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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행운아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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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0-09-21 23:21 조회1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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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 장

용감성은 타고나는가

5

례봉산줄기와 계방산줄기의 사이에 누워있는 원주일대는 동부산악지대에서는 보기 드문 평지를 이루고있다. 계방산에서 뻗어내린 여러개의 산줄기들이 이곳에 이르러서는 마주 바라보이는 례봉산줄기의 산악들이 떨치는 위세에 주눅이 든듯 지세를 한껏 낮추었다.

눈이 많이도 내렸다.

정찰대가 침투해들어온 기미를 어떻게 알아차렸는지 적들이 무시로 달려들군 하였다. 정찰대가 지나간 곳으로 불과 두시간안팎에 적들이 따라서군 했다.

《안되겠군. 한탕 들이조겨서 따라올념을 못하게 해야지.》

리학문은 앞으로 걸어가던 대오를 멈춰세우고 신발을 거꾸로 신고 되돌아와 야산에 매복하게 하였다.

아닐세라 곧 적들이 추격해왔다.

골짜기에 들어선 놈들에게 한바탕 총탄세례를 안기자 전투는 인차 끝나버렸다. 그놈들은 더 접어들념을 안하고 쉽게 물러섰다. 마치 저들은 싸우자고 온것이 아니라 어서 멀리 가달라고 알려주려고 따라왔다는 배심같았다.

철령산줄기쪽으로 에돌아 례봉산을 넘어선 정찰대는 드디여 목적지인 치악산부근에 이르렀다. 그곳에서는 원주시내가 빤히 내려다보였다.

펑퍼짐한 산마루에 오른 정찰대는 잠시 휴식하였다.

학문은 전투가방을 열고 지도를 꺼내들었다. 지형도에 기입된 자료와 현지지형을 대조해보고나서 머리를 들었다. 미군25보병사단과 괴뢰3보병사단의 행동지역인 원주는 제천과 충주, 려주로 가는 도로들이 뻗어있는 요충지일뿐아니라 횡성쪽에서 흘러내리는 남한강의 지류를 따라 비교적 넓은 들판이 펼쳐진 지대여서 비행장으로 쓸만한 평지가 많았다. 그러니 이곳은 땅우에서만이 아니라 하늘길의 길목으로도 되는셈이다. 이곳에서 리륙한 비행대들은 짧은 항속거리를 가지고있다 하더라도 유리한 조건을 리용하여 전선동부와 함께 중부와 서부까지도 마음대로 오가면서 타격할수 있고 지어는 북부내륙지대까지 타격반경에 넣을수 있는것이다. 그래서 적들은 부디 이 지대에 비행대들을 끌어들인것이였다. 그것들이 어디에 배비되였는지를 알아내야 했다.

지형도를 놓고 연구해보면 이 지구에 비행기를 은페시킬만 한 지점은 세곳이 있다.

(정찰대가 순차대로 이곳들을 정찰하는것보다는 정찰조를 각각 파견하는것이 짧은 시간내에 성과를 볼수 있는 방법이다.)

결심은 섰어도 신입대원들이 대부분인 까닭에 마음이 놓이지 않아 학문은 잠시 망설이게 되였다.

(어떻게 할것인가?!)

찬눈을 밟으며 오락가락하던 그는 단호히 결심을 굳혔다.

(믿어야 한다. 우리 동무들은 해낼것이다. 실전을 통하여 끌끌한 싸움군들로 키워야 할 임무가 나에게 있는것이 아닌가.)

그는 일부러 헌헌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조장동무들은 지도앞으로!》

결패있는 류관주가 제일먼저 떨쳐일어섰다.

그다음에 다가온것은 박만호였다. 그는 전쟁전에 평양에서 직업팀 권투선수로 활약했다는 친구인데 유감스럽게도 우승컵은 하나도 받은것이 없다지만 주먹이 꽤 세다.

제일 늦장부리는것은 방철만이다. 무선기옆에 붙어앉아 신기한듯 이리저리 들여다보다가 차용대가 옆구리를 찔러서야 엉거주춤 일어서서 이쪽을 넘겨다본다. 이모저모로 김동호를 련상케 하는 친구다.

이 세사람은 전선을 넘어오기 전에 대오를 편성하면서 그중 믿음성이 있어보여 조장으로 임명했었다.

적후에 들어오면서 가만히 살펴보니 열성은 대단히 높았다. 자립성을 높여주고 경험이 생기면 얼마든지 임무를 수행할수 있을것이라는 믿음이 간다.

《명심해 들으시오. 여기가 바로 해방전에 일본놈들이 쓰던 비행장이요. 제일 의심되는 곳이 바로 이 원주비행장이요. 십중팔구 적들이 은밀히 끌어들인 비행대들은 이곳에 은닉되여있을것이요. 이 대상은 류관주동무네 제1조가 맡소. 책임적으로 정찰해야 하겠소.》

《알았습니다.》

《다음대상은 이 문막이요. 여기엔 해방후에 괴뢰놈들이 닦아놓은 직승기착륙장이 있소. 그리 크지는 않아도 조금 확장하면 폭격기들의 리착륙도 보장할수 있는 곳이요. 이곳은 박만호동무네 제2조가 맡고… 마지막으로 의심되는 곳은 간현쪽의 철교근방이요. 적들은 철도를 리용하여 운반한 비행기들을 수송하면서 은밀성을 보장하려고 아직도 이곳에 숨겨둘수 있소. 이 대상은 방철만동무네 제3조가 맡으시오. 모두 새벽 다섯시전으로 대상들을 정찰하고 돌아와야겠소. 임무를 알겠소?》

《알았습니다.》

세사람은 보란듯이 가슴들을 쑥 내밀고 힘차게 대답했다.

그러나 각 정찰조들이 다 돌아온것은 정해진 시간을 어방없이 넘긴 다음날 저녁무렵이였다.

학문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정찰조장들의 보고를 받았다.

제1정찰조의 보고

《산을 내린 우리는 원주비행장쪽으로 뻗은 길을 따라가고있었습니다. 많은 보행자들이 있었으나 마음이 든든했습니다. 왜냐하면 산을 내리자마자 맞다든 괴뢰군사병놈들을 귀신도 모르게 족치고 빼앗은 신분증이 있었고 군호까지 알아냈기때문입니다.

비행장근방에 거의 이르렀는데 갑자기 괴뢰군놈들이 우릴 발견하고 마주오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여섯놈이였습니다. 가까이에 대대본부가 있고 길가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서 매우 불리한 곳이였습니다. 한순간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마음을 다잡고 마주 걸어갔습니다.

몇걸음앞에 다가온 상사놈이 나를 치떠보면서 손을 썩 내밀었습니다.

〈증명서!〉

우린 서슴없이 보여줬습니다. 군호까지 확인되자 무사히 통과했습니다. 후― 한숨이 나갔습니다. 신분증에 붙은 사진이 차이나서 좀 미타했더랬는데 탈없이 넘어간것입니다. 헌데 몇걸음 지나쳐가던 상사놈이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고개를 주억거리더니 다시 돌따서는게 아니겠습니까.

〈서라!〉

다시 멈춰서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미안하오. 아무래도 좀더 확인해야겠소. 인민군정찰병들이 이쪽으로 침투했다는 상급의 통보가 있소. 그러니 불편하더라도 피차 리해해주고 다들 우리 대대지휘부에 가야겠소.〉 이러면서 글쎄 팔소매를 막 잡아끄는게 아니겠습니까.

이런 변이라구야! 상사놈의 눈길은 우리들의 신발에 자꾸만 쏠리는것이였습니다. 증명서와 군호는 맞는데 우리가 신은 신발이 저들의것과 색이 달랐던겁니다. 놈들은 풀색신을 신었는데 우리가 신은건 검은게 아닙니까. 죽여버린 놈들의 신발까지 벗겨신었어야 하는건데 께끈해서 그만두었더니 일이 생긴것이였습니다.

그까짓놈들, 밸통머리대로 한다면 쉽게 해치울수도 있었으나 임무를 수행하기도 전에 총소리를 내면 어쩌겠습니까. 속이 불끈불끈하는걸 겨우 참았습니다.

내가 한걸음 나서면서 말했습니다.

〈뭘 그래? 아까 다 확인했는데… 우린 갈길이 바쁜 사람들이야! 정 의심스러우면 우리 증명서를 줄테니 너희들이 가서 확인하고 오면 되지 않아.〉

〈좋소. 그럼 그렇게 합시다. 인차 갔다오겠으니 불편한대로 좀 기다리시오.〉

놈들중에서 상사놈과 다른 한놈만 증명서를 받아쥐고 지휘부쪽으로 가고 다른 네놈이 우리한테 붙어서서 감시하겠지요. 지휘부에 가서 확인하면 아무래도 불리할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할것인가?! 놈들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가? 아니면…)

서성거리며 기다렸으나 지휘부로 간 두놈은 함흥차사였습니다. 뭣때문에 그리도 오래 걸리는지… 혹시 우리가 괴뢰군사병놈들을 처단한것이 탄로난것은 아닐가?

긴장되더군요. 풀밭에 주저앉아있는 다른 동무들도 불안한 기색으로 나를 바라보았습니다. 나는 동무들에게 눈을 끔쩍해보이고 우리를 감시하는 한놈의 곁으로 다가섰습니다.

〈담배나 한대 피우게. 성냥이 있겠지?〉

〈있소.〉

그놈이 손을 주머니에 넣은 순간 날쌔게 권총을 꺼내 놈들을 쏘아눕혔습니다.

〈뛰자!〉

우리는 산탁에 붙었습니다. 총소리를 듣고 인차 놈들이 추격해왔습니다. 우리들은 산발을 타고 놈들을 이리저리 끌고다니다가 깊은 산골짜기 벼랑이 많은 곳으로 치달아올랐습니다.

하루종일 수색대놈들을 끌고다니다보니 맥만 빼고 임무수행시간을 지킬수 없었습니다. 맹랑한노릇이였습니다.

해가 떨어지고 숲이 어두워서야 우리의 행적을 놓쳐버린 놈들은 제 소굴로 돌아갔습니다. 그제서야 우리는 원주비행장에 대한 정찰을 시작할수 있었습니다.

비행장에 이르렀을 때는 새벽이였는데 생각보다는 경계가 그리 심하지 않았습니다. 철조망을 끊고 기여들어갔습니다. 경비병놈들은 모두 잠들었는지 잠잠했습니다. 우리는 쉽게 비행기에 접근할수 있었습니다.

격납고도 없는 활주로 반대켠에 마흔대가 넘는 비행기들이 있었는데 전부 풍을 씌워놓았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몽땅 나무로 만든 허위비행기가 아니겠습니까.

(속았구나.)

날은 푸름푸름 밝아오는데 더 지체하다가는 놈들에게 발견될것 같았습니다. 나는 서둘러 철수명령을 내렸습니다.》

제2정찰조의 보고

《문막으로 가는 길은 몹시 험했습니다. 우린 처음부터 적들의 추격을 받았습니다. 괴뢰군놈들이 어떻게 냄새를 맡았는지는 모르겠으나 지독하게 따라왔습니다.

산발을 타고 가려니까 눈은 무릎을 치는데 도저히 속도가 나지 않았습니다. 적들을 따돌리려니 산벼랑을 톺아오르고 숲속을 꿰지르며 먼길을 에돌아야 했습니다. 모두 힘들어하면서도 제몸건사를 했는데 저 한중일동무때문에 정찰조의 행동이 심한 지장을 받았습니다. 적은 뒤쫓아오는데 바줄을 못 타겠대지, 배낭은 또 왜 그렇게 큰지…

문막의 평원을 가로질러간 한강의 지류라고 하는 그 이름모를 강을 건늘 땐 어드랬는지 압니까. 제발로 건늘 생각은 안하고 펄썩 주저앉습니다. 적의 총소리는 등뒤에서 나는데 이보다 바쁜 일이 어데 또 있겠습니까.

우리는 모두들 얼음깔린 강물에 뛰여들었습니다. 헤염칠줄 모르는 동무들도 허우적거리며 강을 건넜지만 중일동무만은 뛰여들념을 안하고 울상이 되였습니다.

〈난 헤염칠줄 모릅니다. 난 물을 제일 무서워해요.〉

챠, 이러니!

하는수없이 내가 한중일동무를 업어건넸는데 물을 좀 먹고는 죽는다고 아부재기를 칩니다.

결국 중일동무때문에 우리 조는 새벽 3시가 넘도록 목적지에 도착할수 없었습니다. 시간을 잃었으니 젖은 옷을 말려입을 새도 없었구요.

5시가 거의 되여서야 겨우 문막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죽을 구멍에 빠지면 살수가 생긴다더니 일은 너무 쉽게 되였습니다. 강변을 따라 펼쳐진 꽤 넓은 평지에는 조그마한 착륙장이 있는데 텅 비여있었습니다. 직승기나 겨우 내려앉을만 한것이였습니다. 이제 신통한 재간을 부린대두 폭격기 같은것은 내려앉을 어림도 없습니다. 배치된 병력도 없었구요.

그곳 주민들의 말이 그곳에는 아직까지 자동차나 장갑차같은 운수기재들이 드나든적이 없다는겁니다.

부부장동지, 나는 제기합니다. 한중일동무를 제발 우리 조에 넣지 말아달라는걸 말입니다. 저런 량반정찰병은 차라리 없는게 더 낫겠습니다.》

제3정찰조의 보고

《다른 동무들에 비해보면 우린 순조롭게 대상지에 가닿았습니다.

간현철교근방에 이르렀을 때 그곳에는 수많은 화차들이 몰켜있었습니다. 알고보니 거기엔 놈들이 림시로 내온 간이역이 있었는데 화물역이였습니다. 경계가 여간 심하지 않았습니다. 차량만 해도 수십개가 되는데 화차마다 방수포를 씌운것이 의심스러웠습니다.

(여기에 그 저주받을 비행기들이 숨겨져있는게다.)

지레짐작이 앞섰습니다. 화차에 비행기들을 실어놓고 여차하면 어디로라도 이동할수 있을게 아닙니까.

우리는 미군놈들이 왁작 떠들며 수라장을 이룬 틈으로 쥐도새도 모르게 새여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비행기 비슷한것은 없었습니다.

딱따구리망치로 화차를 점검하는 철도로동자를 만나 물어보니까 며칠전에 비행기를 실은 숱한 화차들이 들어왔댔는데 그날밤중에 원주방향으로 끌어가더랍니다. 그래서 우린 쾌재를 불렀지요. (1조동무들한테 걸려들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때는 새벽 3시경이였는데 화차구역을 은밀히 빠져나오는 도중에 좀 외진 곳에 있는 차량 한대를 발견했습니다.

보초 두놈이 있을뿐 주위엔 별다른 정황이 없었습니다. 근데 그놈들이 화차에서 상자를 끌어내려선 총탁으로 짓모는게 아니겠습니까. 상자에선 고기통졸임이 나왔습니다. 알고보니까 그 화차엔 통졸임상자가 가득 실려있는것이였습니다.

총창으로 통졸임을 뜯어서는 게걸스럽게 처먹어대기 시작했습니다.

(거참, 구미가 동하는데… 좀 조절해가지고 갔으면 좋겠군.)

슬그머니 마음이 쏠리는걸 어쩔수 없었습니다. 등뒤에 가붙은 배속에서는 쪼르륵소리가 나지, 놈들이 쩝쩝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아, 정말 참아낼수 없었습니다. 임무수행중에 헤딴 생각을 하면 안된다는걸 모르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우린 통강냉이알도 없어서 굶고있는데 저놈들은…)

정말 그냥은 돌아설수 없었습니다.

우리들은 그놈들을 소리없이 제끼고 차량우에 뛰여올랐습니다. 이겁니다. 통졸임을 한배낭씩 채우고 그냥 돌아서려다가 차량에 수류탄을 몇알 던져넣었습니다. 보초놈들이 뒈진걸 알면 놈들이 복닥소동을 피우겠기에 아예 하늘로 날려보내려고말입니다.

폭음이 울리고 불길이 일었습니다.

아근에서 북적거리던 미국놈들이 〈공산군이다!〉하고 소리소리지르며 총을 마구 쏘아대는 바람에 소동이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그놈들은 원체 밤을 무서워하는 겁쟁이들이여서 눈먼 총알만 쏘아댈뿐 추격해오지는 않았습니다. 우리 조는 무사히 그곳을 빠져나왔습니다.》

×

세 정찰조장의 보고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모두들 덤덤히 앉아있었다. 석연치 못한 감정들이 엇갈렸다.

정찰보고를 청취한 학문은 여전히 신중한 기색을 짓고있었다.

정찰은 성과없이 끝났다. 그렇다고 비판하고 추궁할 생각이 없었다. 이 과정을 통해 모두다 경험을 쌓으면 얼마나 좋은 일인
가. 비록 실패한 정찰이여도 정찰결과를 종합하면 중요한 결론을 이끌어낼수 있었다.

(어떻게 말해줄가?)

교훈은 교훈대로 찾으면서도 신심을 잃지 않도록 하는것이 필요했다. 그는 침착하게 말을 고르며 될수록 유순하게 들리도록 하기 위해 애썼다.

《모두 수고들 했소. 모든 조들에서 인명손실이 없이 맡은 대상들에 정확히 접근한 그것이 가장 큰 성과이고 경험이라고 볼수 있소. 그럼 이제부턴 내 묻겠소. 관주동무, 동무넨 비행장을 정찰할 때 비행기들을 먼곳에서 봤소, 가까이에서 봤소?》

《대상물에 접근하여 풍을 들추고 직접 확인했습니다. 분명 위장물입니다.》

그는 자신있는 태도였다.

《물론 모든 비행기들을 다 확인해보지는 못했겠지?》

학문은 캐여물었다.

《저, 그 많은걸 다 들여다볼수는 없고 해서 석대만 확인했습니다. 적들은 기만으로 우리 눈길을 딴데로 쏠리게 한 다음 진짜 비행기들을 다른 곳으로 은페시키는것 같습니다.》

《그렇다? 그래 다른 정황은 없었소?》

《없었습니다.》

학문은 약간 돌아앉으며 딴곳을 보다가 말했다.

《일단 적들과 조우해서 총소리까지 낸 조건에서 응당 경비망이 삼엄해야 할 비행장경계가 허술하고 동무들이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쉽게 뚫고들어가 무난히 정찰하고 돌아올수 있은것이 좀 이상스럽지 않소?》

그제야 류관주는 무엇인가 속에 짚이는것이 있는지 남달리 큰 머리를 기웃거렸다. 학문은 그의 마음을 눙쳐주려고 무릎을 탁 쳐주고나서 용의주도하게 물었다.

《그래 오늘 찾은 교훈은 무엇이요?》

관주는 큰 손으로 아이들의 신짝같은 귀를 거퍼 잡아당기며 대답이 궁해했다. 학문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하던 말을 이었다.

《동무들, 대담성과 용감성, 기민한 판단력과 림기응변의 지략은 최고사령관동지께서 가르쳐주신 정찰병의 기질이요.

제1조의 행동에서 첫째가는 실책은 놈들이 대대지휘부에 가서 신원을 확인해보자고 할 때 피동에 빠져서 대담하게 행동하지 못한것이요. 대담하게 놈들을 따라가서 정황에 따라 얼마든지 임무를 수행할수 있었소. 군호도 알고 증명서도 있는데 뭐가 겁날게 있단 말이요. 검은 신발을 신은것은 로획해서 신었다고 하면 그만인데… 공연히 겁을 먹고 좋은 기회를 놓쳤을뿐아니라 총소리를 내고 쫓겨다니다나니 받은 임무를 제시간에 수행할수 없었던거요.》

《놈들이 신발색갈까지 눈여겨볼줄이야 알았습니까. 그러다나니 당황해서…》

류관주가 중얼거렸다.

《실책은 둘째로, 비행장정찰을 피동적으로 한것이요. 나는 동무들이 적들의 기만전술에 걸려든것 같은 예감이요. 적들이 위장물을 설치해놓은 목적은 우리를 속여넘기자는데 있소. 그러니 분명 어디선가 음흉한 행동계획을 마음놓고 추진하고있을게 아니요. 혀를 잡든지 전투정찰을 해서 비행장에 진짜비행기가 없다는것을 확증하든지 했어야 할것이였소. 리해가 되오?》

《예, 됩니다.》

《다음 박만호동무, 동무네가 찾게 되는 교훈은 무엇이요?》

《예?!》

만호는 놀라서 엉거주춤 일어서기까지 했다. 그 행동은 교훈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지도 않았다는것을 의미했다.

《그럼 내가 말해주겠소. 물론 한중일동무한테도 결함은 있소. 그러나 혁명동지를 위하는 심정으로 결함을 고쳐줄 생각은 않고 덮어놓고 떼여버릴 생각만 해서야 되겠소. 헤염을 칠줄 모르는것은 앞으로 해결해야만 하는 일이 분명하지만 정찰조장은 물을 두려워하는 대원이 있다는걸 고려해서 맞춤한 진출로를 찾았어야 했소. 알만 하오?》

《예.》

박만호는 잔뜩 솟구었던 어깨를 늘어뜨리며 주눅이 든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번엔 방철만동무가 말해보오. 동무넨 무슨 교훈을 찾았소?》

방철만은 준비했던 원고나 읽듯이 순탄한 억양으로 슬슬 엮어나갔다.

《정찰병들에게 있어서 그 어떤 자유주의적인 행동도 허용될수 없습니다. 간현철교근방에 대한 정찰임무는 적비행대들을 찾아내고 소멸하여 최고사령부의 의도에 따른 군단의 작전을 성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한것입니다. 헌데 우린 제멋대로 차량을 습격하여 놈들을 놀래웠으니 그 후과를 뭘로 보상하겠습니까. 꼭 고치겠습니다.》

《하… 그참 대답이 시원시원해서 좋구만. 동무들! 우리모두 명심합시다. 대담성은 결코 타고나는것이 아닙니다. 최고사령관동지의 명령을 결사적으로 집행하겠다는 비상한 각오와 결심이 이 세상 그 무엇도 두려움없게 하는 대담성을 낳게 됩니다.》

《알았습니다.》

총화모임을 끝낸 후 학문은 생각에 잠겼다.

(적들은 이곳에 분명 새로운 비행대들을 끌어들였다. 그것들을 어디에 감추었을것인가? 분명한것은 단시일내에 비행기를 은페시킬수 있는 갱도를 만들지 못하는 이상 로출된 비행장을 리용할것이다. 벌써 위장물을 만들어놓았다는 그자체가 적들이 비행대를 어디엔가 배비했다는것을 의미한다. 다시 정찰해보자. 정찰은 원주비행장에 한정할수 있다. 위장물이 마흔대가 넘는다는것부터가 의심스럽다. 내가 직접 들어가서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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