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81%’ 멕시코 대통령의 인기 요인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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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5-02-09 16:20 조회83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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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81%’ 멕시코 대통령의 인기 요인 3가지
자주시보 박명훈 기자
2024년 10월 임기를 시작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63)을 향한 멕시코 국민의 지지세가 뜨겁다.
멕시코 매체 엘 피난시에로(El Financiero)가 지난 1월 8일~14일, 23일~27일(이하 현지 시각)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셰인바움 대통령의 지지율은 81%로 나타났다. (*이하 셰인바움 대통령의 지지율에 관한 여론조사는 아메리카 대륙 각국에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AS/COA의 멕시코 현지 여론조사 결과를 참고했다.)

멕시코 국민이 셰인바움 대통령을 지지하는 요인을 3가지로 꼽아 소개하고자 한다.
1. 미국 향한 강력한 주권 수호 의지
첫 번째 요인은 미국을 향한 강력한 주권 수호 의지다.
최근 미국에는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한 뒤 행정명령을 통해 모든 멕시코산 수입품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행정명령은 2월 4일 시행될 예정이었다.
그러자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우리 국민의 존엄성을 항상 수호하고 주권에 대한 존중을 항상 수호하며 종속 없이 평등하게 대화에 임하리라는 것을 미국이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며 미국에 물러섬 없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 정부가 마약 범죄 카르텔과 동맹을 맺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관해서도 “백악관이 멕시코 정부에 하는 비방을 거부한다”라고 밝혔다.
또 미국 사회의 마약 중독 문제를 이민자 유입 문제와 엮어 멕시코 탓으로 돌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잘못은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 범죄 집단에 무기를 파는 미국에 있다”, “미국 주요 도시의 길거리에서 이뤄지는 마약 판매와 불법 행위 때문”이라고 응수했다.
그리고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추가 관세 한 달 유보 조치를 이끌어냈다.
이에 관해 셰인바움 대통령은 “나는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대화했다. (미국의 추가) 관세가 한 달 동안 멈췄다. 이주와 국방 문제에 관한 (멕시코와 미국의) 공동 행동”이 있을 것이라며 “국가와 대통령을 향한 압도적인 지지에 감사드린다”라고 멕시코 국민에게 인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기존 이민 문제 외에도 국방, 무역에서 관세 부과를 중단하고 관련 논의를 열기로 합의했다”라며 “(미국이 멕시코의) 주권을 존중한 틀에서의 조정”이라고 성과를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인은 애국심이 있다. 애국심은 우리의 역사와 조국 사랑의 시민적 정서에서 비롯된다”라면서 “무엇보다도 이것을 방어하는 것이 나의 의무다. 주권은 협상할 수 없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미국과 “대결”을 추구하지는 않겠다면서도 경제부장관에게 “멕시코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관세와 비관세 조치를 포함해 플랜B(대비책)”를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 ![]() ▲ 셰인바움 대통령. © 셰인바움 페이스북 |
다만 셰인바움 대통령이 ‘반미’ 정책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와 미국이 동등한 주권국가라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 그러면서 미국이 멕시코의 주권을 훼손하는 부당한 요구를 할 때마다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렇다면 셰인바움 대통령에 관한 멕시코 국민의 여론은 어떨까?
셰인바움 대통령의 지지율은 취임한 첫 달인 2024년 10월 70%로 시작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69%로 나타나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다음 달인 12월에는 78%로 크게 올랐다. 당시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를 상대로 이민자 유입 거부, 추가 관세 조치를 예고한 트럼프 당선인을 향해 맞대응을 경고한 바 있다.
그리고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 1월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셰인바움 대통령의 지지율은 81%로 더욱 올랐다.
눈에 띄는 점은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3%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셰인바움 대통령의 대응을 지지했다는 점이다. 이는 셰인바움 대통령의 지지율인 81%보다도 높은 수치다.
셰인바움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멕시코 국민도 셰인바움 대통령에게 ‘미국에 당당히 대응하는 멕시코’를 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 진보적 정책 계승
![]() ![]() ▲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멕시코 대통령(왼쪽), 셰인바움 대통령. © 셰인바움 페이스북 |
두 번째 요인은 셰인바움 대통령이 멕시코 진보진영의 정책 계승에 힘쓰고 있다는 점이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2024년 6월 2일 치러진 대선에서 진보 성향 여당 연합인 국가재건운동(MORENA)의 후보로 나섰다. 상대는 우파 성향 야당 연합인 국민행동당의 소칠 갈베스 후보였다.
대선 결과 셰인바움 당시 후보는 3,592만 4,519표(61.18%)를 얻어 1,650만 2,697표(28.11%)에 그친 갈베스 후보를 압도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에서 치러진 역대 대선에서 가장 많이 득표하는 기록을 세웠다.
그만큼 셰인바움 대통령을 향한 멕시코 국민의 기대가 높았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셰인바움 정부가 출범한 뒤 셰인바움 대통령이 추진하는 사회 보장 정책에 관한 지지율은 셰인바움 대통령의 지지율을 뛰어넘어 86%에 이르렀다.
이는 임기 막바지까지 지지율 60%대를 기록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한 것에 힘입은 결과이기도 하다.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은 셰인바움 대통령을 적극 독려해 온 ‘정치적 동반자’다.
전임 오브라도르 정부는 멕시코에서 89년 만에 등장한 진보 성향 정부였다. 53.1%를 득표하며 출범한 오브라도르 정부는 친미·우파 기득권세력이 짜놓은 판을 뒤집고 멕시코의 주권과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진보적 정책을 실행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임기 동안 계속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며 멕시코 국민의 신임을 받았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대선 당시 발표한 공약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적극적 복지, 최저임금 대폭 인상 등 사회 보장 제도 확대 ▲경제적 불평등 해소 ▲온건한 이민 정책 ▲공기업 역할 강화 ▲에너지 안보 확보 등 오브라도르 전 대통령의 정책을 이어가며 멕시코의 변혁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취임한 셰인바움 대통령은 전임 정부에서 주요 요직을 지낸 인사를 정부 고위직에 대거 발탁했다.
전임 오브라도르 정부는 미국이 멕시코를 상대로 부당한 정책을 펼칠 때마다 할 말을 하며 대응하는 기조를 펼친 바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전임 정부의 대미 기조를 잇는 점도 멕시코 국민 사이에서 평가를 받고 있는 듯하다.
이처럼 전임 정부의 정책을 계승하는 연속성도 셰인바움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 ![]() ▲ 셰인바움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는 멕시코 국민이 광장을 가득 채웠다. © 셰인바움 페이스북 |
3. 여성·과학자 출신
셰인바움 대통령은 멕시코가 스페인에서 독립한 뒤 200년 만에 등장한 첫 여성 대통령이다.
멕시코는 남성 위주의 사회 분위기가 강하며 이 때문에 ‘마초 국가’라는 인식이 있다. 연방정부가 통제하지 못하는 마약 범죄 카르텔이 멕시코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가운데, 마약 범죄와 관련해 희생되는 여성들도 많다. 멕시코에서 살해당하는 여성의 숫자는 연간 1,0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에 관해 셰인바움 대통령 당선 직후 멕시코 내 전문가들 사이에선 셰인바움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거란 관측이 나왔다. 여성인 셰인바움 대통령이 결국 멕시코의 남성 우월적 사회 구조에 굴복하게 될 것이란 우려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견해와 달리 셰인바움 대통령은 흔들림 없이 여러 진보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셰인바움 대통령이 추진하는 여성의 권리 관련 정책에 관한 지지율은 80% 후반대로 나타났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는 셰인바움 대통령을 향해 멕시코를 바꿔 달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 ![]() ▲ 멕시코 국민의 환영을 받는 셰인바움 대통령. © 셰인바움 페이스북 |
셰인바움 대통령이 과학자(에너지 공학 박사) 출신이란 점도 주목받고 있다.
정치인이 되기 전 셰인바움 대통령은 대학교수, 과학자로서 연구 활동에 매진해 왔다.
그러다 정치권에 영입돼 2000년부터 2006년까지 환경부장관을 지냈다. 이후 대선에 출마하기 전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수도인 멕시코시티 시장을 지냈다. 과학자로 출발해 정치, 행정에 두루두루 관여한 것이다.
이러한 배경 때문인지 셰인바움 대통령은 활발한 과학기술 강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신의 전공인 에너지 공학 분야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전반 강화에 나선 모습이 눈길을 끈다.
우선 셰인바움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전임 정부에는 없었던 ‘과학, 기술, 인문 및 혁신 사무국’을 새로 만들고 ‘기술 강국 멕시코’를 목표로 제시했다.
또 취임하고 나서는 ▲국가 반도체 설계센터 통합 추진 ▲여성·남성을 가리지 않고 과학자, 공공 고등 교육기관, 기술 개발자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과학기술계 재편도 추진 중이다.
과학기술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미래 먹거리로 꼽힌다. 이처럼 과학자 출신 대통령이 국가 과학기술 강화에 적극 나선다는 점 또한 셰인바움 대통령의 인기 요인으로 풀이된다.
멕시코 누리꾼 베보 발데스 씨는 셰인바움 대통령의 페이스북에 남긴 댓글에서 “멕시코가 과학적 우월주의를 달성할 수 있는 매우 높은 전망을 가진 이 멋진 여성 과학자(셰인바움 대통령)를 맞았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셰인바움 대통령)가 임기를 마치고 나면 그만큼 유능하고 정직한 후임자가 오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셰인바움 대통령의 임기는 오는 2030년 9월 30일까지다. 아직 임기 초반기인 셰인바움 대통령이 초심을 유지하며 민심의 지지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 ▲ 가운데가 셰인바움 대통령. © 셰인바움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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