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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3000명, 금강에서 "어머니 가슴에 칼질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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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족통신 작성일10-04-19 20:25 조회3,4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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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충청남도 공주시 금강 곰나루터 일대. 금강보 건설을 위한 굴착기 소리가 한창인 이곳에, 때 아닌 성가와 기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강변 한 쪽에선 4대강 사업 이전과 이후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열리고, 하늘엔 "4대강 죽이기 반대"라는 문구가 쓰인 연이 수를 놓았다.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를 비롯한 천주교 사제단이 대규모 "금강 생명·평화 미사"를 연 것이다.

"생명의 강을 죽이지 말라"는 종교계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 17일 대한불교 조계종이 승려, 불자 1만여 명이 참여한 "4대강 생명 살림 수륙대재"를 연 데 이어, 이날 금강에서는 천주교 사제와 신자 3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대규모 미사가 열렸다.

이날 미사에는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연대" 대표 조해붕 신부, 박상래 신부, 문규현 신부 등 천주교 사제들 외에도 불교환경연대 대표 수경 스님, 용화사 주지 지관 스님, 마곡사 주지 원혜 스님 등 불교계 인사와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 등 정치인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공연과 음악, 사진전으로 구성된 1부 행사가 끝나고 미사가 시작되자, 소란스러웠던 장내가 금세 조용해졌다. 서울·부산·대구·광주·춘천 교구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신자들 사이로 사제 200여 명이 십자가를 앞세워 입장하자, 미사의 시작을 알리는 성가가 울려 퍼졌다.

이날 미사를 주재한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장 김종기 세레자 요한 신부는 "대자연은 어머니와 같고, 강은 생명의 젖줄과 마찬가지인데, 정부는 그 어머니의 가슴에 포클레인으로 상처를 내고 있다"며 "4대강 사업은 돈벌이에 급급한 인간의 욕망이 생명을 파괴하고 창조 질서를 거스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강론은 대한하천학회의 허재영 교수(대전대 토목공학과)가 맡았다. 허 교수는 "과거 토목공학의 가장 큰 화두는 치산치수(治山治水)였지만, 점차 강을 "다스리는 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대상"으로 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최근의 추세를 봐도 선진국에서는 보와 댐을 철거해 자연 그대로의 강을 복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이어서 "정부는 겉으로는 "4대강을 살린다"며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자연 그대로의 강을 복원하는 세계적 추세와 역행한 "강 죽이기" 사업"이라며 "지금처럼 공사가 속도전으로 진행된다면 우기가 되는 7~8월엔 공사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결국엔 되돌릴 수 없는 파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생명의 강"을 훼손하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종교계 인사들의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초대 대표를 지낸 박상래 원로 신부는 "흐르는 강을 막으면 물이 썩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이 죽는다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이라며 "장로 대통령이 창조 질서를 거스르는 행위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신부는 이어서 "지금 대한민국에 막힌 것은 강뿐만이 아니다. 여론과 언론의 길이 막히고, 가난한 아이들에게 평등한 밥상이 막히고, 집회와 결사의 자유가 막히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겐 인간답게 살 권리가 막히고 있다"며 "정부가 막힌 데를 뚫지 않고 자꾸 무리수를 둔다면 대규모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곡사 주지 원혜 스님 역시 "사람의 몸에 피가 흐르지 못하면 종기가 생기고 결국 살이 썩듯이, 강도 흐르지 못하면 썩고 죽어가기 마련"이라며 "강을 훼손하는 4대강 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혜 스님은 남한강에 "여강선원"을 개원한 수경 스님에 이어, 오는 22일부터 공주 공산성 내 영은사에서 금강선원을 열고 "생명의 강 지키기" 정진에 돌입할 예정이다.

3시간 남짓의 미사가 끝나자, 참가자들은 곰나루터 인근의 금강보 공사 현장까지 행진을 진행하고 공사 현장 앞에서 기도회를 갖는 것으로 이날 행사를 마쳤다.

이날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한 천주교 연대(천주교연대)"는 성명을 내고, "이명박 대통령과 이만의 환경부 장관은 생명 파괴에 대한 종교인들의 우려와 천주교 주교회의의 입장 표명을 마치 정치적 목적이 있는 양 왜곡하며 훈계를 늘어놓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정부의 사과를 촉구했다.

천주교연대는 또 "창조 질서를 거스르는 4대강 사업을 막기 위해 6월 지방선거에서 4대강 사업 반대에 목소리를 내는 후보를 지지하고, 신자들의 투표를 독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천주교연대는 오는 26일부터 매일 저녁 서울 명동성당에서 "생명의 강을 위한 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오는 5월 10일에는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천주교 사제·신자 10만 여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생명·평화 미사" 역시 준비하고 있다. 이날 미사에는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제2차 천주교 사제 선언도 발표될 예정이다.


선명수 기자(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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