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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여름 15 - 총서 [불멸의 력사]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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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0-06-24 10:07 조회8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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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9-U01.jpg

(제 15 회)

7 장

집무실 시계는 밤 12시를 가리키고있었다. 시계추소리만이 간간이 울리는 방안은 무척 고요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서기가 들여오는 또 한묶음의 문건을 집무탁 한켠에 쌓아놓으시고 필통옆에 놓인 차고뿌를 들어 한모금 마시였다. 보리를 태워 만든 차는 그 낟알기운때문인지 점심과 저녁을 번지신 그이께 시장기를 느끼게 하며 머리를 핑- 돌게 하였다. 그이께서는 차고뿌의 마지막 밑굽까지 비우시며 약간 감추린 눈길로 책상우에 놓인 일감들을 보시였다. 쓰시다 만 원고, (그이께서는 래일 전국인민들에게 방송연설을 하실 의향이였다.) 펼쳐놓은채 있는 작전국 보고서와 전시경제개편안, 부상병구호대책안(김책과 홍명희가 각기 만들어 들여온것이였다.)을 둘러보시던 그이께서는 작전국 보고서를 끄당겨 펼치시였다.

스물세시 현재 인민군부대들의 진출정형을 집계한 자료였다. 그이께서는 책상빼람에서 압침에 끼운 지도표식형기발 몇개를 꺼내드시고 벽에 걸린 지도에 마주가시였다. 새로 해방된 지역들에 그 기발을 하나하나 꽂고 잠시 서계셨다.

주문진으로부터 옹진까지 동으로부터 서로 련결된 반공격전선은 38선을 썩 넘어섰다. 강릉쪽을 향해 산발을 넘은 부대들과 림진강쪽으로 내닫는 부대들이 방불히 보이는듯싶으셨다. 간단없이 울리는 시계추소리가 그곳에서 울리는 폭음과 총성으로 들리셨다. 모든것이 계획대로, 결심대로 되여가고있었다. 그러나 만족하실수 없었다. 제일 뒤떨어진 52사의 기발표식, 춘천이그이의 시선을 무겁게 하였다.

(자그마한 소도시가 최용건까지 흔들어놓았다.)

그이께서는 최용건의 립장에서 사색을 정돈해보셨다. 불의적인 공격에 즉시적인 반공격이라는 결심앞에서 그는 마음의 준비를 채 못했을수 있다. 승산의 담보를, 과학적해답을 못쥐였기때문이다. 전쟁은 산수적계산에 의한 답으로 승패를 결정하는것이 아니지. 문제는 시간이 증명할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야속하게도 무심한것이 아닌가. 시침은 열둘에 가까와오고있었다. 벌써 하루가 다 간것이다. 번개처럼 흘러간 하루였다. 그리고 번개같이 사색이 굽이치고 결심이 내려진 하루였다. 커다란 사변, 기쁨과 슬픔, 행복과 불행이 극과 극에서 서로 부딪치며 어떤 사람들에게는 환희를, 어떤 사람들에게는 비극을 안겨주며 지나갔다.

김책, 홍명희… 최용건, 강건… 최현, 류경수… 그리고 현지지도의 길에서 만난 수많은 군관, 병사들… 오늘 만났거나 기억속에 스쳐간 사람들의 얼굴이 한순간에 다시 밟혀지나갔다. 한결같이 믿음을 주는 모습들이였다. 그만치 그들의 운명에 대한, 그들의 래일에 대한 념려가 무겁게 자리를 잡았다. 위청의 일도 떠오르신다.

교조란 얼마나 무서운것인가. 그는 오늘 얼마나 크나큰 상심을 체험할것인가. 하나의 오유를 깨닫는데 그는 너무나 혹독한 대가를 치르었다. 그자신을 위해서는 오늘의 교훈이 유익할지 모른다. 허나 그 교훈에는 우리 전사들의 피가 슴배여있는것이다. 그는 분명 자기의 정당성, 자기의 넋이 있었을것이다. 허지만 그는 조선땅에서 조선식싸움을 한다는 주체의 넋은 찾지 못했다. 바로 비극은 여기에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사람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수 있다는데 있다. 전투경험이나 군사지략은 일조일석에 생겼다 없어지는 물건같은것은 아니다. 사람은 아는것만큼 경험한것만큼 제나름의 견해를 가진다.

오늘 새벽 집무실에 나타났을 때 검붉게 질려있던 최용건의 얼굴이 점점 더 확대되여 떠올랐다. 좀더 묻고 이야기를 하였을걸 그때로는 도저히 실현할수 없었던 생각이 치솟아오르셨다.

(그래 시간이 없었다. 그는 지금 매우 어려울것이다. 매우-)

그이께서는 전화기를 드셨다. 강건을 찾으신 그이께서는 즉시 방으로 오라고 하셨다.

그리고나니 마음이 저으기 풀리셨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의자에 와 앉으시였다. 작전국보고서를 집어 한쪽 가녁에 옮기시던 그이께서는 책상 유리장밑에 놓인 한장의 사진에 시선을 멈추셨다. 1940년봄 최현과 안길 셋이서 찍은 사진이였다. 소부대공작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최현은 그때 사진을 찍는다는것으로 어린애처럼 기뻐하며 얼굴이 온통 웃음으로 버그러졌었는데 사진에는 검은 수염의 무뚝뚝한 사람으로 되여있었다.

(지금쯤 최현은 운전수를 찾고 부관을 찾으며 벼락불을 놓겠구나.)

방금전 전화로 만났을 때 떨리며 울리던 최현의 젖어든 음성이 가슴 애릿하게 사무쳐왔다.

《장군님, 제가 구실을 제대로 못한것 같습니다. 적들이 감히 우리를 업수이보고 덤벼들게 했습니다. 오늘새벽에 제대로 물리쳐내지 못했습니다.》

최현은 마치 평화를 지켜내지 못한것이 전적으로 자기 잘못인것처럼 괴로와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이것이 못내 가슴아프셨다.

그리고 왜 전쟁이 일어난 원인이 여러가지 다른 요인에 의한것이라는것을 모르겠는가. 옹진사건때 적을 반격해나가겠다는것을 비판하며 《평화를 지키는것이 동무의 사명》이라고 하신 자신의 말씀을 관철하지 못했다는데서 오는 고지식하고 티없이 순진한 심정에 붙박혀 그럴것이다. 그로 하여 최현은 오늘새벽 화선에까지 나가 보통전사들처럼 결사전을 벌렸다. 만약 그때 어느 흉탄에 잘못되였더라면 자신의 가슴에 영원히 아물지 않을 상처가 남을것이다.

《최현동무, 동문 자기의 임무를 훌륭히 수행했습니다. 그런데 동무가 앞으로도 오늘처럼 전투소대에까지 나가 백병전에 뛰여든다면 진짜 처벌을 주겠습니다. 후방으로 아예 소환해치우겠다는것입니다.》

《장군님, 제야 어린 사람도 아닌데 너무 걱정마십시오.》

눙치려드는 그 대답에 김일성동지께서는 부러 엄하게 말씀하시였다.

《롱말이 아닙니다. 최현동무, 동무가 진정으로 나를 생각한다면 무모한 희생에 대한 보고가 없어야 한다는것입니다. 첫째로 동무가 그리고 모든 대원들이.》

《알겠습니다.》

《최현동무, 내가 동무를 찾은것은 새로운 임무를 맡기려는데 있습니다. 전방지휘소의 최용건동무에게 가서 임무를 접수하시오.》

《알았습니다.》

《무슨 직무인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어려운곳입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최현이 애어린 전사처럼 《알았습니다.》를 연방하는바람에 되물으시였다.

《장군님, 제야 무슨… 장군님 필요되시는데 가면 되지 않습니까.》

그 가식없는 대답에 김일성동지께서는 한참이나 말씀을 못하시였다. 언제나없이 그랬던것이다.

《동무한테 부탁할것은 어떤 경우에도 우리 식의 싸움법을 잊지 말라는것입니다. 현대적인 정규전이라해서 틀에 박힌 교범으로만 싸우려는 사람들이 있는것 같은데 그러면 안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전 그 하이칼라외국경험들을 신통하게 보지 않습니다.》

《아니, 전혀 무시해서는 안됩니다. 다만 나는 그 외국경험이라는 틀에 매달려 리론의 노예가 되는 현상을 념두에 뒀을따름입니다.

그리고 난 동무도 지난 기간 골받이질을 좋아한 때가 있었다는것으로 걱정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아, 거야 젊은 혈기로 옛날에-》

최현이 다급히 변명조로 말하는바람에 김일성동지께서는 웃으시였다.

《물론 옛날일이요. 하지만 그런 기분이 생길 때가 많을수 있으니만치 꼭 경계하여야 합니다. 그래 어떻습니까. 자신있습니까?》

《자신있습니다. 장군님!》

최현은 말허리를 끊고 가쁘게 숨을 톺다가 어줍은 어조로 계속했다.

《저는 어려운곳에 나가게 된다니 기쁩니다.》

김일성동지께 있어서 최현은 하나의 작전적예비대 맞잡이였다. 주위의 일부 일군들이 예비대조성에 대하여 근심스럽게 말할 때 김일성동지께서는 바로 최현이와 같은 지휘관들을 념두에 두었기에 근심하지 않으셨다.

지난 기간 오중흡이가 적을 놀리며 교묘하면서도 야무지게 싸웠다면 최현은 맞받아치기의 명수로 어떤 역경에서도 주도권을 잡고 적을 무자비하게 족쳐댄 호랑이같은 싸움군이였다.

그이께서는 주타격부대를 선정하고 지휘관을 점찍을 때도 최현이를 생각하셨다. 그러나 그 부대들에는 지휘관이 있었다. 또 설사 없다고 해도 최현이를 그곳에 보내지는 않을것이였다.

주타격부대의 작전행동을 구체적인 세부까지 설계하고 조직하시는 그이께서는 매우 어려울것 같은 그 부대들의 진군로가 남들이 생각보다는 쉽게 열릴것을 예견했으며 또 그렇게 할것을 확신성있게 결심하고있었다. 그곳은 념려되지 않았다. 문제는 이 모든 전략작전적기도를 관철하게끔 하는데서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 중요한 고리가 있는법이였다. 52사의 위치가 바로 그러했다. 그런데 위청의 과실로 하여 이제부터 52사의 전투행동은 최대의 악조건속에서 진행될것이였다.

가장 어렵고 그러면서도 빛이 나지 않는 위치다.

(지금쯤 최현이는 차에 올랐을것이다.

토산쪽길은 진흙탕이지… 비가 더 오지 말아야겠는데…)

이런 생각을 그어가시던 김일성동지께서는 책상빼람옆에 붙은 호출단추를 누르시였다. 강부관이 들어섰다.

《52사지역지도를 가져오시오.》

김일성동지께서는 최현이를 위해 뭔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하시였다. 강부관이 나간지 얼마 안되여 강건참모장이 집무실에 나타났다. 그때 김일성동지께서는 해군사령관에게 전화지시를 하고계셨다. 주문진해상에 어뢰정대를 파견하여 예견되는 미극동함대의 해상봉쇄작전에 대응할 준비를 갖추라는 내용이였다.

《미군함대가 벌써 나타났습니까?》

《아직은 예견일따름이요.》

김일성동지께서는 강건이를 한참동안 응시하다가 부드럽게 말씀하시였다.

《식사를 했소?》

《했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그의 초들초들 마른 입술을 보시며 거짓말임을 아시였으나 구태여 따지지 않으셨다.

그이께서는 시계를 다시 쳐다보고 말씀하시였다.

《이제 집에 가서 한시간동안 쉬고 나오시오.》

《…》

강건은 몹시 놀라는 얼굴이 되여 김일성동지를 의아쩍게 쳐다보았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망설였다.

(이제 말할가. 알고나면 이 성미에 자려고 안할테지. 그러나…)

그이께서는 생각을 고쳐하셨다.

《전방지휘소에 나가야겠소. 철원에말이요.》

김일성동지께서는 강건의 얼굴에 의혹의 그림자가 스치는것을 놓치지 않으며 부드럽게 말씀을 이으셨다.

《총참모장사업을 하면서 최용건동무의 사업을 보좌하는것이요. 최용건동무가 지금 부담이 큰것 같소. 새벽에 너무 급히 떠나다보니 준비도 부족했고 새로운 난국이 조성되고있소. 그런데다가 동무도 느꼈지만 그곳 지대가 산악이다보니 전파장애로 통신련락이 잘 안되오. 때로 독자적인 결심을 내릴 때가 있을수 있는데 동무가 곁에 있는것이 그에게도 좋고 작전진행에도 좋을것이요.

지금 춘천때문에 최용건동무가 머리를 앓고있소…》

김일성동지께서는 위청이를 해임하고 최현이를 그 후임으로 임명하신것까지 말씀하시고나서 강건이를 유심히 바라보며 물으시였다.

《그래 어떻소? 다른 의견이 없겠소?》

《없습니다. 다만 여기 일이 걱정됩니다.》

《여기 일은 걱정마오. 나도 있고 김책동무도 있지 않소.… 문제는 서울해방을 다그치는것이요.》

《장군님, 알겠습니다.》

강건의 영채어린 눈에 비상한 결심의 빛이 스쳐갔다.

《장군님, 그럼 이 길로 즉시 떠나겠습니다.》

《아니, 집에 갔다오시오. 인계나 출발준비에 대해선 신경을 쓰지 마오. 내가 다 할테니… 집에 대해서나 뭐 부탁할것은 없소?》

《없습니다.》

부관실에서 오영혜가 강부관과 무슨 책을 보고있다가 강건을 앞세우고 나오시는 김일성동지를 보자 서둘러 경례를 하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강부관이 얼핏 뚜껑을 접어 치우는 책이 《조선인민군내무규정》임을 알아보시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그에 대해서 모르는척하시였다. 오영혜가 아직도 퇴근하지 않고있는것이 놀라와 물으시였다.

《왜 아직 퇴근 안하고있소?》

오영혜는 대답을 선뜻 못하고 고개를 숙이였다. 전등빛탓인지 낯이 핼쑥하게 질려보였다. 늘 김일성동지를 뵈이면 어린애처럼 두눈에 웃음이 방글거리고 얼굴이 발그레 타던 오영혜로 볼 때 여느때 없던 태도였다.

《무슨 일이 있었는가?》

김일성동지께서 근심어린 기색으로 재차 물으시였다. 오영혜는 두눈에 비장하면서도 슬픈 빛을 띠우고 김일성동지를 우러렀다.

《장군님.》

오영혜는 입술을 떨었다.

《장군님께 하직인사를 올리러 왔습니다.》

《하직이라니?》

김일성동지께서는 한문투의 말투에 웃음을 지으시였다.

《장군님,전 오늘 민청모임에서 전선에 탄원했습니다. 그래서 래일아침 떠나기로 했습니다.》

《군대로 간단말이지?》

약간 긴장되셨던 김일성동지의 안색이 확 풀어지시고 웃음이 넘치듯 차올랐다.

《오영혜가 군대로 간다?!》

《네, 장군님, 전 탄원했습니다.》

오영혜는 말끝을 잇지 못했다.

《그래 꼭 군대에 가야만 하겠소?》

《네, 우리 민청원들은 다 궐기했습니다. 리승만도당을 물리치기 위해 청년들이 앞장서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 나가서 무얼 하려고 하오?》

《간호원이든 뭐든 하겠습니다. 그러나 시켜준다면 녀성정찰병이 되겠습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대견하신 웃음을 머금으시였다.

《녀성정찰병이라?!… 될수 있지. 지리에도 밝고 그림에도 능하고 기억력도 좋고 똑똑하고… 그렇지만 생각해보라구. 영혠 내 곁에서 떨어지고싶지 않겠지?》

오영혜는 김일성동지를 얼핏 쳐다뵙고는 황황히 머리를 수그리며 알릴듯말듯 고개를 끄덕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마음이 아릿해나지시였다. 오중성이며 오중흡의 령전에서 그들의 후대를 맡겠다고 약속하신 그이시였다.

그러나 필요하면 이 오영혜도 전방에 내보내야 한다.

이 하루를 한세기 맞잡이로 보내며 애써 극복하신 비통함이 이시각에도 하나의 넘기 어려운 언덕처럼 막아나섰다.

전쟁이란 모든 다정한 사람들과의 리별이다. 그 리별은 일시적일수도 있고 영원할수도 있다. 영혜는 전쟁이 무엇인가를 아직다 모른다. 그러나 이렇다 해서, 인정이 끄당긴다 해서 막을수는 없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심중한 표정으로 오영혜를 보셨다.

《다시 생각해보라구. 동무가 어디에 더 필요하겠는가. 영혜는 여기서 지금 내 사업을 돕고있어. 그러잖아도 다들 전선으로 떠나가는데. 이제 강건동무도 떠나가고…》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소곳이 고개를 수그리는 오영혜의 모습을 묵묵히 보시다가 조용히 물으시였다.

《그림을 다 완성했나?》

《못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다음 완성하겠습니다.》

《그럼 새 과제를 주겠소. 전쟁포스터를 하나 그려보라구.》

《저…》

오영혜가 망설이는 눈길로 김일성동지를 우러러보았다.

김일성동지께서는 웃으시였다.

《군대말이요?… 그건 영혜 결심대로 해야지. 그러나 동무가 여기 있으면 나에겐 큰힘이 되오.》

오영혜는 고개를 떨구고 울먹울먹하며 말했다.

《장군님… 잘못했습니다.》

《허허, 됐소. 이젠 가보오.》

김일성동지께서는 강건과 함께 나가는 오영혜의 뒤모습을 눈여겨보시다가 천천히 돌아서시였다.

집무실로 들어가신 그이께서는 전화로 군의국을 찾으시여 강건의 약을 부탁하신후 강부관이 가져다놓은 52사담당지역지도를 집무탁우에 펼치시였다. 그이께서는 두손으로 집무탁을 짚으신채 한참이나 지도를 내려다보시다가 자리에 앉아 펜을 드시였다. 지도의 웃머리에 《최현동무!》라고 박아쓰시고 뾰족하게 깎은 붉은색연필을 바꿔쥐시였다. 춘천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화살표를 주욱 그으시였다. 화살표는 서울에 닿았다가 보은까지 뻗어나갔다. 도중도중에 몇개의 전술부호를 그린후 지도여백에 글을 쓰셨다.

색연필을 놓으신 김일성동지께서 천천히 일어나 창문가로 다가가셨다. 창가림을 열어제끼고 밖을 바라보시였다. 등화관제를 한 도시는 캄캄한 심연에 잠긴것 같았다. 허나 하늘은 비씻긴뒤라 푸르청청 밝았다. 그이께서는 최현이며 강건이며를 다시 만날 시각을 그려보시였다. 가까울것 같으면서도 멀게만 생각되는 래일이였다.

(모든것은 오직 승리를 앞당기는데 달려있다!)

그이께서는 주먹을 불끈 그러쥐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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