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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류 언론들 트럼프 대북정책 반기들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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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프레시안 작성일18-06-04 23:25 조회3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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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미국 주류의 반감이 노골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단독 회동을 통해 싱가포르 회담을 공식화하자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트럼프 흔들기'에 나섰다.

그동안 북미 협상 회의론이 '김정은 위원장은 핵을 포기할 리 없다'는 데에 방점이 찍혔다면, 김영철 부위원장의 예방 이후부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종잡을 수 없는 행보가 일을 그르치고 있다는 쪽으로 초점 이동한 모양새다. 

미 CNN 방송은 3일(현지시간) "변덕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보다 더 허약한 핵 협정을 북한과 체결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핵 보유국으로 향하는 통행권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정부는 핵무기를 가지지 않은 이란과도 검증 가능한 비핵화 약속을 달성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 고도화가 이뤄진 북한에 비핵화 수위를 낮추려 한다는 것이다. 

CNN은 "'화염과 분노'라는 말로 위협하고, 자신의 핵 버튼이 더 크다고 자랑하며 제재를 가하는 것이 김 위원장에게 전혀 먹히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의 주도권을 잃었다는 투로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유화 제스쳐를 언급하며 "북한에 즉각적인 핵폐기를 요구하지 않아 장기적인 핵동결의 길을 열어줬다"며 "이는 과거 정부의 실패를 답습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1994년 빌 클린턴 정부가 김일성 주석과 했던 비핵화 협상과 근본적으로 같다는 것이다.  

NYT는 지난 3월 즉흥적으로 정상회담에 응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적 성명에 대응해 일주일 전에 이를 취소했다가 북한이 뚜렷한 양보 조치를 하지 않았음에도 싱가포르 회담을 재개했다고 비판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NYT에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이 과거에 했던 것이고 '빅뱅'처럼 역사적이지 않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는지 여부"라며 "만일 협상이 잘 되지 않을 경우 다시 돌아가서 제재를 하려고 해도 한국과 중국이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북핵 프로그램에 관한 양보도 얻어내기 전에 북한의 선전전에 승리를 안겼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는 WP에 "이것은 스피드 데이트"라면서 북한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모든 것을 얻었다"고 했다.

WP는 또한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를 마치 뉴욕 부동산을 거래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압박'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한 것을 "순진한 외교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미 언론들의 날선 반응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부위원장을 환대한 뒤 "최대 압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겠다", "단 한 번의 회담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면 멋진 일이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 언급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을 "성공적인 과정의 시작"이라고 강조하며 '일괄타결' 방식에서 물러나 단계별 비핵화 방식을 수용할 뜻을 시사했다. 

하지만 북미 협상을 바라보는 회의론의 기저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온 주류 언론과 힘을 통한 제압이라는 미국의 전통적 대외정책에 익숙한 전문가들의 시각이 깔려있다.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이고 매파가 다수 포진한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방식을 곱지 않은 시각으로 본다.  

이에 따라 북미 협상을 통해 오는 11월로 예정된 중간선거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은 시간이 갈수록 이른바 '워싱턴 조야'와 더욱 큰 파열음을 낼 가능성이 높다. 주류의 공격이 전면화되자 백악관은 북미 협상 회의론 불식에 주력하고 있지만 다분히 수세적이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3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북제재가 "매우 엄격하고 강하게 가동되고 있다"며 "시간을 두고 완화될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기도 전에 지나치게 양보하고 있다는 회의론을 의식한 발언이다. 

커들로 위원장은 "대통령은 전반적으로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취해왔으며, 사람들이 '너무 강하다. 무력 시위'라고 아우성을 칠 정도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일괄적이고 즉각적인 비핵화를 주장했던 것과 다르다는 지적에 "이런 협상은 시간이 걸린다"면서 "로마를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은) 매우 현실적 태도"라고 했다. 

앞서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도 "북한이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 비핵화 조치를 보일 때만 제재가 완화될 수 있다"며 "우리는 북한에 대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모든 결의를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압박' 자제가 제재 완화와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표면화된 갈등 속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달라진 태도가 북미 '빅딜'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先) 비핵화후 후(後) 보상이라는 일괄타결 비핵화 방식에서 한걸음 물러나 북한이 수용할만한 현실론으로 선회하면서 북미 간 접점 찾기가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북한 비핵화 전망을 낙관해온 핵전문가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무조건 CVID를 강요한다고 비난받았지만 이제 기준을 완화했다고 비난받고 있다"면서 "신중할 필요는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유연해진 태도가)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희망"이라고 했다.  

실제로 북미는 현재 가동 중인 판문점 접촉 등 사전 협상을 통해 2020년을 목표로 비핵화 로드맵과 체제안전 보장 조치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쪽으로 진척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 직후나 정전협정 체결일(7월 27일)을 계기로 한 남북미 3자 간 종전선언을 시작으로, 연내에 북한이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국외로 반출하는 대신 미국은 대북 제재를 풀고 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는 수순이 거론된다.

이 같은 1단계 조치를 거쳐 2020년까지 북한 핵시설 및 핵물질 등에 대한 사찰과 검증을 수행하고 평화협정 체결, 북미 수교,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등 체제안전을 보장하는 단계로 나아가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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