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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color=green>[인물]한완상 전 통일부총리</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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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03-09-29 00:00 조회1,2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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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의 지식인이며 한때 통일부 장관을 지낸 한완상 교수는 22일 인터넷 언론과 대담을 통해 북핵문제와 관련 "북핵문제는 참새와 독수리간의 싸움이라며 힘의 불균형인 상태에서는 절박한 참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담 전문을 소개한다.[민족통신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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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참새와 독수리 싸움"

한완상 전 부총리는 80년대 <민중과 지식인> 등의 저서를 통해 지식인들의 역사와 사회에 대한 참여를 주장하여 80년대 대학생활을 했던 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대표적인 지식인이다.

40030922134411%5B3%5D.jpg 그리고 5ㆍ6공 군사독재가 끝나고 YS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초대 통일부총리를 지내면서 비전향 장기수 이인모 노인 북송문제를 둘러싸고 보혁논쟁의 거센 소용돌이에 휩쓸리기도 했다.

"구해우의 한반도워치"에서는 현재 북핵문제, 북한문제가 민족의 운명을 좌우할 변동기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남북관계,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해법을 탐색하고자 이 문제에 대한 원로와 당사자들을 인터뷰하고 있다. 이번에는 YS 정부 초대 통일부총리를 지냈던 한완상 한성대 총장을 모시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을 들었다.

한완상 전 부총리는 북핵문제는 참새와 독수리간의 싸움이라며 힘의 불균형인 상태에서는 절박한 참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절박한 사람 얘기 들어주는 게 해법에서 중요"

한완상 전 부총리는 지난 20일 자택에서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매우 힘있는 독수리고 북한은 참새다. 참새와 독수리가 서로 잘못했다면서 위협할 때 누가 누구로부터 더 위협을 느끼겠는가. 참새가 독수리로부터 느끼는 위협은 매우 심각한 문제고 독수리가 참새로부터 느끼는 위협은 선택의 문제다. 참새가 아무리 짹짹 댄다 해도 독수리는 별로 겁낼 필요가 없는 게 독수리는 자체의 존재의 힘이 엄청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를 똑 같은 힘을 가진 사람들끼리 논쟁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면서 "절박한 사람의 얘기를 들어주는 게 해법에서 중요하기에 약자인 참새의 얘기를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일방주의 수정 움직임과 관련해선 한 부총리는 "힘에 의한 일방주의를 수정하는 김에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것을 철회하고 북한도 선린관계 대상이라고 선포해야 한다. 이 선언은 상징적 의미가 상당히 크고 북핵문제 해결의 큰 단초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94년 북핵위기와 햇볕론과 관련해 몇가지 얘기를 하면서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이 전한 "중국의 강택민 주석도 남북간 신뢰조성을 위해서 경제교류를 강조했다"는 내용을 언급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북핵위기가 터진 94년 중국 강택민 주석을 만났는데 이 자리에서 강택민 주석은 남북문제는 군사적 대결도 문제지만 서로간에 신뢰가 없는 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수단이 경제협력"이라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이어 한 총장은 "경제협력은 북한의 테크노크라트들의 입지를 강화해 줄 것"이라면서 "북한의 강경군부와 남한의 보수세력이 명시적으로는 강한 적대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엄밀하게는 서로를 강하게 돕고 있으며 이를 깨뜨리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북한의 실리세력을 길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바로 "남북간 적대적 공생관계가 아니라 우호적 공생관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하면서 "경제적인 교류협력을 통해서 북쪽의 테크노크라트들이 실적을 낼 수 있게 하고 우리쪽도 퍼주기라고 하는 그런 비합리적인 공격을 극복해내면서 우리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평화주의자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계속 경제적인 협력이 왔다갔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제교류를 통해서 "경제적인 실리 이외에도 군사적 긴장완화의 가장 확실한 담보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라크에 파병하면 민족자긍심을 잃고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것"

퍼주기 논란에 대해선 "퍼주기라는 말 자체가 과장적이고 선동적인 언어"라고 비판한 뒤 "오히려 퍼주기 양이 너무 적으며 이는 평화를 위한 기초비용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금이야말로 남북경제협력을 활성화시켜서 더 퍼주어서 더 많이 퍼받기할 때"라고 하면서 "퍼주기론은 도덕적, 민족적 입장에서도, 어떤 경제적 실효 입장에서도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보혁논쟁에 대해서는 한 전 부총리는 "이제 남북문제는 "때문에" 논리가 아니라 "불구하고" 논리로 풀어야 한다"면서 "니들이 나를 때렸기 때문에 나도 너를 때린다는 함무라비법전의 시각으로는 남북관계를 풀 수 없기에 니들이 때려도 우리는 웃는다는 "불구하고" 논리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와 합리적인 개혁세력간 논쟁은 어느 시대나 필요하지만 현재 남한에서 대북정책을 놓고 벌이는 보혁논쟁은 수구세력과 평화인권민주세력간의 논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김영삼 정부가 94년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방북에 반대했던 사실을 말했다. 이 당시 "워싱턴은 일괄타결을 통해서 핵문제를 풀려했고 우리 쪽은 오히려 더 조이지 않고 풀려하느냐고 했다"면서 이는 "참 부끄러운 일ꡓ"이었다고 말했다. 김영삼정부가 남북문제에 있어서 온탕에서 냉탕으로 급격하게 바뀌었던 이유를 "정권내부에 자리잡고 있던 냉전수구세력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라크 파병문제에 대해서는 "파병하면 민족자긍심을 잃고서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투병을 파병하면 이라크를 악으로 규정했던 부시의 네오콘 정책을 100% 지지해줌으로써 악으로 규정한 북한을 미국이 공격할 때 남한이 도덕적으로 말릴 수 없다"면서 "전쟁은 절대 안된다는 절대명제를 받아들이고 있는 이 정부가 파병을 하게 되면 스스로 절대명제를 어기는 패러독스에 빠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전부총리는 파병하길 원한다면 "북한은 미국의 선린우호대상이라는 선언을 받아낸 이후에 유엔을 통한 비전투병 파병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날 인터뷰 내용 전문이다.

"남북간 적대적 공생관계가 아닌 우호적 공생관계를 만들어내야"

프레시안 : 남북청년경제문화협회 자문위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고 이날내로 발족할 예정인 남북경협살리기국민운동본부 고문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반도 통일과 남북경협의 관계와 의미에 대해 견해를 말해 달라.

40030922134411%5B1%5D.jpg 한완상 : 대답을 충실히 하려면 전반적인 얘기부터 해야 할 것 같다. 2003년 현 시점에서 한반도 통일문제도 시급하지만 그보다 더 시급한 것은 전쟁방지문제다. 지난 9월 1일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USA 투데이에 기고한 글을 보니 6자회담 이후 지금처럼 평양과 워싱턴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국면을 계속하면 전쟁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카터 대통령이 이렇게 쓴 것은 가벼이 한 말이 아니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자기 자신이 94년 봄에 클린턴 정부가 연변 핵시설에 대한 정밀 폭격을 하려하는 것을 알고 전쟁분위기가 고조되고 남한에 있는 미국인들 철수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는 아주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자기자신이 평양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이끌어낸 경력을 가지고 있는 분으로서 전쟁위기가 지금 심각하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대원칙이 존중돼야 하는 이런 시점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그럼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가 남북간에 뭐가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 1970년대 이후 오늘날까지 약 30년동안 남북간에 경제적 불균형이 심화돼 왔다.

남북간에 경제격차가 2003년도 GDP 총량으로 보나 1인당 국민소득으로 보나 엄청난 차이가 난다. 남북간에 경제격차가 30대 1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북한이 경제적으로 그렇게 열악한 것을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군사력으로 만회할 수밖에 없는 문제가 생긴다. 그런데 군사적으로만 남북한간에 대등하고 경제적으로 보면 남한의 30분의 1이라는 것을 뒤집어서 말하면 북한 군부의 결심에 따라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외생적인 요인만 생기면 전쟁 가능성이 많다. 외생적 요인 가운데 제일 큰 것이 부시 주변 네오콘들의 선제공격이론 등이다. 그런데 이런 네오콘들의 외생적 요인을 제거한다 하더라도 남북간에 있어서 경제적인 불균형의 심화, 남북한의 군사면의 공포분위기 유지 등을 보면 언제 전쟁이 발생할지 모른다.

한 전 부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남북간 우호적 공생관계를 형성하고 북한의 테크노크라트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남북경협에 치중해야한다고 말했다.

"경제교류협력 통해 북한 테크노크라트들의 입지 강화해줘야"

게다가 3번째 중요한 것은 이런 구조적인 비대칭, 공포의 균형이라는 상황속에서 남북간에 적대적 공생관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의 냉전강경세력, 군부세력이 강경하게 대응하면 남쪽의 냉전세력이 이를 100%활용해서 자기들의 기득이권을 보호하고 그들 권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언론을 동원하고 자기들의 조직을 강화시킨다. 북한의 강경군부와 남한의 보수세력이 명시적으로는 강한 적대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엄밀하게는 예기치 않는 결과를 보면 서로를 강하게 돕고 있다.

예를 들어 서해사건이 났다 그러면 조중동을 위시해서 소위 냉전언론은 대대적인 켐페인을 벌이려하고 냉전세력은 힘을 모으자고 나온다. 그러니까 이런 적대적 공생관계등이 한반도를 불안케 하는 요인이다.

현재 이라크전 이후에 외생적 요인이 들어오니 전쟁의 위험성이 카터가 지적한대로 올라갔다. 이런 때 소위 흡수통일, 북진통일등의 처방으로는 한반도를 안정시킬 수 없다. 제일 좋은 방법은 북한의 실리세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경제적인 테크노크라트, 북한의 이들 힘을 증대시키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현단계에서 제일 확실한 것은 남한과의 경제교류를 활성화 시켜서 이들의 입지를 강화시켜주는 것이다.

그런데 입지가 강화되려하면 남북간에 군사적 긴장이 발생해서 그들의 목소리가 쑥 들어갔었다. 남쪽에도 북한의 강경세력이 도발적인 행동을 하면 우리 같은 평화주의자들은 목소리가 급속히 줄어든다.

이제는 우호적 공생관계의 띠를 만들어야 한다. 남북간에 우호적 공생관계를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경제적인 교류협력을 통해서 북쪽의 테크노크라트들이 실적을 낼 수 있게 하고 우리쪽도 퍼주기라고 하는 그런 비합리적인 공격을 극복해내면서 우리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평화주의자들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도 계속 경제적인 협력이 왔다갔다 해야 한다.

그러니까 남북 경제협력은 현단계에서 통일로 가는 전쟁을 방지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한가지 예는 개성공단이 잘 작동돼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대기업도 진출해서 2,30만명이 개성공단에서 일을 하게 되고 외국투자도 들어오면 한반도에서 군사대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이 지역 긴장완화가 확산된다. 경제적인 실리이외에도 군사적 긴장완화의 가장 확실한 담보가 이루어진다.

"퍼주기, 과장ㆍ선동적 용어 - "더 많이 퍼주고 퍼받아야"

40030922134411%5B2%5D.jpg 프레시안 : DJ의 햇볕정책에 대해 퍼주기였다는 비판이 있다. 이에 대한 견해와 좀더 포괄적으로 햇볕정책에 대한 평가를 해달라.

한완상 : 한반도에서 전쟁은 절대 불가하다는 것을 절대명제로 받아들인다면 햇볕정책이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 햇볕정책의 제일 항목은 한반도에서의 전쟁불용이다. 그다음에 경제교류다. 현실적인 다른 대안이 없다.

퍼주기문제부터 이야기하면 퍼주기라는 말자체가 과장적인 선동적인 언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YS 정부 거치고 DJ정부 거치는 지난 10년동안 매년 단위로 말하면 정부와 기업에서 한 것을 통틀어도 북한에 일방적으로 준돈 액수가 1조원이 안넘었다. 1조원이라고 가정해도 현재 우리의 GDP 규모로 보면 0.2%다. 이정도 주면서 퍼주기라는 말을 쓰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다. 과장된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남북경제협력을 비판하는 냉전수구세력의 속셈의 근저는 북한을 목졸라 죽여야 한다, 봉쇄해야 한다는 확고한 신념에 뿌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퍼주기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봉쇄해서 고사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것은 반인륜적인 주장이며 반민족적인 주장이다. 이것은 어떤 측면에서도 도덕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실제로 한 1년에 수천억 정도 하더라도 그것은 평화를 위한 기초비용에 불과하다. 오히려 퍼주기 양이 너무 적다. 그정도 주어선 다음에 따라올 효과가 적다. 다음에 올 효과 가운데 한가지는 만약 매년 우리가 이른바 퍼주기식으로 남북간 경제협력을 강화해서 남북간에 신뢰가 형성된다면 경의선과 동해선을 통해서 한쪽으로는 trans china railroad, 한쪽으로는 trans siberia railroad로 나아갈 수 있다.

만약 러시아를 통해서, 중국을 통해서 유럽으로 가는 운송길이 트이면 우리나라가 지금 겪고 있는 물류비용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우리나라 물류비용은 서구에 비해서 2배내지 3배가 높다. 한반도 제품에 들어가있는 물류비용이 20%나 된다. 국민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용도 외국보다 2,3배 더 크다. 그렇다면 이런 TCR, TSR을 통해서 현재 바다를 통해 유럽으로 가는 물류비용을 1/3 줄인다면 이는 엄청난 경제적인 혜택이다 . 우리나 북한이나 혜택이다. 소위 공존공영, 공생공영이다. 이것은 퍼주기 1조원 규모 정도의 것이 아니다. 수십조원의 효과다. 이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물을 좀 주는 지금은 오히려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

지금이야말로 남북경제협력을 활성화시켜 더 퍼주어서 더 많이 퍼받기할 때다. 퍼주고 퍼받기가 상호 상승작용을 하면 지난 10년전 통일부총리에 임명돼 펼쳤던 국민합의, 공존공영, 민족자주의 통일정책 기조 3가지 가운데 하나인 공존공영을 실현할 수 있다. 퍼주기론은 도덕적,민족적 입장에서도, 어떤 경제적 실효 입장에서도 맞지 않다.

중국 강택민 주석도 남북간 신뢰조성 위한 경제교류 역할 강조

햇볕론에 대한 평가에 앞서 얘기하나 밝히겠다. 나는 1994년 5월 초에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 생일날 무바라크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 이때에는 외교관계가 없었기에 총영사에서도 못만났는데 이당시 이스라엘과 PLO간에 평화협정이 이루어져 내가 만델라 대통령을 만나기 위한 특사로 가는길에 청와대에서 훈령이 내려왔다. 가기 전에 카이로에 들러서 평화협정에 한국대표로 참석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참석해서 무바라크 대통령을 만났는데 무바라크 대통령이 말하길 2주전에 중국을 방문해 강택민 주석과 그 당시 심각했던 한반도 핵문제에 관해 얘기했다는 것이다.

그 때 사실 북한과 이집트는 매우 긴밀한 관계였다. 68년도 이스라엘과의 전쟁때 북한이 파일롯과 비행기를 보내줘 자신들을 도와줬다고 한다. 그래서 이집트와 북한은 군사적으로 외교적으로 긴밀했기에 당장 남한과 외교관계를 이루기에는 시간이 이르다고 말했다.

이때 내가 핵문제를 얘기했는데 그랬더니 하는 얘기가 강택민 주석과 담화를 나누었는데 말하길 남북문제는 군사적 대결도 문제지만 서로간에 신뢰가 없는게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는 것이다. 또 두 대립하는 국가간에 신뢰를 조성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trade라고 말했다고 했다. 남북간에 냉전대결을, 군사대결을 종식시키는 가장좋은 방법은 경제적인 협력이 아닌가 하는 얘기를 강택민이 대화중간에 내포하고 있음을 느꼈다는 것이다. 상식적인 얘기처럼 들릴수도 있는데 이데올로기를 넘어서서 물건이 왔다갔다하면서 잘사는 쪽에서 좀더 도와주는 것이 이것이 신뢰를 조성하는 가장 첫걸음이다.

햇볕정책에서 두번째 큰 항목이 남북경협인데 이는 단순히 물건주고 쌀주는 차원이 아니라 신뢰를 조성하는 것이다. 반세기동안 서로를 미워하도록 훈련을 시켜온 양체제간에 두터운 불신의 벽을 깨는 첫걸음이다. 잘사는 쪽에서 도와야 한다. 사실 햇볕정책은 내가 1993년 4월인가 5월인가 그때 한겨레 부장하던 이원섭씨와 단독대담하면서 이 용어를 처음 썼다. 이솝우화를 인용하면서 김영삼 문민정부의 통일정책은 햇볕정책이라고 말했다.

그때는 바로 핵문제가 터져서 대통령이 제대로 이해를 하시지 못했다. 냉전적 대북정책을 펼칠 때여서 내말이 공허하게 들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반도의 불신을 녹아내리게 하는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것이다. 이것을 냉전수구세력들은 감상주의적인 통일론에서 나왔다고 하는데 천만이다.

"이제 남북문제는 "때문에"의 논리가 아니라 "불구하고" 논리로 풀어야"

프레시안 : YS정부의 초대 통일부총리를 지내면서 이인모씨 북송문제를 둘러싸고 보혁논쟁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향후에도 한국사회는 대북정책과 관련하여 보혁논쟁이 지속되리라고 판단된다. 이 문제를 겪었던 당사자로서 해법을 들려달라. 그리고 보혁논쟁 과정에서 느꼈던 소회는 어떠한가.

한완상 :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와 합리적인 개혁세력간 논쟁은 어느 시대나 필요하다. 합리성이 있으면 상대방 입장에서 사물을 바라볼 수 있다. 차이를 확인하면서 그 차이를 통해 서로 배우는 것이다. 차별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현재 남한에서 대북정책을 놓고 벌이는 보혁논쟁은 수구세력과 평화인권민주세력간에 논쟁이다. 추상적인 보혁논쟁으로 보면 실마리를 풀 수 없다.

내가 이인모 노인 북송시키고 나서 그 다음날 북한이 NPT탈퇴를 선언해서 갑자기 핵문제가 압도적인 국내외 문제로 부상해서 냉전기류가 올라왔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냉전세력들이 대북강경정책을 공공연히 떠들어서 내자신 입지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런 와중에서 국회가서 제일 많이 당한게 집권당 내부에 있는 민정계 수구세력에 당한 것인데 왜 이인모 노인을 감상주의적인 입장에서 보냈느냐, 이 노인을 보내면 우리가 받아낼게 많은데 하나도 안받아내고 보냈는냐, 그런 내 자신이 사상이 이상한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마음이 아팠다.

그때 나는 실제로 대통령과 독대해서 대통령이 우리정부는 무슨 공화국이라고 불러야 하나 6.5공화국이라 해야하나 7공화국이라 해야하나고 하시길래 내가 숫자놀음은 그만두자. 김영삼정부라 그러자고 말하니 놀라시면서 그래도 되는가고 반문했다. 그래서 난 미국처럼 새로운 시대로 나가자고 강조하면서 남북관계를 언급했다.

지금 우리는 북한보다 14배 잘 사는데 이 정도 잘사면 그쪽에서 우리 뺨을 때리면 웃을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참힘은 부드러워지는 것이다. 위협하는 것이 아니다. 때리면 웃고 껴안자. 그게 옳다고 주장했다. NCC쪽의 목사님들을 통해서 알아보니 이인모 노인은 지금 건강상황이면 3개월을 버티기 힘들다고 했다. 그래서 대통령한데 살아있을때 보내고 대북정책에 대한 새로운 문민정부의 강력한 평화의지를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국회에서도 대통령에게 말했던 것과 똑같이 말했다. ꡒ이제는 남북관계를 "때문에"의 논리로 풀 수 없다. 니들이 나를 때렸기 때문에 나도 너를 때린다는 함무라비 법전의 시각으로는 남북관계를 풀 수 없고 악순환만 되풀이 할 뿐이다. 문민정부에 들어와서 이 악순환을 깨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로서 니들이 때려도 우리는 웃는다는 "불구하고" 논리로 가야 한다. 이것은 인도주의에 입각한 것이기에 조건을 붙여선 안된다.ꡓ고 주장했다.

인도주의는 얻어맞아도 주는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이기는 것이다. 이런 입장을 보수세력이 아닌 냉전수구세력은 전혀 이해 못한다.
한 전 부총리는 남북문제를 풀어갈 때 이제는 "때문에" 논리가 아니라 "불구하고"논리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레시안

"김영삼정부의 대북정책 혼란은 정권내부의 냉전수구세력 때문"

프레시안 : YS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원칙없이 냉탕, 온탕을 왔다갔다 했다는 비판이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

한완상 : 냉전수구세력과 대화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들은 상대방을 악으로 규정한다. 악으로 규정하고 나서도 자신 속에는 악이 있지 않나하는 반성은 전혀 없고 자기는 지선이다 상대방은 지악이다고 주장한다. 지악은 대번에 초전에 박살내야 하고 저쪽에 무관심한 층도 저쪽 편이라며 이렇게 양극화시킨다. 여기서 매카시즘이 나온다. 대화가 안된다. 부시의 네오콘들이 비슷한 태도다.

이런 냉전세력이 김영삼정부의 핵심에 구조적으로 존재했다. 3당통합해서 대통령이 됐기에 이들이 강하게 남아있어서 취임사에서 밝힌 놀라운 탄력의 평화의지인 민족최우선이라는 온탕이 취임선서한지 한달이 안돼서 NPT탈퇴로 냉탕으로 바뀌었다.

취임사에서 보면 탈냉전정책과 민족당사자 정책이 나온다. "어느 민족도 어느 동맹보다 나을 수 없다"는 이 말 때문에 또 국회와 언론에서 굉장히 시달렸다. 이 말을 어떻게 왜곡시켰냐 하면 내가 북한이라는 민족을 미국이라는 동맹보다 낫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를 친북주의자라고 몰아세웠다.

그러나 취임사에선 "김일성주석에게 말합니다. 어느 동맹국도 민족보다 나을 수 없습니다."였다. 이 말은 주석이 생각한 러시아와 중국이 지금 우리와 가깝지 않은지를 강조하면서 이렇게 동맹국은 가변적이고 민족은 수천년동안 같은 언어, 문화, 풍습, 혈통을 갖고 있는 변할 수 있는 게 아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래서 민족문제는 민족이라는 대원칙하에서 풀어보자고 정상회담을 제의한 것이다."는 아주 시적인 표현을 통해서 정상회담을 제의했다. 민족이라는 입장에서 마음을 열고 이야기하자고 한 것인데 김일성주석은 그당시 이 취임사를 읽고 감동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원칙을 자신있게 얘기했던 대통령 자신이 그런데 왜 NPT 탈퇴했다고 해서 갑자기 온탕에서 냉탕으로 갔던 것일까. 그 이유는 김영삼 정권 내부의 구조적으로 붙박이로 들어가있는 냉전수구세력과 대통령 주변에서 탈냉전적인 철학을 이해 못하는 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NPT사태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냉탕으로 간 것이다.

그 사이에서 내가 당한 심리적인 고통과 아픔은 심각했고 내가 재야에서 서울대학교 교수에서 i겨나서 삭풍을 맞고 아팠던 것보다 훨씬 더 불안과 공포속에서 떨었다. 국민들은 이 심정을 이해못할 것 이다. 나날이 괴로웠다.

"김영삼정부는 94년 카터 방북 반대"

프레시안 : YS는 94년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다 김일성 사망으로 무산됐는데 가정을 통해서 생각해본다면 만일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면 그 이후 한반도 정세는 어떻게 변화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한완상 : 역사에서 가정이라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긴 하지만 보다 나은 미래를 열기 위해서는 교훈을 주기도 한다. 그때 정상회담이 성사됐다면 남북관계는 훨씬 진전됐고 지금 2003년도에 겪는 핵위기는 겪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이것부터 얘기하겠다. 카터가 94년도에 평양에 가려고 할 때 그때 김영삼정부는 반대했다. 그런데 클린턴도 우리 정부의 이런 입장을 아니까 카터가 가는 걸 원치 않았다. 카터도 상당히 외로웠다. 하지만 그때는 북폭까지 하려 했기에 카터가 자기가 평화의 사도가 되겠다고 하고 린턴의 뒤늦은 승락을 받고 평양에 갔다. 평양가서 남북정상회담합의를 가져오니 문민정부는 다시 확바뀌어서 정상회담을 준비했다. 카터를 못가게 할 때는 언제고 정상회담 얘기가 나오니 열성적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다 김일성이 7월달 초에 죽었다. 그러자 다시 확바뀌어서 조문파동이 일어나며 냉전적 대결쪽으로 바뀌었다. 그 때 정부에서 나왔는데 어떻게 저러나 가슴이 아팠다.

남북정상회담이 안 이루어지고 냉전대결이 심화되면서도 희한하게도 북미간에는 꾸준히 대화가 이루어져서 그해 10월달에 제네바 합의가 이루어졌다. 김일성 주석이 죽고 제네바 합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의 3개월 사이에 북한을 보는 워싱턴의 시각과 서울의 시각은 첨예하게 달랐다. 그 사이에 친한 친구인 주한 미대사인 레이니대사가 중간에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워싱턴은 일괄타결을 통해서 핵문제를 풀려했고 우리쪽은 오히려 더 조이지 않고 풀려하느냐고 했다. 참 부끄러운 것이다 . 만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다면 제네바 합의는 훨씬 빨리 일괄타결로 갔을 것이고 일괄타결되면 클린턴이 남북정상회담과 제네바합의가 같은 방향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면서 탈냉전쪽으로 가고 그것이 소위 교차승인, 평화협정으로 갔을 수도 있다. 그리고 클린턴도 YS 재임기간에 평양갈 일도 있었을 것이고 네오콘들이 일으키는 문제가 생길 일이 없다.

네오콘들이 언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냐 하면 클린턴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보고서를 만들면서이다. 이들은 남북관계가 악화되어야 좋다고 하는 군수산업 측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고 있는 수구세력들인데 클린턴을 내내 공격했다 . 그런데 만일 정상회담이 되고 제네바 합의사항이 제대로 이행되었다면 2003년도에 이처럼 고통받지 않았을 것이다.

"워싱턴에 전쟁은 안된다는 원칙을 강력하게 밝혀야"

프레시안 : 남북관계의 특성이 남북 정상이 만나서 신뢰를 가지고 합의를 이끌어내면 한반도정세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개연성은 항상 있다. 현재 노무현 정부에서 그런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 좀더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는 게 의미가 있는게 아닌가 판단된다.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

한완상 : 우선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졌다면 통미봉남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 통미통남이 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워싱턴과 서울의 중심시각이 맞아서 한미관계의 유대강화를 빙자해서 대북강경정책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지가 줄어들었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도 속으로야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싶을 것이다. 권위주의적인 군사정부 대통령도 하고싶어했는데 당연하다. 하지만 이 얘기를 하게되면 냉전수구세력으로부터 비난받을까봐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다.

지금은 남북정상회담 하자고 말하기 보단 노무현 정부가 해야할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은 안된다는 원칙을 강력하게 워싱턴에 밝히는 것이고 워싱턴과 평양이 전쟁일으키는데 원인이 되는 추가적인 상황악화행동을 취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협력을 가속화하는데 이젠 민간기업에만 맡기지 말고 국가가 중심을 갖고 나가야한다 . 그리되면 자연스럽게 정상회담으로 간다.

프레시안 :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정상회담을 추진하였으며 통일의 돌파구를 열려고 했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이 추진했던 정상회담등의 노력에 대해 폄하하는 경향이 있어왔다. 이에 대한 견해는 어떠한가.

한완상 : 인류역사를 보면 위대한 지도자는 자기 국민들의 허기진 배를 채워준 사람이 아니다. 이는 아버지의 기본적인 의무사항이다. 대개 역사적으로 평가받는 업적은 비경제적, 문화적인 데 있다. 세종대왕의 경우에서처럼 말이다. 긴장이 고조된 상태에서 역사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의 구조를 이룩한 사람이다.

특히 이를 우리 역사에 대입하면 우리가 36년간 20세기 초반에 일제 식민주의 시대를 겪었는데 이러한 시대가 도래한 것은 우리 정치지도자들의 잘못이다 . 그리고 식민시대가 끝나고 분단시대로 넘어간데고 우리 지도자의 잘못이 있다.

분단시대에 지도자의 제일 큰 아름다운 욕심은 분단시대 종식만은 우리 힘으로 해보자는 것일 것이다. 대통령이라면 다 있을 것이다. 이승만도 북진통일을 통해서 하고 싶어했다. 이는 현명하지 못한 것이긴 하지만. 그런데 박정희 이후 오늘까지 모든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추진하려 한 것은 역사에 분단시대를 종식시킨 위대한 지도자로 남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이 욕심이 크면 클수록 자기 임기내에 못하고 다른 사람이 하게 되면 불편한 모양이다.

정말 수양된 지도자라면 내가 못하더라도 내 다음 사람이 했다, 참 자랑스럽다 이렇게 되어야 한다. 정말 역사의식이 있다면 이 속에는 선공후사의 정신이 들어가 있다. 나보다는 민족이 앞선다는 것이다. 내 후임자가 그리된 것을 감사해하고 꼭 이야기 한다면 후임자가 하기 전에 내가 한 일이 있다면서 같이 올라가려 해야지 남을 폄하하는 것은 스스로 자기가 성숙된 도덕적 존재가 아님을 드러내는 어리석은 짓이다.
한 전 부총리는 이날 인터뷰에서 이라크 파병을 하면 세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프레시안

"북핵문제는 참새와 독수리간의 문제. 절박한 참새 얘기 들어줘야"

프레시안 : 최근에 또다시 북핵문제, 북한문제가 21세기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중요한 문제가 되어있다. 이 북핵문제 해법에 대한 조언을 한다면 어떠한가.

한완상 : 조언이 현실성이 있느냐는 것은 자신할 수는 없지만 북핵문제 때문에 전쟁이 날 수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전쟁위험이 어디서 오느냐를 차분하게 합리적으로 반성 성찰해봐야 한다 .

이에 대해 워싱턴과 평양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워싱턴은 북한이 악마기 때문에 그렇다고 주장하고 악이라는 것은 제네바합의를 어기면서 핵개발한 것으로 증명된다고 주장한다.반면 평양은 ꡒ미국이 우리를 악의축으로 지목하고 나서 우리는 체제생존을 심각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ꡓ면서 ꡒ제네바합의를 어긴 것은 너희들이다. 중유중단하고 정상화 진행 안하고 경수로 건설이 지지부진하는 등을 통해서 알수 있다ꡓ고 주장한다. 또 우라늄 개발문제는 제네바 합의에 없었다고하고 미국은 클린턴 때는 안그랬는데 부시 들어와서는 선제공격이라는 위협정책을 실천했다고 비난하며 플루토늄을 재처리해서 핵물질을 뽑아내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내가 놀라는 것은 문제를 이렇게 보지 않는 한국국민들이 많고 두 갈등하는 견해를 힘의 균형의 문제에서 보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지금 워싱턴은 매우 사납고 힘있는 독수리고 평양은 참새같다고 생각한다. 참새와 독수리가 서로 잘못했다면서 위협할 때 누가 누구로부터 더 위협을 느끼겠는가. 참새와 독수리가 서로 으르렁대면, 참새가 아무리 짹짹댄다해도 독수리는 별로 겁낼 필요가 없는데 독수리는 자체의 존재의 힘이 엄청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를 똑 같은 힘을 가진 사람들끼리 논쟁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참새가 독수리로부터 느끼는 위협은 매우 심각한 문제고 독수리가 참새로부터 느끼는 위협은 선택의 문제다. 함무라비식의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아니고 정책선택을 어떻게 하느냐 정도의 문제다.

그렇다면 참새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이 해법의 제일 중요한 문제는 참새가 내놓은 안 가운데 단계적 동시이행원칙이다. 이 원칙의 첫단계에서 말한 것은, 미국은 우선 중유를 지원하고 식량 지원을 확대하면 북한은 핵포기의사를 선포하겠다고 했다. 언뜻보면 불가침조약이 먼저올 것 같은데 중유제공과 식량이 먼저오는 이유는 이것은 북한의 에너지난과 식량난이 매우 급박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고 나서 북한이 불가침조약을 해결하고 전력손실을 보장할 때 북은 동시에 핵시설 핵물질을 동결하고 감시를 받겠다 했다. 다음 단계로 북한은 미국과 수교가 되면 북한은 미사일문제해결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에 경수로가 완공되면 북은 핵시설을 완전히 포기하겠다고 제안했다.

단계에 대해선 워싱턴이 바꿀 수 있겠지만 에너지난과 식량난이 절박한데 여기다가 공격까지 받으면 얼마나 위험에 빠지겠는가. 참새는 그야말로 절박하다. 미국은 중유부터 주느냐, 식량부터 주느냐, 수교하느냐 등을 고민하는 것인데 이건 넉넉하고 안전한 사람의 선택의 문제다.

이런 문제에 대해 국민들의 인식이 있어야 한다. 절박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해법에서 중요한 것이다 . 이다음 6자회담이 성사될 때까지 워싱턴과 평양이 다같이 상황악화를 하는 추가조치가 절대 없어야 한다 .양쪽에서는 하려고 하는 강경세력이 있을 것이다. 이를 미국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지금 부시는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던 일방주의를 수정하려 하고 있다. 이 때 힘에 의한 일방주의를 수정하는 김에 북한을 악으로 규정한 것을 철회해야 한다. 악으로 규정해서 상황이 더 악화됐기에 북한도 자기들의 선린관계 대상이라고 선포 해야 한다 . 이 선포의 상징적인 의미는 상당히 크다. 외교라는 것은 선린관계 확대다. 북한도 우리 우방이 될 수 있다고 한다면 북핵문제 해결의 큰 단초가 된다.

"파병은 세계의 웃음거리"

프레시안 : 현재 이라크 파병문제로 국론분열갈등이 예상된다.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은?

한완상 : 이라크 전쟁은 명분없는 전쟁이다. 냉전시대 베트남 참전은 찬반양론이 있을 수 있는데 이라크 전쟁을 가지고 찬반양론 일어난다는 것은 참 섭섭한 일이다. 첫째 명분없는 전쟁이라는 것은 세계에서뿐만이 아니라 미국에서도 안다 . 이유로 말한게 9.11과 이라크가 관련있다, 알카에다와 후세인이 연관있다, 이라크는 아프리카에서 우라늄을 수입했다, 대량학살무기가 제조됐다, 미국이 쳐들어가면 이라크국민은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기에 후세인의 비민주정권 대신에 민주정권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등의 조건들이었는데 이는 100% 거짓으로 드러났기에 미국내에서도 명분없는 전쟁으로 인정된다. 럼스펠드 장관이 슬슬 잘못됐다는 것을 고백하고 민주당 하원의원 원내총무는 대통령을 호도한 사람을 문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터에 우리가 전투병을 파병한다면 명분도 없는 것이고 더 큰 문제는 만일 전투병을 이라크에 파병하면 이라크를 악으로 규정했던 부시의 네오콘의 정책을 100% 지지해줌으로써 악으로 규정한 북한을 공격할 때 남한이 도덕적으로 말릴 수가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부시 네오콘 입장에서는 이라크나 북한 모두 마찬가지다. 이라크를 칠 때 군사를 파견하고 나서 북한을 칠 때 군사파견해 달라고 요구하면 우리는 뭐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부시, 북한을 선린우호대상이라 선언하면 비전투병 파병 가능"

전쟁은 절대 안된다는 절대명제를 받아들이는 이 정부가 스스로 절대명제를 어기는 패러독스에 빠진다. 전투병은 절대 파병해선 안된다. 물론 내일쯤 부시가 북한은 악의축이 아니고 선린이라고 선언하면 그쯤 되면 유엔군 평화유지군 일원으로서 우리가 재정적인 부담을 하지 않고 비전투병을 파병할 수는 있다.

세번째 문제는 실리가 없다는 것이다 . 경제도 어렵고 일개사단 5천명 정도를 우리 비용으로 보내면 병사당 수백만원이 매달 드는데 지금 국방현대화에 의해 국방예산이 GDP의 2.7%에서 3%까지 올리려다가 재원이 부족해 못하는 판에 그 군사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명분없는 전쟁에 우리가 파병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 매미 수해가 나서 그 피해액이 5조원이 되는판에 말이다. 힘들다. 게다가 아랍세계와의 관계가 악화되면 석유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게 경제적으로 큰 시장인 아랍시장접근에 타격을 입게 된다. 아랍세계에서 왕따를 당할 수 있다. 왜 이 경제적 손해는 계산하지 않는가.

그리고 현재 일본조차 파병을 꺼리고 연합군인 영국도 최소한의 인원 파병만 생각하고 있는데 우리만 파병하면 민족자긍심을 잃고서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이 비웃음을 만회하는데도 엄청난 비용이 들 것이다. 이런 부담을 왜 우리 후손에게 남겨야 하는가. 정 파병한다면 미국이 북한은 악의축이 아니라고 선언한 이후에 의료공병대정도는 파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해우/프레시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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