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주의 생활에세이] 국가보안법이라는 시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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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붓꽃 기자 작성일2025-11-16 17:28 조회3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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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민주주의를 원하는가, 남북 사이 평화 정착과 교류 그리고 나라의 번영과 통일을 원하는가, 미국에 대한 비굴한 굴종을 벗어 자존 자주 자립 자긍의 나라를 건설하고 싶은가, 진정 민중을 위한 정치를 하고자 하는가....다들 명분있고 내용이 아름다우니 하고자 한다 하겠지.
그러나 그 대답의 진정성을 가르는 시금석, 판단기준은 국가보안법에 대한 태도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데 찬성하면 그의 대답에 진정성이 있는 것이고 반대한다면,
그의 설명이 아무리 그럴듯하고 설득력 있어 보여도, 결국은 거짓이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
저자: 이범주.통일시대연구원 연구위원.

2016년 무렵, 박근혜 탄핵 집회가 연일 열리고 있을 때 이재명이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는 문재인과 대선 후보를 다투고 있었다. 애매모호, 우유부단...정체 알 수 없는 문재인에 비해 그는 선명해 보였다. 소년공 경력 내세우며 억강부약을 말했고 연설 내용도 멀쩡해 보였다. 그를 지지했다. 그를 위해 민주당 특별당원 신청까지 했다.
경선 과정에서 이재명이 대구에 왔다. 2017년 쯤 되었을 거다.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 운집했다. 그는 성남 시정(市政)의 경험에 근거해 이야기를 풀어 나갔는데 주로 정부가 베푸는 쿠폰 복지에 대해 말했다. 국민을 주인으로 보지 않고 높은 위치에서 시혜 베풀 상대로 대상화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언뜻 들었다.
질문 시간이 되었을 때 그에게 질문했다.
“국가보안법 철폐할 생각은 있습니까?”
그가 말하기를, “지금 같은 조건에서 국가보안법 철폐 제기하면 여야 모두 반발, 정국이 엉망이 되어 일할 수 없다. 그래서 북과의 경제협력을 확대시켜 나가는 방법으로 내용적, 실제적으로 국가보안법을 유명무실화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질문은 거칠었으나 대답은 노련했다. 사람들은 그에게 열렬한 박수로 화답했다.
그런데 그가 그런 식으로 취급했던 국가보안법은 그리 실용적으로 다룰만한 가벼운 대상인가. 그 만만한 법 때문에 숱한 사람들이 잡혀 들어가 간첩으로 몰려 모진 고생 하고 숱한 지식인들이 감옥에서 형극의 세월을 살았던 것인가. 그 만만한 법이 일제 강점기, 해방 이후 숱한 애국자들을 죽음으로 몰았던 것인가.
당시의 이재명은 국가보안법에 담긴 고통의 역사와 사연을 모르거나 애써 무시했다.
그는 결국 그 국가보안법이 강요하는 한계를 단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고 더 나아가 국가보안법의 논리에 극히 충실했다.
그는 천안함이 북 소행이라 단정했고, 주사파는 정신이상자라고 했다. 대통령이 되고 나서는 북이 한사코, 반복적으로 거부하는 비핵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북과의 적대관계를 지속했으며 한미일 합동 해상 군사훈련을 계속했다. 이재명 정부의 사법부는 검찰이 제출한 박약한 근거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이정훈에게 유죄판결을 내려 자격정지 5년, 구속 5년의 중형을 선고해서 투옥시켰다. 그리고 이번 관세협상에서 트럼프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여 (그러잖아도 위태로운) 이 나라의 정치, 외교, 군사 주권을 전적으로 미국에게 헌납하다시피 하였다. 앞으로 한국은 그간 민중들이 피와 땀으로 쌓아 놓은 천문학적 재부를 미국에게 정기적으로 상납하며 경제적 위기에 몰릴 것이고 미국에 대한 군사적, 정치적, 외교적 예속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이런 황당한 일들이 가능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분단 조건에서 북을 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북을 불구대천의 극히 위험한 적으로 보기에 노예적 한미동맹에 매달리는 것이고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가며 미군을 이 땅에 주둔시키는 것이고 미국의 어불성설 요구에 굴복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번 묻자. 북이 진짜로 그리 강하고 우리에게 적대적이며 위험한가? 혹시 이 분단구조에서 북이 위험하다 부단히 선전하면서 뒤로는 당신들, 온갖 권력과 금력을 누리며 꿀 빨고 있는 건 아니고?)
이런 황당한 일들을 가능하게 하는 게 국가보안법이다. 국가보안법은 분단체제의 법률적 표현이다. 국가보안법이 엄존하는 조건에서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도 없기에 진정한 민주주의도 없다.
국가보안법에 대해 새삼 생각한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원하는가, 남북 사이 평화 정착과 교류 그리고 나라의 번영과 통일을 원하는가, 미국에 대한 비굴한 굴종을 벗어 자존 자주 자립 자긍의 나라를 건설하고 싶은가, 진정 민중을 위한 정치를 하고자 하는가....다들 명분있고 내용이 아름다우니 하고자 한다 하겠지. 그러나 그 대답의 진정성을 가르는 시금석, 판단기준은 국가보안법에 대한 태도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는 데 찬성하면 그의 대답에 진정성이 있는 것이고 반대한다면, 그의 설명이 아무리 그럴듯하고 설득력 있어 보여도, 결국은 거짓이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라.
출처 : 통일시대 (https://www.tongil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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