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북 장사는 불황이 없다.

기사입력 2015.11.06 21:17
최종수정 2015.11.06 21:24

요즘 또 갑자기 ‘친북좌파’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보면 선거철이 얼마 남지 않은 모양이다. 한국 정치판에서 밑천 없이 ‘대박 나는’ 장사가 있다. 바로 종북 장사다. 잘만 하면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다.

종북 좌판 앞에서는 국정원 댓글이나 사이버공격 같은 물건은 경쟁이 안된다. 종북은 그 품질이 어찌 됐든 사람들의 관심을 사는 데는 딱이다. 종북 좌판만 펼쳐 놓으면 친일을 했어도 부정이나 부패의 전력이 있어도 모든 것이 덮어지고 오히려 애국자로 재포장되니 종북 장사는 날로 번창해 세를 확장하고 있다.

대한민국 토양에서 종북 장사가 잘되는 이유가 있다. 종북 상품은 전국적으로 광범위한 네트워크 체인점을 가지고 있다. 특이한 점은 소득 상위층이나 하위층이나 종북 상품의 단골 고객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다양한 종북 상품으로 소비자를 속이고 호황을 누려왔다. 총선이 5개월 이상 남았는데 벌써부터 종북 좌판을 펼쳐놓고 고객 모시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종북 장사꾼들은 장사가 안된다 싶으면 색깔이 좀 더 강한 ‘좌빨’이나 ‘빨갱이’ 같은 자극적인 상품으로 구색을 맞춘다.

소비자인 국민들은 매번 속으면서도 자극적인 그들의 상품을 선호한다. 종북 상품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신상품이 개발돼 과거와는 다르다. 5공이나 유신 때는 간첩 침투 같은 상품이 인기가 있었는데, 요즘은 인터넷 사이버 댓글 같은 신상품으로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자극한다.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아무리 부도덕해도 종북 좌판만 펼쳐 놓으면 애국으로 둔갑한다. 한마디로 요술방망이 같은 존재다. 종북을 파는 장사꾼들도 자신들이 파는 상품이 불량품인 줄 알지만 돈과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그들은 소비자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불리하다 싶을 때 종북만 들이대면 만사 ‘OK’다.

그래서 그들은 오만방자하다. 종북 상품은 투자금도 필요 없다. 제품은 얼마든지 있다. 무한정 쌓아 두어도 재고 처리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 그래서 그들의 안하무인과 철면피함은 하늘을 찌른다. 내란도, 헌법 파괴도, 부패비리에 썩은 냄새가 진동해도 개의치 않는다. 종북 장사는 상술이 필요 없다. 그냥 좌판만 펴면 탄압이나 만행이 존경과 향수로 변한다. 그래서 지금 우리 정치는 구악이 춤을 추고 그들의 방자함이 하늘을 찌른다.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상대를 모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신체장애나 빈곤, 낮은 학력을 거론하는 것은 비열한 행동이다. 더구나 남북이 대치한 우리나라에서 공산주의자나 친북 행위자라고 매도하는 것은 그 어느 것보다 그 사람에 대한 해악이자 치명적인 모욕이다.

종북이라는 말은 표현이 아니라 폭력행위라고 하는 이도 있다. 이런 행동은 사실도 논리도 필요 없이 그저 공산주의 좌경이라는 낙인만 찍으면 게임이 끝난다고 보는 게 그들의 생각이다. 이런 식으로 그들은 정치적 반대자들을 탄압하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것이란 착각 속에서 지난 세월을 살아왔고 그 시대를 거치면서 굳어졌을 것이다.

부모는 자식에게 애정을 갖고 끝없는 사랑을 베풀어야 하고, 군주는 백성의 어버이가 돼 고통과 어려움을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베풀지 않고 지도자가 무섭거나 위협으로 다가온다면 국민들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이는 지도자의 도리가 아니다.

지금은 손가락 하나로 세상의 모든 일을 들여다볼 수 있는 스마트폰 시대, 정보화 시대이다. 지구촌이 하나가 되어 시시각각 정보를 공유하며 각국은 자국의 이익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열정을 가지고 경쟁하고 있다. 그런데도 유독 우리 정치만이 철지난 색깔론 이념공방에 여념이 없다. 그로 인해 화합은 고사하고 갈등만 심화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으며,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우리의 헌법은 과연 있기나 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