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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동기 박사]중국의 양다리 외교에 대한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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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편집실 작성일16-04-04 18:05 조회2,7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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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연구소 곽동기 박사(상임연구원)는 최근 '이상한 중국'에 대한 논평을 발표하면서 <양다리 외교에 빠진 대국의 역설>에 대해 논평했다. 그의 중국외교에 관한 관점을 들어본다.[민족통신 편집실]


<이상한 중국> 1. 양다리 외교에 빠진 대국의 역설

 

 

곽동기 상임연구원

 

 

요즘 들어 시진핑 주석의 행보가 우려스럽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이던 2010년 10월 18일에만 하더라도, 한국전쟁 참전 60주년을 맞아 "위대한 항미원조전쟁은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었다."고 발언하였습니다.

 

당시 시진핑 주석은 "중.조 양국 인민과 군대가 단결함으로써 항미원조전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며 "이는 세계 평화와 인류 진보를 지켜낸 위대한 승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시 주석은 "중국 인민은 시종 중.조 양국 인민과 군대가 흘린 피로서 맺어진 위대한 우정을 잊어본 적이 없으며 조선 정부와 인민의 관심 또한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침략세력이고 자신들과 북한이 평화를 지킨 정의로운 세력이었다는 주장입니다. 시진핑 주석이 “랴오펑여우(오랜 친구)”라고 부른다는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기절초풍할 발언입니다.

 

그런데 그가 주석직에 오른 후, 6년 전의 발언은 완전히 잊혔습니다. 1950년, 유엔의 깃발을 앞세우고 방대한 무력을 한반도에 전개한 미국에 맞서 “중국인민지원군”을 전개하였던 마오쩌뚱 주석의 대미항전 태세는 자리를 감추었습니다. 오히려 시진핑 주석은 일본을 두려워한 나머지 겉으로는 일본과 싸우는 척 하다가도 중요한 순간에는 결전을 피하다 중국대륙을 일본군의 총칼에 내어 준 장제스 중화민국 총통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지금 중국은 미국의 패권에 맞서는 것을 중장기 전략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현실에서 미국을 두려워하는 모순을 안고 있습니다. 주동작위(主動作爲 : 할 일을 주도적으로 한다)의 꿈은 웅대하지만, 그 꿈을 실현할 각오가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1. 왕이 부장의 평화협정 언급

 

일각에서는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이 평화협정을 언급하였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중국이 미국에 치열한 외교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전망하기도 합니다.

 

왕이 외교부장이 2월 17일 줄리 비숍 호주 외무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장에서 한 발언은 “중국은 각국과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고 정전협정을 전환하는 것을 병행 추진하는 것을 제안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같은 사고는 합리적이며 근본적으로 한반도 핵문제를 해결하는데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하며 “중국은 시의적절한 때에 (평화협정으로의 전환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왕이 부장의 평화협정 발언은 상당한 대외적 파장을 낳았습니다.

 

다만 지금은 북한의 핵능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시점입니다. 북한은 왕이의 비핵화와 평화협정 병행추진에 온도차를 느끼고 있는 듯합니다.

 

최근 북한은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병행추진은 3년전 제안한 의제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S>는 3월 15일, 재일 조총련의 <조선신보>가 일각의 비핵화 제안에 대해 "북한은 3년 전 북미 고위급 회담 개최를 제안했을 때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반드시 실현해야 할 정책 과제라고 언명한 바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한 것입니다. <조선신보>는 그러나 미국이 이를 무시한 채 '전략적 인내' 전략을 펴 오히려 한반도 긴장을 조성하는 등 "평화 담판의 기회를 버리고 교전 상대에게 핵 타격력 강화를 위한 시간을 제공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합니다.

 

더욱이 북한은 지금 핵능력을 발빠르게 확증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4차례의 핵시험에 이어 지난 3월 9일, 소형핵탄두를 공개했습니다. 3월 15일에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탄도탄 전투부 첨두의 열안전성과 열보호 피복제 침식 정도 평가를 위한 모의시험’을 현지지도하며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하였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왕이 외교부장의 비핵화와 평화협정 병행추진 제안은 북한의 3년 전 이야기가 됩니다.

 

왕이 외교부장의 평화협정 발언이 신선하기는 해도 ‘구세주’가 아닌 것은, 미국도 이미 북한이 비핵화를 협상하기만 한다면, 평화협정까지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입장까지 밀려왔기 때문입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2월 23일,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 비핵화 문제를 협상한다면, 궁극적으로 한반도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물론 차후 중국이 동북아 평화를 지키겠다는 입장에 서서 주변국과 외교를 펼친다면 비핵화와 평화협정 병행추진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시진핑 정부의 행보를 볼 때, 중국이 미국에 맞서 동북아 평화의제를 주도적으로 관철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시진핑 정부가 미국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 사드가 두려워 고개 숙인 시진핑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두려워한다는 점은 중국이 사드 한반도 배치에 굴복해 대북제재조치에 덜컥 합의한 데에서 나타납니다.

 

‘종말단계 고고도 지역방어(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 THAAD) 사드’ 한반도 배치는 시진핑 정부가 예로부터 껄끄러워하던 사안이었습니다.

 

<JTBC>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는 2월 23일 김종인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한중관계 발전 노력들이 한 가지 문제 때문에 순식간에 파괴될 수 있다"고 하고 "양국 관계가 파괴되면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의 협박을 일삼았습니다. 사드 한반도 배치에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은 것입니다.

 

그런데 2월 23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을 찾아 양국 외교장관 회담을 가지고 "대북제재 결의안과 관련한 논의에서 중대한 진전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1월 6일 4차 핵시험에도 대북제재에 미온적이었던 중국이, 2월 23일에 미국과 대북제재를 합의한 것은 미심쩍습니다. 결국은 미국의 사드 한반도 배치 압박 때문이었던 듯싶습니다. 

 

 

 

 

중국이 대북제재에 합의하자 미국의 사드압박도 속도조절에 나섰습니다. 2월 23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을 마치고 “북한의 비핵화만 이룰 수 있다면 사드는 필요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2월 25일에는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이 “(한미가) 사드 배치를 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반드시 배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보충하였습니다.

 

이상의 상황을 종합해 보면, 한미당국의 사드 배치설에 깜짝 놀란 시진핑 주석은 왕이 외교부장을 미국에 보내 대북제재를 어느 정도 합의해 주고 그 대신 사드배치를 유야무야하려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중국의 시진핑 정부가 미국의 사드배치를 매우 껄끄러워한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사드배치가 두려워 대북제재에 나섰으니, 미국으로서는 사드를 이번에 배치할 것이 아니라 향후 언제나 써먹을 수 있는 “카드”로 남겨두고, 중국을 길들이는데 “사드”를 앞으로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3. 중국에 대한 환상 : 남중국해 충돌

 

일각에서는 미국의 사드배치에 맞서 중국이 남중국해에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다며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 정면대응하고 있는 듯 바라봅니다. 2월 16일, 미국 폭스뉴스는 '이미지샛 인터내셔널' 위성사진을 분석해 중국이 남중국해 파라셀군도에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 8기와 레이더시스템을 설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위성사진 분석자료에서 중국이 스프래틀리 군도의 최남단 인공섬 콰테론 암초에 고주파 미사일 시설을 건설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미국이 사드를 배치하려 하자 중국이 맞대응으로 레이더기지를 건설한다? 언뜻 들으면 해야 할 일을 주도적으로 해내려는 주동작위의 표상이 다가오는 듯합니다. 

 

 

 

 

그러나 세계지도를 펼쳐보면 중국의 행동은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미국이 추진하는 사드배치는 중국이 제1전략지역으로 중시하고 있는 동북아의 한가운데인 한반도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동북아시아에는 미국과 러시아, 일본이 대한민국과 북한의 주변에 위치합니다. 동북아시아는 북한이 수소탄 시험성공을 주장하기에 이르렀고 한국과 일본도 미국의 핵우산을 제공받기 때문에 역내 모든 국가들이 사실상 핵을 보유한 셈입니다. 동북아는 세계의 강국들이 웅거한 지역이기에 정치군사적 긴장이 매우 첨예합니다.

 

중국이 미국의 사드배치에 저토록 화들짝 놀라는 것도 그 위치가 동북아시아 한복판인 대한민국이기 때문입니다. 사드가 배치되면 미국은 중국의 수도권인 베이징 권역을 비롯, 동북아의 중국군을 속속 들여다볼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의 남중국해는 상황이 전혀 다릅니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형세를 본다면 북쪽에 중국이 있지만 동쪽에 필리핀, 서쪽에 베트남, 그리고 남쪽에 말레이시아, 그리고 그 아래 인도네시아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물론 남중국해에는 아세안의 주요 국가들이 망라되어 있고 동남아시아에는 중국계 “화교”의 진출도 활발합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는 패권을 노리는 대국도 없으며 핵보유국도 없고 경제대국도 없습니다. 다만 오바마행정부의 아시아회귀전략 “Pivot to Asia” (2011) 이후 미국의 대중국 봉쇄전략이 동남아시아에까지 확장되는 정도입니다. 중국이 레이더 기지를 건설한다는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군도는 그야말로 한적하고 조용한 동남아의 한가로운 휴양지입니다.

 

종로(한반도)에서 뺨을 맞았으면(사드) 종로(한반도)에서 해결해야 할 것인데, 중국은 이상하게도 조용한 한강(파라셀 군도)에 가서 레이더 기지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정작 종로바닥에서는 미국의 대북제재에 맞장구를 쳤습니다. 미국의 대북제재에 응하는 것이 어떻게 주동작위(할 일을 주동적으로 한다)가 되나요?

 

4. 박근혜 대통령과 랴오펑여우?

 

사실 시진핑 주석의 이해할 수 없는 외교행보는 박근혜 대통령을 “라오펑여우(老朋友·오랜 친구)”라고 칭하는 데에서도 드러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다카키 마사오로 창씨개명을 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다카키 마사오였던 부친을 매우 존경하고 있으며 평소에도 스스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치를 따르고자 노력한다고 주장하는 정치인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치는 한 마디로 “반공을 국시”로 삼은 정치였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때려잡은 공산당에는 당연히 중국공산당도 들어갔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취임하던 첫 해에 곧바로 일본과 굴욕적 한일협정을 맺으며 수교하였지만, 중국에 대해서만큼은 측근의 총에 맞아 사망하던 1979년까지도 적대적 관계로 대립하였던 인물입니다.

 

일본의 전쟁범죄를 준열히 규탄하는 중국공산당의 최고지도자가 친일에 부역한 과거를 갖고 공산당 때려잡는 것을 업으로 삼았던 아버지를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에게 “랴오펑여우”라는 말을 꺼낸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따름입니다.

 

결국 시진핑 주석의 발언은 모두가 진심이 아닌 정치적 수사였던 것입니다. 그가 발언하였던 “위대한 항미원조전쟁은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선 정의로운 전쟁이었다."는 발언도 본심인지 의심스럽습니다.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랴오펑여우“라는 미소도 믿을 수 없습니다.

 

5. 시진핑의 한반도 정책은 양다리 전술

 

시진핑의 동북아 외교에는 “강한 중국”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역설들이 존재한다고 진단할 수 있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의 병행추진을 언급하는 점이 있지만 동시에 우려스러운 부분도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 시기 시진핑 정부의 대 한반도 외교정책은 한 마디로 한미동맹과 북한 사이의 양다리 전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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