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미 박사 탄압으로 본 남쪽의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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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성동포 작성일2014-12-03 15:58 조회2,421회 댓글3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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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식>LA시국회의 대표/진보의벗 대표
만약 평양이었다면
어제 미국의 추수감사절 주말 가족끼리 모여서 오랫만에 식사를 했다. 모인 가족이라야 우리집 가족과 처제네 가족, 그래도 애들이 다 모이니 11명이나 되는 숫자다. 딸이 일찍와서 저녁을 준비하고 술도 나눠 마시며 재미있는 모임을 가졌다. 노인들이 예전에 아이들을 보면서 안 먹어도 배부르다 하더니, 나도 아이들 큰 것과 다들 나름대로 생활들을 하는 것을 보니 배가 부른 느낌이 든다.
그런데말이다. 갑자기 신은미 박사 생각이 나면서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이런 행복의 순간을 평양에서 보고 왔다고 말하면 어찌 될까?
사람들은 나를 신은미 박사처럼 오만가지 얘기를 만들어내고 종북으로 몰아갈 것이다. 남쪽의 정치인들, 지배계층은 북이 행복하기를 원치 않는다. 아니 북에는 정상적인 사람이 살아서는 안된다. 적어도 그들의 북한은 항상 가난하고 못살아야 하고 독재치하에 있어야 한다. 북에도 행복이 있고 인간의 삶이 있다고 말하면 보안법 위반이다. 거기에 더해서 그들이 그렇게 경멸하는 북한 정치의 자주적 입장을 말하면 이건 완전히 간첩 이상의 죄목으로 몰고간다.
남이 원하는 북은 행복하면 안된다
남쪽은 북이 행복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행복의 권리는 남쪽만이 가져야 한다. 북은 행복하면 안 된다는 게 그들의 논리다. 실제 나는 평양에 두 번 갔다왔다. 그리고 이런 행복의 모습도 많이 보았고, 그들의 일상 속의 행복을 잘 알고 있다. 미국에서 같이간 동포들 중에는, 아니 나도 가끔은 이들의 행복은 위장된 가짜이고 시켜서 하는 것이라는 교육의 효과가 살짝 살아나기도 한다. 직접 가서 보고 느끼고 그들의 인간미를 알면서도 이런 생각이 기계적으로 드니 내가 받은 반공교육이 얼마나 지독한가! 지금도 종편에 의지해서 북에 대한 정보를 얻는 사람들에게 북의 행복은 당연하게 가짜다.
북은 사람사는 곳이다. 더디게, 아름답고 슬프게
1990년대 초 조광동씨(시카고 교포, 전직 기자)가 북에 갔다와서 “더디 가도 우리식대로 살지요.” “더디가도 사람 생각하지요.” 두권의 책을 썼다. 더디 가도 우리식대로 살지요가 전편이고 사람 생각하지요가 후편이다. 북을 두 번 갔다 왔다. 후편을 쓸 때는 1992년에 나와 같이 북에 갔었다. 이 책은 수많은 한국 대학생들에게 읽혔고 북한 바로알기 지침서같이 됐었다. 책의 내용은 제목에 나와 있듯이 사람 생각하는 사람들이 우리식대로 좀 천천히(풍족하지 못하게) 살고 있다는 얘기다. 뿔이 달린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알았던 사람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왔고, 큰 충격으로 다가갔다. 시절이 좋아져 많은 사람들이 북을 오가면서 이구동성으로 북의 인민들의 인강성에 반한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신은미 박사의 “재미 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내 생에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여행)” 도 북의 인민들의 행복과 가난한 삶을 담은 책이다. 1990년대에 쓴 책이나 2012년에 쓴 책이나 책의 내용은 내가 보기에는 대동소이하다. 사람의 삶이 그렇듯이.
되돌려진 시계
조광동씨의 책으로 북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는가? 바뀌었다면 신은미 박사의 열풍이 없었을 것이다. 북에 관한 시계는 1990년을 거쳐 2000년대 초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발전하던 남북관계가 이명박을 거치면서 퇴보하고, 박근혜가 들어서면서 완전히 박살이 나면서 다시, 아니 더 멀리 시계가 뒤로 돌았다.
조광동의 책은 잊혀졌고, 북에는 다시 머리에 뿔달린 인민이 들어섰다. 그러다가 신은미 박사가 여행기를 발표하면서 남쪽 시민들의 감성에 다가갔고, 잊어버렸던 북의 인민이 다시금 살아나기 시작했다. 남쪽의 정권은 그게 싫은거다. 이러다 다시금 통일의 열풍이 불까 걱정이 된 것이다. 이 정권은 북을 야만으로 몰고 그래야 정권이 유지되는데, 야만이 아닌 사람이 살고 있다는 자체가 싫은 것이다. 통일의 시계는 완전히 거꾸로 돌고 있는 것이다.
인민과 정권 분리의 허구
이 정권은 항상 얘기한다. 소위 진보적 지식인도 말한다. “북의 인민은 사랑하지만 그 정권은 타도의 대상이라고.” 이말처럼 모순되고 무식한 말은 없다. 어떵게 정권과 인민이 분리가 되나. 공부를 많이 하신 분들은 이론적으로 인민과 정권을 분리할지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의 정대화 교수는, 통일에는 통일을 하려는 정치적 의지(Political Will)가 필요하지 이론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통일은 정치적 의지로 하는 것이다. 결국은 양쪽 정부가 통일을 결정하는 것이다. 시민단체가 아무리 앞서도 통일이라는 분위기를 몰아서 정권에 압력을 가하는 것일 뿐, 정치적 의지가 없이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인민만 인정하고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가? 결국은 통일의 의지가 없다는 얘기다.
상대방 정권은 무시하고 인민만 상대하겠다는 것은 상대 정권을 와해시키겠다는 얘기를 에둘러 하는 말이다. 미국은 이 방면에 전문가이다. 항상 남의 나라 인권을 얘기하는 것이 그 수법 중에서 제일 잘 알려진 수법이다. 북의 인민은 사랑하고 인권을 걱정한다고 말하면서 정권과는 대화를 안하고 인권을 핑계로 정권을 압박한다.
정권과 인민을 구분하는 것은 그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고 망하게 하겠다는 말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맘에 안 든다는 얘기고, 자기말을 안 듣는다는 것이다.
통일은 정치적 의지로 하는 것이다
통일을 하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있다면 신은미씨의 강연이 활성화되도록 도울 것이다, 당연히 탈북자단체와 보수단체의 삐라살포를 막을 것이다. 이 정권이 하는 행동은 통일에 대한 의지가 없다. 통일을 하겠다는 정치적 의지가 없다. 통일대박은 거짓말이고 신뢰 프로세스는 말 장난이다. 대화가 될만하면 찬물을 끼얹어 대화를 막는 것이 이 정권이다.
박근혜 정권 아래서 일어나는 모든 통일에 대한 말과 정책은 반통일적이다. 아무리 그럴듯하게 보여도 정치적 의지가 없는 말장난이니 이 정권의 통일정책을 믿지 마시라. 행여 이 정권에서 진심을 담은 통일정책이 나올까 걱정이다. 그 진심을 믿을 수 없으니……
남·북한의 인민들이 진짜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박근혜 정권이 물러나고 통일에 대해서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정권이 들어서야 가능할 것이다. 남의 인민도 북의 인민도 행복할 권리가 있다. 행복은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니, 경제적으로 조금 잘 사는 남쪽의 인민만 행복하다는 불쌍한 생각에서 깨어나시라. 가난해도 행복하다는 것을 모르는 인간들이 불쌍한 것이다.
신은미 박사가 무사히 돌아오시고 그 받은 수많은 상처가 승화하여 앞으로도 통일운동에 큰 기여를 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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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인생님의 댓글
멋진인생 작성일
신은미선생님 극단적인 탈북단체들로 인해 고생많이하셨네요? 정말 이게 과연 대한민국이 맞는지 의문스럽네요? 물론 북녘땅이야 어렵고 힘든건 매한가지죠! 오늘도 목숨걸고 탈북하는 탈북자들이 많이있다는거 다 알고있습니다! 물론 모든 탈북자들이 다 탈북단체에 가입해서 종북몰이를 해대는건 절대로 아닙니다! 그리고 탈북자들 가운데 8~90%가 재입북하고 싶다고 기사에서 나왔던데 그거 과장된 이야기일수도 있다고합니다! 재입북이 과연 쉬울까요? 그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언론매체자체가 진보 중도 보수를 떠나 전부 무섭고 잔인해보이더군요? 어쨌든 일베회원의 황산테러사건은 조속히 해결하기를 바라며 신은미선생님이 검찰에서 조사받으신다니 앞으로 두고봐야 되겠네요?
멋진인생님의 댓글
멋진인생 작성일신은미선생님, 지금 북녘에 계시죠? 설경이는 이제 생후 22개월된 아들 의성이를 둔 엄마이고 설향이 역시 임신해 예비엄마라고 하니 암튼 설향이가 무사히 건강하게 아이를 낳길 기원하는 바입니다~!!!!!
멋진인생님의 댓글
멋진인생 작성일참고로 신은미선생님에 대해 세상에 공개된건 1983년 10월 MBC대학가곡제에서 기다림이라는 노래로 알려지게되었고 그뒤로 1993년 4월17일 귀국독창회를 열고 그랬던사람이 20여년뒤 토크콘서트 피해자가 되었을줄 누가 알았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