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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의 년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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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0-10-20 08:07 조회6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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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다르게 날씨가 차지기 시작하였다. 시안의 기관기업소와 인민반들에서는 례년에 없이 작황이 좋은 가을남새를 얼굴것 같다며 며칠전부터 남새운반을 벌리였다. 평양으로 들어오는 여러가닥의 도로들이 화물자동차들로 붐비였다. 이젠 언제 눈꽃이 날아내릴지 모른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밤이 깊어 창광거리건설장으로 향하시였다. 설계때문에 안절부절 못하는 곽운필이를 만나 그의 마음도 좀 진정시켜야 하겠기에 건설현장에 나가시는것이다.

밤거리에는 거의 인적이 느껴지지 않았다. 김장철이라 아직도 드문드문 불빛이 남아있는 아빠트의 창문들에서는 칼도마질소리가 가락맞게 울려왔다. 길 한켠에 배추더미를 실은 자동차가 고장이라도 났는지 멈춰서있다. 적재함에 탄 사람들은 솜옷에 털모자를 눌러썼다. 길바닥에서는 마가을바람이 락엽을 날리고있었다. 온 시내가 단풍빛으로 물들던 계절은 어느덧 지나고 절기는 바야흐로 초겨울이 문턱에 다달은게 분명하였다.

승용차는 어느새 보통문로타리를 돌아 창광거리쪽으로 꺾어들었다. 깊은 밤인데도 건설장은 불야성을 이루고 들끓었다. 그 어디에서도 옛 거리의 흔적을 찾아볼수 없었다. 키낮은 아빠트들을 완전히 폭파해버린 살림집구역에는 넓은 공지가 펼쳐져있었다. 곽운필의 말처럼 전주대 하나 보이지 않았다. 빈번하게 밀어버린 건설장에서는 골재와 블로크를 실은 화물차들의 눈부신 전조등이 어둠을 썰며 붐벼대고있었다. 불도젤들이 흙더미를 밀어내며 용을 쓰는 소리가 기운차게 울렸다. 경적소리, 륜전기재들의 발동소리, 호각소리, 나팔소리, 건설자들이 떠들어대는 소리로 온 공사장이 진동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차창밖에 펼쳐진 광경을 세심한 눈길로 살펴보시였다. 30t급대형화물차가 적재함에 산더미같이 버럭을 싣고 우릉거리며 옆을 달려갔다. 돌격대원들이 새까맣게 달라붙어 기세를 올리는 저쪽 굴착장의 무둑이 쌓인 흙무지우에 곽운필이 꿋꿋한 자세로 서있었다. 허리에 손을 눌러붙인 그는 김광성이와 큰소리로 무슨 말인가 주고 받는중이였다. 승용차가 그 근처에 멈춰서자 부관이 얼른 차문을 열어드리였다. 하지만 김정일동지께서는 두사람이 한창 열이 올라 심중한 론쟁을 하고있는것 같아 걸음을 떼다 말고 담배를 꺼내드시였다. 가까운 거리인데다 바람까지 그쪽에서 불어와 그들의 말소리가 똑똑히 들리였다.

《비서동무, 제발 코막고 답답한 소린 그만하시오. 여기야 이미 30층주택을 짓기로 확정된 자리가 아니요. 언제 규정을 따지면서 일할 사이가 있소? 설계가 비준된 다음에 기초굴착작업을 할 형편이 됐는가말이요. 당대회까지 죽으나 사나 이 거리를 완공해야지 않소. 우린 한시가 급하오. 한시가!》

《참모장동문 우물을 들고 마실 생각이 아니요? 혹시 집자리가 바뀌면 어쩔테요. 괜히 설계가들이 떨떨해서 고생만 했다는 말을 하지 않겠거든 좀 참소.》

곽운필이가 그 말에 벌컥 화를 냈다.

《됐수다. 결국 비서동문 아무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말인데 굴착이구 뭐고 관두자구요. 이젠 비서동무의 가재미전술에 손을 들었수다. 비서동무가 나서지 않는 일에 무엇때문에 우리라고 안타까와 목을 들이민단 말이요.》

《참모장동무, 도대체 가재미전술이란건 뭐요? 점잖은 사람이 무슨 말을 그렇게 하오.》

김광성이 당일군다운 너그러운 태도를 보이면서 곽운필을 나무랐다.

《내말이 과도했다면 량해하시오. 요즘 그런 뛰뛰한 소리가 돌구있소. 시당비서가 무슨 일에나 적극적으로 뛰여들지 않고 몸빼기를 한다면서요. 그리구 말이 난김에 한마디 해야겠수다.》

자기 고집을 철회하는가싶던 곽운필이가 또다시 퉁명스런 소리를 내뱉았다.

《비서동문 어째서 설계가들의 편역만 들면서 시공자들은 쓴외 보듯 하오? 물론 이전에 도시계획설계에서 기사장을 할 때 시공자들의 드살때문에 맘고생이야 했겠지요. 그렇다고 지금에 와서 시공자들을 랭대하는건 잘못되였다고 봅니다.》

《참모장동무, 말 좀 삼가하오. 내가 직권으로 동무들을 내리누르기라도 했소?》

김광성의 어조도 차츰 열기를 띠기 시작했다.

《옳습니다. 누구도 비서동무가 우릴 눌렀다면 믿지 않을거요. 내가 관료주의를 부렸다고 하면 곧이 듣겠지만… 비서동문 사업작풍이 좋기로 소문나지 않았소.》

《그만하오. 난 설계가들의 정당한 주장만을 도와주었을뿐이요.》

《그렇지 못할 때도 있었습니다. 비서동문 몇번이나 설계가들앞에서 강두찬지배인을 망신시켰소?그 바람에 한때 손탁이 세기로 소문났던 일군이 완전히 죽지가 부러지고말았습니다. 난 비서동무가 시공자들에 대한 관점을 달리하지 않으면 앞으로 우리 사업에 지장이 많을것으로 생각하오.》

두사람의 말씨름질이 언제 끝날지는 알수 없으시였다. 곽운필의 불만도 전혀 무근거한것이 아닌것 같았다. 로련한 도시계획설계가였던 김광성은 지난날 고집스럽고 드살이 센 시공자들때문에 여간 맘고생을 하지 않았다. 도시설계사업소에서 기사장의 직책을 맡고일한 그는 거의 매일이다싶이 시공자들과 맞서 얼굴을 붉히며 언쟁을 벌리지 않으면 안되였다. 기사장인 그의 손을 거쳐 완성된 설계들이 시공자들의 저항에 부닥쳐 뒤집어지는 일이 빈번했던것이다. 그때마다 김광성은 시공자들한테 터놓지 못한 울분을 동업자들앞에 쏟아놓군했다. 《이거야 어디 부아통이 터져서 일해먹겠소!》 그는 이렇게 웨치며 책상을 두드리군 했다. 그러나 시공자들의 주장을 꺾기는 어려웠다. 그들은 김광성이 목에 피대를 돋구어도 자기네가 칼자루를 쥐고있다는 배짱을 가지고 제멋대로 설계를 변경시키군 했다… 이건 설계가 까다롭게 되였소, 저건 공법이 복잡하여 시공할수 없소… 이러루한 말들이 시공자들의 입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일이 그쯤되자 설계가들은 시공자들의 비위나 맞추면서 건물형식을 독특하게 구성할데 대해서는 크게 머리를 쓰지 않았다. 그러나 김광성이가 시당비서로 임명되자 사정이 달라졌다. 그와 맞서 드살을 피우던 시공자들이 어지간히 고분고분해졌다.

설계가들은 살 때를 만난듯이 기세를 올리였다. 그들은 시공자들이 설계측에 조금만 맞서도 대뜸 비서의 방으로 뛰여들었다. 김광성은 시공자들의 주장이 부당하면 가차없이 설계가들의 편역을 들었다. 지난날 시공자들때문에 무맥한 기사장이라는 뒤소리까지 들었던 봉창이라도 하려는것 같았다. 그때문에 김광성은 이제는 시당비서의 권세를 쓴다는 뒤소리를 듣게 되였으며 그들이 잘못한 일도 김광성이 애매하게 뒤집어썼다.

지금도 그는 자기가 설계가들만 두둔한다는 곽운필의 말에 어처구니가 없어 허허 웃었다.

《여보 참모장동무, 제발 다른데 가서는 시당비서가 설계가들의 편역을 든다는 말은 하지 마오. 사실 난 요새 설계도면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고있소. 온전한 당일군도 못되고 설계가구실도 못하고있단말이요. 그저 제기된 문제를 그때그때 처리하는것만도 바쁜 형편이요.》

곽운필은 저쪽으로 사라지는 김광성의 뒤모습을 어이없이 지켜보고서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김광성이 사라져간 어둠속을 이윽토록 지켜보시였다. 그가 설계에서 물러나 창조적인 사색을 멀리하게 되였다니… 그게 과연 사실인가?… 수령님께서는 김광성이가 그 누구도 따르지 못할 유능한 설계가이기에 시당비서로 임명하시였다. 시당비서감으로 김광성을 점찍으신 날 수령님께서는 이렇게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시였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김광성동무만 한 사람이 없습니다. 나는 전쟁때 설계가들에게 평양시복구건설계획도를 작성할 과업을 주었습니다. 김광성동무는 내가 준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싸우는 조선건축계의 대표로 국제건축가동맹회의에도 참가한 실력가이고 공로자입니다. 그에게 맡깁시다. 건설담당비서의 자리에는 <설계박사>가 앉아야 합니다.》

그때 김광성이가 시당비서로 임명받게 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누구도 없었다. 다들 그 소식을 듣자 건축가적천분을 타고난 사람이라는것은 인정했지만 그가 그런 위치의 당일군으로 발탁되리라고 여긴 사람은 거의나 없었던것이다. 오로지 위대한 수령님께서만이 당에 대한 그의 충실성과 높은 건축가적자질 그리고 비록 어느정도 부유한 가정에서 태여났지만 그의 사람됨에서 로동계급의 리익에 맞게 당의 건설사업을 맡아 지도할수있는 적임자로서의 자격을 발견하신것이다.

수령님의 직접적인 천거를 받아 시당비서로 된 김광성이 설계가의 세계를 떠나서 요령주의를 부린다면 오늘 우리 당에서 벌리는 건축혁명, 건설혁명에서 옳게 일할수 있겠는가?

분김에 오고간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말에 일단의 진실이라도 있다면 그것은 그저 스쳐버릴수 없는 문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김광성에 대한 생각에 잠기신채 방금전 그와 곽운필이 마주섰던 30층살림집기초굴착장으로 걸음을 옮기시였다.

기초자리는 벌써 퍼그나 깊이 굴착되여 아득히 내려다보이는 물창속에서 돌격대원들이 젖은 진흙을 벨트콘베아에 퍼담고있었다. 대형굴착기의 육중한 쇠바가지가 흙구뎅이에 떨어질때마다 흙탕들이 튕겨올랐다. 그러나 그 흙탕물에 이미 습관되여버린듯 돌격대원들은 기세좋게 삽질만 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바쁘다고 우물을 들고 마시겠느냐고 곽운필을 나무랐던 김광성의 말이 상기되시였다. 곽운필은 확실히 덤벼치고있었다. 시당비서가 원칙적인 요구를 하였다. 그러나 누가 뭐라고하건 곽운필은 담벽을 문이라고 내밀기만 한다. 어둠에 싸인 건설장을 가로세로 썰며 엇갈리는 자동차의 전조등속에서 질통을 지고달리는 사람들이 얼핏얼핏 보였다. 건설자들은 곽운필의 구령에 맞춰 세차게 뛰고있었다. 사람들도 차들도 죄다 뛰고있었다. 하지만 강행군서렬은 무질서했다. 평양역쪽은 통로가 좁아서 화물차들이 빠지지 못해 뒤엉켜버리였다.

미림과 멀리 강남, 하당리에서 건설부재와 벽돌, 모래를 싣고 달려온 차들이 제때에 공사장으로 들어오지 못하고있었다. 장사진을 이루고 늘어선 자동차들이 저마끔 다급히 경적을 울려댔다. 교통정리원이 신호봉을 내흔들며 볼이 터지게 호각을 불었다. 저쯤 멀지 않은 곳에서 한 청년이 레루에서 바퀴가 떨어진 광차를 들어올리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청년을 유심히 지켜보시였다. 뒤따라오던 그이의 승용차가 전조등을 비쳐주었다. 채양이 쭈글쭈글한 작업모자를 삐뚜름히 눌러쓴 청년은 스무살이 되나마나한게 애티가 났다. 청년곁으로 다가가시던 그이께서는 발길을 멈추시였다. 광차가 어느결엔가 레루우에 올라앉았던것이다. 청년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였다.

그는 광차를 힘차게 밀고가 어둠속에 흙을 쏟아붓고 다시 돌아섰다. 빈 광차는 순조롭게 달리는듯싶더니 얼마 못가서 또다시 탈선되였던 그 자리에 덜컹 하고 주저앉는다.

하지만 청년은 별치 않게 여기는듯 두덜거리지도 않았다. 그는 광차우에서 쇠장대를 뽑아들고 바퀴밑에 박아넣었다. 광차는 방금전처럼 쉽게 레루우에 올라앉았다.

《이 망할 녀석 !》

누군가 광차를 막아서며 성이 나서 소리질렀다. 어둠속에서 불쑥 나타난 곽운필이였다.

《아직도 레루를 고치지 않고 쇠장대를 가지구 든장질이야?》

곽운필이 실한 팔을 들어올려 청년의 엉덩판을 힘껏 후려갈기였다. 청년의 머리우에서 모자가 날아났다.

《다시한번 광차를 떨궜다간 없어!》

이렇게 소리치던 곽운필이 뒤돌아섰다. 그는 그제야 전조등을 켠 승용차가 김정일동지의 자동차임을 알아보고는 우뚝 그 자리에 굳어졌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황황히 옷매무시를 바로잡는 곽운필을 묵묵히 지켜보시였다.

《곽운필동무의 관료주의가 본때있구만.》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저 녀석이 보통 애물이…》

《그 청년이 무슨 애물이요. 젊은 청년들이 건설장에 많이 왔는데 일만 일이라구 하면서 교양을 하지 않으니까 그렇지…》

곽운필이가 어줍게 뒤덜미를 쓸어만지였다.

《알겠습니다. 전… 사실…》

《뭔지 말해보오.》

《건설장에서 사람을 교양해쓴다는게… 좀 막연한 일이라구 생각했습니다. 건설은 시작두 과정두 전투구 또 최단기간에 끝내야 한다. 건설판에 선 사람을 교양할새가 없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흥미있소.》

김정일동지께서는 미소를 지으시였다.

《시간이 있으면 동무와 론쟁을 하고싶소. 운필동무, 여기 건설장에 모여온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껏 한번도 보지 못한 현대거리를 일떠세우고있소. 그것을 아무나 할수 있을것 같소?이 거창한 건설은 우리 젊은이들을 김일성시대의 참다운 인간으로 무장시킬 때에만 가능하오. 건설은 반드시 사람들의 성장을 동반해야 한다는것이요. 그래야 사람들의 창조성과 재능이 발양되고 좋은 건물이 일떠서게 됩니다. 건설장이 젊은이들의 사상교양의 학교로 되게 하여야 하오. 물론 교양이라는게 품이 드는 사업인건 사실이요. 하지만 웅장하고 아름다운 집을 지으려면 그걸 감당할만 한 사람들을 키워내야 합니다.》

그이께서는 잠시 생각에 잠기시였다. 곽운필이가 알아들을만 하게 좀 더 말씀을 하고싶으시였다.

《동무도 몇해전에 건설일은 몰라서 못하겠다고 했지. 하지만 난 할수 있다고 믿었소. 뭘 보구? 곽운필의 성격을 봤지. 억세다는것… 그걸 발전의 요소로 봤소. 동문 이삼년후 내가 기대한대로 만수대예술극장과 같이 우아하고 정교한 건물을 일떠세웠소. 그 과정에 사상적으로 성장하고 재능을 키우지 않았소. 지금은 여기 창광거리건설장의 시공군단을 책임진 사령관이 되였소. 숱한 전사들을 거느리고있지. 그들이 하는 일이 성차지 않을수 있소. 애물도 있구 광차도 떨구구… 하지만 그 애물이 사령관의 과거와 비슷한데가 있다는 생각은 왜 하지 않소?… 왜 욕설만 퍼붓소? 옳지 않소. 성장과 교양! 이것이 우리 건설장의 모습으로 되게 하여야 하오.

곽운필동무, <중땅크>란 별명을 귀중히 여기시오. 하지만 그 <중땅크>도 혼자서는 요새를 정복하지 못하오. 전사들을 데리고 건설의 중요고지를 점령하시오.》

《알겠습니다. 이제부터는 젊은이들을 다 지난날의 저라고 생각하겠습니다. 시공군단을 창광거리건설고지를 향해 돌격하게 하겠습니다. 전… 어느새 자기의 성장과정을 잊어버리고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곽운필의 활달한 말에는 자기의 뉘우침, 반성이 어려있었다.

《됐습니다. 이젠 좀 마음이 놓이는것 같기두 합니다. <중땅크>가 <소형땅크>로 되면 야단이요.》

《제 <중땅크>를 견지하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방금 광차가 떨어졌던곳을 가리키시였다.

《저게 이제 또 떨어지지 않을가?》

《이제 당장 광차길들을 바로 놓겠습니다.》

곽운필이 힘주어 답변올리였다.

《곧 대책을 세우오. 큰일을 하는 일군이라고 해서 큰것만 봐서는 안되오. 나와보니 기세들이 좋습니다. 지휘관의 구령소리도 우렁차고 건설자들의 기세도 좋습니다. 그런데 구령이 높은데 비해 사업이 째이지 않았습니다. 보시오. 저기 평양역쪽의 통로가 좁아서 자동차들의 운행에 지장을 주고있습니다. 동무들이 륜환선거리를 폭파해버렸다고하지만 길은 이전의 그 좁은길 그대로 쓰고있습니다.》

《?!… 》

곽운필이가 놀란 눈길로 그이를 쳐다보았다.

《길을 넓게 내시오. 넓힐건 넓히고 낼건 내란 말입니다. 건설장의 모든 차들이 지장을 받지 않고 씽씽 드나들수 있게 하란말이요. 오늘보니 숱한 차들이 아직도 무너진 거리의 잔해를 실어나르고있습니다. 평양에서 나가는 차들중에 빈차들이 많습니다. 그 차들이 여기 건설장에 들려 한탕씩 뛰여주게 대책을 세울테니 동무들은 길을 시원히 넓히시오. 동무네 수송기재들은 전적으로 건설부재운반에 돌려야겠소.》

곽운필의 얼굴에 대번에 웃음발이 피여났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솔직히 말씀드리면 건설장에 배정된 차들만 가지고 큰 거리를 통채로 실어내간다는게 보통 난공사가 아니였습니다. 그게 제일 골치아픈 일이였는데 이젠 됐습니다. 이런 생각은 못하고 전 자동차를 더 달라구 정무원에 제기하려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전 머리는 쓰지 않고 냅다 밀기만 했습니다.》

곽운필은 자기가 정말로 냅다 밀기만 하는 고집쟁이였다면서 허거프게 웃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곽운필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으시였다. 인차 깨닫고 인차 반성할줄아는 사람이였다. 이런 일군은 자기의 약점을 인차 잊어버리기가 일쑤이다.

《그리구 당분간은 저 30층주택기초굴착작업을 중지하시오. 시당비서동무의 요구가 옳습니다. 조금만 참소. 성욱소장동무가 늦장을 부린다고 무작정 보채지도 말구. 그러지 않아도 꽁지에 불이 달린 사람인데… 이랬든저랬든 창광거리설계를 꼬나낼 사람은 소장동무하구 시당비서동무밖에 없지 않소. 동무가 제멋대로 기초를 파기 시작하면 그 동무들이 당황해서 일을 제대로 못할수 있습니다.》

곽운필은 말을 못하다가 머리를 들며 자책어린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전… 미처… 그런 생각을 못했습니다. 제앞의 일이라면서 소장동무나 비서동무의 고충은 알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곽운필은 무겁게 한숨을 내쉬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승용차쪽으로 걸음을 옮기시며 뒤따라오는 곽운필을 멈춰세우시였다.

《운필동무, 밤이 깊었는데 오늘은 집에 들어가 쉬시오.》

그이께서는 림성욱을 고향에 떠나보내실 때와 다름없는 심정으로 다정히 말씀하시고 차에 오르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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