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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지금] 서방의 대러 제재, 부메랑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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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강산 기자 작성일22-04-06 08:23 조회2,8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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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의 대러 제재, 부메랑 돼


이인선 객원기자/ 자주시보

러시아가 2022년 2월 24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특별 군사작전을 시작하고 한 달이 지났다.

그간 서방국들과 친서방국들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러시아를 규탄하며 3,000개 이상의 대러 제재를 시행했다.

대러 제재 초기에 서방이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퇴출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화 6,300억 달러(약 766조 원)를 동결하는 등 공세적인 제재를 가해 루블화 가치가 반 토막이 되고 러시아 경제가 어려움을 겪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자 루블화는 거의 우크라이나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대러 제재의 주요 표적이던 러시아 VTB 은행은 독일인들의 예금 수십억 유로(수조 원)를 유치해 유럽에서 여전히 영업하고 있다.

또한 다른 러시아 은행들은 비자, 마스터카드가 신용카드 사업을 러시아에서 철수함에 따라 중국 유니온페이와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2022년 3월 6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입에 대한 응징을 위해 러시아 경제를 파괴하려는 시도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심각하고 예측할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에서의 러시아 군사작전이 시작되기 며칠 전, 영국 신문 ‘가디언’은 러시아에 대한 서방 제재의 효과를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해당 기사는 “서방이 간과한 문제점은 대러 제재에 대가가 따르고 그 대가는 제재를 강화할수록 가격이 오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는 이어 “러시아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제외된다면 서방세계도 피해 볼 것이다. 우선 러시아 가스에 대한 지불 방법에 분명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다. 게다가 전 세계 에너지 비용은 아마도 급격히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예측한 대로 석유를 포함한 에너지 비용이 급등했고 러시아에서 석유와 가스 등을 수입해오던 제제 동참국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미국, 영국과는 달리 대다수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 에너지 수입 금지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 국가들의 에너지 수입량에서 러시아는 원유 26.9%(1위), 석탄 46.7%(1위), 천연가스 41.1%(1위)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국 중 특히 독일의 대러 에너지 의존이 높고 러시아와 관계가 비우호적인 편인 동유럽 국가들도 대러 에너지 의존이 높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제 유럽에 열 생산, 이동성, 전기 및 산업용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다”라고 인정했고 분석 센터와 경제 기관들에서도 러시아 가스 공급이 중단되면 독일 GDP가 0.1~5.2%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버트 하베크 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도 이에 대해 “독일에 대규모 실업과 빈곤을 초래할 수 있다”라며 러시아 가스와 석유를 지금 금지하는 것은 러시아보다 독일에 피해를 준다고 밝혔다.

하베크 장관은 2022년 3월 30일 천연가스 보급 문제에 대한 1단계 조기경보를 발동한다며 소비자들에게 에너지를 절약하라고 당부했다.

모니카 슈니처 독일 정부 산하 경제개발위원회 자문위원도 2022년 3월 30일 러시아 에너지 공급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전력 소비를 줄여달라고 호소했다.

젬 외즈데미르 독일 식품농업부 장관은 4월 1일 고속도로에서 저속으로 운전하면 많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며 자가용이 아닌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가계, 기업, 농어촌이 대러 제재로 인한 경제적 여파에 대처할 수 있도록 관련 조치를 시급히 준비하기 시작했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2022년 3월 11일 정부가 손실을 메우기 위해 가스·전기 요금 인상 비용의 절반 이상을 부담하고 어려움에 직면한 기업들은 세금 납부를 연기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조치에 따르면 2022년 4월 1일부터 4개월간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차일수록 리터당 15센트 할인하는 계획도 있다.

카를 네함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2022년 3월 31일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필요는 있지만,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을 보장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또한 영국 정부의 생각과 달리 영국 국민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영국 체셔군 콩글턴에 있는 테스코 가게 근처에서 촬영된 동영상이 SNS에서 화제가 되었다. 해당 영상은 휘발유와 경유의 급격한 가격 인상으로 고객들이 계속해서 고통을 겪고 있는데 이어 가정용 전기 요금도 오르는 시기에 나온 것이다.

영상에는 급등하는 휘발유 가격으로 구매가 어려운 한 남성이 식물성 기름을 차에 붓고 있는 모습이 등장한다. 해당 영상을 본 한 주민은 “구식 디젤 엔진이 아닌 이상 자동차나 밴에 식물성 기름을 넣지 마라. 당신은 당신의 엔진을 망치는 중이고 그 기름은 디젤 펌프를 폭파할 것이다. 특히 휘발유 자동차에 붓지 말라”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

3월 16일 기준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54파운드(약 2,642원)로 최고치를 경신했고 약 2주 만에 리터당 약 14펜스(약 22원)가 오른 것이었다. 경유 가격은 같은 기간 동안 리터당 약 21펜스(약 33원) 올라 1.7676파운드(약 2,824원)로 증가했다.

로버트 할폰 영국 하원 교육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022년 3월 17일 하원 연설에서 “우리는 부모가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 줄 여력이 없고 근로자가 차를 몰고 출근할 수 없어 집에 있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며 유류 관세라도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휘발유 소매상 협회도 영국 당국에 다른 유럽국들의 사례를 따르거나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유류 관세 인하를 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2년 3월 23일 항공사, 자동차 제조사, 관광업 등 유럽 내 수천 개 회사가 대러 제재로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다며 정부 지원 규제를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 내 각국 정부는 도움이 필요한 기업에 최대 40만 유로의 일반 보조금을 지원하고 농업·어업·양식업종에는 최대 3만 5,000유로(약 4,700만 원)를 지원하며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에는 정부가 대출 보증을 해주기로 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산업군에 속한 기업에는 에너지 비용의 최대 30%를 국고 보조금으로 지원할 수 있다. 이 조치는 알루미늄과 금속, 유리 섬유, 펄프, 비료, 수소, 기타 화학물질 제조업체 등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기업에 적용된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부집행위원장은 2022년 3월 23일 성명을 통해 “대러 제재는 유럽 경제에도 영향을 주며 앞으로 몇 달 동안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번 전쟁의 경제적 영향을 완화하고 심각한 피해를 보는 기업과 산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럽연합 주요국들조차 제재를 감행하면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다른 국가라고 다르지 않음은 분명하다.

러시아 원유 공급 차질 우려에 따른 원유 가격의 급등에 이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한 품목 중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원자재(팔라듐, 니켈, 알루미늄 등) 및 곡물(밀, 옥수수 등) 가격도 올라가고 있다.

에너지에 대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 한국의 2020년 에너지 수입량에서 러시아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석유제품인 나프타의 경우 23.4%로 1위이며, 원유 6.4%(4위), 천연가스 6.7%(6위), 유연탄 16.3%(2위) 등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기업들이 무역보험, 공급선 다변화, 물류비 지원과 신속한 정보 제공 등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소비자들도 이런 비상 상황에서 자동차 운행을 줄이고 난방온도를 낮추는 등 에너지 절감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러 제재를 강행하기 전부터 나오던 우려가 현실이 되어 나타나고 있다. 오히려 대러 제재는 부메랑이 되어 제재동참국들 국민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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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 군사작전을 진행하는 동안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배제 ▲해외에 예치된 러시아 외환보유액 동결 ▲러시아 원유 및 가스 수입 중단 등 각종 경제제재를 내렸다.

또한 맥도날드, 펩시, 리바이스, 유니클로,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엑손 모빌, 골드만삭스 등 전 업종에 걸쳐 약 300여 개에 달하는 국제 기업들이 러시아를 떠나기도 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특별 군사작전을 시작한 2022년 2월 24일 이후 2022년 3월 16일까지 러시아 통화 루블화 가치는 달러보다 약 18% 하락했다. 국가 통계청은 2022년 3월 16일 러시아 소비자 물가가 연초부터 5.62% 상승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 한 해 동안 물가가 4% 오르리라 예상했는데 벌써 이를 웃돌게 된 것이다. 서방 국가들이 주요 부품을 러시아에 더 수출하지 않으면서 기업들은 난처하게 됐다. 실례로 수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러시아 트럭 제조업체 카마즈는 올해 생산량이 전년보다 40%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러시아는 쉽사리 무너지지 않으리라 보인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서방의 제재가 단순히 이번에 생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는 오랫동안 있었고 그 과정에서 러시아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해왔다.

이번 글에서는 서방의 대러 제재를 살펴보며 러시아의 대응과 제재가 미칠 영향을 살펴본다.

▲ 러시아에 제재를 하는 주요 국가들.


계속된 서방의 대러 제재

러시아를 향한 대부분의 제재는 미국이 주도해 시작한다. 미국은 세계 인권경찰로 자임하면서 러시아 내정에 개입하고 국제 문제처럼 만들어 왔다. 미국이 러시아 제재를 시작하면 기타 서방 국가가 미국의 결정에 동조하며 비슷하게 러시아를 제재한다. 그리고 러시아의 대응에 따라 러시아 경제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기 위해 단계적으로 제재를 강화한다.

미국 제재의 궁극적인 목적은 러시아 경제를 붕괴시킴으로써 러시아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자신들의 패권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이다. 미국의 제재는 주로 러시아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에너지, 군수, 금융 부문에 집중되어 있고 푸틴 대통령의 측근과 그들이 운영하는 주요 산업을 겨냥해 왔다.

푸틴 대통령은 2019년 6월 연례 TV 생방송 프로그램 ‘다이렉트 라인’에서 “그들(미국)은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국민의 질문에 “그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부상을 억제하고 싶어 한다”라고 답한 바 있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2019년 다이렉트 라인에서 러시아가 서방 국가의 제재로 500억 달러(약 58조 원)의 손실을 보았지만, 유럽연합 국가는 자신들의 제재 때문에 더 큰 손해를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오히려 제재 덕분에 러시아가 선박 엔진 등을 비롯한 주요 산업 제품의 자체 생산에 착수하고 농업 분야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2020년 6월 “(국가 간) 교류는 제재를 피해 안보 분야를 비롯한 곳곳에서 가능하다. 부문별 교류가 2014년 유럽연합의 제재로 동결된 건 맞지만 관심 있는 전문가들과의 교류 협력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외무부의 발표로는 오히려 제재 때문에 러시아는 점점 더 자급자족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스스로 힘으로 이겨낸 경험이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제재

이번 제재에 서방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등 친서방 국가들도 동참하면서 러시아를 더 옥죄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러시아의 은행들은 SWIFT 결제망에서 차단되었고, 러시아산 제품은 EU로의 수출 금지 조치도 이뤄졌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S&P는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BB+에서 CCC-(디폴트 임박) 단계로 강등했고 나머지 두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와 피치도 6단계 등급을 하향했다. 러시아 증시는 MSCI 및 FTSE와 같은 주요 세계 증시에서 퇴출당했다. 더불어 러시아의 우방인 벨라루스도 SWIFT 결제망에서 제외되는 등 예외 없이 미국의 제재를 받았다.

또한 러시아 국적 항공사의 항공기는 미국과 유럽의 영공에 진입할 수 없고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는 항공사는 시베리아를 우회하는 상황이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 3월 4일 관영 뉴스 채널 로시야24가 방송한 정부 회동에서 “우리는 이웃들에게 어떤 나쁜 의도도 가지고 있지 않다”라면서 “우리와의 관계를 더 나쁘게 하는 (추가 행동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현재의 군사적 행동은 “러시아 연방에 대한 비우호적인 몇몇 행동에 대한 대응일 뿐”이라며 추가적인 경제 제한 조치로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라”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제재밖에 할 게 없는 미국과 서방은 군사적인 대결보다 러시아 정부와 금융계, 기업 그리고 푸틴 개인과 측근을 대상으로 한 각종 경제제재를 쏟아냈다.

유럽연합 이사회는 2022년 3월 15일 대러 4차 제재까지 발표했다. 해당 제재안에 따르면 유럽산 제품의 러시아 수출을 사실상 모두 차단했고 300유로(약 41만 원)가 넘는 사치품과 5만 유로 이상의 고급 차, 1,500유로를 초과하는 악기 수출이 금지된다. 또 러시아 에너지 부문에 대한 신규 투자가 금지되고 에너지 산업을 위한 장비, 기술, 서비스 수출도 제한된다.

영국도 사치품의 대러 수출을 금지하고 철강·주류·목재·골동품 등 수백 개 수입품에 35%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렇게 부과된 관세 대상 규모만 1조 원이 넘는다.

미국도 러시아 사법부 인사들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2022년 3월 16일 TV 연설에서 “새로운 현실을 맞아 우리 경제는 깊은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며 나는 이것을 숨기지 않을 것이다”라며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니며 당분간은 우리 물가와 실업률을 상승시킬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서방의 물 샐 틈 없는 경제제재로 경제난과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 러시아 국민이 대거 반 푸틴 시위와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보기도 한다.

러시아의 대응

러시아는 십여 년간 제재를 받으며 경제가 악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그 위기를 자신들의 힘으로 이겨내고 수입품들을 자국에서 생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제재에 대해서도 이러한 대응은 크게 다르지 않다.

안톤 코탸코프 노동·사회보장부 장관은 2022년 3월 15일 “노동·사회보장부는 이번 주말까지 주로 시민의 고용을 유지하고 그들의 일을 재개하는 회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첫 번째 조치를 채택할 전망이다”라고 밝혔다.

코탸코프 장관은 “현재 운영을 중단하는 많은 기업이 생산과 물류 프로세스를 재조정하기 위해 일시 중단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노동·사회보장부가 노동시장 상황을 매일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2022년 3월 16일 ‘지역의 사회적·경제적 지원 대책에 관한 회의’에서 국민의 어려움을 없애기 위한 몇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8세~16세 자녀를 둔 부모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연금수급자에 더 많은 연금을 주며 공무원들의 급여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최저임금도 올리고 기업엔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미국과 그 가신들의 용서할 수 없는 압력에도 러시아에 남아 계속 영업하고 있는 외국기업을 높이 평가한다”라며 “앞으로 그들은 확실한 보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티야나 골리코바 부총리도 정부가 일자리 보존과 고용을 지원하기 위해 현 노동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필요한 입법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나 러시아의 개인이나 기관이 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매장 소유권을 가진 경우가 많아 제재로 인한 피해는 크지 않으리라 보인다. 앞서 언급한 대로 계속된 서방의 경제제재로 매장 운영에 필요한 식자재 등 대부분 품목을 현지화한 상태이기도 하다.

실례로 피자헛과 KFC 본사인 얌브랜드도 직접 소유한 러시아 내 70개 KFC 매장과 50개 피자헛 프랜차이즈 매장 폐쇄 발표를 했지만, 가맹점주 소유인 900개 이상의 KFC 매장은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일각에서 러시아가 곧 디폴트(채무불이행)선언을 할 것으로 장담했지만 러시아 정부는 2022년 3월 16일 달러화 표시 국채의 이자를 달러로 지급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정부가 2022년 3월 5일 발표한 명령에 따르면 러시아에 적대행위를 한 국가의 채권자들에겐 채권이 애초 발행된 통화와 상관없이 루블화로 상환하게 했다. 단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의 채권자들에 대해선 재무부의 특별 승인을 받아 외화로 상환할 수 있는 예외를 뒀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2022년 3월 16일 국영방송 러시아투데이(RT)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자를 지급했고 공은 미국 당국 측으로 넘어갔다”라고 말했다. 2022년 3월 16일은 달러화 표시 러시아 국채 2건에 대한 이자 1억 1,700만 달러(약 1,445억 원)의 지급 만기일이다.

다만 실루아노프 장관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외화 계정이 있는 미국 은행에 달러로 이자를 보냈지만, 지급 처리가 승인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미국 씨티은행이 서방의 제재에 동참해 러시아에서 사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제재 때문에 해당 돈이 국채 투자자들에게 지급되지 않을 때를 대비해 루블화로 지급하기 위한 대안 절차를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로이터 통신의 2022년 3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한 채권자는 “내 예상과 달리 이자가 달러로 지급됐다”라며 놀라워했고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 국채를 보유한 고객이 이자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러시아의 환거래은행인 JP모건은 러시아 정부가 국채 이자 지급을 위해 보낸 돈을 처리해 지급대리인인 씨티그룹에 입금했고 씨티그룹은 이 자금을 확인한 뒤 채권자들에게 분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러시아는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을 통해 어려움을 차츰 해결해나가고 있다.

러시아 관영 매체 스푸트니크의 일본지사는 2022년 3월 16일 러시아가 주도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회원국들이 중국과 함께 자유로운 국제통화 재정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단일 통화 도입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라시아경제연합은 러시아가 주도하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아르메니아, 키르기스스탄 5국의 정치·경제·군사·문화를 통합하는 국가연합이다.

새 통화의 가치는 회원국의 통화지수 및 상품가격지수를 통해 매겨진다. 회의 참석자들은 이달 말까지 해당 협의를 위한 제안서를 제출하기로 합의했다.

이 같은 결정은 유라시아경제연합과 중국의 협력에 관한 온라인 회담에서 나왔고 참가자들은 외부로부터의 경제적 압력에 대응할 방안을 논의했다. 세르게이 글라지예프 유라시아 경제위원회 통합 거시경제담당 위원은 “우리는 세계 경제가 EAEU와 중국에 대해 제한조치를 하는 데 따른 위협을 고려해야 한다”라면서 “전문가들의 정기적인 대화와 협력을 통한 공동의 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통화 교체 흐름은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위안화로 거래하는 것에서도 보여온 점이었다. 이번 대러 제재로 인해 달러 패권이 균열하고 새로운 통화로 거래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도는 러시아의 원유와 다른 원자재 상품을 루피-루블화 거래를 통해 매우 싼 가격에 구매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인도는 자국 내 수요 원유 중 80%를 수입하는 데 통상 러시아산 원유의 비중은 약 2~3%였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올해 들어 40%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서방의 제재로 유가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이 되자 인도 정부는 상승하는 에너지 요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러시아산 원유 수입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러 제재 영향으로 러시아 관광객 수천 명이 태국 휴양지에 발이 묶이는 일도 벌어졌다. 태국 관광청에 따르면 2022년 3월 11일 푸켓, 코사무이, 크라비, 파타야 등 휴양지에 머무르고 있던 러시아 관광객 약 6,500명이 귀국 항공편 예약과 각종 결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예상했던 일정보다 더 오래 머무르게 됐다고 한다.

태국은 러시아의 특별 군사작전을 규탄하는 유엔 선언에 참여했으나 러시아에 어떤 제재도 가하지 않고 있다.

태국 정부는 러시아 관광객들에게 무급으로 30일 비자 연장을 제안하고 장기 체류자를 위해 저렴한 가격의 숙소도 알아봐 주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러시아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머무르고 있는 푸켓 현지 관광협회는 호텔, 항공편 이용 결제에 가상통화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국민에게 돌아가는 피해

중국 환구시보는 2022년 2월 28일 관변학자들의 말을 인용해 SWIFT 퇴출이 강력한 제재라면서도 러시아가 2014년부터 자체 결제 시스템인 러시아금융통신시스템(SPFS)을 구축하는 등 오랜 기간 미국 등 서방 진영의 경제제재에 대비해 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러시아의 모든 금융권을 SWIFT에서 배제할 경우 러시아 이상으로 EU도 피해를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쥔양 상하이재경대학 교수는 “러시아의 모든 금융권에 대해 SWIFT 배제 조치가 취해지면 러시아의 해외 거래 대금의 70%가 중단될 수 있다”라면서 러시아 천연가스의 40%를 의존하는 EU 역시 큰 고통을 받게 된다고 전망했다.

탄야링 중국 외환투자연구소 소장도 “EU가 러시아를 SWIFT에서 퇴출하는 것은 자신의 발에 총을 쏘는 격”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되면 SWIFT 배제에 따른 경제적 결과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EU 집행위원회는 2022년 3월 15일 대러 제재 영향으로 EU 내 최대 경제국인 독일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급격히 추락하면서 유럽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집행위 부위원장은 올해 유럽의 경제 성장률이 가장 최근의 예측치인 4%에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독일 경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 지수는 지난 2월 54.3에서 3월 -39.3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수 발표 역사 31년을 통틀어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39.3이란 숫자는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0년 3월 기록한 -49.5에 가깝다. 같은 기간 독일 경제에 대한 자신감 지수는 13.3%p 하락해 -21.4를 기록했다. 아킴 밤바흐 유럽경제연구센터 소장은 2022년 3월 15일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 제재는 상당히 독일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한다”라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2022년 3월 초 공동 성명에서 “전쟁과 제재는 금융 시장의 혼란을 유발하고 인플레이션 등 상당한 경제적 영향을 미친다”라면서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했다.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피해는 유가 상승, 물가 상승, 기업의 수입·수출 축소 등으로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는 앞서 나온 기사로 갈무리한다.(http://www.jajusibo.com/58854)

시진핑 주석은 2022년 3월 18일 1시간 52분 동안 이어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화상 회담에서 “(제재가) 더 심해지면 글로벌 무역·금융·에너지·식량·산업망·공급망 등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해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 경제에 설상가상이 되고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며 “무차별적 제재로 피해를 보는 것은 인민들”이라고 강조했다.

과연 서방의 제재가 누굴 위한 것인지,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러시아가 제재를 뚫고 어떻게 나아가는지 관심을 두고 보자.


[민족통신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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