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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100년 지나도 변치 않을 증거 안 나오면 대북 조치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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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족통신 작성일10-06-20 21:53 조회3,7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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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사건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공식 회부되면서 국제사회의 공방이 불가피해졌다. 이미 지난 14일 남과 북은 안보리 이사국들을 대상으로 한 차례 각자의 입장을 설명했다.

우리 정부는 안보리 대응 수위와 관련해 안보리 15개 이사국의 컨센서스를 기반으로 하는 의장성명을 추진하는 쪽으로 사실상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의장성명 초안에 들어갈 핵심요소들을 놓고 이사국들과 물밑 조율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표면적으로 드러난 중국과 러시아의 태도를 볼 때 유엔 안보리에서 일반 결의안 채택은 불가능하고, 의장성명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의 천안함 외교가 중대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특히 정부는 천안함 사건을 유엔에 상정하면서 두 가지 사전 조치를 소홀히 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더욱 불투명하다. 첫째로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를 완전하게 설득하지 못한 상태에서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보리로 가져갔다.

중국, 러시아 대북결의 반대 입장 확고

지난 5월 말 원자바오 총리가 방한했을 때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중국 측을 설득하고 협조를 당부했지만 원 총리는 끝내 "북의 책임"을 거론하지 않았다. "사태의 시시비비를 가려 객관적으로 판단하겠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만을 강조했을 뿐이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천안함 사건 유엔 상정 직후 방중한 천영우 외교통상부 제2차관에게 "중국은 유관 당사국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라는 대국적인 견지에서 출발, 냉정과 절제를 유지하면서 안보리의 개입 문제를 신중하고 적절하게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짓는 데 반대하며, 때문에 법적 구속력을 갖는 대북 결의안은 불가하고, 의장성명이라 하더라도 북한을 "특정"하거나 "규탄"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천안함 침몰과 관련된 증거들은 세계가 필요하고 적절하다고 생각할 정도까지 설명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며 "관련 당사국들이 자제력과 책임 있는 행동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과 똑 같은 입장이다. 더구나 독자적으로 천안함 조사단을 파견했던 러시아는 그 결과를 7월에야 발표할 예정이다.

결국 미국을 비롯해 다른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을 설득해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할 경우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정부가 판단했다면 큰 "오판"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5월 말 만난 중국의 한 교수는 "지난 북중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주석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1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객관적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그 어떤 조치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유엔 안보리에 천안함 사건이 상정돼 북한을 배후로 지목하는 결의안이나 의장성명이 나올 경우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며 "중국이 일관되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는 이유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없다는 분석이다.

둘째로 정부는 5월 20일 천안함 조사결과를 발표한 후에도 야당과 일부 민간전문가들이 계속 제기한 의문점에 대해 충분히 해명하지 못한 가운데 서둘러 유엔 상정을 감행했다. 국회에서도 천안함 사건 규탄결의안조차 통과되지 않았다.

특히 6·2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압승하자 야권과 시민단체는 민군 합동조사단 발표의 "불일치", 정부의 계속되는 말바꾸기를 거론하며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했다. 더구나 참여연대,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 등의 시민단체가 유엔 안보리에 천안함 사건 의혹을 제기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진실공방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안보리에 상정한 상황에서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안보리에 제출하는 것이 적절한 행동이었는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시민단체와 소통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정부에 1차적 책임이 있다.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안보리에 상정하기 전에 먼저 시민단체에서 제기한 의문점들을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해명했다면 이 같은 논란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유엔 결의의 키를 쥐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설득에 실패하고, 각종 의혹에 대한 논란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엔 상정을 감행한 것이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북한 규탄에만 집중하다보니 상황 판단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화살은 활시위를 떠났다. 정부로서는 유엔 무대에서 최선을 다해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보리의 대응조치는 중국, 러시아의 소극적 태도와 안보리 자체 일정으로 내달 초에 가서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까지는 유엔 안보리에서 남북 간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제는 우려대로 유엔 안보리에서 정부가 기대했던 수준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다. 정부의 기대와 달리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이럴 경우 이명박 정부의 상황판단의 적절성과 외교력이 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아직까지 이러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출구전략을 언급하고 있지 않다. 정부 내 분위기로 볼 때 이럴 경우 명분상 한·미·일 공조를 통한 독자적인 대북제재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북한이 초강경 입장을 계속 표명하며 군사적 대응조치를 거론하는 등 배수진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내놓을 카드가 마땅치 않다.

정부는 5월 24일 천안함 사건의 유엔 안보리 회부,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교역 전면 중단, 대북 심리전 재개 및 주적 개념 부활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북 강경조치를 발표했다.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신문과 방송들은 이런 정부의 조처를 단순히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좀 더 강력한 대북 강경책을 주문했다.

외교·안보팀 교체, 6자회담 재개로 국면 전환 필요

그러나 이 같은 조치에 대한 내부 반발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이 남북정상회담과 대북 인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이날 종교인 모임은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천주교 등 5대 종단 527명 종교인의 서명을 받은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개성공단 뿐 아니라 북한에 진출한 기업들도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북심리전 재개의 일환으로 발표된 대북 확성기 방송은 실시 여부가 불투명하다. 북한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 확성기 방송이 실시되면 그 즉시 대응사격을 하겠다는 북한의 의지가 확고하다.

정부가 자신 있게 발표한 서해상에서의 대규모 한미 합동 군사훈련도 무기한 연기됐다. 중국을 자극하고 서해상에서 군사충돌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중국뿐만 아니라 유엔도 남과 북의 자제를 촉구할 정도다.

6·2 지방선거에서의 완패도 부담이다. 야권은 "전쟁이냐 평화냐", "긴장이냐 경제냐"라는 구도를 부각시켜 승리를 얻어냈다. 5월 24일 정부가 대북 강경조치를 발표한 다음날 주가가 폭락하면서 하루에만 시가총액으로 29조원 정도가 빠져나갔다. 이른바 "한반도 리스크"를 정부가 실감한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북 긴장관계는 갈수록 정권차원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정부가 계속 강경일변도로 나갈 경우 한미공조에도 틈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잭 프리처드 전 미 국무부 북핵특사와 존 틸럴리 전 주한미군사령관 등 초당파 인사를 중심으로 "전략적 인내"로 대표되는 오바마 미 행정부의 북핵문제에 대한 무대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은 여전히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등 핵심적인 문제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백한 조치를 취해야만 진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것처럼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가장 자주 대화하는 정상은 이명박 대통령이다. 미국은 여전히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서는 한국과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주목되는 대목은 "한미가 협력해서 장기적으로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키기 위한 공동의 전략을 세워나가고 있다"는 스타인버그 부장관의 발언이다. 국면 전환을 시사한 발언은 아닐까?

장기적으로 미국의 관심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다. 따라서 천안함 정국이 종결되면 어떤 형태로든 이 문제를 논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많은 북 전문가들은 "6.2 지방선거에서 완패한 정부와 여당이 마냥 남북 대결정책을 고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는 천안함 사건 관련 유엔 외교를 모양새 있게 마무리하고 6자회담과 남북대화 재개를 통해 출국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6자회담 재개는 미국과 중국이 동의할 수 있는 효율적인 카드다. 이미 3월 중순 미국, 중국, 북한은 6자회담 재개에 합의한 바 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한 가지 전제가 있다. 외교안보팀의 전면적인 쇄신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대북 강경정책을 주도해온 현 외교안보팀이 천안함 정국을 대화국면으로 전환하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야권에서는 벌써부터 특사를 파견해서라도 남북대화 복원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정부가 쏟아낸 발언들이 있기 때문에 천안함 사건을 유야무야 시키면서 국면전환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에 계속 집착하면 할수록 더 천안함의 깊은 수렁에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강조하는 "중도 실용주의"에 걸맞은 외교·안보팀을 구성하고 6자회담 재개를 매개로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안인 셈이다. 이명박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향후 2년의 남북관계를 규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창현 <민족21>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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