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6-12-02 00:00
[참관기]남북 언론인 공동성명
 글쓴이 : minj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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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춘 칼럼

홍동철. 평양의 유력 일간지 <민주조선>의 부주필이다. 금강산 삼일포를 나란히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홍 부주필은 딸이 기자 직업을 꺼린다며 은근히 서운한 눈치였다. 까닭을 물었다. “아빠가 늘 늦게 집에 돌아오고 지역에 출장도 자주 가서”란다. 평양 기자들의 ‘술 문화’도 더듬었다. 답이 시원했다. “기자는 아무래도 글을 잘 써야 하는데 술 마시지 않는 기자가 잘 쓰겠소?”

<##IMAGE##> 체제가 다른 남과 북에서 서로 20년 넘게 기자로 살았지만, 뜻밖에도 닮았다. 홍 부주필도 대학에서 강의를 한다. 무엇을 가르치는지 묻자 사뭇 진지했다. “기자가 되려면 무엇보다 대중의 생각을 읽어야 한다”는 걸 으뜸으로 강조한단다.

그랬다. 겨레가 갈라진 지 60여년 만에 처음이었다. 남과 북의 언론인 180여명이 한마당을 이뤄 토론하고 술잔을 나눴다. 역사에 한 꺾자를 친 토론회에 참석하러 비무장지대를 넘으면서, 북과 남의 언론인들 앞에 ‘6·15 공동선언과 민족언론의 길’을 발표하면서 새삼 공동선언이 걸어 온 길을 되새겨 보았다.

2000년 6월14일 자정을 앞두고, 최종 합의문이 <한겨레> 편집국으로 들어오던 순간의 감동은 지금도 생생하다. 당시 야간 국장을 맡았기에 긴장감은 더했다. 야간 국장에게 중요한 일은 1면 머리 편집이다. <한겨레> 6월15일치 1면의 통단 제목은 ‘연합-연방제 통일 지향 합의’였다.

실제로 공동선언의 고갱이는 ‘연합-연방제 통일’과 ‘민족경제의 균형발전’이다. 공동선언의 두 핵심을 흔히 별개로 여긴다. 하지만 아니다. 두 고갱이는 하나로 이어져 있다. 연합-연방제 통일방안 없이 민족경제의 균형발전은 추구될 수 없고, 민족경제의 균형발전 없이 연합-연방제 통일은 의미가 없다. 통일은 남과 북의 민족 구성원 두루 삶의 질이 나아지는 방향으로 구현해야 옳기에 더 그렇다.

그래서다. 노상 ‘통일 비용’만 지청구 삼을 때가 아니다. 통일 효과에 눈 돌릴 때다. 우리는 단 한 번도 민족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경제발전을 상상하지 못했다. 썩어 문드러진 조선의 양반 지배세력이 경제발전 구상을 할 리 없었다. 제국주의 강점기도 마찬가지다. 윤똑똑이들이 ‘식민지 근대화론’이야말로 학문다운 학문인 듯 언죽번죽 부르대지만, 소가 웃을 일이다. 이어 분단의 굴레가 들씌워졌다.

섬 아닌 섬이었던 남쪽 경제와 달리 ‘통일민족 경제’는 대륙과 해양 세력을 잇는 지정학적 조건을 살릴 수 있다. 인구와 자원의 결합은 물론, 군사비 절감과 과학기술의 보완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분단시대의 언론은 통일의 효과를 지며리 알려야 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 실현을 위한 과제를 벅벅이 의제로 설정해 나가야 옳다.

통일민족 경제를 밑절미로 한 연합-연방제 통일조국의 내일은 결코 외세에 휘둘리는 약소국일 수 없다. 6·15 공동선언이 귀한 까닭도 여기 있다. 분단 뒤 처음 만난 남과 북의 언론인들은 그 연장선에서 마침내 11월29일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6·15 공동선언을 지지하고 “민족문제에 대한 외세의 부당한 간섭과 전쟁 위협을 단호히 반대 배격”하기로 정성을 모았다. 그 목표는 선연하다. 공동성명이 선언하고 있듯이 “나라의 평화와 통일”이다.

물론, 갈길은 멀다. 하지만 통일민족 경제를 일궈가면서 주변 강대국들과 자주적으로 외교 관계를 재정립한다면, 우리는 간섭 아닌 갈채를 받으며 통일 국가를 건설할 수 있다. 체제와 사상을 넘어서 통일민족 경제를 이루는 길에 분단 겨레의 희망이 있다. 신자유주의에 갇힌 남쪽 경제의 새로운 도약도 바로 그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손석춘 기획위원

*남북언론인 통일토론대회 관련 보도와 사진 자료-여기를 짤각하여 열람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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