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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전쟁보다 불의한 평화가 더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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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20-06-21 15:21 조회2,7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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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로운 전쟁보다 불의한 평화가 더 낫다

글: 김중산(민족통신 객원논설위원)

사진은 필자


한반도 ‘평화의 봄’은 유난히 짧고 더디게 온다. 엄동설한을 헤치고 찾아온 봄은 그러나 꽃망울이 채 얼굴을 드러내기도 전에 봄을 시샘하는 스산한 바람에 이끌려 황망하게 우리 곁을 떠나버리곤 한다. 2년 전 판문점과 평양에서의 역사적인 남북 정상의 만남이 잉태한 평화의 봄이 지금 거센 비바람 속에서 모진 시련을 겪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시련의 발단은 일부 탈북자 단체가 북의 체제를 비방하고 ‘최고 존엄’을 모독하는 내용을 담은 대북전단 살포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싶다.

남북 정상 간의 합의 이행을 인내하며 기다린 대가로 북측에 돌아온 것은 포르노로 점철된 목불인견의 전단뿐이었다. 대북전단 살포는 현행 법규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었지만 남측 당국은 짐짓 못 본척 했다. 북측의 잇단 살포 중단 요구에도 귀를 닫았다. 이에 분기탱천한 북측은 김여정 제1부부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경고한 대로 남북 화해의 상징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데 이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구에 군대를 전진배치하고 비무장지대의 경계 초소를 복원하는 등의 강경한 군사적 대응 조치를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걷자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핵잠수함 등 한반도 주변의 전략자산을 다시 전개하고 8월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도 예정대로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대로 할 경우 남북 간 무력 충돌 가능성이 최고조에 달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고 이는 자칫 전쟁으로까지 비화될 수도 있다. 우리에겐 실로 생사가 걸린 치명적인 문제다. 그럼에도 우리가 미군과 합동으로 북침 연습 훈련을 계속해야만 하는가.

트럼프 대통령은 “돈 많이 드는 한미연합훈련을 왜 하는가. 할 필요가 없다. 나도 싫어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전략자산 전개와 연합군사훈련에 드는 막대한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가. 트럼프도 하기 싫다는 군사훈련을 해서 가뜩이나 남북 관계가 어려운 때에 구태여 북을 자극할 필요가 있을까. 해선 안 된다. 아니 차제에 영구 중단해야 한다. 꼭 해야 된다면 말리지 않을 테니 자기네 돈 들여 단독으로 하라고 하라. 그러면 아마 돈이 아까워서라도 하지 않을 것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랬다. “정의로운 전쟁보다 불의한 평화가 더 낫다”고. 그렇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전쟁이 나면 ‘죽는 건 조조 군사’라고 떼죽음 당하는 건 애먼 남북 우리 동포들이다. 미군은 철수하고 군속과 딸린 가족들은 국외로 소개하면 그만이다. 미국이 6.25 때처럼 미국인의 인명 피해를 감수해가면서 까지 다시 남한을 도와줄 리 없다. 우리 민족이 전쟁 위험 없는 평화로운 땅에서 번영을 구가하며 살아갈 수 있는유일한 방법이 있다면 그것은 하루라도 빨리 외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남북 합의를 자주적으로 이행해 나가는 것 외에 달리 묘수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전단 살포를 막지 못한 것을 무척 아쉬워하고 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온갖 모욕과 폭언을 들어가면서도 오로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불철주야 동분서주해 왔다. 하지만 미국의 노골적인 간섭으로 그의 노력은 매번 실패를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이 주한 미국 대사란 식민지 총독만으로는 미심쩍었던지 ‘한미워킹그룹’이란 요상한 이름의 괴물 기구를 만들어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전천후 감시 견제하는 바람에 남측이 남북 합의를 전혀 이행할 수 없었고 그 결과 남북 간에 지금과 같은 위험천만한 군사적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내정간섭을 일삼는 한미워킹그룹은 지체없이 해체되어야 한다.

악화된 남북 관계를 향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노심초사하느라 문 대통령은 오늘도 뜬눈으로 불면의 밤을 지새울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죽음을 각오하고 비장하게 미국에 맞서 독자적 행보를 결단하지 않는 한 달라질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더 이상 미국 눈치만 보지 말고 남과 북이 의기투합해 일단 일을 저지르고 난 다음 설득에 나서는 건 어떨까. 아무리 생각해도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전격 선언하고 남북 철도 연결 사업도 즉각 착수하고 난 후 미국을 집요하게 설득하고 양해를 구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을 것 같다. 물론 지난한 일이긴 하지만 목숨 걸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남북 관계 개선은 어쩌면 영원히 신기루가 되고 말지도 모른다.

목숨을 걸면 두려울 게 없고 세상에 못할 일이 없다. 문 대통령의 비상한 결단을 촉구한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 속에 우리 선조들이 반만년을 살아왔고, 우리 후손들이 영원무궁토록 대를 이어 살아갈 아름다운 우리의 조국땅 삼천리 강산에 정의로운 전쟁이 아닌 불의한 평화가 정착될 수 있기를 절절히 염원한다. (06/20/2020)

김중산(민족통신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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