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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핵 없는 세계‘의 양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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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족통신 작성일10-04-06 23:54 조회3,5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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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각국에 산재한 핵무기 수천기는 "냉전이 남긴 가장 위험한 유산"입니다. 미국은 앞으로 "핵무기 없는 세계"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해 4월 5일 체코 프라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핵 없는 세계" 구상을 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어떤 사람들은 핵무기 확산을 막을 수 없다고 말하지만 그 같은 패배주의가 최대의 적"이라면서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고 역설했다.

그러나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세계 언론들의 반응은 썰렁한 분위기였다. 이듬해인 올해 4월 핵안보정상회의와 5월 핵확산방지조약(NPT) 회의 전까지 양대 핵보유국인 러시아와의 핵무기감축협상은 부시 행정부의 유산인 동유럽 미사일방어(MD)체제 문제에 막혀 있는 상태였다.

이밖에도 부시 행정부 이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이 사실상 물건너 간 점과 핵선제공격정책은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을 불러 온 점도 "핵무기 없는 세계" 전망을 어둡게 했다. NPT에 가입하지 않은 핵무기 보유국가인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역시 핵군축에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이었다.

심지어 오바마 대통령 자신도 당시 연설에서 "핵무기가 없는 세상이 곧 도래하지 않을 것이며, 어쩌면 살아 생전에도 불가능할지 모른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행정부가 첫번째로 돌파구를 모색한 지점은 상대적으로 "쉬운 과제"였던 러시아와의 핵협상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이후 미국과 러시아는 그해 12월 기간이 만료되는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의 후속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에 착수했다. 협상의 최대 난제는 체코.폴란드 등 동유럽 MD체계 도입이었다. 미국은 이란의 핵위협을 거론하며 동유럽 MD의 정당성을 주장했으나 러시아는 자국의 서쪽 머리맡까지 MD체제가 들어오는 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해 7월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해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푸틴 총리를 만났지만 동유럽 MD문제에 막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동유럽 MD체계 구축을 철회하고, SM-3 등 요격 미사일을 탑재한 군함을 지중해 동부에 배치해 해변에 있는 미사일 요격 시스템과 협력하는 방식으로 대체해 협상의 물꼬를 텄다.

이후 미국과 러시아 간에 화해 무드가 본격화하면서 협상은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올해 3월 양국 정상은 최종 타결을 선언했다. 협정에 따르면 양국은 장거리 핵탄두를 현재 2200기에서 1500기로 줄이고, 지상 또는 해상배치 미사일 등 각종 발사 수단을 현행 1600기에서 800기로 감축해야 한다.

한편 러시아와의 핵무기감축협상 타결을 제외하면 "핵 없는 세계" 구상은 아직까지 초라하기 그지없는 상황이다.

우선 미국 스스로 핵무기를 새로 개발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가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의 경우 아직 시작도 못한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프라하 연설에 이어 지난달 5일 NPT발효 40주년 기념 성명에서도 "CTBT 비준을 모색하고 핵무기에 사용되는 핵분열 물질의 생산을 종식시키기 위한 조약에 대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했으나 미국 의회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핵태세검토(NPR)보고서 명기된 미국의 핵무기정책인 비핵국가에 대한 핵선제공격 역시 부시 행정부의 유산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금명간 발표될 오바마 행정부의 NPR은 핵무기의 숫자를 줄이고 비핵국가에 대한 핵불용 정책을 천명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작 북한과 이란에 대해서는 기존 핵선제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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