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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4]소박한 통일염원: 7.4남북공동성명 41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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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3-07-02 06:13 조회2,4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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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선 민족통신 논설위원은 7.4남북공동성명 제41주년을 맞아 '소박한 통일염원'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남북문제를 다룰 때 양비론적인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7.4남북공동성명에 담긴 뜻을 되새겼다. 그의 시론-4편을 여기에 전재한다.[민족통신 편집실]


[시론-4]소박한 통일염원: 7.4남북공동성명 41주년

*글: 장광선 민족통신 논설위원


1972년 7월4일, 그날 나는 고용주를 따라 미국에서 처음 맞이하는 독립기념휴일을 즐기기 위해 인근 도시의 군부대에서 마련한 불꽃축제를 구경갔지요.

다음 날 아침에 고용주가 다가와서 축하한다며 흙 묻은 내 손을 잡아 흔들 때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너희 나라가 통일이 된다는구나!"

밤하늘에 퍼지는 환상적인 불꽃에 넋을 잃고 있을 즈음 조국의 하늘에는 온 나라를 아니 전 세계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한 소식이 울려퍼지고 있었나봅니다.

그러니까 내가 도취한 그 불꽃은 바로 한반도에서 진동한 그 소식을 축하하는 불꽃이었을까요?

나는 사실 그 때까지도 통일이 무엇인지, 어떻게 이루어야 하는지 모르고 살았습니다.

의식이 형성될 무렵부터 귀에 딱지가 앉도록 얻어들은 '북진통일' '멸공통일'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으로 여기면서 내 손에 쥐어진 총칼은 오로지 '북한공산당'을 섬멸하는 데만 유용한 것이고 총칼이 없다면 함석헌옹의 말처럼 부엌에서 부지갱이라도 들고 나와 '북한 공산군을 맞아 싸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철통같이 무장된 반공용사였지요.

그런데 그날, 1972년 7월4일, 남과 북의 최고통수권자들은 북진도 아니고 남진도 아닌 멸공도 아니고 멸자도 아닌 외세의 간섭을 뿌리친 민족 자주적인 역량을 가지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서로 인정하고 협력하고 합의하여 민족의 대 단결을 이루는 통일을 이끌어 내자는 대 원칙에 합의하여 성명서를 발표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나와 같이 무식하고 저돌적인 '반공용사'에게 엄청난 충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나는 멸공을 외치고 있었지만 대한민국이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르는 나의 고용주는 남과 북의 지도자가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의 원칙에 의한 통일을 합의했다는 소식을 축하해주던 것입니다.

그날, 나는 자신의 철통같은 반공의식이 얼마나 부끄러운 무지몽매의 소치이며 민족을 생각한다면서도 민족을 파멸시킬 증오와 저주로 응어리진 조롱거리였는지를 희미하게 깨닫게 된 것입니다.

7.4남북공동성명에 서명한 것은 양쪽 모두 최고통수권자가 아닙니다.

그러나 '상부의 명에 의하여'라고 명시함으로써 남쪽에서는 박정희대통령의 명령에 의하여 합의를 이룬 것임을 분명히 밝혔지요.

이는 바로 조국통일 3대 원칙인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이 바로 국가최고통수권자로서의 박정희대통령의 의지표현이었음을 말합니다.

특히 최고 통수권자의 명령을 수행한 서명 당사자는 당시 조국의 평화를 이야기하는 사람들, 그래서 증오와 저주가 아닌 화해와 협력과 민족단합을 주장하는 사람들과 단체 그리고 미군에 의해서가 아닌 민족 자주역량에 의한 통일을 추구하고 열망하는 사람들과 단체를 색출하여 반국가 인사 및 단체로 몰아 압살하고 탄압하는 것을 주 임무로 하는 무소불위의 권력기관이던 중앙정보부의 최고지휘자였음을 볼 때 공동성명은 그 때까지의 그러한 민족분열적 사대매판주의적 탄압정책을 송두리째 포기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박정희대통령은 공동성명을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분명히 공동성명은 조국의 통일을 자주적이며 평화적이며 민족대단결의 원칙에 의하여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 온 국민의 열망이었고 이 열망을 외면할 수 없었기에 쌍방간의 합의가 이루어졌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는 이를 비준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국회가 남북합의를 지시한 박정희대통령의 의사를 무시하는 반민족 분열주의자거나 철저한 북진통일만을 외치는 반공투사들이 장악하고 있어서였을까요?

그래서 공동성명이 발표된지 석달만에 박정희대통령은 국회를 해산하고 '통일주체국민회의'라는 해괴망칙한 기구를 내세워 헌법을 바꾸고 '유신'정국을 만든 것일까요?

그렇다면 자신의 명령에 의해 합의를 이루었으나 국회에 의해 인준이 거부된 공동성명의 인준부터 이끌어내고 전 국민의 '평화통일' 열망을 실현시킬 수 있는 제도와 장치를 마련했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유신체제는 더욱 더 악랄하게 평화통일 세력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압살하였습니다.

아-, 7.4남북공동성명을 듣고 "이제 너희 나라가 통일되겠다"는 축하에 취했던 것이 얼마나 소박하고 천진난만했는가!

우리의 의지를 지키고 이루려는 투쟁 없이 소박한 염원에 젖어 있을 때 불순한 통치자는 마음대로 이를 이용하고 조종하고 우롱하는 것입니다.

후에 통일부총리까지 지낸 어느 분과 대화하면서 7.4남북공동성명을 이끌어낸 민중의 평화통일 염원이 불순한 통치자에 의해 철저히 우롱됐다는 이야기가 나온 일이 있습니다.

그 때 그 분은 민족통일염원을 집권유지의 빌미로 삼은 것은 북도 마찮가지라며 북도 7.4남북공동성명을 발표하고 나서 바로 헌법을 바꾸어 통일을 빌미로 장기집권의 터를 다졌다고 강변하더군요.

그리고 이러한 말은 한국사회 이른바 지식인층 대북전문가라는 사람들에게서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양비론입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쪽은 정말로 통일을 빌미로 철저하게 반통일적 반민족적 불순통치세력의 영구집권을 획책하는 유신헌법을 만들었지만 북은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된 후 바로 전인민대의원회의(국회)를 열어 이를 인준했으며 그 후속조치로서 그들이 주장하고 요구해 온 바대로 "연방제통일"을 실현시키기 위한 토대를 다지는 '사회주의 헌법'으로 개헌한 것인데 어떻게 두 가지를 같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인지 지식인의 궤변을 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북은 사회주의 헌법(제9조 하반)에 7 4 남북공동성명에 명시된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조국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투쟁한다”는 구절을 포함시켰습니다.

그럼으로써 북 정부는 통일운동을 전 인민운동으로 확산 강화시킨 것입니다.

그런대도 이것을 남쪽유신개헌과 동일시하는 양비론은 무엇일까요?

남쪽의 유신헌법은 모든 평화와 반외세 자주통일 그리고 전 국민적인 통일논의를 철저하게 탄압하는 도구였지만 북쪽의 사회주의헌법은 평화를 열망하고 자주와 민족대동단결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환영하기 위해 모든 인민을 거리로 끌어내는 역할을 했음을 보아온 것입니다.

교활한 지식인은 이른바 '양비론'으로 일반인의 사고력과 판단력을 흐리게 함으로써 순수한 열정을 멍들게 하고 진실에 다가섬을 방해합니다.(끝)
 
 
 --------자료--------

7.4 남북 공동성명
1972. 7. 4


서울의 이후락 중앙정보부장이 1972년 5월 2일부터 5월 5일까지 평양을 방문하여 평양의 김영주 조직지도부장과 회담을 진행하였으며 김영주 부장을 대신한 박성철 제2부수상이 1972년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서울을 방문하여 이후락 부장과 회담을 진행하였다.

이 회담들에서 쌍방은 조국의 평화통일을 하루 빨리 가져와야 한다는 공통된 염원을 안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하였으며 서로의 이해를 증진시키는데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 과정에서 쌍방은 오랫동안 서로 만나보지 못한 결과로 생긴 남북 사이의 오해와 불신을 풀고 긴장의 고조를 완화시키며 나아가서 조국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문제들에 완전한 이해의 일치를 보았다.

-----------------------------------------------

쌍방은 다음과 같은 조국통일원칙들에 합의를 보았다.

첫째, 통일은 외세에 의존하거나 외세의 간섭을 받음이 없이 자주적으로 해결하여야 한다.

둘째, 통일의 서로 상대방을 반대하는 무력행사에 의거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실현하여야 한다.

세째, 사상과 이념제도의 차이를 초월하여 우선 하나의 민족으로서 민족적 대단결을 도모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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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은 남북 사이의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신뢰의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서로 상대방을 중상 비방하지 않으며 크고 작은 것을 모론하고 무장도발을 하지 않으며 불의의 군사적 충돌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하였다.

쌍방은 끊어졌던 민족적 연계를 회복하며 서로의 이해를 증진시키고 자주적 평화통일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남북 사이에 다방면적인 제반교류를 실시하기로 합의하였다.

쌍방은 지금 온 민족의 거대한 기대 속에 진행되고 있는 남북적십자회담이 하루 빨리 성사되도록 적극 협조하는데 합의하였다.

쌍방은 돌발적 군사사고를 방지하고 남북 사이에 제기되는 문제들을 직접 신속 정확히 처리하기 위하여 서울과 평양 사이에 상설통신전화를 놓기로 합의하였다.

쌍방은 이러한 합의사항을 촉진시킴과 함께 남북 사이의 제반문제를 개선 해결하며 또 합의된 조국통일원칙에 기초하여 나라의 통일문제를 해결할 목적으로 이후락부장과 김영주부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남북조절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하였다.

쌍방을 이상의 합의사항이 조국통일을 '일일천추'로 갈망하는 온 겨레의 한결같은 염원에 부합된다고 확신하면서 이 합의사항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온 민족 앞에 엄숙히 약속한다.

서로 상부의 뜻을 받들어
이후락/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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