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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접한 짧은 이야기] 금의환향(錦衣還鄕)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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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광선 작성일2014-03-21 03:16 조회1,5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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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자울재를 올라서자 예전의 그 바람이 향기롭고 정답게 생왕의 얼굴을 쓸어 만졌다.
산등성이는 원래 언제나 시원한 바람이 넘나들게 마련이지만 유독 자울재는 산등을 스므길 남짓 파서 길을 냈기 때문에 양쪽에 높이 깎인 벽 사이로 아래서 느끼지 못했던 센 바람이 흘러나간다.
마을 뒷산마루에 덩그러니 놓인 바위가 범바위다.
범바위 산마루로부터 동으로 뻗어 내린 능선이 마치 범이 옆으로 누운 형상이라고 한다.
일본은 한반도를 지배하면서 한국인들의 기상을 꺾어놓기 위해 한국인들이 대대로 영산이라고 일컬어온 산, 정기가 모였다는 곳곳에 쇠말둑을 박거나 산허리를 파헤쳐 사기와 희망을 꺾고 패배의식을 깊숙이 심었다.
자울재가 바로 그 한 경우다.
사람들은 일제가 신작로를 낸다는 핑계로 범의 허리를 잘라버렸다면서 세상을 뒤 흔들 범같은 장수가 마을에서 나올 것이라는 희망이자 전설이 더 이상 효용이 없어지고 말았다고 탄식했다.

“후유우, 인자 내려가는 길잉께.
쬐깐 앉아서 쉬었다 가자.”

쭈그려 앉으며 머리에 인 장보따리를 내리시는 어머니를 거들어 생왕은 죽을힘을 다하여 보따리를 들어 내렸다.

“하이야, 니가 있응께 참말로 쉽다.
혼자 장에 댕길 때는 보따리 내리고 이기 어려워서 쉬고잡퍼도 못 쉬고 걷기만 했는디.”

재를 오를 때 몇 차례나 주저앉고 싶었고 울고 싶었고 업고 가주기를 바랬지만 보따리를 머리에 이고 계셨기에 생떼를 쓸 수는 없어서 다시는 어머니를 따라 장에 가지 않겠다고 수도 없이 중얼거리며 헐떡이던 생왕은 어머니에게 꼭 자기가 옆에 있어야 하고 장에 가실 때는 언제나 반드시 따라다녀야 한다고 다짐했다.

어머니가 앉아 쉬시던 바위는 아스팔트에 밀려 저만큼 물러나 낭떨어지에 매달려 있었다.
바위를 끌어안자 잿바람에 싸늘해진 가슴이 어머니의 체온으로 훈훈하게 녹아났고 시큼달큼한 어머니의 냄새가 금방 온 몸을 흠뻑 적셨다.

“느그 엄니 보따리만 내려주지 말고 내 보따리도 잔 내려주라이.”

재 아래서는 보이지 않던 점남이 어머니 초동댁이 언제 따라붙었는지 뒤에 서 있었다.

“초동아짐도 장에 갔다 와?
앉어봐. 내가 짐 내려주께.”

초동댁도 쪼그려 앉으며 생왕이 쪽으로 머리를 내 밀어 부축을 받는 시늉을 하면서 짐 보따리를 내려놓고 깔깔 웃는다.

“워따메, 생왕이가 다 커부렀네.
장개보내야 쓰것구마.
인산성님은 참말로 조컷네.”

“초동동상도 장에 갔다온가?
알었으먼 같이 올 것인디.”

“낼모래 못밥(모내기 할 때면 동네잔치가 벌어진다. 아마도 어느 명절보다 더 많은 음식을 장만하여 들에 내가면 눈에 띄는 모든 사람들을 불러 모아 거나한 잔치판이 벌어지는 것이다.) 내갈라먼 머 해갈 것이 읖써서 마른 것 맷마리 살라고 갔는디 죽것다고 쌀 한말 이고 가서 폴아봐야 살만한 것이 있습디까?
먼놈의 물가는 날마다 올라처자빠지는지.
촌사람 등골만 빠져요 기냥.”

“쉬었응께 얼릉 가세.”

엉덩이를 붙였는지 말았는지 어머니는 펄쩍 일어나서 보따리를 잡자 초동아주머니가 함께 거든다.

“워매, 멋이 이라코롬 무겁다요?
그랑께 인산아재 지삿날이 낼모래그만 월마나 걸게 샐라고 보따리가 이렇게 무겁다요?”

“지사반찬이랄 거 뭐 있능가? 언제는 지사답게 지냈다고.
나도 기냥 못반찬에 쓸라고 고노리 한동우 산 것이 무겁네.
이따가 집이 와서 한 사발 퍼가소.”

“생왕이는 내 등에 엡혀라잉.”

“땔싹 큰것을 멋할라고 업은당가, 걸어가게 냅 두소.”

반가움과 절망이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생왕은 그 때 정말로 더 걸어갈 힘이 없었기에 해 질녘까지 그냥 앉아 쉬었다가 어머니가 업고 내려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머니는 아직 등에 땀이 마르기도 전에 일어서서 가자고 독촉하시고 아주머니가 업어주시겠다는데도 못하게 하신다.
다시는 어머니를 따라다녀서는 안 된다고 또 다짐한다.

“아따, 이 애린것이 장에서부텀 여그까정 어른 따라 걸어옴시로 월매나 심들었것소.
워매, 다리가 탱탱 붓었구마는.
언능 이리 엡혀라.”

아주머니는 보따리를 머리 위에 달랑 얹고는 생왕을 끌어 등짝에 붙이고 두 팔을 감아 받치며 흔든다.
아주머니가 언제나 꼭 곁에 있어주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바랬다.

고향!
그렇다.
사람들은 어째서 고향을 그토록 그리워하는가?
사람들은 어째서 그렇게 죽기 전에 고향에 돌아가고 싶어 하는가?
어머니가 베어놓은 시큼달큼한 몸냄새와 훈훈한 열기를 담은 바위와 흙 뿐만은 아니다.
이웃의 포근한 가슴과 등짝, 그것이 바로 수 십 년 어느 한 곳에 붙박이 살이어도 채워지지 못하던 마음속의 텅 빈 구석이며 실체를 아지 못하고 찾아 방랑하던 그것이 아니던가.

어머니는 그 사이 큰길이 아닌 산등성 셋길을 헤집고 저만치 멀어져가고 있었다.

“성님, 존 길 나두고 그리 가시오?
그리 가먼 더 멀기도 헌디.
그랑께 인산아재한테 댕겨가실라고 그라지라?
생왕아, 느그 아부지한테 댕겨갈라고 그란갑다.
얼릉 따라가자.”

생왕을 짤싹 등짝에 붙이고 아주머니는 수풀을 헤집으며 불이나게 뛰기 시작했다.
자울재 아래 작은 개곡이 조골이고 서쪽으로 범의 앞다리라는 작은 능선 두 개를 지나면 범골이다.
큰길 따라 내려갔다 범골에서 다시 올라가면 쉽겠지만 보이지도 않은 오솔길을 찾아 산등성이를 가로질러 간다.
깨금나무가 많아서 여름이면 늘 점남이와 함께 깨금 따러 쏘다니던 곳이다.
그러다가 해 넘겨 집에 들어오면 한바탕 야단을 맞는다.

“다 큰 가스나그 델꼬 하루쟁일 워디를 그라고 쏘다니냐?
커서 뭣 댈라고 글자 한자 배워볼라고는 안 하고!”
 

“전경사님, 저놈이 또 길도 없는 숲 속으로 기어드네요.
한 참을 바위에 엎드려 무슨 암호를 찾는 것 같더니 또 들켰다고 느꼈는지 벼락같이 숲 속으로 뜁니다.

....

숲이 짙어서 안 놓칠려나 모르겠습니다.

....

아, 네. 지금 출동준비 완료했다고요?”

5

아버지의 묘는 거의 흔적을 알아보기 어렵게 망가진 위에 엉겅퀴만 무성해 있었다.
지난 봄 돌풍이 불었는지 무덤 가까이에 고목이 된 소나무 한 구루가 뿌리째 뽑혀 누워있었다.
그래도 바로 위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묘는 조금은 도두룩한 게 무덤 같아 보였다.
생왕은 아버지의 묘소에 소주 한 병을 부었다.
생왕은 아버지를 기억하지 못한다.
도무지 모습이 떠오르지를 않는다.
그냥 사람들이 아비 빼 닮았다고 했으니까 시내물을 들여다볼 때 아른아른 출렁이며 비친 자신의 얼굴이 아버지의 얼굴이려니 한다.
생왕의 아버지는 이곳에서 토벌대에 사살되었다.
아버지가 왜 사살되었는지 생왕은 모른다.
할아버지도 모르고 어머니도 모르고 마을사람 아무도 모른다.
그냥 죽어주어야 할 사람이 어느 시대 어느 곳에나 있는 것이며 바로 아버지는 그 죽어주어야 하는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모두들 모른다고 하면 몰라야 한다.
왜냐하면 위대한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니까.
모르는 사람들이 대표를 뽑아서 나라를 다스리라고 맡겼고 나라를 다스리는 처다 볼 수 없이 엄청나게 높으신 양반들은 알려고 하는 사람을 모조리 죽여버려야 편하게 잘 먹고 잘 산다고 하니까.

산주인 김첨지는 사람이 사살된 저주의 불모지 한 정보를 떼어서 할아버지에게 팔았다.
할머니는 심화를 이겨내지 못하고 금방 돌아가셔서 아버지 묘 바로 윗자리에 묻혔다.
아버지의 주검 위에 땟장을 덮은 할아버지는 불모지에 소나무 묘목을 심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머리에 옹기를 이고 골짜기에서 물을 퍼다 나무를 키웠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또 산기슭 아래쯤 조금 편편한 곳을 파서 밭을 만들었다.
어머니는 똥과 오줌이 썩은 합수를 옹기에 담아 머리에 이고 산길을 올라 밭을 가꿨다.
그럴 때면 생왕은 젖먹이 생애를 등에 업고 아장아장 걷는 생희를 데리고 왼종일 삐비를 뽑고 찔구를 꺾고 뙛뿌리를 파 주린 배를 채우며 해가 지고 어머니가 밭일을 접기를 기다렸다.

소나무가 팔뚝만큼 굵어져 일대에서는 제일 울창한 숲을 이룰 즈음, 할아버지는 아무도 모르는 어떤 병고에 시달리던 끝에 어느 날 아버지의 무덤가에 혼절한 채 발견되었고 마을 사람들은 아버지 묘 바로 윗자리, 할머니가 묻힌 곳에 함께 묻었다.

"하네야.
외롭제?
자울재를 가운데 두고 이쪽과 저쪽에서 아버지와 아들을 흉탄으로 보낸 지워지지 못하는 설음으로 땅을 파던 하네야.
눈물 반 한숨 반으로 밭을 일궈 키워낸 손자 두 놈, 한 놈은 미국에 뺏기고 또 한 놈은 예수에 뺏겨 제삿밥도 못 얻어먹고 이렇도록 허물어진 엉겅퀴 속에 누워서 얼마나 쓸쓸한가?
하네야, 밭을 파던 흙투성이 손으로 이마를 닦을 때 엄니가 날라다 준 막걸리 한 사발이 세상을 다 얻은 것마냥 흡족했다던 하네야.
막걸리가 없다 해서 쐬주 사왔네.
쐬주가 막걸리보다 비싸서 못 마셔봤제?
쐬주보다 겁나게 더 비싼 양주도 사왔네, 하네 줄라고.
손자며느리가 차타고 옴시로 가지고 올 가방 속에 있네.
어느 대통령도 그거 마시다 죽었다드만.
내일 와서 겁나게 비싼 양주도 줄텐께 오늘은 우선 쐬주로 목 추기고 그만 쓸쓸함 털소, 하네야."

갑자기 걷잡을 수 없는 서러움이 복받치면서 눈물이 와르르 쏟아져 내렸다.
눈물과 함께 소주 한 병을 무덤에 뿌리고 그 앞에 퍼질러 앉았다.
산 밑에 종재기같은 저수지가 햇볕을 받아 파랗게 번쩍이고 있었다.
빽빽하던 아람들이 소나무는 언제 벌채했는지 몇 구루만 띄엄띄엄 남아 사령처럼 서 있을 따름이었고 그 아래 또 새끼나무가 오송보송 키를 재고 있는 사이사이 창포꽃이 수줍어 얼굴을 떨군다.
봄이면 진달래로 붉게 물들던 산, 여름 내내 창포가 푸르게 물들이고 나면 가을엔 다시 들국화로 뽀얗게 뒤덮였었지.
뻐꾸기 소리가 저수지 물을 때리고 범골로 기어올랐다 가픈 숨을 몰아쉬며 되돌아온다.


세대의 트럭이 먼지를 뽀얗게 일으키며 산길을 달려오더니 저수지 둑 아래 멈췄다.
철모를 쓰고 장총을 든 장정들이 트럭에서 뛰어 내려 이리저리 흩어진다.
무슨 일이 있나?
예비군 훈련이라도 하는가 보지.
 
6

"공비는 무기를 버리고 자수하라!
공비는 완전히 포위되었다.
무기를 버리고 자수하라!"

생왕은 어리둥절하여 주변을 살폈다.
묘한 일이군.
하필이면 이 때, 이곳에 무장공비가 나타났다니.
무기를 버리라는 외침에 불현듯 불안해지기도 한 생왕은 반사적으로 몸을 웅크리고 무덤 옆, 뿌리 뽑혀 넘어져 있는 소나무 가지 뒤로 몸을 숨겼다.
바로 옆에서 공비가 총부리를 정수리에 들이밀며 인질이 되는 착각에 으스스 몸이 떨렸다.
숨을 죽이며 다시 사방을 조심스럽게 살폈지만 주변에서 인기척을 느낄만한 아무런 증조도 없었다.
전경들은 총부리를 앞세워 조심스럽게 엉금엉금 한 발 한 발 포위망을 좁혀오고 있었다.

"공비는 완전히 포위되었다.
무기를 버리고 자수하라!"

덤불이 흔들리며 바스락소리가 들렸다.
생왕은 기겁했다.
아마도 공비가 바로 옆에 숨었나보다.
갑자기 정수리가 가려워진다.
싸늘한 쇠붙이가 느껴진다.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꼼짝 말라고 한다.
움직이면 쏜다고 한다.
정수리가 너무 가려워서 못 견디겠다.
잔득 웅크리고서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게 가만히 손을 들어 정수리를 만져본다.
총부리같은 것은 닿아있지 않았다.
고개를 돌려 살펴본다.
아무도 없다.
그래도 불안했다.
무덤 옆에 뿌리 뽑혀 넘어진 소나무 뒤 웅덩이로 숨어야하겠다고 생각했다.
가만히 지팡이를 들어 올려 내 짚으면서 잽싸게 움푹 파인 웅덩이를 향해 몸을 날렸다.

전경들의 눈에는 들어 올리는 지팡이가 장총을 겨누는 것으로 보였다.
순간 위협을 느낀 누군가가 방아쇠를 당겼고 울리는 총성을 신호로 일제히 사격을 퍼부었다.
생왕은 허공에 지팡이를 던지며 꼬꾸라졌다.

범골 산머리에 걸린 해는 유난히 밝은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아이들이 참꽃 묶음을 흔들며 몰려오고 있었다.

"생왕아!
생왕이 왔구나!
어서 와, 반갑구나 생왕아!"

종전이도 있었고 희옥이도 있었고 영만이도 있었다.
우리는 늘 이 골짝 저 골짝 싸다녔지.
참꽃을 씹어 벌겋게 물든 입술을 손등으로 문지르며 지는 해와 경주하듯 산을 내려오면 어머니들이 부지갱이를 들고 쫓아나왔지.

"네가 이렇게 찾아왔구나.
참꽃 꺾으려고 왔니?
우리가 같이 꺾어줄게.
이제는 안 갈거지?
우리하고 참꽃 꺾으면서 함께 놀거지?"

쿵쿵쿵 축포와 폭죽을 터뜨리며 아이들은 생왕을 태운 꽃수레를 밀고 온 마을을 돌아 범골로 들어섰다.
점남이도 있었다.
생왕은 너무나 반갑고 기뻐서 두 손을 쫙 벌리며 그녀를 향해 수레에서 뛰어내렸다.
눈꼬리에 예쁜 점이 있는 점남이가 빨간 복사꽃을 던지며 소리쳤다.

"생왕아 받어.
복사꽃이야.
놓치지 말고 받아서 가슴 깊이 품어!
너하고 같이 심었던 복숭아나무에서 이렇게 예쁜 꽃이 올해도 피었네.
어서 받아. 그리고 함께 복사꽃 구경가자꾸나.
어서 이 꽃 받아!"

한 방의 총성이 다시 범골에 메아리져 갔다.
점남이가 던져준 빨간 꽃잎을 가슴으로 받아 안은 생왕은 환호했다.
언제였었나?
점남이와 둘이서 복숭아 하나 가지고 범골에 놀러갔었다.
맑은 물이 졸졸 소리를 내며 은구술처럼 튀어오르던 골자기에 앉아서 둘이서 복숭아를 나누어 먹었다.

"우리 이 씨 심자.
복숭아나무 나서 열매 맺으면 해마다 우리 둘만 와서 복숭아 따먹자!"

"그래.
우리 둘만 알고 아무한테도 여기다가 복숭아나무 심은 거 알려주지 말자."

고사리같은 네 개의 손으로 열심히 언덕빼기를 팠다.
복숭아씨를 거기 곱게 묻고 손바닥으로 토닥였다.
그리고 고무신으로 냇물을 퍼다 씨를 심은 곳에 부었다.
터진 옆구리를 손바닥으로 감싸 막았지만 고무신엔 물이 별로 고여 있지 못했다.
해가 누엿누엿 넘어갈 무렵까지 둘은 열심히 물을 퍼다 씨를 심은 땅을 적셨다.
노란 햇빛이 범골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가운데 빨간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복사꽃 너머로 할아버지가 손짓하신다.

"어서 오너라, 생왕아.
어서 이리 오너라!"

생왕은 할아버지의 품을 향하여 달렸다.

"여보, 어디 가?
혼자만 가면 어떻게 해, 기다려, 혼자서 가지 말고 함께 가게 기다려!"

뒤에서 선애가 부르는 소리가 울려왔지만 생왕은 달음질을 멈출 수가 없었다.

"생왕아!
여보오!"

앞에서 부르는 할아버지의 목소리와 뒤에서 부르는 선애의 목소리가 어우러져서 노란 석양을 헤치고 범골을 돌아 멀리 멀리 여울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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