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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노동자 ① 직장배치와 기술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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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injok 작성일04-05-13 00:00 조회11,228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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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배정한 직장서 노동자로 첫 출발

분단 이후 처음으로 평양에서 남북노동자가 만난다. 남한의 양대 노총과 북한의 조선직업총동맹(직총)은 30일부터 5월3일까지 평양에서 ‘6·15 공동선언 관철을 위한 2004년 남북노동자 5·1절 통일대회’를 갖기로 했다. <매일노동뉴스>는 뜻깊은 행사를 직접 취재하기 위해 송은정 기자를 평양에 보내기로 했으며, 행사를 앞두고 다섯차례에 걸친 기획연재 ‘북한의 노동자’를 통해 북한 노동자들의 삶과 노동을 미리 살펴본다. <편집자주>

쉽지 않은 직장이동…기술교육 열의 높아

1. 직장배치와 기술교육
2. 직장생활과 여가생활
3. 노동보수로 생활하기
4. 노동자 조직 ‘조선직업총동맹’
5. 북녘에 부는 변화의 바람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 노동자 5·1절 통일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3년 전 금강산대회에서 이미 북녘 노동자들과 어울려본 이들은 일하는 짬짬이, 또는 퇴근 후 술 한잔 나누며 이번 대회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경험, 느낌, 주의사항 등을 알려주느라 함께 들떠 있을 요즘이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했지만 남쪽 사람들이 북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적지 않은 선입견과 편견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과거에는 북에 대한 ‘적대감’이 북을 알려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가로막았다. 한국전쟁을 겪으며 남쪽 사람들은 공산주의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갖거나 또는 남쪽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렬한 반공주의자가 되어갔다. 5·16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가 반공을 정권 유지의 보루로 삼고 이에 대한 저항을 철저히 탄압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1990년대 이후 남쪽의 민주화, 탈냉전, 남북교류 활성화 등으로 많이 달라졌고, 북을 없애야 할 ‘적’으로 보는 시각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북이 경제적으로 워낙 어렵다보니 “북은 남보다 못 사니 좋지 않은 사회”라는 선입견이 남쪽 사람들 마음 속에 크게 자리잡는 것 같다. 나아가 이러한 ‘우월감’은 북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만남을 방해하고 있다.

040426_southkorea.jpg▲ 대동강 맥주공장에서 일하는 한 노동자ⓒ 사진제공 =민족21

많은 북쪽 사람들은 남쪽 사람들이 북을 남과 비교할 때 가장 크게 화를 낸다고 한다. 만약 당신이 평양의 거리를 지나며 무심코 “건물이 낡았고 사람들의 옷 색깔도 남쪽에 비해 어두워 보인다”는 말을 했다면, 아마 잔뜩 화가 났을 북측 안내원과 길거리에서 대판 다툴 준비를 하는 게 좋다. 아니면 그냥 느낌을 말한 것이라고, 우월감을 가지고 비교하려 한 게 아니라고 변명을 하던지.

물론 북도 남이 자신들보다 잘 살고 있음을 잘 안다. 그러나 지금까지 자신들의 체제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그들이기에 북쪽 사회를 무시하는 듯한 - 설령 말하는 이가 그럴 생각이 없었다고 해도 - 말을 들으면 참기 어려운 것이다. 또한 남쪽 사람들이 식량난으로 사람이 죽는 북의 현실을 이해할 수 없듯이, 북쪽 사람들은 신용카드빚 때문에 자살하고, 가족의 생계를 챙기던 여중생 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남쪽 상황을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결국 “내 것이 낫다”는 태도보다는 남북 모두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의 장·단점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려는 마음가짐이 가장 알찬 만남을 가능하게 해 줄 것이다.

적대감과 우월감이라는 선입견을 벗고 바라본 북녘 노동자들의 일상생활과 고민들은 어떠할까? 노동자로 첫 출발하는 과정부터 차근차근 알아보자.

국가가 능력·희망에 따라 직장 배치

개인이 일일이 원서를 들고 뛰어다니며 직장을 알아봐야 하는 남쪽과 달리, 북쪽에서는 국가가 개인의 능력과 희망에 따라 직장을 배치해준다. 모든 기업소와 공장이 국가소유이기 때문이다.

남쪽의 중·고등학교 과정을 합쳐놓은 ‘중학교’ 졸업반이 되면 북의 청년들은 대학진학, 군대, 직장배치라는 세 가지 진로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하게 된다. 북에서도 대학에서 전문교육을 받을수록 보다 다양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진학에 그야말로 ‘올인’하는 남쪽 수준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입시경쟁이 존재한다. 모든 중학교 졸업반은 매년 10월말에 ‘대학추천을 위한 예비시험’을 치르고, 이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에게만 각 대학·전문학교에서 실시하는 본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진다. 보통 중학교 졸업생 중 10% 정도가 본시험까지 통과해 대학에 바로 진학하며 북에서는 이들을 ‘직통생’이라고 부른다.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청년들은 군대에 가거나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물론 군대나 직장생활을 하던 중에도 추천을 받고 입학시험을 치러 합격하면 대학진학이 가능하다.

직장배치는 거주지 시·군 인민위원회(남쪽의 지방정부기관에 해당) 노동과가 담당한다. 중학교 졸업생이 노동과에서 배부한 문건들(이력서, 자서전, 신원진술서, 취직희망서, 신원보증서)을 작성해 학교에 제출하면, 학교에서 이를 평가해 노동과에 일괄적으로 제출하고, 노동과가 이 문건을 심사해 직장을 배치하는 것이다.

대학졸업자의 경우에는 조선노동당 간부부의 조정 아래 취직을 한다. 졸업생들은 졸업 전에 서류심사와 대학당국자와의 개별면담을 거치며, 이 결과를 해당 지역 행정기관의 당 위원회 간부부가 최종심사해서 직장을 배치해준다. 대학졸업자들은 주로 행정관리일꾼, 과학자, 교수·교원, 기자 등 사무원 직종을 선호하는 편이고, 1990년대 경제난으로 외화가 귀해지면서 대외무역기관이 인기직장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군 복무를 마친 제대군인들은 늦깍이로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사병은 중학졸업자와 마찬가지로 출신지역 시·군 인민위원회 노동과가, 군관(장교)은 출신지역 시·군 당 간부과가 직장을 배치한다. 한편, 최근 경제난 극복을 위해 제대군인이 출신지역으로 돌아가지 않고 노동력이 시급히 필요한 생산현장에 ‘집단적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1998년부터 감자농사를 위해 함경북도 대홍단군에 제대군인을 집단배치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제대군인의 집단진출에 따라 1990년대 말부터 북녘에는 이들이 모여 사는 ‘병사마을’이 새롭게 생겨났다.

직장이동은 중앙계획에 따라

북에서는 배치 받은 직장과 일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노동자들이 자기 마음대로 직장을 옮기기가 쉽지 않다. 우선 사회주의 사회에는 자본주의 사회와 달리 노동력을 팔고 사는 ‘노동시장’이 없고, 노동자들의 직장이동도 꽉 짜여진 중앙계획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식량배급이 직장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일하기 싫다고 출근하지 않으면 그 날로 식량배급이 정지되고, 굶지 않으려면 ‘농민시장’에 가서 국정가격보다 몇 십 배 비싼 가격으로 쌀을 사는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북녘 노동자들은 뇌물을 쓰거나 든든한 빽을 이용해 직장을 옮기지 않는 이상 일단 배치된 직장에서 보다 나은 대우를 받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남쪽은 국가기술·기능자격을 5등급(기술사·기능장·기사·산업기사·기능사)으로 나누는데 비해, 북쪽은 3등급(기사·준기사·기능공)으로 구분하며 남쪽과 달리 각 등급 안에 몇 개의 ‘급수’를 두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금속공업부문의 강판압연공은 8급으로 나뉘어져 있다. 북녘 노동자들은 해마다 급수사정시험을 거쳐 승급이 가능한데, 자기 급수에 따라 급료 등 대우가 달라지므로 다양한 교육기관과 기술기능학습체계를 활용해 “일하며 공부하는데” 매우 적극적이라고 한다.

우선, 중학 졸업자, 제대군인, 가정부인 등은 직장생활 시작 전에 해당 지역 노동과가 관리하는 ‘기능공학교’에서 직업기술을 미리 배울 수 있으며, 공장에서 일하면서도 일종의 산업체 부설교육기관인 ‘공장대학’이나 ‘통신대학’을 통해 정규대학과 같은 수준의 전문기술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공장 안에는 기능공학교를 거치지 않고 직접 들어온 이들을 위한 ‘기능강습반’, 저급기능공을 고급기능공으로 키우는 ‘기능전습반’, 기사·준기사 자격시험 준비를 위한 ‘기술학습반’ 등이 꾸려져 이론과 실무교육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체계적인 기술기능학습 때문일까? 방북해서 직접 교육을 해 본 남쪽 기술자들은 북녘 노동자들의 기술기능수준은 대체적으로 높게 평가하고 있다. “북쪽 기술자들이 이론에 해박하고 열심히 하다보니 남쪽 기술자들이 교육을 하다가 질문에 답을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 번은 기계가 고장났는데 북쪽 기술자들이 공식을 써서 기계의 고장원인을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2003년 가을 필자와 B사 남북경협실무자 인터뷰 중).

학교를 졸업해도 승진과 승급을 위해 ‘시험’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어디서든 손재주 좋고 일 빨리 배운다고 인정받고. 사는 곳과 체제는 달라도 알고 보면 남북 노동자들이 지닌 공통점도 꽤 있을 것 같다.
김진환 동국대 사회학과 박사과정
reuni21@hanmail.net

[출처:매일노동뉴스 2004.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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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kim님의 댓글

kim 작성일

이 글을 다 읽고나니 어쩐지 필자가 측은한 생각이 드는군요.  실없는 웃음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되게 궁금해지기도 하구여. 대체 어떻게 생긴 사람일가 하구...나는 그땅에서 태여나 성장했고 ....그래서 이글의 필자보담
너무나도 북한을 잘 알고있어요....정신 차리세요..해가 도는가요 아니면 지구가 도는가요..불쌍한 선생이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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