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이 마오쩌둥 반열에 올랐다. 24일 폐막한 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통치이념인 ‘시진핑 새 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이 당장(당헌)에 공식 삽입됐다. ‘시진핑 사상’은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 대표론, 과학발전관에 이어 편입됐는데, 이념 순서(주의-사상-이론-관)로 보면 시 주석은 덩샤오핑을 제치고 마오쩌둥급 지도자가 됐음을 알 수 있다. 집권 2기 시진핑의 지도력은 더욱 공고해질 게 분명하다. 생전에 자신의 이름을 딴 지도사상을 당장에 넣은 것도 마오쩌둥과 시 주석뿐이다.

시진핑 사상이란, 경제·정치·문화·사회·생태 문명 건설 등 ‘5위 1체’를 목표로 삼고, 이 과정에서 샤오캉(풍족한 생활), 심화개혁, 의법치국(법치주의), 종엄치당(엄격한 당 관리) 등 ‘4가지 전면’ 전략을 주문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 지상과제다. 이를 위해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하기에 권력 집중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시 주석이 관례를 깨고 차기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은 것도 ‘시진핑 1인 체제’ 강화에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2기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복잡하다. 이번 당대회가 중국이 그간 보여온 ‘강국 중국’과 ‘중국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방향만 견지했을 뿐,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 등에 관한 관심은 소홀해 보이기 때문이다. 전세계가 바라는 건, 군사력과 경제 규모에서 세계 2위인 중국이 주요 2개국(G2)의 위상에 걸맞게 국제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고취하는 것이다. 또 통상·특허 등의 문제에서 글로벌 기준을 준수하고, 대내적으론 민주주의와 인권 등 인류 보편의 가치에서 전향적 자세를 보이는 것이다. 중국이 자국 중심주의에 빠져 ‘강력한 지도자’를 통해 ‘강대한 중국’만을 추구할 경우, 시진핑 체제는 주변 국가들에 위협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사드 보복’ 사태에서 보듯 동북아에서 미-중 대결 전선이 점점 첨예해지면, 우리나라는 고스란히 그 피해를 떠안게 될 위험이 있다.

아무쪼록 시진핑 주석의 새 중국은 합리적 포용력을 갖춘 ‘대국’다운 면모를 안팎으로 보여주길 바란다. 우리 정부도 시진핑 2기에 맞춰 중국과 갈등이 아니라 국가이익을 일치시켜 나가려는 전략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