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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너무 고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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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평화 작성일19-08-20 02:00 조회9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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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녘의 나아무개 여성의 글입니다.  
배고프다며 손을 내미는 사람
그것을 외면하는 사람들
그런 일이 늘상 일어나도 눈하나 깜빡 않는 세상
모두가 짚어보아야 할 일입니다.


학원에서 돌아오는 딸아이 마중을 나갔다. 큰길가 은행앞에 서 있는데 큰 체구의 젊은 남자가 어눌한 말투로 말을 건넨다. 
“배가 너무 고파서...”라고 말끝을 흐린다. 하지만 휴대폰 달랑 하나 들고 나와서 천원 한 장도 없는 상태였다. 
“죄송해요. 돈이 없어요.”
그 남자가 한참 바라보는데 솔직히 무섭기도 했다ㅠㅠ 남자는 술집에서 나온 한무리의 남자들에게 내게 했던 말을 반복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냥 아무말없이 지나쳐 가버렸다. 
마침 딸아이가 탄 셔틀버스가 도착했고 아이가 내렸다. 아이와 골목으로 걸어들어가며 조금전 있었던 얘기를 해주었다. 
아이가 안타까워했다. 그냥 가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다며. 어제 아이가 살 게 있다며 내게 받아간 3천원을 지갑에서 꺼냈다. 
아이와 나는 그 남자에게 다시 되돌아갔다. 남자는 은행벽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었다. 
“아저씨 여기요”라고 말을 하니 남자는 눈을 번쩍 뜨고 두 손으로 돈을 받았다.
그냥 내 마음 편하자고 그만큼밖에 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마음은 편치 않다. 차라리 배가 고프단 말도 돈이 없다는 말도 거짓이었으면 좋겠고 남자가 돌아갈 시원한 방 한칸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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