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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정상회담 실패’라는 언론 왜곡…사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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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명훈 작성일19-05-01 16:14 조회48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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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정상회담 실패’라는 언론 왜곡…사실은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  




30분 늦게 등장한 김정은 위원장…대등한 북러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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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으로 성사된 북러정상회담. 지금까지 나온 기사를 보면 주로 ‘조급한 북한이 러시아에 기댔지만 성과는 없었다’는 식의 보도가 눈에 띈다. 한마디로 북한이 회담에서 실패했다는 것인데 과연 그럴까? 차근차근 사실관계를 짚어보자.

 

SBS, 뉴시스, 국민일보 등 다수 언론은 양국 정상이 ‘기싸움’을 벌였다며 부정적인 보도를 냈다. 대표적으로 4월 25일 SBS는 <늦게 온 푸틴, 더 늦은 김정은‥북러 정상 ‘지각 기싸움’>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양국 정상이 도착 시간을 두고 기싸움 한 것”이라고 전했다.

 

북러 양국이 겉으로는 공조를 강조하며 함께 미국과 맞서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관계는 위태롭다는 취지다. 그런데 진실은 완전히 다르다. 러시아 크렘린(대통령궁)은 북러정상회담에 대해 “4월 25일 오후 1시~2시 쯤 열린다”고 발표했을 뿐 구체적인 시간은 밝히지 않았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이날 1시 35분께, 김정은 위원장은 2시 5분께 도착했으니 양 정상 다 지각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위 ‘기 싸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물론 꼭 이런 보도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극진하게 맞이했다는 점을 부각한 보도도 나왔다.

 

“‘지각대장’ 푸틴 대통령이 30분 먼저 나와 김정은 위원장을 극진히 예우했다.”

-4월 25일 보도전문채널 연합뉴스TV, YTN 등의 보도

 

국제무대에서 푸틴 대통령은 ‘지각대장’으로 악명 높다. 실제로 각각 2019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회담 때 2시간 30분, 2014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 때 4시간 15분, 작년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때 35분씩 늦었다.

 

정상간 회담에서 지각은 굉장한 외교적 결례다. 그런 점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각은 다분히 의도적인 계산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이익을 얻어내고 상대국을 기선제압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된 행동이라는 얘기다.

 

푸틴 대통령은 일본과는 쿠릴열도 문제, 독일과는 노르드 스트림2 가스관 연결, 미국과는 핵무기 군축 등으로 첨예한 대립을 겪고 있다. 즉 푸틴 대통령에게 지각은, ‘결례’라는 비난을 감수한다면 러시아의 입지를 과시할 수 있는 남는 장사인 셈이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을 맞이하며 20초 동안 함께 굳은 악수를 나눴다. 지금까지의 외교문법을 뒤집은 것이다.

 

돌이켜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미국에 함께 맞서는 우방국’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회담 때에도 이례적으로 앞서 도착해 시진핑 주석을 기다린 바 있다. 마찬가지로 이번 북러정상회담에서도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기다리며 예우를 갖췄다. 그만큼 북러정상회담이 최소한 중러정상회담에 버금가는 양국 간 대등한 회담이었다는 얘기다.

 

더구나 4월 25일 당일은 동시베리아 치타공화국에서 큰 산불이 나 오전부터 푸틴 대통령이 연방정부 긴급대책회의에 참가하는 일정이 잡혀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4월 25일 왕선택 YTN 통일외교전문기자는 <북러정상회담, 北 비핵화 집중 논의>란 제목의 방송에서 “푸틴 대통령이 최대한 빨리 와서 행사(회담)를 진행하려고 했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기다리게 한다거나 기싸움을 했다고 보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이렇듯 ‘기싸움 보도참사’는 다수의 기성언론이 북한에 대해 얼마나 왜곡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지 명백히 드러내고 있다. 사실관계를 좀 더 확인해보지도 않으면서 책임지는 자세와 후속대응은 전무하다. 해당 언론사의 홈페이지에는 4월 30일 오후 4시 기준 현재까지 정정보도나 사과문도 올라와 있지 않다.

 

성공한 회담…두드러진 북러 공조

 

“힘을 합치면 산도 옮길 수 있다”

-북한 속담을 인용해 북러 공조를 특별히 강조한 푸틴 대통령의 만찬연설

 

“(양국의) 친선 관계를 보다 새로운 높은 단계에 올려 세울 것”

-만찬장에서 울려 퍼진 김정은 위원장의 건배사 중에서

 

이밖에도 당초 50분으로 예정된 단독정상회담이 2배를 훌쩍 넘긴 2시간에 달했다는 점, 이어진 만찬까지 포함하면 5시간에 달하는 일정을 양 정상이 함께 했다는 사실도 의미가 크다. 이렇게 긴 정상회담은 파격적인데, 그만큼 두 정상이 한반도 상황을 둘러싼 깊은 대화를 나눴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정상회담 결과에 실망했다’(4월 27일, 뉴시스 등)라는 취지의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발 인용보도도 나왔다. 이는 ‘익명의 소식통’에 따른 사실관계를 알 수 없는 악의적 보도다. 우리는 북한과 관련해 범람하는 가짜뉴스 속에서 사실을 추려낼 수 있어야 한다.

 

분명히 알 수 있는 사실은 김정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편리한 시기 내 북한 방문”을 제안하고 푸틴 대통령이 흔쾌히 승낙했다는 것이다. 이 장면을 통해 아직 양국이 공개하지 않은 합의사항이 있음을 추정할 수 있다.

 

또한 두 정상은 각각 도검을 주고받아 눈길을 끌었다. 여기서도 주목될만한 대화가 오갔다. 푸틴 대통령이 “우리 풍습엔 칼을 들 때는 '악의를 품지 않았다'는 뜻에서 돈을 준다”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동전을 건넨 장면이 대표적이다. 이는 앞서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일방적이며 비선의적인 태도로 최근 조선(한)반도와 지역정세가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밝힌 발언을 뒷받침하며 묵직한 대미 견제구를 던진 것이다.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웃으며 푸틴 대통령에게 줄 선물로 준비한 조선도검에 대해 “절대적인 힘을 상징한다. 당신을 지지하는 나의 마음을 담았다”고 직접 설명했다. 정상회담은 특정 국가의 메시지를 대외에 뚜렷이 드러낼 수 있는 ‘고차원적 외교무대’다. 그런 점에서 북러 정상들의 언동 하나하나에 담긴 의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에 반해 조선일보는 4월 26일 보도 <김정은, 러시아 시찰 갑자기 취소…7시간 앞당겨 귀국>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보냈다. 북러관계에 한마디로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도 기사제목과 달리 내용은 북한에 긍정적이다. 기사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전몰용사 추모 시설인 ‘꺼지지 않는 불꽃’이 있는 러시아 태평양함대사령부를 찾아 헌화한 장면이 소개되어 있다. 기사는 러시아 측이 김정은 위원장이 밟을 레드카펫을 치우며 정리에 나섰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현지에선 날씨와 경호 문제 등으로 조기 귀국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는 설명이 덧붙여 있다.

 

제목에서 ‘갑자기 시찰’ ‘조기 귀국’ 등의 자극적 표현을 앞세운 것과 달리 내용은 딴판이다. 정상의 신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날씨와 경호 문제를 고의적으로 부풀려 악의적인 제목을 지어낸 셈이다. 기사 내용 중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한 리수용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등의 북측 인원이 예정보다 2시간 늦은 정오쯤 방문해 헌화를 했다는 소식이 나온다. 결국 조선일보의 보도는 제목과는 달리 결국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 러시아가 극진한 예우를 베풀었다는 사실을 증명했을 뿐이다.

 

한마디로 촌극이다. 어떻게든 북러정상회담의 실패를 부각하려는 나머지 기사의 제목과 내용이 따로 가는 혼란에 직면한 국내 언론의 모습이다.

 

“대고구려의 패기” 댓글 민심이 증명하는 것

 

“대고구려 후손(김정은 위원장)의 패기” “미국이 계속 약속 어기고 말 돌리니까 북한이 (비핵화) 안한다는 것” “북한이 러시아, 중국과 우호관계를 유지해야 미국이 한반도에서 함부로 군사적 활동을 할 수 없다” 

-북러정상회담에 대한 인터넷상의 댓글 반응

 

국내 언론들이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을 의식한 듯(4월 25일, 경향신문)’ ‘정상국가 일반 지도자의 이미지를 심으려 했다(4월 25일, 한국일보)’ ‘결국 빈 손(4월 29일, 아시아경제)’ 등의 보도를 계속 이어가는 것과 달리 상당한 댓글 여론은 북러정상회담을 긍정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언론의 일관된 대북 적대적 보도에 더 이상 속지 않는다는 얘기다.

 

회담에 대한 잘 알려지지 않은 러시아 현지의 높은 평가를 살피면 국내 언론의 대북 보도방식이 얼마나 사실과 동떨어져있는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북한의 지도자는 확장된 형태의 대화에서 고도의 전문성과 훈련을 받은 국가원수임이 입증됐다. 현재 양국 간 협력 증진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는 유엔의 제재와 기타 제약이 해제된 후 착수할 수 있는 양자간 사업이나 앞으로의 양자간 사업과 관련된 모든 세부 사항을 알고 있다.” 

-4월 28일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이 러시아 1TV 프로그램 <모스크바, 크렘린, 푸틴>에 출연해 전한 말

 

이번에는 4월 29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의 보도를 보자.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는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회담 결과를 높이 평가한다. 과장 없이 역사적인 정상회담이었다”라며 “이제 북러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들을 이행하기 위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타스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이 5월 초 북러정상회담의 합의 이행을 위해 북한을 찾는다. 마체고라 대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는 가운데 북한과의 협력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며 대대적인 북러 경제협력을 예고했다.

 

복잡하고 민감한 국제정치의 특성상 합의사항을 정상회담 자리에서 바로 밝힐 수 없는 때도 있는 법이다. 합의내용이 일부분 공개되면서 향후 북러간 긴밀한 협력이 전망되고 있다. 종합하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곤란해진 북한이 러시아 등 ‘큰형님’에 기대고 있다는 분석은 틀렸다. 오히려 러시아의 경제구상이 북한과의 대등한 관계 속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고 평가해야 맞다.

 

왜 이토록 언론에서 북한에 대한 가짜뉴스가 버젓이 진짜처럼 포장되고 있을까. 남과 북이 같은 민족이라는 자각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 아무렇지도 않은 듯 부정적인 왜곡보도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한반도 정세가 ‘남일’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명운이 달린 절박한 문제라는 점을 뇌리에 각인해야 한다. 정부뿐만 아니라 언론도 방관자가 아닌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 나서야 하는 것이다. 

 

맹목적인 혐북·‘미국 보도 받아쓰기’를 통해 입증되는 분명한 사실이 있다. 왜 한국 언론과 기자가 같은 겨레(북한)를 명확한 근거도 없이 헐뜯는 민족배타적 행보를 보이느냐는 물음표다. 김정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제 막 한차례 시작됐을 뿐이다.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 이어질 수차례의 정상회담에서도 언론의 ‘반민족적 고질병’이 재발할 공산이 크다. 이 시대를 호흡하는 언론이라면 최우선으로 민족의 삶과 이익을 앞세워야 한다.

 

분단체제 해소가 머지않은 오늘이지만 대북적대적인 오보는 여전히 극성을 부리고 있다. 비상식적인 언론의 풍경을 씁쓸하게 마주하는 여러분들이 많을 듯하다. 더 늦기 전에 언론은 ‘민족의 편’으로 거듭나야 한다. 반복되는 치명적 오보로 이 땅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해칠 작정이 아니라면 마땅히 그래야만 한다.

<출처: 기사입력: 2019/05/01 [09:51]  최종편집: ⓒ 자주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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