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증시·루블화 ‘폭락’…신흥국 금융시장도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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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4-03-04 15:04 조회5,01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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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증시·루블화 ‘폭락’…신흥국 금융시장도 ‘출렁’ |
우크라이나 사태로 국제 금융시장 요동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로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도 영향권 반경에 들어서 있다.
우크라이나에 군사 개입을 한 당사자인 러시아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현행 5.5%에서 7%로 전격 인상한다고 3일(한국시각) 밝혔다. 주가가 급락하고 루블화 가치가 폭락한 뒤 외국 자본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번 조처가 한시적이라고 밝혔다. 안드레이 클레파치 경제개발부 차관은 “기준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과는 별 관계가 없고 루블화 가치 폭락(방어)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루블화 가치는 이날 밤 10시51분 기준으로 전날보다 1.07% 떨어진 달러당 36.4345루블을 기록했으며, 장중 한때 1.6% 이상 하락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러시아 증시(MICEX 지수)도 2008년 11월 이후 최저치인 장중 11%가량 떨어졌다.
이미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져 있던 우크라이나 경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외환 보유액은 올해 1월 말 기준 178억달러로 2006년 이후 최저 수준이고, 신용등급은 디폴트 단계인 ‘D’ 등급에 근접하고 있다.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피치가 매긴 등급은 각각 ‘CCC’, 무디스에서 내린 등급은 ‘Caa2’이며, 전망도 모두 부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넘어 신흥국 금융시장 전반을 요동치게 했다. 이날 밤 11시15분 기준으로 우크라이나와 인접한 동유럽의 폴란드 즈워티화 가치는 0.19%, 헝가리 포린트화 가치는 0.38%, 터키 리라화는 0.01% 전날보다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가 1.27%, 대만 가권지수가 0.44% 내린 채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92%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다.
신흥국에 대한 불안 심리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안전 자산 선호로 이어졌다. 밤 10시57분 기준으로 뉴욕상품거래소(NYMEX) 4월 인도분 크루드 오일 선물 가격은 배럴당 104.72달러로 2.08% 올랐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원유와 천연가스가 유럽으로 공급되는 통로여서, 이 지역 정세 불안은 유가상승 요인이다. 곡물가격도 올라서 옥수수 선물 가격은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전날보다 2.13% 올랐다. <로이터>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 현물가격도 4개월래 최고치인 온스당 1350달러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국내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다만 충격의 강도는 상대적으로 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7원 오른(원화 값 하락) 달러당 1070.2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북한 미사일 발사까지 겹쳐 장 초반에 1075.3원까지 올랐다가 오후 들어 에스티엑스(STX)조선해양의 선박 수주 소식으로 진정세를 보였다. 지난주에 나흘 연속 올랐던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3(0.77%) 하락한 1964.69로 마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끼친 영향이 아직은 크지 않지만 사태가 악화하면 달라질 수 있다고 시장 참여자들은 지적한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상무는 “우크라이나 자체로 놓고 보면 신흥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신흥국 전체로 불안이 번지면 우리 경제에도 타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정동휴 연구원은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우크라이나보다는 러시아 경제 악화에 따른 악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4일 추경호 기획재정부 차관 주재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긴급 대책 회의를 열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당국이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높아질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시장안정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기원 김경락 기자 garden@hani.co.kr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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