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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미 소장님이 가셨습니다 / 평화의 우리집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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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리집 작성일20-06-08 01:45 조회1,8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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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영미 소장님이 가셨습니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영미


오랜만에 단잠을 잤습니다.


느즈막이 일어나서 느릿느릿 움직이고 싶었는데 전화가 오더군요.

울음섞인 목소리를 뒤로 하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는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내가 지금 어딜 가는건지 뭐하러 가는건지 스스로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일단 가봐야만 했습니다.

20190417_복동할매생신.jpg

솔직히 지금도 하루종일 제가 뭘하고 온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소장님 떄문에 집을 나섰는데 하루종일 소장님을 뵙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이 그러더군요,

늘 할머니들을 부축하고 계셨던 그 든든했던 모습을

너는 이제 다시는 볼 수 없을꺼라고요...


사람이 사람을 돕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자기 부모도 아닌데 아무소리 안하고 하루에도 몇번씩

할머니들 똥오줌 치우고 씻기고 갖은 수발에 병수발까지 다 하셨습니다.

알뜰살뜰 쉼터를 운영하면서도 할머니들 앞으로 나오는 지원금 그거. 온갖 사람들이 탐내는 그거.

한푼이라도 더 모아 드리려고 혼자서 갖은 궁리를 다하셨습니다.


그렇게 정성을 모아 드려봐야 그 정성 하나도 기억 못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때만되면 어디선가 나타난 할머니 주변인들이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소장님이 모아드린 그 정성

너무나 당연하다는듯 곶감 빼먹듯 다 빼먹어 버린 뒤 혹시라도 흘린건 없나

소장님을 끝없이 닥달하다 사라져도...


소장님은 뭐가 그렇게도 미안하신지 입버릇처럼 마냥 미안하다고만 하셨습니다.


하도 답답해서 소장님이 뭐가 그렇게 미안하냐고 타박을 주면

내가 더 잘해야 되는데 못해서 그렇지 머... 아들은 언제 제대해요...

매번 그러셨더랬습니다.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요 답답한 사람이었죠.

어버이날 원옥할머니2.jpg

할머니들이 가시는 곳엔 언제나 손영미 소장님이 꼭 따라다니셨습니다.

소장님은 할머니들의 분신과 같은 분이셨고 모든 뒤치닥꺼리를 떠맡으셨던 분입니다.

수족과 같은 소장님 없이 할머니들이 이동한다는건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말이좋아 소장이고 활동가지

쉼터의 책임자로서 손영미 소장님은

스스로 부엌데기 같은 삶을 평생 자처하며 사셨습니다.

20190712 원옥할머니출국.jpg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자리...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자리...


손영미 소장님이 할머니의 보호자를 자처하며 부엌데기 같은 삶을 살아주셨기에

정의연이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들이 인권을 위한 싸움을 계속 하실 수 있었습니다.

김복동 할머니와 길원옥 할머니가 병마와 싸우시면서도 끝까지 수요시위를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손영미 소장님의 공이었습니다.

일본대사관서한전달.jpg

세상엔 유난히 심성이 곱고 여린 사람들이 존재합니다... 그렇다고들 하더군요. 정말 그런가요?

지난 몇 주동안 정의연과 쉼터에 쏟아진 악의적인 관심과 압박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한번도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없었던 소장님은 그야말로 고통스러워 하셨습니다.


군사 독재나 그 잔당들의 치하에서도 결코 겪어보지 못했던 모욕과 수모, 압박을

촛불이 만들어낸 민주정부 시대에 겪으셨던 겁니다.

아무 잘못도 없이...


근거도 없이 매일 반복적으로 쏟아지는 의혹 기사와 무리한 취재 시도...

유튜버랍시며 시도때도 없이 눌러대는 벨소리와 동네가 떠나가라 외쳐대는 욕설들...

담당자도 아니고 아무 상관도 없는데 뜬금없이 걸려오는 검찰의 전화...


그리고 그 속에서...

아무런 사실 확인도 없이 내뿜어지고 있는 사회와 사람들의 냉소...

20191025_워싱턴평화비제막식 출국.jpg

그들에겐 아무 것도 아니었겠지요... 아무 것도 아니었을겁니다.

지금 자신들이 왜곡하고 조작하고 의심하면서 가십꺼리로 여기고 있는 바로 그것들이

누군가의 진실한 인생 그 자체였음을 그들은 물론 몰랐겠지요.

자신들이 살고 있는 사회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온 원동력이었음을 몰랐겠지요.


아니면 인정하고 싶지 않았거나... 혹은 다른 계획이 있었거나...

2019-10-29 원옥할머니 귀국.jpg

그런 악의적인 관심과 압박을 견뎌내는게 정상일까요? 아니면 그 앞에서 무너지는게 정상일까요?

혹시 세상엔 유난히 여린 사람들이 존재하는게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독해져버린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건 아닐까요? 우리 너무 독하지 않나요?


여러분이라면 어느날 갑자기 조여오는 그 올가미를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잘 버티실 수 있나요?

법에 정해진 바에 따랐고 영수증도 모두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의혹을 위한 의혹이 재생산되고 무자비한 반복 보도만이 뒤따랐을 뿐입니다.

200410 제주도인권캠프 자연사박물관.jpg

평생을 바쳤습니다.


상처받은 할머니들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누리시길 바라며...

그렇게하면 온세상의 인권이 조금은 더 향상될 것이라고 믿으며...

스스로 부엌데기의 삶을 자처하셨습니다.

복동할머니 생신.jpg

삶이 한순간에 통째로 부정당하는 느낌을 상상하실수 있겠습니까?

할머니가 뻔히 쉼터에 계심에도 불구하고 협조를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압수 수색이 감행되었고 기자들이 밀려들었고 유튜버의 욕설이 날아들었습니다.


그래놓고는 진심으로 유감이지만 왜 이렇게 됐는지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여전히 언론은 슬픔에 잠긴 쉼터를 둘러싼체

오가는 사람마다 붙잡고 지금 쉼터 분위기가 어떠하며 윤미향이 안에 있냐고 물어봅니다.

자신들이 어디까지 잔인해 질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은 걸까요? 아니면...

20041217 건강나라 나들이.jpg

길원옥 할머니는 여전히 쉼터에 계십니다 .

할머니는 소장님이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계십니다.

아무리 설명을 드려도 그게 무슨 말이에요, 송소장 어디있어요. 빨리 오라고 해요란 말만

되풀이 하십니다.


그리고 지금 할머니가 계시는 그 집 밖에선

자칭 보수 유튜버란 것들이 몰려들어 쌍욕을 하고 있죠.

20080416 남산나들이.jpg

어찌할까요... 우리 소장님 가시는 길을 어찌할까요... 길원옥 할머니를 두고 어찌할까요...


멍하니 하루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다 트레이더스에 들렀습니다. 하얀 셔츠가 하나 필요해서요.

소장님 가시는 길에 그래도 새옷 하나는 입고 보내드리고 싶어서요

근데 와서보니 이번엔 입을만한 바지가 또 안보이네요...

새로사온 셔츠는 긴팔이고...


할머니들 소중합니다.

그런데... 활동가들도 할머니들 만큼 소중합니다.

할머니들을 인권 운동가로 만든건 활동가들이었습니다.

우리 정의연 활동가들을 조금만... 정말 조금만 더 사랑해주시기 바랍니다.

아껴주시기 바랍니다.


처음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보고 제 아내가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자신들의 삶이 통째로 부정 당하게 생겼는데 지금 저 사람들 속이 어떻겠냐며

윤대표랑 정의연 활동가들 옆에 빨리 사람을 붙여야 된다고 하더군요.


설마...했습니다.

저 역시 정의연 활동가들이 무슨 전사라도 되는줄 알았나봅니다.

그리고 오늘 저는 손영미 소장님을 잃었습니다.


제가 손영미 소장님을 잃은 것일까요?

아니면 여러분들이 손영미 소장님을 잃은 것일까요?

손영미 소장님이 얼마나 소중한 분이었는지 사람들은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요?


할머니들은 정의연에서 잡아둔 볼모가 아닙니다.

할머니들의 자유 의사에 따라 쉼터에 계셨던 것이지요.

소장님이 떠나시고 이제 길원옥 할머니를 가족들이 모시고 가겠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그 사실도 잘 모르십니다. 이해를 못하고 계신다고 하는게 정확하겠지요.


그렇게되면 이제 정의연에서 운영해온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될 겁니다.

저 미친 언론과 짝퉁 보수들은 그걸두고 또 정의연 해체를 운운하겠지요. 계획대로 하겠지요.

저들은 정의연이 걸어온 인권이라는 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온통 돈이야기 뿐이죠.


여러분들은 어찌하시겠습니까?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도와주십시요!


오늘도 그들은 할머니의 집 앞에서 욕설을 내뱉으며 유튜브를 했고

오늘도 그들은 손소장이 윤의원과 통화후 돌아가신거 아니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그들은 유감이지만 손소장님이 왜 그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저들이 내뱉고 저지르고 있는 온갖 기행과 악행을 기록해서 정의연으로 보내주십시요!

정리는 정의연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으지를 못합니다. 정의연 활동가들 몇명안됩니다.

여러분들이 도와주셔야 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싸워보려합니다. 도와주십시요!


war_women@naver.com

손영미 소장님의 장례가 시민장으로 진행됩니다.

빈소는 연세대 병윈 장례식장 14호입니다.

쵤영이나 취재는 거부되며 조문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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