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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논평] 주한미군 유용론의 허구성/이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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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ohkilnam 작성일00-12-27 00:00 조회3,7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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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의 장기주둔을 꾀하는 것은 민족의 역사에 큰 죄악

*글: 이 활웅[통일평론가,민족통신 고문]


주한미군이 있어야 한다는 핑계의 첫째는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남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것"이었다. 그러나 인구, 경제력 및 국방비 지출액에서 월등히 북한을 능가하는 남한이, 더욱이 경제파탄에 직면해 노휴된 무기도 개량못하고 훈련도 제대로 못한다는 북한을 왜 자력으로 감당 못하느냐는 반론에 대해 주한미군 유용론자들은 누가 들어도 그럴뜻한 답변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고안해 낸 핑계의 둘째가 "주한미군은 동북아지역의 안전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미국의 억지논리를 그대로 옮긴 것인데, 이 지역의 나라와 전쟁을 치룬 군대가 그 나라와의 적대관계도 풀지 않은채 그대로 눌러 앉아 있는 것은 지역안전이 아니라 오히려 지역불안에 기여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리고 지역안보를 위해서 주한미군이 과연 꼭
필요한가의 여부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주장해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이 지역의 관계국간의 협의와 합의를 통해서만 그 타당성이 입증될수 있는 문제이다.

둘째번의 핑계에서 파생된 것이 핑계의 셋째인데 "주한미군이 나가면 중.러.일등 주변강국의 침공을 누가 막느냐"는 것이다. 그럼 한국에는 천세만세 영구히 미군이 주둔해야 하느냐는 반문에 대해 이 주장은 꿀먹은 벙어리이다.

또 셋째와 유를 같이하는 네 번째 핑계는 "주한미군이 나가면 국방비를 늘리고 군복무기간이 연장되는 등 우리의 생활이 재미없어진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자주민으로서의 긍지를 저버린 타락된 소리이다. 이런 논자들이 말하는 "재미있는 생활"이 만약 국방에 전념해야 할 군인들이 정치에 욕심이 생겨 대통령자리를 가로채고 몇천억씩 뜯어먹는 일이나 국방장관이 미모의 무기중개상과 도색행각을 즐기는 일, 그리고 이런 자들의 심부름을 해주면서 떨어진 부스러기를 줏어먹는 일 따위를 말하는 것이라면 무슨 뜻인지 알수 있기는 하나, 그런 짓 않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국정을 바로 잡는다면 지금의 국방비와 군복무기간으로도 아무 걱정없이 다리 쭉 뻗고 잘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고안된 핑계의 다섯번째는 "대안없이 함부로 주한미군철수를 부르짖지 말라"는 것이다. 이는 위의 세 번째 핑계와도 연관되어 얼핏 일리있는 소리 같지만 이 또한 답답한 생각이다. 대안이란 자유로운 논의를 통해서 찾아지는 것이다. 주한미군문제 논의를 이적행위로 규제하지 않고 자유로히 개방하면 좋은 대안이 너무 많이 나와서 선택에 애를
먹을 지경이 될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 나자신은 다행히 보안법의 영역밖에 사는 덕분에 주한미군철수를 오래전부터 주장하면서 나대로의 대안도 생각해 보았다. 그내용을 이 글에 다 소개할 수는 없으나 요점만 추린다면, 1) 남북미 3자간에 불가침을 재확인하고 2) 남북미 3자간에 충분한 단계적 군축(주한미군 철수와 북한 핵.미사일문제를 포함)을 실시하고, 3) 동북아안전보장 6자(남,북,중,미,러,일)회담을 소집하여 한국의 중립과 안전을 보장하며, 동북아안전기구 및 그 산하에 동북아 안전보장군(미군 포함)을 설치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상세한 내용에 관심있는 분은 민족통신 논단에 들어가 "한반도 안보문제를 재조명한다"를 열어 보시기 바람.)

끝으로 주한미군문제는 한미방위조약당사자인 한미간의 문제임으로 남북정상회담에서 논의할 문제가 아니라는 이론이 최근 서울과 와싱턴에서 나오고 있는데 이것도 황당한 논리이다. 세월이 너무 흘러 다 잊은 모양인데, 한국휴전협정(1953년 7월 27일) 제4조는 휴전후 3개월내에 정치회담을 열어 외군철수문제등을 해결하라고 했는데 미국이 이를 어기고 그해 10월1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고 주한미군을 여태껏 안 빼가면서 북을 위협하고 있으니 북한이 한.미를 상대로 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법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당연한 일이라 생각된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이나 한미행정협정과 같은 불평등조약에 따라서 주둔하고 있는 외국군대는 외국에 의한 지배의 상징이다. 외국의 지배를 받는 민족은 자주의 기상을 잃고 비굴해 지고 비겁해지고 비열해 진다. 당당하지 못하고 솔직하지 못하고 잔꾀를 부리게 된다. 오래 지배받을수록 그 현상은 더 심해진다. 동남아, 아프리카, 중동, 남미등지에서 식민지 지배를 오
래 받은 민족들의 특성을 잘 관찰하면 알수 있는 이치이다. 슬픈 일이지만 우리민족에게도 지난 100년동안의 불행한 역사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당장의 안일이나 눈앞의 잇속에 현혹되어 이 핑계 저 핑계 꾸며 대면서 주한미군의 장기주둔을 꾀하는 것은 민족의 역사에 큰 죄악을 범하는 일임을 알아야 한다.

(2000년 6월 3일)


민족통신 6/4/2000 이활웅 고문 hwal@minj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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