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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회] 종군기자 피터 아넷의 "전쟁보도의 진실과 국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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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injok 작성일03-09-17 00:00 조회3,7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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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보도에 있어, 그것이 국익과 상충된다면 기자는 어떻게 해야할까?

만약 은폐되었던 정권의 추문이 폭로된다면 세 종류의 애국자가 나올 수 있다.

첫 번째 애국자는 "사실이더라도 나라에 수치가 되면 알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두 번째 애국자는 "아무리 수치스러워도 사실이라면 알려야 결국은 나라에 이롭게 된다"고 주장한다. 세 번째 애국자는 "사실이면 나라에 이익이 되든 안 되든 상관없이 알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 번째 애국자는 사실은 이익이 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실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이다."

5833-1IMG_5540.jpg자! 여러분이 만약 전쟁보도에 있어 "국익과 진실"사이에 갈등하고 있는 언론인이라면, 여러분은 어떤 애국자가 되겠는가?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렵다면, 40여년 동안 분쟁지역, 전장을 쫓아다닌 "종군기자의 표상" 피터 아넷(Peter Arnett, 66세)의 견해를 들어봄도 좋을 듯 하다.

피터 아넷은 60년대 베트남, 엘살바도르, 앙고르 등 세계 주요 분쟁지역을 취재했고, 66년엔 기자 세계에서의 금메달인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91년 걸프전 때는 서방기자로는 유일하게 바그다드에 남아 전장을 생생하게 보도했고, 사담 후세인과 단독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전쟁보도에서 추구할 것은? 진실! 혹은 국익!

한국언론재단의 초청으로 14일 입국한 그가 17일 오전 한국언론재단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전쟁보도의 진실과 국익>이란 강연회을 열고, 40여년 종군기자의 경험을 쏟아냈다.

5833IMG_5545.jpg피터 아넷은 "현대인은 전례없는 정보의 홍수속에 많은 양의 뉴스를 제공받고 있다"고 전제한 후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시민들이 이라크 전쟁에 대한 완전한 그림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란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세계 시민들은 (분쟁 당사자)쌍방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하며, 자신들이 스스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이 마땅히 이러한 역할을 해야하며, 기자에게 있어 가장 큰 무기는 팩트(사실)이라며, 사실보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과거 국가권력은 언론의 사실보도를 통제하려한 전력이 종종 있으며, 특히 전쟁시에는 언론통제의 욕구를 더 크게 느끼고, 그렇게 한다.

피터 아넷은 "일부 미국의 관료들은 언론이 나름대로 자기검열을 해야만 국가 안보가 보장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도 미국 고위관료들은 미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공공연히 뉴스의 흐름을 막으려고 노력한다"며 미국 정부의 언론 통제의 현 주소에 대해 지적하며 "이러한 노력은 대중의 알 권리, 세계언론의 전문성에 대한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예를들면,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 콜린 파월 국무부장관 등도 미국언론 길들이기 뿐만 아니라 아랍네트워크까지 길들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그러나 그는 이러한 언론통제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채널이 형성되어 있다. 예를들면 대표적인 반미 방송 "알자지라"의 경우 아랍권에서만 방송되는 것이 아니라 위성접시만 있으면 세계 어느곳에서도 들을 수 있다."

그는 "전쟁시기에 정부를 비판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언론은 마땅히 정부를 비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하며, 미국 정부를 예로 들며 "미국이 타국에 대해 어떤 행동을 취하려고 할 때, 보다 정확한 정보를 근거로, 합리적인 이유를 근간으로 행동할 것을 언론이 요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피터 아넷은 누구인가?

뉴질랜드 출신의 종군기자로 40여년간 전장을 누볐다. 91년 걸프전 당시 CNN기자로서, 서방기자로는 유일하게 바그다드에 남아 40여일간 전장을 생생하게 보도했다. 그가 고국인 뉴질랜드를 떠난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군대에 안 가기 위해서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7세에 신문사에 입사한 그는, 처음에는 스포츠나 정치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시드니에서 만난 캐나다 여성과 함께 배를 타고 뉴기니를 거쳐 방콕까지 간 것이 인생에 있어 첫 번째 전환기였다. 그는 50년대 초반의 아시아 사회에 대해 매력을 느끼게 되었으며, 방콕에서 영자지 기자로 일하게 됐다.

또 한번의 운명적 사건을 만나게 되는데, 60년대 라오스에서 일어난 쿠데타였다. 당시 라오스는 중국의 공산주의에 대항하는 서방사회의 전선역할을 했다. 때문에 쿠데타는 서방사회에 큰 걸림돌이 됐다. 당시 그는 AP의 파트타임 기자로 있었는데, 전화도 안 되고, 전신도 안 되는 상황에서 메이콘강을 헤엄쳐 건너 태국으로 가, AP본사에 기사를 송고해 특종을 하기도 했다.

이런 노력으로 AP의 특파원으로 인도네시아로 가게 됐으며, 이때부터 본격적인 종군기자로서의 생활이 시작됐다. 62년부터 75년까지는 주로 베트남전을 취재했다.

지난 미국의 이라크 침공 때는 미국 NBC TV의 특파원으로 바그다드에서 일했다. 그러나 이라크 국영 텔레비전에 나가 "미국 정부의 초기전략 오판"을 신랄하게 비판한 것이 죄(?)가 되어, 현지에서 해고당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영국 대중지 데일리 미러가 아넷을 고용했다. 데일리 미러는 "진실을 말하다가 미국에 의해 해고된 사람...진실을 계속해서 말하기 위해 고용하다"라고 밝혔다.

CNN의 뉴스 프로듀서인 로버트 위너는 "아넷이라는 사나이는 전쟁취재를 위해 태어난 이 시대의 마지막 사람이다"라고 평했다.

문화방송의 대표적 종군기자인 이진숙 기자는 "고령에도 현장을 고집하는 열정을 존경한다. 그는 영원한 아웃사이더이자 도전자이다"라고 평했다.

그렇다면 아넷은 스스로에 대해 어떻게 평할까? "진실보도로 많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어 미국에서는 별로 인기가 없다." 그의 자평이다.



다음은 피터 아넷의 강연회 내용이다.

(전략..) 70년대 중반 AP소속으로 7년정도 아시아 지역을 커버했다. 주로 베트남을 취재했다. 오늘 한국은 민주주의와 발전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전쟁과 정치적 갈등이 있는 중동을 취재하면서 한국과 아시아 국가들의 성공사례가 좋은 인상을 주고 있다. 이라크와 이슬람국가들이 보다 책임있는 정치, 경제발전을 이룩하여 전 세계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고민이 된다. 아니면 중동이 풍부한 자원을 가지고도 발전을 하지 못할 것인가 하는 고민도 한축이다.

5833-4IMG_5542.jpg이러한 문제와 이슈들은 강대국뿐만 아니라 중동국가들에게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의 주제는 전쟁보도에 있어서 진실과 국익이다.

상당히 포괄적인 주제다. 현재 우리는 전례없는 정보의 홍수속에서 살고 있다. 많은 양의 뉴스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되고 있고, 많은 매체들이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중요한 문제가 미국국민들 또는 세계국민들이 이라크 전쟁에 대한 완전한 그림을 가질 수 있을까? 이다.

한편에서는 우리모두가 테러리즘을 반대한다. 그러나 아랍에서는 미국정부에 대해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우리는 아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아야 하고 볼 수 있어야 한다. Most hunted people은 오사마 빈라덴과 사담 후세인을 꼽을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비디오 메세지를 정기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우리 모두가 이런 메세지를 접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 사람들이 범죄자라고 평가받긴 하지만.

또한 이라크 내에서 반미정서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병사들이 많이 다치고 있다. 이런점에서 보면 미국이 이라크에서 승리하고 있는 것 같진 않다. 이러한 것에 대해 들을 수 있어야 한다. 테러에 대한 전쟁이 어디로 갈지 아무도 모른다. 1년 전만해도 과연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러나 공격이 있었고, 다음 대상이 시리아가 될 것이다는 예측이 있다.

일부 미국 관료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대중들에게 모든 정보를 노출시킬 때 대중이 모두 받아들일 것이라 믿지 못한다. 그래서 언론이 나름대로의 자기검열을 해야만 국가안보가 보장될 수 있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미국 고위관료들은 미국내에서뿐만 아니라 국외에서도 공공연히 뉴스의 흐름을 막으려고 노력한다. 예를들면 라이스, 파월 등도 미국 tv 길들이기 뿐만 아니라, 아랍네트워크까지 길들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대중의 권리에 대한, 세계언론의 전문성에 대한 도전이다.

미국국민들 뿐만 아니라 세계 국민들은 양쪽의 소리를 들어야 하며 자신들이 스스로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 또한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는 것은 실패할 수 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채널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들면 알자지라 방송의 경우 아랍권만 방송되는 것이 아니라 위성접시만 있으면 세계 어느곳에서도 방송을 들을 수 있다. 또한 bbc, 여러 나라에서 국제적인 뉴스를 제공하는 언론들이 있다.
제가 알기로는 신문사나 방송사들이 특히 전쟁의 시기에 민감한 정보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는 것 같다. 한반도의 경우 민감한 군사상황이 있기 때문에 언론도 안보문제에 대한 우려를 거둘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언론에서 얼마만큼 자제할 것인가? 예를 들어 안보문제에 대해 이러이러한 기사를 쓰지 말아야 한다라는 것 말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하나의 기준만 역사적으로 인정돼왔다. 하나의 기준은 군사작전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든지, 병력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는 정보에 대해서만 인정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실제 전쟁시에 언론이 위험한 정보를 절제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줬다.

언론은 과거의 군사작전이나 행동에 대해서 비판을 해왔지만 합리적인 이유였다. 합리적이었던 것은 미국 군사작전 전반에 대한 군사적인 행동에 대한 비판이었다. 신보수주의나 우파의 경우 미국언론을 비판하고 있지만, 이 사람들이 이해해야 할 것은 언론의 비판이 합법적인 것이고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쟁이나 위기시에는 언론이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하기가 어렵다. 일반적으로 정부의 정책이나 군사작전에 대해 서포트를 하는 것 외에 달리 할 일이 없게 되는 것이다. 정부를 전쟁시에 비판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어떤 미국 고위관료들은 이렇게 까지 얘기한다. 만약 이라크전에 대해 미국이 처한 문제점을 언론에 노출을 시키면 적국에 이익이 되는 것이고, 테러를 조장할 수 있다. 정보가 너무 노출되면 적군이 퍼즐 맞추듯 이어서 전체적인 그림을 파악하게 되고, 더 강하게 저항할 것이다라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정책은 언론을 통제하기 위한 주장이고, 열린사회의 전통에도 맞지 않는다. 전쟁시기에도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역할을 언론이 수행해야 한다.

(..중략..)전쟁보도의 진실과 국익이라는 본론으로 돌아가 다시 얘기하면, 이 이슈가 이번 이라크전에 대두가 됐다. 전쟁이 발발하기 전에 부시정권은 바그다드에 있는 모든 기자들에게 떠나라고 했다.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기자들이 바그다드를 떠났다.

1차 걸프전때는 저의 기사가 논란을 일으켰다. 사담후세인 인터뷰도 했고, 미국 폭격으로 인한 바그다드의 참담한 상황을 취재를 했다. 정부인사들의 비판을 받았다.

(..중략..)전쟁 8일째에 접어들며 이라크쪽에서 저에게 전쟁에 대한 논평을 부탁했다. 전쟁초기에 미국 정부의 전망은 맞지 않는 것 같다. 펜타곤쪽에서 전쟁 시작하면서 바로 이라크쪽에서 항복이 있을 것이고, 이라크 시민들이 꽃을 들고 미군을 맞을 것이고 저항이 없을 것이다고 얘기했는데, 다 틀렸기 때문에 사실대로 얘기했다. 당시에 미국이 쉽게 전쟁을 이기고 있었다면 그렇게 얘기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얘기했고, 미국의 우파들에게 비판을 받았다.

제가 논란의 대상이 됐다. 미국으로부터는 배신자로 찍히게 됐고, 아랍쪽에서는 영웅이 됐다. 발언때문에 nbc로부터 해고됐고, 다행히 바로 다음날 영국의 데일리 미러지에서 일하게 되며 모든 논란을 뒤로 할 수 있었다.

전쟁 끝나고도 바그다드에 몇 달간 머물렀다. 그리고 이번주에 다시 갈려고 한다. 그리고 지금 책을 하나 쓰려고 하는데, 후세인정권에 대한 그의 가족에 대한 책이다. 그리고 많은 이라크 사람들이 삶의 활력을 찾도록 돕고 싶다.
정부에 도전한다던지, 기자가 알고 있는 부분이 국익과 배치될 때 어디까지 말할 것인가? 이러한 것이 현재 이라크에서는 더이상 논란이 안 된다. 왜냐하면 실제 전쟁이 일어났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혼란이 전부이고, 바로 지금 모든 것이 회복돼야 한다는데 모든 사람이 동의한다. 세계 기자들이 이라크를 취재하면서 이라크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무엇을 필요로하는지 공개해야한다. 언론이 이라크 재건하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언론이나 정부 이라크 국민이 한 배를 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어제 미국 정부는 시리아에 대해 테러와의 전쟁에 좀더 협력해야 한다고 경고를 했다. 또 북핵문제도 있다. 미국이 그럼 이라크에 했던 것 처럼 시리아, 이란, 북한과 전쟁을 벌일 것인가? 미국 언론은 기본적으로 이라크전에 있어서 정부를 지지했다. 왜냐하면 후세인이 악독한 독재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리아, 이란, 북한은 이라크와는 상황이 다르다.

때문에 언론의 역할이 크다. 미국이 이들 국가에 대해 행동을 취할 때 보다 정확한 정보를 근거로 합리적인 이유를 근간으로 행동을 취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언론과 정부가 조금씩 대치되는 국면으로 움직여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국면이 온 것이 참 좋다고 생각하고, 정부에 대해 도전하고 책임을 묻는 것이 필요하다.


정웅재 기자

[출처:2003년09월17일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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