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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빨찌산참가자들의 회상기》4권 28. 혁명의 꽃봉오리들 - 박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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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정 작성일12-04-01 07:04 조회1,5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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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꽃봉오리들

박  영  순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령도하신 항일무장투쟁의 초시기인 1933년도에 들어서면서 일본제국주의자들의 발악은 더욱 심해졌다.

놈들은 날에 날마다 높아가는 군중들의 혁명적기세를 꺾어보려고 도처에 거미줄같이 경찰망을 늘여놓고 군대를 풀어서 수많은 애국자들과 그들의 가족을 죽이는 한편 인민들의 재산을 빼앗고 불사르고 하였다.

그러나 혁명군중은 적들의 야수적탄압과 만행에도 굴함이 없이 손에 무장을 들고 백배천배의 용기로 도처에서 놈들을 맞받아 싸워나섰다. 바로 이러한 때 어린 소년들도 자기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도와 일어섰다.

그들은 아동단에 망라되여 통신련락, 보초경계, 삐라공작, 적정탐지와 같은 중요한 일들을 하였다.

여기에 그 시기에 있은 이야기가운데서 1933년 가을 연길현 의란구아동단원들이 싸운 이야기 한토막을 적으려고 한다.

추수가 끝난지 얼마 안되는 벌판에는 아직도 곡식단 무지들이 그대로 널려져있었다. 이미 해는 서산을 넘었는데 아이들 몇이 밭머리에서 콩청대를 하면서 누군가를 기다리고있었다.

한참 뒤에 그들은 왕우구쪽에서 한 소녀가 나타나자 우르르 달려나가 그 애를 마중하더니 재빨리 한 수수단무지속으로 몰려들어갔다.

그 애는 이 마을 아동단원인 11살 나는 태숙이라는 소녀였다. 그는 오늘 아침 지하조직원으로부터 통신련락임무를 받고 산으로 갔다가 지금 막 돌아오는 참이였다.

태숙이는 동무들에게 산으로 가던 길에서 갑자기 경관놈들과 맞다들게 되여 몸수색을 당하던 이야기를 하였다.

《…그래서 나는 통신이 든 파를 막 씹어먹으면서 놈들의 앞으로 다가갔지 뭐…》

《그래서.》

《그래서 파를 입에 문채 놈들이 시키는대로 배추단을 풀었지…부엉이같은 놈들이지 뭐야. 배추갈피만 뒤져보질 않겠니. 진짜 통신쪽지는 입에 문 파속에 들어있는데 …호호.》

《너, 참 용쿠나.》

《용할게 뭐냐, 막 진땀을 뺐단다.》

태숙이는 곁눈질 할사이도 없이 유격대아저씨들에게로 달려가던 이야기며 그리고 그 아저씨들에게서 칭찬받던 이야기를 한참이나 늘어놓았다.

《그런데 얘들아, 참 희한한 소식을 내가 가져왔다. 거기 소대장 있지 않어, 그 아저씨가 말이야,  지난 봄에 왕청에 갔다왔는데…》하고 태숙이는 자못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하는것이였다.

《아저씨는 내게 김일성장군님이 왕청에 있는 아동단원들과 지내는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김일성장군님은 아동단원들의 숙소를 사령부곁에다 짓게 하고 늘 그 애들의 생활을 돌보아주신대. 저녁이면 우등불가에 아이들을 모여놓고 <흥보전>, <토끼전>을 들려주시구. 재미있는 유희도 가르쳐주시구.… 거기 아동단원들은 옷도 꼭같이 입고 공부도 참 잘하고있대.》

아동단원들은 눈섭 하나 까딱하지 않고 조용히 태숙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있었다.

《야, 우리도 왕청아이들 같으면 얼마나 좋겠니.》

《정말.》

벌판은 벌써 어둠으로 뒤덮였지만 수수단무지속에서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도란도란 태숙이의 말소리가 울렸다. 《아저씨가 말하는데 장군님은 우리가 싸우고있는것도 잘 알고계신대.》

《그게 정말일가?》지금까지 잠자코만 있던 문길이가 이야기에 끼여들었다.

《정말이구말구. 누구는 아동단조직의 말을 잘 듣고 또 누구는 제 고집대로만 한다는걸 장군님은 죄다 알고계신대.…》

태숙이는 잠시 말을 끊더니 동그란 눈망울에 함뿍 미소를 담으면서 아이들을 휘돌아본 다음 이렇게 이야기하는것이였다.

《얘들아, 우리가 잘 싸우면 김일성장군님을 꼭 만날수 있다고 그 아저씨가 말하더라.》

맑은 하늘에는 별들이 총총히 돋아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어디선가 밤새의 조용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왕청은 여기서 얼마나 멀가,》라고 문길이가 누구에게라없이 나직이 물었다. 그러자 태숙이가 대답하였다.

《…한 열밤 걸리면 갈수 있겠지…》

이날 밤 아동단원들은 어머니에게 욕을 먹을 생각도 잊고 오래동안 김일성장군님에 대한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다.

문길소년은 잠자코 무엇을 생각하고있었다. 그런 다음 동무들앞에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아동단조직의 말을 잘 들을래. 태숙아, 너 유격대아저씨를 보면 내가 고집쟁이라고 말하지 말어.》

그 말에 아이들은 은근히 웃음을 참지 못하였다. 그러나 다음순간 모든 아이들은 장군님을 만나뵙기 위하여 혁명조직에서 주는 일을 더욱 잘하겠다는 열의에 넘쳤다.

이날저녁 모임이 있은 다음부터 의란구아동단원들의 생활은 더욱 활기를 띠여갔다. 그들의 투쟁도 점점 여러가지 방법으로 진행되였다.

아동단원들은 통신련락뿐만아니라 모든 일에서 열성껏 유격대아저씨들을 도와나섰다. 밤을 자고나면 마을의 바람벽과 토담 그리고 전주에는 매일과 같이 새 삐라들이 나붙었다.

그러는가 하면 며칠에 한번씩 돌아오는 장날에는 장군들속에 난데없이 수많은 뻐라들이 뿌려지거나 위만군병영의 보초막과 울타리들에도 그것이 나붙었다. 병영안에도 던져졌다.

형편이 이쯤되자 일제군경들은 산에서 유격대가 내려와서 활동한다고 야단법석을 치기 시작하였다. 삐라는 대낮에도 위만군들이 모여선 곳이나 행군하던 군대들이 휴식하고있는 장소들이면 어김없이 날아들었다.

이것은 문길이네 아동단원들이 돌에다 삐라를 싸서 고무총으로 날려보내는것이였다.

적들은 보이지 않는 이 공중에서 날아드는 날개돋힌 삐라의 행처를 밝히기 위해서 눈이 벌개 돌아갔다.

놈들은 거리의 구석구석마다에 사복경찰을 파견하여 며칠이건 감시를 계속하였다.

그러던 어느날이였다. 이런 사정을 잘 알수 없는 문길이네 아동단원 몇이 또 삐라공작을 하러 떠났다.

그들이 고무총에 두번째 돌을 재우려고 할 때였다. 문길이는 뜻하지 않은 발구름소리에 뒤를 돌아다보았다.

두 사복경관이 막 달려오고있었다.

문길이는 재빨리 몸을 피할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좌우켠에서 망을 보고있는 태숙이와 득남이를 먼저 소리쳐서 피하게 한 다음 그들 대신에 자기가 경관놈들에게 붙잡히였다.

경찰서에 끌려간 문길이는 그 즉시로 문초를 당하기 시작하였다. 놈들은 아동단조직의 비밀을 알아내려고 하였으며 그들의 지도자가 누구인가를 밝혀내려고 애를 썼다.

놈들은 10살 되나마나한 이 어린것을 손쉽게 휘여잡을수 있다고만 간주하였다.

문길이 앞에는 맛있는 음식들이 가득 놓여있었다.

《자 이걸 먹어라, 배고프지 않느냐. 이게 제일 맛있을거다.》고 하면서 놈들은 빨락종이에 싼 과자를 문길이에게 내밀었다. 문길이는 생전에 이런 과자를 처음으로 보았다.

하지만 문길이는 놈들이 주는것을 먹는다는것은 일제놈들에게 굴복한다는것과 아동단원의 영예를 더럽힌다고 생각하였다.

《싫어요, 그런것은 먹을줄 몰라요.》하고 문길이는 말하였다.

《그러지 말고 어서 먹어. 조그마한놈이 어른들이 먹으라면 먹어야지 그러면 못쓴다.》놈들은 치근치근 달라붙었다.

《난 그런것은 먹을줄 모른다는데요.》

문길의 목소리는 야무져갔다. 놈들은 문길이를 얼리는 방법으로는 되지 않는다고 단정하였다.

《뭣이 어째, 요놈아, 먹을줄 몰라.》 그놈은 문길이의 목덜미를 틀어잡았다. 그리고 그를 공중 들어 마루바닥에 내던졌다.

《흥, 하루강아지 범 무서운줄 모른다더니, 고놈의 자식, 제법 큰소리야.》

놈들은 쓰러진 문길이를 구두발로 사정없이 걷어찼다.

문길이가 간신히 눈을 떴을 때에는 온 방이 빙빙 돌아가기 시작하였다.

시간이 흘러갔다. …

문길이의 눈앞에는 며칠전 태숙이와 함께 김일성장군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들판의 밤이 떠올랐다.

얼마나 정답고, 기쁜 밤이였던가.

그날부터 문길이는 하루빨리 김일성장군님을 만나뵙고 왕청의 아동단원들과 같이 행복하게 지내게 될 앞날을 꿈꾸었던것이다.

그리하여 문길이는 모든 일에서 그전처럼 고집을 부리지 않게 되였으며 아동단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아동단에서 주는 임무들을 충실하게 해나갔던것이다.

그는 이것이 자기가 훌륭한 아동단원이 되는 길이며 하루라도 더 빨리 김일성장군님을 만나뵈올수 있는 길이라는것을 믿어왔던것이다.

이러한 신심은 지금에 와서 그에게 더욱더 굳어져갔다.

《나는 아무것도 말 안할테야.》

문길이는 주먹을 틀어쥐며 속으로 부르짖었다.

그러자 벌써 문길이는 두려운것이 없어졌다.

경찰서에 잡혀올 때까지만 하여도 그는 어지간히 겁이 들었고 또 마음 한구석에는 아버지, 어머니가 자기때문에 속을 태우리라는 생각이 들었던것이다.

경관놈은 쓰러진 문길이를 다시금 의자에 끌어앉히였다.

그리고 여러가지로 회유책을 쓰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문길이는 이 모든것을 오로지 침묵으로만 대하였다. 아이라고 얕잡고들었던 놈들은 악에 받쳐 장작개비로 문길이를 내리팼다. 그러나 문길이는 굴하지 않았다. 악이 오른 놈들은 끝내 시뻘겋게 단 쇠꼬치로 문길이의 잔등을 이리저리 지지기 시작하였다.

문길이의 몸은 어느덧 솜같이 늘어지고 흘린 피가 랑자하였다.

놈들은 일이 다 끝장이 난줄로만 알고 고문을 그만두었다.

그러나 한참후에 문길이는 고문대에서 천근만근의 힘을 들이며 일어났다.

밝은 빛을 찾아 그의 눈은 천천히 철창쪽으로 돌려졌다. 그의 눈에는 눈물 한방울도 어려있지 않고 하늘같이 맑고 깨끗하게 빛나고있었다.

문길이는 지금 자기가 이처럼 원쑤와 싸우고있다는것을 김일성장군님께서 잘 알고계시리라고 굳게 믿었다. 그에게는 그것이 한없이 기뻤다.

《장군님! 장군님!》 그는 가슴이 뜨거워지는것을 어찌할수 없어 그립고 보고싶던 그분의 존함을 불러보았다.

문길이의 눈망울에는 가벼운 미소가 떠올랐다.

그러나 심한 출혈로 하여 그의 심장은 점점 고동을 멈춰가고있었다.

그는 온 힘을 다 모아 마지막으로 《김일성장군 만세!》, 《아동단 만세!》를 웨쳤으며 맑은 웃음을 담은채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

문길이가 희생되였다는 소식은 의란구아동단원들 뿐만아니라 잠간사이에 연길현 전체 아동단원들에게 알려졌다.

의란구아동단원들은 그의 죽음을 몹시 가슴아파하면서 긴급히 모임을 가지였다.

그들은 동이 터오는 시내가에서 붉은 넥타이를 날리며 자기들도 문길이처럼 더욱더 용감하게 싸울것을 서로가 굳게 맹세하였다.

그후 어느날이였다. 경관놈들이 구장네 집에 모여들어 한바탕 처먹고있는 사실을 이곳 아동단원들이 알게 되였다.

그들은 놈들이 마을수색을 나왔다는것을 탐지해냈다. 그때 이 마을에는 지하공작을 나온 유격대아저씨가 있었다.

아동단원들은 이 사실을 그 아저씨에게 알리는 한편 구장네집마당에 세워놓은 경관놈들의 총구멍에 모래를 쓸어넣었다.

생각한것보다 일찌기 음식을 먹어치운 놈들은 마을 어귀로 나왔다. 그때 유격대아저씨는 저켠 산기슭으로 피해가고있었다.

《이상한 놈이다.》경관 한놈이 소리지르면서 총을 쏘았다.

순간 그놈은 폭음과 연기에 싸여 쓰러져버렸다. 총신이 모래때문에 폭발하여버렸던것이다.

다른 놈들은 그놈을 돌볼 겨를도 없이 유격대아저씨를 계속 추격하였다.

얼마 안가서 또 한놈이 같은 꼴로 쓰러져버렸다. 이렇게 하여 산밑까지 갔던 놈들이 되돌아왔을 때에는 모두가 군복이 찢기고 피투성이가 되여있었다.

그놈들은 총신이 터진 총을 쥐고 신음소리를 지르면서 허둥지둥 연길쪽으로 달아나버렸다.

이렇게 하여 문길이의 동무들은 유격대아저씨를 구원했을뿐만아니라 저주로운 경관놈들에게 통쾌한 타격을 주었던것이다.

*                  *

나는 어른들 못지 않게 혁명을 위하여 용감하고 슬기롭게 싸운 의란구아동단원들과 그들의 투쟁을 무한한 사랑과 애정의 감정을 가지고 회상하군 한다.

이 아동단원들의 숭고한 혁명정신은 오늘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찾아주신 우리 조국의 품속에서 마음껏 배우며 뛰놀고있는 꽃봉오리들의 행복한 나날과 더불어 더욱더 빛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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