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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왜 문재인대통령에게 실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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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중의 소리 작성일19-08-28 22:23 조회1,4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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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새벽 신형전술유도탄 발사를 참관하는 모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새벽 신형전술유도탄 발사를 참관하는 모습ⓒ뉴시스

북한이 남측과는 다시는 마주 앉지 않겠다며 연일 강도 높은 비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평화경제'를 역설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못 믿겠다는 것이 요지다. 그리고 올해만 9차례에 걸쳐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북한은 왜 화가 난 것일까.

일단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등 대북 군사적 위협에 대한 반발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지난 5월 발사 역시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연합항공훈련에 대응한 조치였다. 한미 군 당국은 훈련의 이름을 바꾸고 규모를 축소했다고 강조하지만, 북한은 훈련의 침략적 성격을 은폐하기 위한 기만술로 이해했다.  

이 와중에 남쪽의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 정치권과 언론은 북한이 '적대행위 중단'을 약속한 9.19 남북군사합의를 어겼다며 "합의 폐기하라" 목청을 돋운다. 문재인 정부의 평화프로세스를 지지하던 국내 여론도 북한의 생각을 도저히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덩달아 요동친다.

남북미 정상의 6.30 판문점 회동 이후 한반도 평화정세를 낙관하던 정부 당국 역시 난감한 모습이다. 북한이 반발하는 한미연합훈련이 끝나고 난 뒤에는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계기로 남북관계 회복의 실마리도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던 터였다.  

북한이 화내는 이유?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문재인 대통령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 자료사진ⓒ뉴시스

북한이 무력시위에 나서고 문재인 대통령을 콕 집어 비난하는 등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 상황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일단은 북한의 메시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북한은 "전쟁과 대화는 양립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해왔다. 이는 한미일의 상시적인 군사압박 속에서 수세에 놓인 북한의 안보 우려가 드러나는 지점이며, 9.19 군사합의에 적극 호응해온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때만 되면 세계최강 미국이 참여한 군사훈련이 북한의 눈앞에서 펼쳐진다.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첨단무기들이 문지방이 닳도록 들락거린다. 게다가 훈련의 내용은 대북 선제타격을 동반한 '수복지역 안정화 작전'(작계 5015) 등으로 채워져 있다. 한마디로 '북한 점령' 훈련이다.

한미 군 당국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하기 위한 방어용 훈련이라고 주장하지만, 눈앞에서 평양 점령을 모의하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 하는 북한 입장에서는 그냥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실상 비상경계 태세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한미 군 당국의 설명은 '기만전술'로 굳어진다.

남북 군 수뇌부는 9.19 합의를 통해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약속했다. 남북 정상이 보는 앞에서 서명식도 했다. 북한은 이를 거론하며 남측이 1년도 안 돼 합의를 정면으로 위배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결국 북한은 "정당한 자위적 조치"를 내세워 확실하게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무력시위로 대응한다. 통상적인 주권국가 입장에서 본다면 가만히 있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북한은 발사체를 쏘아 올린 뒤 '당신들의 적대행위가 계속되는 한 우리도 실력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도 빼놓지 않는다.  

그러나 남측은 "우리의 남북공동선언 이행 의지는 변함 없다. 북한이 대화의 장으로 나오길 촉구한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이다.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복장이 터진다'는 호소에 가깝다.

'평화경제'를 역설한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직접 겨냥해 "말끝마다 평화를 부르짖는데, 미국으로부터 사들이는 무인기와 전투기들은 농약이나 뿌리고 교예비행이나 하는 데 쓰자고 사들였다고 변명할 셈이냐"는 북한의 불만은 술자리 푸념을 떠올릴 정도로 솔직하다. '불안해서 밤에 잠을 못 자겠는데, 입장 바꿔서 너라면 가만히 있겠냐'는 투다.  

'군비통제' 약속한 9.19군사합의는 어디로 가고… 

지난 3월 29일 공군 청주기지로 스텔스기인 F-35A 전투기 첫 도입물량이 도착하고 있는 모습
지난 3월 29일 공군 청주기지로 스텔스기인 F-35A 전투기 첫 도입물량이 도착하고 있는 모습ⓒ뉴시스

사실 북한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폭발적인 군비 증강에 매달리는 문재인 정부다. 최근에는 향후 5년간 290조5천억원이 투입되는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했다. 전략폭격기를 실어 나를 항공모함은 물론, 북한의 전력시스템과 전자장비를 모두 무력화시킬 수 있는 첨단무기들을 잔뜩 도입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담긴 정책적 산물이다.

가뜩이나 남측의 평소 국방예산도 북한의 30배가 넘는데, 북한 수뇌부를 비롯한 핵심 군사시설을 선제타격하기 위해 비싼 공격형 무기들을 더 끌어모은다는 얘기다. 특히 북한이 "보이지 않는 살인무기"라며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스텔스 전투기 F-35A는 2021년까지 모두 40기를 도입한다. 고고도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도 패키지로. 

청와대는 현 정부의 연평균 국방비 증가율이 8.2%(올해 46.7조)로 이명박 정부(5.2%)와 박근혜 정부(4.1%)보다 훨씬 높다며 "북한 무기보다 몇 단계 더 나아가고 있다"는 자랑까지 늘어놓는다. 이쯤 되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서는 '내가 속은 것 같다' 하지 않을까.

"'대화에 도움이 되는 일은 더해가고 방해가 되는 일은 줄이기 위해 노력'하자고 떠들어대고 있는 남조선 당국자들의 위선과 이중적인 행태"(22일 조선중앙통신), "전쟁연습은 전쟁연습이고 대화는 대화라는 논리 아닌 논리, 그때는 그때이고 지금은 지금이라는 식의 사고는 동에 닿지도 않는 궤변이며 천박하기 그지없는 발상"(26일 우리민족끼리) 등의 비난도 바로 이 지점을 겨냥하고 있다.

결국 북한은 남북관계를 중심으로 한반도 정세를 호전시키는 것이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남측을 더 이상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신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을 통해 단번에 남측까지 견인하겠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추론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통미봉남' 전술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북한 입장에서 보면 딱히 다른 방법이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한편, 정부는 내달 19일 도라산역에서 열릴 9월 평양공동선언 1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북측에 통보도 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남측의 단독행사로 기획했다. 4.27 판문점선언 1주년 행사 때는 남북공동으로 치르기 위해 북측에 의사를 타진했지만, 이제는 그런 노력조차 내려놓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19일 평양 5.1경기장에서 진행된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지난해 9월 19일 평양 5.1경기장에서 진행된 대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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