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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강원용 목사]한반도에 전쟁 나면 지구가 파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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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injok 작성일02-01-04 00:00 조회2,9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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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지도자 강원룡 목사의 신년 충정토로(吐露)

kang05.jpg2002년을 한나절 앞둔 시간, 서울 눈 덮인 삼각산을 마주보며 종교적 진리와 민족적 양식, 민주적 신념으로 살아온 강원룡 목사(크리스챤아카데미 이사장)은 85년의 생애를 걸고 새해 한반도에 닥칠지 모르는 전쟁의 위협으로부터 민족의 평화와 생존을 지킬 단호한 결의를 밝혔다.

그리고, 겨레 앞에 막아선 이 비관의 먹구름을 보지 못하는 정치지도자들에게 깨어나라고 절규했다. 21세기의 전쟁은 곧 지구의 파멸이요, 끝일 수 밖에 없다며 세계의 지성, 특히 미국의 양심이 전쟁확대 반대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강원룡 목사는 2001년의 마지막 날 오전 디지털 사상계 김도현, 유광언 운영위원, 조민 편집위원과 가진 한시간 반 동안의 신년대담에서 새해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2002년에 있을 수 있는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 그리고 지구를 파멸시킬 수 있는 전쟁의 위협을 경고하고, 이를 막기 위해 한국의 지도자가 깨어 있을 것을 촉구하고 세계, 특히 미국의 양심세력이 일어설 것을 간곡하게 호소했다. (편집자)

절박한 위기가 다가왔다.

얼마 전에 어떤 대담에서 새해 전망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저는 상당히 비관적으로 보았습니다. 같이 참석했던 분은 낙관적으로 보기도 했습니다만, 그 분의 이야기는 지난 역사를 보면 한해 한해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에는 더 나아질 것으로 보는 것이죠. 물론 저도 그런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과거보다는 나아지겠죠. 선거만 보더라도 예전에는 노골적인 부정선거가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만 지금은 그런 걱정은 하지 않고 있으니까요.

새해를 비관적으로 보고 걱정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미국의 부시 대통령과 관련한 세계정세 때문입니다. 지난 9.11테러 사건을 다른 나라의 일로만 볼 수도 있겠지만, 최근의 전개 양상과 특히 그 뿌리를 보면 상당히 큰 걱정입니다.

저는 역사적 뿌리를 알기 때문에 더 걱정입니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종교적 분쟁은 633년 최초의 전쟁 이후에 십자군 전쟁 등 전쟁양상은 많이 바뀌었지만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원인은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 있습니다.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2차대전 후 UN 협의 아래 미국을 등에 엎고 팔레스타인에 국가를 세웠는데, 이슬람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그 곳은 단순히 농사짓는 땅이 아니라 알라신의 땅, 자신들의 혼(魂)의 땅인데, 역사적으로 원수인 유태인이 이스라엘을 세우니까 갈등이 계속되는 것이죠.

뿌리깊은 종교간 전쟁

역사적으로 기독교인들은 예수의 무덤이 있는 예루살렘으로 성지순례를 합니다. 그런데 이슬람 사람들이 못하게 하니까 자꾸 그곳을 차지하려고 전쟁이 발생했던 것입니다. 그런 가운데 이슬람이 예루살렘을 빼앗을 때는 기독교인들을 가만 나뒀지만, 기독교인들이 예루살렘에 들어올 때는 거기 있던 이교도들을 모두 죽였습니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된 것입니다.

그래서 1948년 이스라엘이 세워질 때만 해도 예루살렘은 UN에 의해서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67년 전쟁으로 예루살렘과 가자지구를 빼앗았습니다. 지금은 핵도 가지고 있습니다. 당시에 UN은 철수하라고 했는데, 미국의 보호 아래 그냥 눌러않았던 것입니다.

이슬람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빈 라덴이 얼마전 방송에서 한 말처럼 이번 테러는 기독교 서구와 이슬람 아랍과의 전쟁입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물론 부시는 그렇지 않다고 하죠. 이건 테러와의 전쟁일 뿐이며, 이슬람과의 전쟁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면, 빈 라덴이 9.11에 저지른 것은 분명히 테러인데, 그렇다고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사람들을 죽이는 것은 테러가 아니냐는 것입니다. 부시는 테러냐 반테러냐 선택하라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부시는 아프가니스탄 공격을 "21세기 전쟁"이라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지금까지의 전쟁은 한국전쟁만 하더라도 전선이 있었는데, 테러전은 "전선"이 없어요. 그리고 테러는 "끝"이 없죠. 전쟁의 양상이 과거와 너무도 다르다고 봅니다.

왜 한반도의 전쟁을 걱정하는가?

그런 의미에서 저는 제일 걱정인 것이 미국의 부시가 이슬람하고의 전쟁이 어렵게 되면, 이 전쟁이 이슬람 아랍과의 전쟁이 아니라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결국은 북한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월남전쟁 때의 경험에 의한 것입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파월 정규군을 편성했을 때, 야당이 반대하고 저도 반대했습니다. 그때, 미대사관 정치담당 참사관 하비브가 여기서 월남대사로 임명되어 부임하러 가기 전날 저를 만났습니다. 저에게 해 줄 얘기가 있다고 해서 만났죠.

그 사람 얘기가 "당신을 포함해서 한국사람들이 착각을 하고 있다. 미국은 기본권이 있고 민주주의 국가니까 박정희 같은 사람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고 민주화와 인권을 지원할 것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데, 그건 미국 언론이나 하는 것이지 미국 정부는 오로지 국익만을 생각한다. 절대 착각하지 말라. 월남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사실 미국이 월남전을 수행하면서 가장 골치 아픈 것이 이 전쟁을 백인과 황인간의 인종전쟁으로 보는 것이다. 이것은 절대 인종전쟁이 아니다. 이데올로기 전쟁이다. 그런데 이 말이 안 먹힌다. 그래서 같은 황색인종이고 아시아 국가인 한국 같은 나라가 참전하게 되면 이 전쟁의 성격이 이념전쟁이 된다. 그래서 한국의 파병이 필요한 것이다. 정세가 바뀌어서 70년대 후반에 가면 모르겠지만, 미국은 국익을 위해서 박정희를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미국은 한국의 월남전 파병을 여론을 바꾸는데 써먹으려고 한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바뀐 것은 없습니다. 부시는 이 전쟁이 이슬람과의 전쟁이 아니라, 테러와의 전쟁이라 말하는데, 여론이 그렇지 않거든요. 지금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보는 곳이 무슬림권을 제외하고 북한, 쿠바 밖에는 없습니다. 쿠바는 지금 포로 심문장소로 쓰는 등 전쟁에 이용하고 있습니다. 결국 북한만 남아 있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9.11 테러 이후에 저는 이런 생각을 계속 했습니다만, 공개적으로 얘기하기가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부시가 "김정일은 믿을 수 없는 사람이다." 라고 하고 핵사찰을 요구하는 등 요즘에는 언론을 통해 얘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1%의 가능성이라도 조심해야 합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민족 사활문제로서 여야가 힘을 합쳐서 막아야 합니다. 그런데, 내년에 대선이 있어서 그런지 관심이 없어요. 제가 대통령 선거에 나가겠다는 몇 사람을 만났는데, 얘기해 봤더니 표 얻는데만 관심이 있지, 이런 사항에 대해서 말이 없더라구요. 걱정입니다.

미국내 반전운동을 기대한다.

저는 내년도 상황을 상당히 위험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희망적이라고 기대하는 것도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미국내의 반전운동입니다. 미국이 월남전에서 철수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이 미국내 반전운동입니다. 미국사람들은 이상하게 1차대전, 2차대전, 월남전을 보더라도 처음에는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 뛰어들어서 끝까지 밀어붙이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무역센터빌딩과 펜타곤이 공격을 당하니까 다짜고짜 뛰어든 것이죠. 그래서 미국 국민의 90%이상이 지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부시로서는 아버지 부시가 이라크를 공격하고 다음선거에서 패배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쟁이 흐지부지하게 하면 다음 선거에서 진다는 것을 알고 아버지의 전철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 머리속에 있을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미국내 양심있는 지식인, 시민단체, 종교인, 정치인들의 확전반대운동이 일어날 것으로 봅니다. 이번에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고 나서 이익을 본 것은 군수산업뿐이죠. 그래도 미국은, 히틀러 체제하의 독일과 달라서, 민주주의 국가이고 양심있는 사람들의 주장이 널리 퍼지니까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저는 절대로 빈 라덴을 지지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테러 참가자들은 순전히 알라신에 대한 충성심과 신앙심의 발로로서 종교적 신념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봅니다. 우리 나라로 따지면, 안중근 열사가 이등박문을 죽였다고 했을 때 이걸 테러로 볼 수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지만 앞으로 빈 라덴 같은 사람이 100명 이상 나올 것입니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 김대중 대통령이 부시를 지지하고 의료병 등을 보내는 것이 그럴 수 밖에 없었겠지만, 저는 그 이상은 안된다고 봅니다. 정규군은 안됩니다.

그런데 며칠 전에 조선일보 김대중 주필이 칼럼을 썼더군요. 저는 입장은 다르지만 그 분이 보수적이지만 합리적인 사람으로 보았는데, 꾸물거리지 말고 무조건 정규군을 보내라고 썼더군요. 잘 모르겠습니다. 둘 중의 한 사람은 머리가 나쁘겠죠.

중국까지 나서면 동북아 전쟁

생각해 보세요.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면, 북한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94년의 경험이 있지 않습니까. 당시 시나리오가 있었잖아요. 공개적으로 북한은 미국이 공격하게 되면, 무조건 선재 공격을 합니다. 미국 본토가 아니라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남쪽을 대상으로 공격합니다. 그러면 미국은 다시 북쪽을 공격하게 되고, 완전히 쑥대밭이 되는 거죠. 그러면 중국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중국 얘기가 나왔습니다만, 미국은 이라크 등 당면한 적들 때문에 수많은 돈을 들여서 무기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은 중국을 두고 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마찬가지로 중국은 미국에 대해서 20년만 두고보자고 하는 식입니다. 2008년이면 올림픽도 하고 경제력도 되니까. 이번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보는 것처럼 지금은 조금 참고 두고보자고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는 다르죠. 중국은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그러면, 동아시아 전체가 문제가 생기는 거죠.

21세기가 전쟁의 시대가 되면 지구는 멸망합니다. 지구는 끝장입니다.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은 중동과 동아시아 지역인데 이제 동시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제가 신경과민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언젠가 "그 당시 당신이 신경과민이고 착각이었다"고 하면 아주 고맙게 내 실수를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1%의 가능성이라도 내 예측이 맞다면 이건 아주 큰일입니다. 이것을 막아야 하는데, 정치가 바로 대처해야 하는데, 저 정도의 수준이고 김대중 주필의 칼럼도 그렇고 아주 큰 걱정입니다.

21세기의 전쟁은 지구의 멸망

그래도 유일한 희망은 미국내에 확전반대세력이 나온다고 보는 것입니다. 뉴욕에 세계종교인평화회의에 편지를 썼습니다. 너희가 안하면 우리가 먼저 확전반대운동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회답이 가관입니다. 테러방지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데, 테러전에 대해서 비판을 못하게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민주주의 국가인 미국에 우리 나라 반공법 같은 것이 있다는 말이냐고 했습니다.

부시 정부는 매스컴을 거의 잡고 있습니다. 얼마전 빈 라덴의 비디오가 공개됐는데, 아랍에서는 조작이라고 합니다. 사실 저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어느 정보가 정확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기가 막힌 것은 일본 고이즈미 총리의 최근 행적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결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바라는 것 같지가 않습니다.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북대화도 계속하고 반테러도 같이 동참해야 하는데 말이죠. 9.11 이후에 북한이 반테러에 서명하고 해서 머리가 좋다고 보았는데, 이번에 괴선박 사건을 보면서 정말 쓸데없는 짓을 한 것으로 봅니다. 오히려 미국에게 빌미를 주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죠. 미국, 특히 일본의 정보력, 첩보력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 같습니다. 북쪽에서는 거기까지 생각을 못한 것으로 봅니다.

월남전에서 미국이 진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한국전쟁과는 달리 전선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미국내에 반전운동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철수할 수 밖에 없었던 겁니다.

이번 전쟁을 보면서 월남전과는 다르다고 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라크에서는 미군이 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군 지상군이 많이 죽었습니다. 그리고 이라크에서는 군사목표만을 공격했는데, 이번에는 심지어 적십자의 피난민 지원시설도 공격했습니다. 그래서 월남전과도 틀리지만, 이라크 때와도 틀립니다. 다음 공격 목표가 계속 나올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소련 붕괴 이전보다 이슬람과 미국관계가 더 나빠졌다는 것입니다. 소련이 있을 때는 소련이 주적이었지만, 지금은 미국이 유일한 적이 되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낙관하기 어렵습니다.

북한은 세계정세를 읽어야

지금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정세는 94년 보다 훨씬 더 위험합니다. 당시 김일성이 살아 있어서, 래이니 대사가 카터를 평양에 보내 김일성과 카더 사이에 승부가 났습니다. 당시 김일성은 군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 김정일은 그 아버지 하고는 상황이 다르다고 봅니다. 작년 6.15선언 때는 자신이 군을 장악했다는 자신이 있어서 가능했다고 봅니다만, 지금은 상당히 불안한 요소가 있습니다.

제게 김정일을 설득하라는 제안을 하기도 하는데, 만날 수 있다면 설득하는 방법이 있겠습니다만, 저는 그 사람을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지난 89년에 김일성 씨가 날 만나자고 했었습니다. 당시 노태우 대통령 시절인데, 단 종교인연합회 이름으로 만나겠다고 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안기부가 중간에 나서게 되어서 결국 좌절되었습니다. 김일성은 정치가가 아니라 민족적 차원에서 저와 만나자고 했는데, 결국 못가게 되었죠. 김정일은 당시 상황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새해가 걱정입니다. 중국도 있고 해서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지만, 단 1%의 가능성이라도 전쟁은 민족의 생사가 걸린 문제입니다. 가볍게 보아서는 안됩니다. 1월 한달을 지내보고 확전이 되는 것을 보면 알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저는 오래 살지는 못하겠지만, 미국의 반대가 있더라도 확전반대 운동을 일으키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전쟁이 한반도를 그냥 무사하게 놔두고 지나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걱정이 그냥 저 자신의 걱정으로 끝나길 바랍니다.

2001/12/31

*강원용 목사는 경동교회 명예목사,크리스챤아카데미 이사장,평화포럼 이사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정리 : 김현인 편집팀장

[출처:디지탈 사상계:www.sasangg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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