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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행정부와 국제관계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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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17-01-28 11:17 조회131,9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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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1일 1건을 터트리고 있다. 미국언론은 '미치광이 전략(Madman Strategy)'이라는 고도의 전략으로 풀이하고 있다. 미치광이 전략이란 치킨게임에서 사용하는 충격요법이다. 이는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한 게임으로, 서로 자동차를 탄 채 마주 보고 달리다가 핸들을 먼저 꺾는 쪽이 지는 방식이다.

어느 쪽도 양보하지 않고 극단으로 치닫는 치킨게임에서 상대에 대한 압박의 효용을 높이는 것이 미치광이 전략이다. 치킨게임에서 확실하게 이기기 위해서 브레이크와 핸들을 고장 내기도 한다. 심지어 운전자가 위스키를 마시기도 한다. 상대방에게 이를 알리면 상대방은 겁을 먹는다는 것이 미치광이 전략이다. 

트럼프가 완성한 미치광이 전략

미치광이 전략을 고안한 사람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고, 이름을 붙인 사람은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다. 닉슨은 베트남 전쟁을 종결시키기 위해서 자신을 위험한 인물로 포장했다. 전쟁의 배후에서 종전을 반대하는 소련을 끌어들이기 위해서였다. 우리에게 미치광이 전략은 낯설지 않다. 그동안 북한의 위협과 도발을 효용을 극대화하려는 미치광이 전략으로 풀이해왔기 때문이다. 

세계는 1970년대 이후에 불확실성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갈브레이드 교수가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저서를 세상에 내놓은 것은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인 1977년이다. 오일 쇼크 이후 세상을 움직이는 원리가 사라지고 변화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진단이다. 갈브레이드는 이 변화 때문에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어져서 이를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말했다.


갈브레이드가 불확실성의 시대를 언급한 이후 세계는 사회주의권 붕괴와 냉전 해체, 9.11 테러, 뉴욕발 금융위기를 겪었다. 예측불가능한 충격적 변화 이후 불확실성이 일상화되는 시기가 도래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적응이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노엄 촘스키는 2000년 출간한 <불량국가>에서 "우리의 적들은 우리가 미칠 수도 있고, 예측이 불가능하며, 가공할 파괴력을 구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겁에 질려 우리의 요구에 순응할 것이다"고 미치광이 전략을 설명했다. 촘스키의 말대로 미치광이 전략은 예측 불가능성 때문에 효용을 높일 수 있다.

트럼프 당선 이후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은 세계는 불확실성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의 언행은 미치광이의 언행처럼 비합리적이고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닉슨 이후 처음으로 '미치광이 전략'과 '불확실성의 시대'가 결합하게 된 것이다. 

치킨게임에서 미치광이 전략은 승리를 목적으로 한다. 미치광이 전략이 비합리성의 합리성이라는 역설을 지니는 이유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비합리적인 언행이 합리적인 결론을 가져올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전략적으로 예측 불가능성을 고조시키는 트럼프의 전략은 자신의 정책과 전략이 성공할지까지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블랙스완

트럼프와 트럼프 이후 세계는 우리가 전혀 겪어보지 못한 블랙스완(black swan)이라 할 수 있다. 백조만 겪어본 사람들에게 블랙스완은 이미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가고 있다. 블랙스완은 '이명박', '허경영', '박근혜'가 일체화된 대통령을 상상하는 것과 다름없다.

비즈니스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도 거래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살리기에 대한 기대로 대통령이 된 이명박과 백인 저소득층에 대한 선동으로 대통령이 된 트럼프의 공통점이다. 포퓰리스트들은 기존의 모든 질서를 부정하는 초현실적인 약속을 던진다. 허경영과 트럼프의 공통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뒤에는 최순실과 정윤회가 있었다. 트럼프의 뒤에는 딸 이방카와 사위 쿠슈너가 있다. 박근혜와 트럼프의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다. 거기에 트럼프 취임 다음날부터 한국판 촛불시위와 일부이기는 하지만 탄핵요구까지 미국에서 일고 있다. 블랙스완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세계와 동아시아는 1945년 2차대전 이후 냉전의 시작과 1989년 사회주의 붕괴 이후 냉전의 해체에 비할 만큼 큰 변화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물론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스템이 트럼프 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바뀔 수 있겠냐는 의문도 있다.

그러나 미국이 주도해온 국제질서를 의도적으로 불확실성을 키워서 해체시키려는 것이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의 본질이다. 트럼프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도 탈퇴하고, 브렉시트를 지지하여 유럽연합(EU)를 약화시키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가를 거부하여 태평양 지역 무역질서를 예측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트럼프의 이런 정책을 '신(新)고립주의'라고 말하기도 한다. 엄밀하게 보면 '신고립주의'라기보다는 일방주의다. 다자간 협력에 의한 국제질서보다는 미국의 힘을 이용해서 다른 나라들과 일대일 접촉을 통해서 미국의 이익을 관철시키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이익에서 제일 우선시되는 것은 경제이다. 트럼프는 미국 물건을 사고(Buy American), 미국인을 고용하라는(Hire American) 주장을 하고 있다. 

트럼프 정책의 핵심은 '위대한 미국 재건'(Make America great again)이다. 이를 위해서 '미국 우선주의'와 '미국물건 구입 및 미국인 고용'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국내시장을 확보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려는 초기 자본주의 단계의 중상주의와 흡사하다. 따라서 트럼프의 등장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나라들은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중국, 멕시코, 일본, 독일, 한국이라고 할 수 있다. 

영국, 독일, 중국의 대응

중상주의, 일방주의, 보호무역주의로 전환한 미국의 트럼프에 맞서서 자유무역의 기수로 독일과 중국이 떠오르고 있다. 영국의 메이 총리는 트럼프 당선 이후 브렉시트 강행을 선언했다. 트럼프는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취임 이후 첫 정상회담 상대로 메이 총리를 선택했다.

유럽연합(EU)을 이끌고 있는 독일은 미국과 영국의 앵글로색슨 연합에 대응하기 위해서 아시아와 남미로 눈을 돌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이 미국의 독무대였던 환태평양 지역으로 눈을 돌리려고 하는 것이다. 

▲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 ⓒA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 ⓒAP=연합뉴스

트럼프는 거래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중국의 핵심이익을 계속 건드릴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과 대만의 관계에서 중국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하나의 중국'을 가볍게 무시하고 있다. 트럼프는 하나의 중국이면 어떻고, 두 개의 중국이면 어떻냐는 태도이다.

충격에 빠진 중국은 보호무역주의 반대에 앞장서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거래'가 세계관의 중심인 트럼프에 대해서 '거래'할 충분한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미중 무역충돌을 넘어선 다음에 다가올 거래에 대해서 중국은 오히려 표정관리를 하면서 대비하고 있는 듯하다. 

러시아, 일본, 북한의 대응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러시아에 대해서 냉전시대의 대소련 봉쇄정책을 연상하게 할 정도로 강력한 정책을 펼쳤다. 하지만 트럼프와 푸틴의 관계는 마치 냉전 해체 이후 아버지 부시 대통령-러시아의 옐친 대통령 간 관계에 버금갈 정도로 친밀하다.

물론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단기간에 개선되는 것을 예측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트럼프의 사고방식을 볼 때 러시아는 그동안 미국의 일자리를 뺏어가지 않았다. 앞으로 미국의 먹거리를 제공해줄 나라이다. 미국과 러시아 관계는 오바마 시대와 크게 달라질 것이다.

푸틴 당선 직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재빠르게 미국을 방문해서 트럼프를 면담했다. 트럼프 취임 이후 미국 대통령을 만나는 첫 번째 정상이 될 것을 희망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당선 이후 일본의 자동차가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일갈했다. 전통적인 미일 관계에 틈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북한과 대화에는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핵 폐기를 위해 김정은과 대화도 마다치 않겠다는 것이다. 김정은과 대화에 대한 비판이 일자 국빈회담처럼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 않게 햄버거를 먹으며 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대화 발언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으로 맞서고, 트럼프는 이를 막겠다고 했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트럼프와 시진핑(習近平)처럼 빅딜을 위한 샅바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가늠해 볼 수 있는 동아시아 질서의 키워드는 △유럽의 아시아로 진출, △미중 간의 충돌과 빅딜, △미러 밀월관계의 시작, △느슨해지는 미일 관계 △ 북한의 ICBM 시험 발사와 MD(미사일 방어체제) 등이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대비하는 한국의 국가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갈브레이드는 "불확실성의 시대는 두려움 없이 문제를 헤쳐 나가고, 대책이 필요하면 결단을 갖고 행동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영국의 메이 총리는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면서 "우리는 영국의 국익을, 영국의 가치를 우선에 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취임사에서 미국우선주의를 강조하면서도 "모든 나라들이 자국의 국익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것을 존중한다"고 말한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한국 국익 우선주의와 트럼프

한국은 한국의 국익 우선주의를 분명히 하면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상대해야 한다. 한국의 국익은 경제성장, 안보, 평화이다.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통해서 남북관계를 안정시키고, 남북경제협력과 동아시아 경제협력을 함께 추구할 경제 플랫폼으로써 동아시아경제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한미동맹이 추구하는 목표라는 점을 내세우며 '한국 국익 우선주의'와 트럼프의 '아메리카 우선주의'를 조화시켜야 한다.

트럼프가 한국에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은 방위비 분담금 자체가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이 연간 1조 원에 못 미치는데 트럼프 입장에서 이를 증액시키는 것이 미국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이 미국 국경 방어도 못하면서 한국 방위를 지원하는데, 한국 같이 잘사는 나라가 비용도 적게 낸다는 식으로 미국의 저소득층을 겨냥한 발언을 한 것이다. 

이것이 겨냥하는 것은 지지층 결집이다. 뿐만 아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을 가리지 않고 기존의 미국 워싱턴 정치권을 공격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자신이 아웃사이더라는 점에서 미국 주류가 장악한 권력을 국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취임사에서도 이를 강조했다. 워싱턴 정계를 구태라고 규정하고 자신은 소수 기득권 중심의 국가운영에서 벗어나겠다고 한 것이다. 방위비 분담 발언은 구태가 된 워싱턴 주류의 잘못이 무엇인지를 자신의 지지층에게 지적하는 차원에서 나오는 발언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트럼프의 전략을 보지 않고 방위비 분담금 자체만을 가지고 대응을 하는 것은 숲을 보지 않고 나무를 보는 것과 같은 오류이다. 한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한국의 경제전략이 미국의 일자리 창출과 연결된다면 트럼프는 방위비분담을 거래의 대상으로 삼게 될 것이다. 

남북경제협력, 베트남과 인도 등 남방경제, 중국과 시베리아 등 북방경제를 결합시키면서 한국 경제의 신성장동력을 만드는 국가전략을 짜야 한다. 이러한 전략을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조화시키는 것이 차기 정부가 해야 할 과제다.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원장-프레시안 1-26-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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