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의 행운아 33 > 조선문학예술

본문 바로가기
영문뉴스 보기
2020년 10월 31일
남북공동선언 관철하여 조국통일 이룩하자!
사이트 내 전체검색
뉴스  

조선문학예술

전장의 행운아 33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0-09-16 18:23 조회108회 댓글0건

본문

20200816210102_50f4c2aed3117073de23b94f0d1c921e_qktb.jpg

제 5 장

영 웅

5

얼마나 갈망하던 날이였던가.

김일성장군님의 부르심을 받은 리학문이 정찰병들의 한결같은 소원이 담긴 능이버섯꾸레미를 안고 여러 모범전투원들과 함께 최고사령부에 도착한것은 석양이 불타는 저녁이였다.

설레이는 마음을 달래며 최고사령부가 자리잡고있는 집앞에 이르렀을 때 그리도 뵙고싶던 장군님께서 만면에 환한 미소를 지으시고 눈덮인 뜨락에 마중나와계셨다. 멀리서부터 달려오는 학문을 알아보신 그이께서는 반갑게 맞아주시며 몸소 손을 잡아주시였다.

《오, 동무가 리학문입니까.》

학문은 가슴속에 차넘치는 격정이 너무도 커서 그처럼 벼르던 인사의 말씀도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어깨만 들먹거렸다.

《적후에서 적들을 혼쌀내군 한 리학문동무란 말이지. 반갑습니다.》

그제야 학문은 자세를 바로하며 경례를 드렸다.

《최고사령관동지! 뵙고싶었습니다.》

그리고는 군모밑에 가져간 손도 내리우지 못한채 또 흑―하고 흐느끼고말았다. 왜 이렇게 눈물이 많아진것인지 그자신도 알수 없었다.

《됐소, 됐소. 그만하오. 내 언제부터 동무를 만나려고 하였는데 오늘에야 만나게 되였습니다. 어디 상한데는 없습니까?》

리학문의 손을 손수 잡아내리워주신 김일성동지께서는 썩살이 박힌 그 손을 오래도록 두손으로 감싸쥐시고 다정히 쓸어만져보시였다.

《정찰병의 손이 다르구만, 단단한게… 자, 우리 이러고있지만 말구 방안에 들어가 이야기를 나눕시다.》

그이께서 계시는 집무실에 들어선 학문은 놀랐다. 구름노전을 깐 이처럼 소박한 방에서 그이께서 원쑤격멸의 작전을 펼치고계실줄은 생각도 못했던것이였다.

김일성동지께서는 구름노전우에 리학문과 허물없이 마주앉으시였다.

《그래 고향은 어디요?》

《경상남도 남해군 부윤리라고 섬마을입니다.》

《남해도! 그럼 동무네 사단이 나갔던 그곳에서 지척이구만.》

《예.》

학문은 머리를 숙였다. 고향마을을 눈앞에 두고 돌아서지 않으면 안되였던 괴로움, 즐펀한 행군길, 불이 튀던 전투의 나날들이 한꺼번에 가슴을 흔들며 밀려드는것만 같아 눈시울이 뜨거웠다.

《음, 고향은 언제 떠났소?》

《해방되기 2년전 제가 스무살때였습니다.》

바쁜 일이 있는듯 두툼한 서류를 안고 방안에 들어선 부관이 무슨 말씀을 드리려고 하다가 그이께서 가볍게 손을 저으시자 말없이 책상우에 놓고 물러갔다.

김일성동지께서는 한동안 말씀이 없으셨다. 이 순간 그이께서는 리학문정찰대의 용감한 활동에 대해 말하던 김책을 생각하셨다. 《킨작전》의 내막을 알아내고 신산리의 포진지를 까부셨을 때 그들의 전투성과를 보고하면서 정찰대장은 중국 동북전쟁의 전투장에서 특공까지 세운 동무인데 정찰대를 이끌고 적후에 들어가 종횡무진하며 잘 싸웠다고 열정에 넘쳐 말하던 김책이였다.

(어려서부터 머슴살이를 하고 고생을 많이 했는데 조국에 나오자마자 군관학교에서 공부도 잘했다고, 총명하고 대담해서 앞으로 꼭 영웅이 될 동무라고 못내 자랑스러워하며 영웅내신서를 쓰겠다고 했었지.)

그런데 김책은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희생되였다. 사랑하는 전사에 대한 회억을 더듬어보시느라니 뜨거운 격정이 솟구쳐오르는것을 어찌할수가 없으시였다.

(그래, 김책동무가 옳게 말했어. 우리 전사들모두가 영웅들이지. 남진의 길에서 용맹을 떨쳐 미제의 간담을 서늘케 한 우리 전사들의 영웅성은 전략적후퇴의 어려운 시련의 길에서 다시한번 검증된셈이야!)

그이께서는 최고사령부의 전략적의도를 심장으로 받들고 피도 목숨도 아끼지 않고 싸운 이 나라 전사들모두의 손을 일일이 다 잡아주고 가슴에 넘치도록 훈장메달을 더 그득그득 달아주고싶으신 심정이셨다.

《어떻습니까, 동무는 적후에 많이 드나들었는데 그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요즘 적들의 형편이 어떻습니까?》

대견한 정찰병의 무훈담을 듣고싶고 저으기 긴장된 그의 마음을 풀어주고싶으시여 하신 말씀이였다. 적후이야기가 시작되자 학문은 눈에 띄게 활기를 보였다.

《예, 놈들은 우선 규률이 대단히 문란하고 전투사기가 몹시 떨어졌습니다.》

《문란하단 말이지.》

《그렇습니다. 괴뢰군놈들은 인민들이 사는 곳을 제멋대로 돌아치면서 마음대로 로략질하며 야단이지만 정작 우리와 맞서면 싸울 생각보다 도망칠 생각만 합니다.》

《하하… 그럴테지. 그럴수밖에 없습니다. 괴뢰군은 미제의 고용군입니다. 미국놈들도 센것처럼 으시대도 돈에 팔려온 놈들이기때문에 비겁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러나 적들이 비겁하다고 해서 너무 얕잡아봐서는 안됩니다. 적을 지나치게 깔보면 모험을 하게 됩니다. 정찰에서 모험은 금물입니다. 정찰병이 모험을 하면 자기를 로출시킬수 있고 예견치 못한 손실을 볼수 있습니다.》

학문은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모험적인 행동으로 지휘관인 자신이 정찰대의 활동을 혼란에 빠뜨릴번 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물속에서 옹근 하루를 보낸 일과 하루종일 농짝속에 숨어있던 일들을 말씀드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몰라 그저 덤덤히 앉아있었다.

억대우같은 사나이의 얼굴이 수집음 많은 처녀처럼 타드는것을 보신 장군님께서 저으기 놀라시며 웬일인가 물으셔서야 그 일들을 두서없이 말씀올리기 시작했다. 도간도간 끊어졌다가도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흥미진진하게 들어주시는 그이의 표정은 대견함과 근심과 격려의 빛으로 엇바뀌였다.

이야기는 일시적인 전략적후퇴의 길에 맞다들린 적들을 통쾌하게 족치는 전투담으로 넘어갔다. 학문은 저도 모르게 성수가 올라 림기응변하면서 적들을 무장해제하던 일까지 빠짐없이 말씀드렸다. 그러나 김동호와 김룡조에 대한 이야기에 이르렀을 때 그만 머리를 떨어뜨리고말았다. 가슴아픈 희생을 말씀올리려니 가슴허비는 아픔을 참을수 없었다. 후둑후둑 걷잡을새없이 떨어지는 눈물이 그때까지 무릎우에 안고있던 능이버섯꾸레미를 적시였다. 그는 두손으로 정히 꾸레미를 받들고 무릎을 꿇으며 장군님께 삼가 드렸다.

《아까부터 무슨 꾸레미일가 생각했는데 그런 사연이 있었구만. 김동호, 김룡조…》

그이의 음성은 몹시 갈려있었다. 한동안 숙연한 침묵이 흘렀다. 꾸레미를 어루쓰는 김일성동지의 손길도 가볍게 떨렸다.

《아까운 동무들이 희생되였습니다. 그들모두가 영웅들입니다. 그런 영웅전사들이 있기에 우리 인민군대가 강하고 우리 조국이 강한것입니다. 조국은 그들의 위훈으로 하여 미제무력침범자들을 쓸어버리고 승리할것이며 승리한 조국은 그들을 영원히 잊지 않을것입니다.》

뜨거운 격정에 넘친 말씀은 학문의 가슴을 저렁저렁 울리였다. 그이께서는 학문의 손을 다정히 잡으시고 말씀을 이으셨다.

《정찰병들은 천금을 주고도 살수 없는 나의 귀중한 전우들입니다. 동무들이 적후에 들어갔다는 보고를 받으면 나는 발편잠을 못 자고 기다리게 됩니다. 앞으론 내가 기다린다고 생각하고 위험한 일은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약속하겠소?》

학문은 목이 꺽 메였다. 후더운것을 삼키며 겨우 대답올렸다.

《알았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좋습니다.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정찰을 잘해야 합니다. 정찰을 잘하지 못하면 돌이킬수 없는 후과를 가져올수 있습니다. 하등동물에 속하는 연체동물도 이동할 때에는 촉각으로 장애물이 없는가를 타진해보고 이상이 없을 때만 움직입니다. 하물며 군대가 전투를 앞두고 정찰을 잘해야 하는것은 당연한 리치가 아니겠습니까. 작전과 전투에서 정찰을 선행하는것은 어길수 없는 법칙이며 초보적인 상식입니다.》

그이께서는 추억깊은 시선을 드시고 멀리 창밖을 내다보시였다.

《우리는 항일무장투쟁시기에도 전투를 하기 전에 먼저 정찰을 조직하군 하였습니다. 그때 유격대공작원들은 적구에서 자신을 감쪽같이 위장하고 기묘하고 령활한 방법으로 적정을 속속들이 알아오군 했습니다.

적정을 알아내는데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정확한 자료를 알기 위해서는 현지에서 확인하는것이 제일 좋습니다. 그러자면 정찰병들이 적구에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정찰병은 용감하고 대담해야 합니다. 정찰병이 적후에서 정찰임무를 원만히 수행하자면 책임성과 령활성같은 고상한 전투도덕적품성과 기질이 있어야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제일 중요한것은 용감성과 대담성입니다. 군인은 누구나 용감해야 하지만 정찰병은 주로 적구에서 활동해야 하므로 그 어느 병종의 군인보다도 용감하고 대담해야 합니다. 동무가 지금까지 적구에서 정찰임무를 성과적으로 수행할수 있은것도 용감하고 대담하였기때문입니다.》

학문은 정찰활동의 기초적인 문제들까지 깊이 파악하고계시는 그이의 조예에 놀라움을 금할수 없었다. 그이의 말씀은 계속 이어졌다. 진지하게 말씀하시는 그이의 모습은 먼길 떠나야 할 자식에게 꼭 필요한 당부를 하는 부모와도 같았다.

《정찰병들은 관찰력과 판단력도 빠르고 정확해야 합니다. 적후에서 적들이 차지한 지형과 진지, 무력상태만 보고도 적의 무력이 얼마나 되고 놈들이 무엇을 기도하는가 하는것을 정확히 판단할줄 알아야 합니다. 사물을 예리하게 관찰하고 신속정확히 판단하는 능력을 키우고 일상적으로 적군의 조직과 장비, 전술에 대해 연구해봐야 합니다. 아무리 복잡하고 불의적인 정황속에서도 덤비지 말고 림기응변하게 행동할줄 아는것도 중요합니다. 학문동무는 그렇게 준비된 정찰병들을 더 많이 키워내야 합니다. 최후승리의 날은 멀지 않았습니다. 고향인 남해도에 돌아가게 될 날이 꼭 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창밖에는 이미 어둠이 깃들었다.

그이께서는 집무탁서랍에서 무언가를 꺼내드시였다.

《이건 야광손목시계입니다. 동무가 적후에서 잘 싸웠다는 보고를 받고 꼭 주고싶어서 마련해두었던거요. 어두운 밤에 정찰임무를 수행할 때 아주 필요할것입니다. 그리고 이건 호신용권총과 내가 쓰던 지북침인데 오늘 만난 기념으로 주는것이니 적후에서 활동할 때 쓰도록 하시오.》

리학문은 가슴을 펴고 일어나 씩씩하게 호창하였다.

《경애하는 최고사령관동지를 위하여 복무하겠습니다.》

그이께서는 문득 시간의 존재를 깨달으신듯 부관을 찾으시였다.

《이거 반가운김에 시간가는줄 몰랐구만. 우리 정찰병이 시장하겠소.》

인차 식사가 들어왔다. 국수였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국수발만 보아도 구미가 당기고 속까지 시원했다.

《학문동무가 무엇을 좋아하겠는가 생각하다가 메밀국수를 누르라고 하였습니다. 적후에 들어가 싸우느라니 언제 국수를 실컷 먹어봤겠소. 국수를 좋아하오?》

그이의 물으심에 학문은 두손을 군복바지혼솔에 가져가며 일어나 말씀올렸다.

《예, 전 국수를 제일 좋아합니다.》

《그렇다면 됐구만, 하하…》 그이께서는 크게 웃으셨다. 《그럼 사양말고 많이 드시오. 우리는 항일무장투쟁시기에 한바탕 전투를 치른 뒤엔 국수를 눌러먹군 하였습니다. 전투에서 승리한 후에 먹는 국수맛이 참 별맛이였지. 오늘은 제집에 온것처럼 생각하고 마음껏 드시오.》

학문은 선듯 수저를 들수 없었다. 뜨거운것이 솟구쳐오르며 목이 꽉 메였던것이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몸소 축배잔까지 부어주시였다.

《자, 전투성과를 축하하여 잔을 듭시다. 어서 드시오.》

그이께서 쥐여주시는 술잔을 잡은 손우에 눈물방울이 툭 떨어졌다. 그 모습을 보신 장군님께서는 잔을 도로 내려놓으시였다.

《나에게 능이버섯을 보내준 김동호동무랑 김룡조동무랑 그 동무들의 전투적위훈을 담아서, 그들의 몫까지 합쳐 더 힘차게 싸워서 전승의 날을 앞당겨올 마음을 담아서 어서 잔을 내오.》

《예, 들겠습니다.》

그의 울대뼈가 오르내렸다. 불처럼, 용암처럼 활활 타는 그 무엇이 심장을 확 달구었다.

《영웅들이 당과 혁명을 위해 잘 싸우고있는데 그들을 모두 만나보고싶구만. 앞으로 더 잘 싸우시오. 나는 영웅들을 믿소. 이제 전쟁이 승리하면 영웅들을 모두 한자리에 모이도록 합시다.》

최고사령부의 밤은 무척 깊었다.

김일성동지께서는 문밖에까지 나오시여 뜨겁게 손을 잡아주시고 오래도록 바래워주시였다.

불타는 맹세를 담아 씩씩하게 거수경례를 올리고 돌아선 학문은 가슴에 차넘치는 격정을 안고 하늘을 우러렀다. 검청색밤하늘에는 보석을 쥐여뿌린듯 무수한 별들이 학문의 감격한 심정을 저들도 안다는듯 쉬임없이 깜빡거리고있었다.

빛나는 아침이 태동하는 밤이였다.

미구에 누리를 밝히며 찬란한 아침해가 솟을것이였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원로그인

[부고]노길남 박사
노길남 박사 추모관
조선문학예술
조선중앙TV
추천홈페이지
우리민족끼리
자주시보
사람일보
재미동포전국연합회
한겨레
경향신문
재도이췰란드동포협력회
재카나다동포연합
오마이뉴스
재중조선인총련합회
재오스트랄리아동포전국연합회
통일부


Copyright (c)1999-2020 MinJok-TongShin / E-mail : minjoktongshin@outl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