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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압박에 대한 근본 대책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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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20-08-04 21:42 조회2,23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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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비 압박에 대한 근본 대책은 없는가


글: 김중산(객원논설위원)


사진은 필자


지난달 29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주독미군 1/3(1만 2,000명) 감축을 발표하면서 이는 어디까지나 “국가방위전략(NDS)에 따라 내린 전략적 결정”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같은 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말을 했다. “독일이 돈을 안 내서 우리가 군대를 뺀다”고. ‘전략적 재배치’ 운운은 레토릭일 뿐 문제는 ‘돈’이다. 독일이 트럼프가 요구한 만큼 방위비를 내지 않자 메르켈 총리에게 알리지도 않고 주독 미군 감축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이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의 사전에 ‘동맹에 대한 예의’ 따윈 아예 없다.


주독미군 감축에 이어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과 관련해 이정은 동아일보 워싱턴 특파원은 ‘돈으로 감축 해결될까--- 방위비 협상 뒤 주한미군’이란 3일자 기사를 다음과 같이 마무리했다. “주한미군 감축(또는 철수)에 대한 우려는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의 협상을 타결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치열한 고민과 함께 대응 준비가 필요하다. ‘돈 문제’ 만으로 치부했다가는 떠나는 미군을 속절없이 바라보게 될지 모를 일이다.” 가수 남진이 부른 ‘가슴 아프게’가 문득 떠오른다. 정말 그렇게 ‘가슴 아프게’ 주한미군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가.


국가와 민족의 명운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인 만큼 대응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 특파원의 주장에 당연히 동의하지만, 돈 문제 만이 아닌 다른 이유로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 이는 불가항력적인 일로 우리로선 전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나는 언젠가 닥칠 지 모를 바로 그같은 절체절명의 국가적 비상 상황에 대비해 평소 전시작전통제권의 조속한 전환과 자주국방력 강화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돈 문제 만으로 치부했다가는 떠나는 미군을 속절없이 바라보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하는 이 특파원에게 “그래서 어쩌자는 거냐”고 묻고 싶다. 트럼프가 주독미군을 감축하는 이유는 스스로 밝혔듯 돈 때문이다. 독일 꼴 날까 두려워 눈물 젖은 손수건을 흔들며 떠나가는 미군을 속절없이 바라보지 않기 위해 그러면 트럼프 요구대로 방위비를 올려주자는 얘긴가. 자그마치 연간 50억 달러다. 방위비를 구실로 걸핏하면 주한미군 감축이니 철수니 위협하는 미국에 해마다 50억 달러를 조공 바치는 대신 “이제부터 우리 나라는 우리 힘으로 지킬 테니 주한미군 감축(또는 철수)하라”고 당당하게 역제안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지도자를 언제쯤이면 볼 수 있으려나.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30일 중앙일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지난해 수차례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에 대해 분명히 암시했다”고 말했다. 볼턴은 “트럼프의 대선 전 주독미군 1/3 감축 발표는 한국과 일본에 나쁜 신호”라며 “한국 역시 독일과 같은 처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가 한국에 요구한 방위비 50억 달러는 “미국 건축업자가 빌딩과 아파트를 지을 때 건축비에 50% 이상의 이윤을 더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돈밖에 모르는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인 트럼프다운 방위비 산출 방식이다.


그는 “대선에서 뒤지고 있는 트럼프가 ‘옥토버 서프라이즈’(10월의 이변)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을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종전선언이 경축할 일이지 그게 왜 우려할 일인가.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원치 않는 네오콘의 본색을 또다시 드러낸 것이다. 지난해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의 전신) 안상수 당시 의원은 해리스 미대사를 만나 “미국의 이익과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북한과 종전선언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미래통합당에 안 전 의원 같이 국적을 의심케하는 한심한 정치인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그는 “미.중 비상사태 발발 시 한국군도 한반도 밖으로 파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한국의 젊은이들이 미군의 총알받이가 되어 대신 죽어달라는 만부당한 얘기다. 미.중 갈등이 날로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이 미.중 간 양자택일을 강요받고 있지만 한국은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숙명적으로 양국 중 어느 나라와도 척을 지고 살 수 없다. 위험하지만 국익의 향배에 따라 합종연횡을 해야 한다. 캄보디아의 고 노로돔 시아누크공의 ‘등거리 외교’를 타산지석으로 삼으면 지혜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8월11일자 뉴욕포스트는 트럼프가 이틀 전 열린 재선 캠페인 모금 행사에서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임대료를 수금하러 다녔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브루클린의 임대 아파트에서 월세 114.13달러를 받는 것보다 한국에서 방위비 10억 달러를 받는 게 더 쉬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문 대통령의 억양을 흉내 내기도 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동맹을 대하는 미국의 민낯이다.


지난 2월 래리 호건 매릴랜드 주지사가 트럼프와 만찬을 가졌는데 그 자리에서 트럼프가 “문 대통령을 상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한국인들을 ‘끔찍한 사람들’(Terrible People)이라고 표현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호건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왜 미국이 그동안 한국을 보호해왔는지 모르겠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돈을 내지 않는다’고 불평했다”고 덧붙였다.


만찬에는 호건 주지사의 한국인 아내 유미 호건 여사도 동석했다. 그는 “대통령이 모국에 모욕을 퍼붓는 동안 아내는 거기 앉아 있었고 나는 아내가 상처 받고 속상해하는 것을 알아차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내는 나가버리고 싶었을 텐데도 예의 바르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고 회상했다. 한국사람을 앉혀놓고 면전에서 한국사람을 험담하는 트럼프의 무례함에 할 말을 잃게 된다.


이처럼 방위비와 관련해 동맹의 정신과 가치를 훼손하고 조롱하는 미국과 구태여 불편한 동맹 관계를 유지해야만 하는가. 방위비 압박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은 민족자주의 원칙에 따라 남북이 종전선언을 하고 불가침 협정을 맺는 것이다. 그리고 남한이 한미 군사동맹의 족쇄에서 벗어나 북한과의 ‘민족동맹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08/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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