 잘 보라구.》

온 얼굴에 흙탕이 뒤여 탈바가지를 쓴듯 우습게 보이는 중대장 최만덕이 고지쪽을 근심스럽게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는 오늘 처음으로 전투에 참가하는 송기덕에게 틈만 있으면 가르치는것이다.

기덕은 쓴입을 다시였다. 어제밤에야 중대를 따라잡은 그는 자기가 전투에 《풋내기》가 되였다는것으로 심사가 비틀려있었다. 불시에 고막이 쩡-하고 저려들었다. 고지정점을 때리던 포사격이 멎은것이다.

《시작될것 같습니다.》

기덕은 그의 끈덕진 《연설》을 피하고싶어 이 말을 하며 자동총 안전장치를 소리나게 벗겼다.

고지우에 타래치던 연기가 바람에 이리저리 밀리며 거밋거밋한 바위며 새파란 관목과 소나무들을 드러냈다. 검붉게 패인 포탄구뎅이들과 전호의 륜곽이 알렸다.

이 논벌로 접근할 때만도 총탄의 소나기를 퍼부어대던 그 참호들이 조용하였다. 기덕은 한시바삐 내닫고싶은 충동에 온몸에 힘줄이 푸들푸들 뛰였다,

《진정하게… 아직 좀, 여유가 있어.》

중대장은 안절부절 못하는 기덕의 잔등에 손을 얹었다. 대대군관들속에서 팔방미인으로 통하는 중대장은 기덕의 곱지 않은 눈길을 보고는 약간 섭섭한 기색이였다가 웃어보였다.

《잔소리로 듣지 말게… 동문 내 1대리인이 아닌가. 만약 내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동무가 중대를 지휘해야 해. 덤비다간 중대가 망하네…》

이 소리에 기덕은 역시 속에서 돌덩이같은것이 치밀어올랐으나 진정어린 중대장의 눈빛이 그것을 눌러버렸다.

《참… 처한테 편지는 썼나?》

《네-에?》

기덕은 너무나 왕청같은 소리에 눈이 째지게 치떠보았다.

엊저녁 중대를 따라잡았을 때 중대장은 첫마디에 처에 대한 문제부터 물었다. 자초지종을 듣고나자 그저께 복심이 문제로 련대장에게 불리워갔다왔을 때만도 《조혼》해독성을 두고 장단을 맞췄던 그가 붉으락푸르락해서 기덕을 나무랐다.

《동문 사람이 아니라 돌덩이야. 나무토막이야. 사죄편지를 당장 쓰던가 하지 않으면 문화부에 제기해 문제를 봐야겠어.》 하고 을러메기까지 했다. 기덕은 그의 말이 별로 싫지 않았고 얼마간 감동돼서 그렇게 하겠노라고 반승낙을 하였다. 그러나 편지는 써도 사죄는 어떻게 하며 또 뭐라고 빈단말인가.

《안썼군. 동문, 안되겠어.》

《전투가 끝난 다음 쓰지요.》

기덕은 웃으며 대답하였다.

《꼭 그러게… 우리 전투를 하는 사람은 무슨 후회가 없게끔 뒤가 깨끗해야 돼.》

의정부하늘로부터 새들의 한떼가 날아왔다. 화살처럼 내리비치는 해살과 포연에 검붉게 핀 구름밑을 나는 그 새들을 유심히 보던 중대장이 흰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우리쪽으로 와. 새들도 제 살데를 안다니.》

《포사격이 시가쪽으로 접근했습니다.》

《1소대장, 만약 경우 이 전투가방을 넘겨받으면 그안에 집에 보내는 편지가 있네. 부탁해.》

《아, 원 새빠진 소리.》

기덕은 속이 좋지 않았다.

《이제 공격이 시작되면 나는 2, 3소대와 함께 정면으로 달릴테니 동무넨 저 우측 홈타기로 에돌라구.》

기덕은 중대장의 의도를 알아맞쳤다. 적의 화력이 강할것을 타산하고 정면공격과 함께 우회포초하여 고지를 점령하려는것이였다.

기덕은 홈타기까지 에돌 거리를 타산해보았다. 적의 사계에서 상당히 떨어진 위치였다. 거기까지 가는 사이면 적의 모든 화력은 중대의 기본 전투서렬에 미칠것이다.

《중대장동무, 우리 소대가 정면을 맡겠습니다.》

《아니, 동무네 소댄 달리기에서 1등이기에 멀리 에돌게 한거야.》

《중대장동무! 그렇게 얼릴내기를 하지 맙시다.》

《이제부턴 명령이야.》

중대장은 아예 그의 말을 더 듣지 않을 잡도리인듯 딱 잡아떼고 기덕의 손목을 꼭 잡았다놓았다. 그때 대대의 공격나팔소리가 울렸다. 논판에 머리를 박고있던 모든 전사들이 고개를 들었다.

약간 창백한 표정들이였다.

《동무들!》

중대장이 상체를 일으켰다. 파릿한 입술이 떨었다.

《조국을 위하여! 장군님을 위하여!…》

중대장은 권총을 추켜들며 일어섰다.

기덕은 중대장의 목소리가 이처럼 크고 우렁찬줄은 처음으로 알았다. 《조국》과 《장군님》이라는 그 단어는 끝없이 신비하고 장중한 노래처럼 안겨들며 거센 추진력으로 온몸을 훌 띄웠다.

《장군님을 위하여 앞으로!》

죽은듯 하던 고지에서 미친듯 불꽃이 번쩍이고 륙공포탄이 날아왔으나 굳센 결심과 각오로 굳어진 전사들은 타는 눈을 번쩍이며 무섭게 내달았다. 발목이 푹푹 빠져드는 홈타기로부터 산비탈로 오른 기덕은 브로닝경기를 휘두르는 놈을 자동총으로 갈겨치우고 교통호로 뛰여들었다. 측면으로 기여든 기덕이네의 불의의 돌격에 적들은 급급히 흉장을 뛰여올라 도망치기 시작했다. 흉장우에 뛰여올라 또 한번 중대장쪽을 보았다. 공화국기를 든 기수의 앞장에서 중대장이 뭐라 웨치며 계속 내닫고있었다.

고지꼭대기에 올라 창격전을 벌리면서부터는 좌우앞뒤를 돌아볼 사이가 없었다. 얼씬하고 푸른 군복이 나타난다던가 총창이 번뜩일 때면 날쌔게 몸을 피하며 총탁을 휘둘러야 했다.

보안간부훈련소시절부터 창격전에서 이름을 떨친 기덕은 앞뒤 좌우로 번개같이 날며 총탁으로 구두발로 놈들의 머리통을, 사타구니를 치고 까고 하였다.

낯이 벽돌장처럼 질린 1분대장은 총은 어데다 뒀는지 맨손으로 구척같은 키다리의 목을 잡고 연신 머리받기를 들이대고있었다.

키다리의 얼굴은 피투성이가 되고 미구에 혀까지 빼물었으나 석동근은 계속 머리받기를 들이대고있었다. 중대장 련락병인 꼬맹이 정금룡은 보병삽을 비껴든채 총창을 꼬나든 두명의 적을 맞받아 부살처럼 날아들었다. 기덕은 그중의 한놈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놈이 내지르는 총창을 총신끝으로 쳐버리고 총탁으로 면상을 부셔버렸다. 그리고 정금룡이 맡은 적을 향해 돌아서니 꼬맹이 정금룡이가 무슨 억척장사가 되였는지 그놈을 타고앉아 보병삽으로 돌판을 까내듯 계속 조겨대고있었다.

《금룡아, 그놈은 죽었다.》

《이… 이… 놈이 중대장을 죽였어요. 중대장을!》

고개를 돌린 금룡의 눈에 피눈물이 맺혀 번쩍였다.

《뭐라구?!》

기덕은 아연하여 소리쳤다. 그때야 그는 금룡의 어깨에 중대장의 전투가방이 메워있음을 보았다.

《중대장동진… 이걸 소대장동지에게 주라고 하고는…

금룡은 더 말을 못잇고 전투가방을 넘겨주고는 적을 향해 산아래로 내달려가기 시작했다.

《아-아-》

기덕은 자기도 모를 소리를 내지르며 그를 앞서 비호같이 내달았다.

《모조리 죽여라.》

중대장이 전사했다는 웨침이 사방에서 호곡처럼 터져나오며 대원들을 무서운 복수전으로 떠밀었다.

기덕은 이때 제1제대서렬에서 자기 중대가 제일 앞섰기때문에 응당 대대지휘부와의 련계를 취한 상태에서 움직여야 한다는것을 알았댔으나 그대로 공격에로 이끌었다.

《모조리 죽여라!》

시내방어를 맡고있던 적들은 단 한개중대가 악악 소리치며 달려드는것을 처음엔 자기편으로 생각하였다. 알았을 때는 늦었다.

길목을 차단한 바리케트는 수류탄벼락에 순식간에 부서지고 살아남은 적들은 미처 격발기를 여닫을새없이 총창과 총탁에 쓰러졌다. 아군땅크공격을 막으려 배치한 이 무반동포중대를 일격에 족쳐버린 기덕이네는 세거리 모퉁이에서 기관총의 집중사격에 들었다. 모든 집과 전주대, 지어 돼지우리에서까지 적탄이 날아왔다. 건물의 바람벽과 도랑창에 의거하여 응전해나서자 적들은 륙공포를 쏘아댔다.

이럴 때 한쪽 골목에서 땅크가 불쑥 나타났다. 뽀얀 연기속을 헤치며 달려오는 땅크를 본 기덕은 유일하게 아꼈던 반땅크수류탄을 뽑아들었다.

《2소대장, 부탁한다!》

땅크를 향해 달려가던 기덕은 일순간 자기가 잘못될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나 무서움은 없었다. 어째서인지 중대장과 함께 복심이의 얼굴이 망막에 희끗 스쳤다가 사라졌을뿐이였다. 그때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기덕이를 맞받아 달려오던 땅크가 멈춰서더니 기관총사격을 비쏟듯 퍼붓던 적들의 2층 석조건물을 단방에 부셔버렸다. 뒤이어 기덕이네 중대를 향해 달려들던 맞은편 도로의 적공격 서렬가운데에 포사격을 가했다.

《아군땅크다!》

전사들은 모자를 벗어저으며 땅크에 달려갔다. 땅크 포탑문이 열리며 탄염에 절은 거뭇한 얼굴이 불쑥 솟구쳤다. 자기도 모르게 주저앉았다가 일어서는 기덕이를 보며 그는 쾌활한 어조로 물었다.

《동무넨 어데요?》

《54사 18련대입니다.》

기덕은 대답하다 말고 굳어졌다. 땅크에서 묻는 군인은 종합련습때 몇번 본일이 있는 류경수장령이였던것이다.

《장령동지!》

기덕은 거수경례를 하였다,

《여보, 우린 동무때문에 간이 떨어질번 했소.》

수류탄을 든채 달려든것을 념두에 둔 말이였다.

《용서해주십시오… 그만… 몰랐습니다.》

《창격전을 했소?》

《네.》

《그럴수 있소. 그런데 지휘관이 그러면 어쩌오?》

《…우리 중대장동무랑… 전사들이… 희생되였습니다.》

기덕이 우울해 하는 말에 장령은 알릴듯말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수록 강심을 먹어야 돼. 원쑤를 다 없애기전에… 심장이 터져나가면 어떻게 하오.》

두개의 땅크가 더 들어오자 류경수장령은 진로를 시가중심으로 돌렸다.

이때는 의정부시가가 삼면포위속에 들어있었다. 의정부계선방어에 투입된 적의 병력은 괴뢰 2보사를 중심으로 7보사, 3보사의 총 8개 련대였다. 이에 대하여 아군은 53보사의 일부와 54보사, 905땅크려단으로써 정면과 측면을 쳐 공격하였다.

포천에서 출발한 53보사는 905땅크려단과 함께 두개 종대를 편성하여 의정부 동북쪽 약 8키로지점에 요새화된 축성령을 정면공격과 우회공격으로 점령하고 의정부를 측방과 배후로부터 압축하여나갔고 덕정리일대에서 저항하는 7보사의 방어진을 무찌른 54보사는 의정부를 정면과 우측 측면으로 압축하여 포위하였다.

송기덕중대의 의정부시가진입과 동시에 의정부시가 좌측으로 돌파해 들어온 류경수장령의 척후 땅크들은 시가를 중심으로 꿰뚫어나갔다. 이로 하여 적의 진중에서 무서운 혼란이 일어날 때 아군 보병련대들이 시가에 들어서 최종 소멸전을 벌리였다.

이 전투는 전쟁개시후 적아 량측이 가장 주도세밀히 짜고든 대표적인 전투였다. 의정부는 괴뢰수도 서울을 지키는 관문이였기때문이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이 전투가 서울해방의 관건적고리를 해결하는 열쇠로 될뿐만아니라 나아가서 현대전을 처음으로 치러보는 전방지휘소 장령들과 부대지휘관들에게 련합부대들의 전투조직과 지휘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시범을 보여줘야 한다는데서도 그 의의를 크게 부여하시고 전투조직의 세부까지 친히 작성하고 지휘하셨다.

전쟁에서는 그 어떤 전투던 수많이 첨가되는 이런저런 특수성과 우연으로 하여 완전한 의미에서 계획대로 되는 일이란 극히 드물다.

그러나 이 의정부전투는 그 시작부터 끝까지 완전무결히 째이고 성공된 전투로써 작전으로부터 매 전투원들의 정신도덕적상태까지 하나의 완벽된 경지에서 치러진 싸움이였다. 두개의 보병사단과 한개의 땅크려단으로 3개사단이 방어하는 지역을 포위공격하여 해방한것이다.

창호지를 비쳐 들어오는 마지막 볕이 방안을 불그레하게 만들었다. 전화기 한대만 남기고 모든 사품을 들어내여 휑뎅그렁하면서도 한결 넓어진 방안에서 최용건은 뚜벅뚜벅 거닐다가는 이따금 창가에 멈춰서서는 성수나 뛰여다니는 군인들을 내다보았다.

전방지휘소가 의정부로 이동하게 된것이다. 최용건은 54사 18련대의 한개 중대와 땅크들이 의정부시가에 진입했다는 류경수장령의 무선보고를 받은 즉시로 이 결심을 채택한것이다.

경비중대는 한개 분대만 남고 비상소집을 하여 배낭을 둘러메였고 통신실에서도 무선기 한대만 남기고 모두 짐을 쌌다. 작전대와 서류함, 침구와 화식기재따위들을 실은 자동차들이 발동을 걸고 부르릉거렸다.

《완전히 명절기분입니다.》

의정부출발을 위해 완전전투복차림으로 어깨띠를 두르고 권총까지 찬 강건이 기쁜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말했다.

《명절이요.》

최용건은 부관이 떠온 바가지의 샘물을 마시며 말했다. 그는 벌써 세번째로 그 물을 찾았다. 흥분때문인지 몹시 갈증을 느꼈던것이다. 그는 물방울이 뚝뚝 돋은 바가지를 들고 잠시 내려다 보다가 웃음어린 눈길을 쳐들었다.

《쪽바가지 빌려차고… 라고 하던 노래구절이 생각나오. 조국잃고 방황하던 우리 민족의 혼이 담긴 노래였소. 그런 민족의 아들들이… 지금 어떻게 싸우고있소?》

최용건은 감격어린 목소리로 말하다가 그 물을 마저 다 마셔버렸다.

《결국-》

그는 바가지를 부관에게 넘겨주며 말했다.

《이 새로운 인민들이 장군님의 뜻을 받들어 이 엄청난 기적을 가져오는것이 아닌가. 나는 지금 이것을 생각하고있소.》

《52사만 지체되지 않았으면 우리는 벌써 서울을 해방할수 있었을것입니다.》

강건의 말에 최용건의 얼굴빛이 흐려졌다. 이로 하여 두사람의 작별은 서먹하게 되였다.

《언제 출발하겠습니까?》

악수를 나눈 강건이 근심스럽게 최용건을 보았다.

《최현의 대답을 듣고 떠나겠소.》

최용건은 최현사단과 동부진출부대들과의 련계때문에 전방지휘소 출발을 늦추고 강건의 일행을 먼저 보내게 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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