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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국무장관, 4월에 방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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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경환 작성일12-03-09 12:03 조회1,9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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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고위급회담 10문 10답②

문경환 기자  
기사입력: 2012/03/09 [10:02]  최종편집: ⓒ 자주민보  


6. 6자회담은 언제 재개되며 무엇을 논의하는가
7. 3차 북미 고위급회담이 갖는 의의는 무엇인가
8. 추가 논의 계획은 어떠한가
9. 남북관계는 왜 진척이 없는가
10. 한반도 위기는 해소되었는가

지난번...
1. 북미 고위급회담은 어떤 배경과 목적 아래 진행되고 있는가
2. 3차 북미 고위급회담 결과는 무엇인가
3. 북한의 핵활동과 미사일 발사 유예가 갖는 의의는 무엇인가
4. 미국의 영양제공을 둘러싼 논쟁은 무엇인가
5. 평화협정 협의는 이미 진행 중인가


6. 6자회담은 언제 재개되며 무엇을 논의하는가

현재 6자회담은 모든 나라가 하자고 하지만 아무도 추진하지 않는 기이한 회담이 되어버렸다. 어차피 북미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가 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알기에 모두들 그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따라서 6자회담은 북미 사이에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진 다음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6자회담이 재개되면 대북제재 해제와 경수로 제공 문제를 우선 논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북미는 사전 신뢰조성을 위해 핵·미사일 활동 유예와 영양식품 제공을 맞바꾸었다. 그런데 영양식품 제공은 원래 미국이 약속한 것이므로 등가교환이라고 보기 어렵다.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 유예와 맞바꿀 수 있는 것은 대북제재 중단이다.

그런데 대북제재는 유엔 안보리 결의사항이므로 유엔을 통해 해제해야 한다. 따라서 6자회담을 재개하면 가장 먼저 이 문제를 논의하여 유엔 안보리에서 제재해제를 결정하게 하려는 것이다.

대북제재 해제와 함께 언급된 경수로 문제도 주목할 만하다. 경수로 제공은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에서 미국이 약속한 내용이며, 9.19공동성명에서도 논의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따라서 북한은 경수로 제공을 요구할 명분을 확보한 셈이다.

그런데 현재 북한은 경수로를 건설 중이다. 지난 2월 3일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공개한 인공위성 사진에 따르면 외관상 터빈 건물이 완공되었으며 원자로 건물 옆에 놓여있는 돔을 건물 상부에 설치하면 외형은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자체 계획에 따라 빠른 속도로 경수로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만약 현재 진행 중인 경수로 공사를 중단하고 별도의 경수로를 제공받는다면 북한은 이에 대한 추가 보상을 요구할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경수로 제공을 거부한다면 북한은 건설 중인 경수로를 완공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 입장에서는 경수로 가동을 위한 우라늄농축을 막을 명분도 잃게 된다.

북한 입장에서는 어떤 결론이 나오든 손해 볼 일이 없는 논쟁거리인 것이다.

7. 3차 북미 고위급회담이 갖는 의의는 무엇인가

우선 왜 북미가 서로 다른 형식으로 동시 발표를 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발표 내용이 서로 다르다는 건 합의문이 완성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즉, 3차 고위급회담에서 합의문이 완성되지 않았는데 그래도 합의된 만큼은 발표를 하자고 누군가 요구한 것이다. 누굴까?

일단 발표문 내용을 보면 절대적으로 북한에 유리함을 알 수 있다. 미국에게 유리한 내용, 즉 미국이 그동안 주장해온 내용이라고는 북한이 신뢰구축조치로 핵·미사일 활동을 유예한다는 것인데 그나마도 ≪결실 있는 회담이 진행되는 기간≫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어 미국에게 유리하다고만 볼 수도 없다.

나머지는 모두 미국에게 불리한 내용이다. 대북적대정책을 폐기해야 한다, 영양식품을 제공해야 한다, 민수분야 경제제재를 하면 안 된다 등이 대표적이다. 또 북한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는데 북한이 은하2호로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 미국이 이를 문제 삼았던 경험을 떠올리게 한다. 정전협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했는데 한미합동군사훈련은 물론 주한미군의 주둔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미국에게 좋을 게 없다. 인적교류를 확대하자고 했는데 이 역시 미국의 기존 정책과 다르다.

흔히 알려진 것과 다르게 북한은 미국과 교류를 확대하려 하는데 미국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북한 농구선수 이명훈의 NBA 진출 무산 사건이다. 미국 프로농구팀 6개가 키 2m 34cm인 거인선수 이명훈의 NBA 진출에 관심을 표명했고 이명훈 선수도 “김정일 장군님도 내가 미국에서 경기하는 것을 보고 싶어 합니다”라며 적극성을 보였다. 그런데 결국 미 국무부가 적성국 교역법 규정을 들어 무산시켜버렸고 미국에 갔던 이명훈 선수는 빈손으로 귀국해야 했다.

아무튼 미국에게 좋을 게 없는 합의들이니 미국 입장에서는 굳이 공개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글린 데이비스가 협상결과를 들고 본국에 갔을 때 상당한 논란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이 협상결과를 발표하자고 요구했을 것이다. 그런데 왜 합의문이 완성되지도 않았는데 굳이 발표하자고 했을까? 두 가지 의미로 추정할 수 있다.

첫째는 미국이 자꾸 합의사항을 번복하기 때문에 미완성으로라도 합의사항을 공개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번 영양식품 지원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에서 먼저 제공하겠다고 하고서 나중에 가서는 제공량과 품목을 바꾸면서 신뢰를 스스로 저버렸다. 이처럼 회담에서는 합의하고서 나중에 말을 바꾸는 일이 반복되면 회담을 계속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해 회담 결과를 공개하자고 했을 것이다.

둘째는 북한이 자기 시간표를 가지고 밀어붙이고 있는 듯하다. 북한이 협상결과를 발표하자고 했을 때 미국은 당연히 반대했을 것이다. 합의문이 완성된 것도 아니고 본국(백악관)의 승인도 받아야 한다고 버텼을 것이다. 그런데 결국은 발표했다. 왜일까? 아마 북한은 미국이 거부하면 자신들만이라도 발표하겠다고 <위협>했을 것이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발표했는데 미국이 사실관계를 부정하면 회담 자체가 깨지면서 더 심각한 사태로 번질 수 있기에 미국은 울며 겨자 먹기로 동시 발표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북한은 왜 합의문이 채택된 것도 아닌데 발표를 강행했을까? 속도를 보장하기 위해서인 듯하다. 북한은 4월 15일 <태양절>을 계기로 <강성국가의 대문>을 열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시기에 북미관계에서도 중요한 성과가 발표된다면 여러모로 의미가 클 것이다. 예컨대 4월 15일에 성대한 행사들이 예상되는데 이때에 맞춰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방북한다면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지금 일련의 분위기는 2000년과 유사하다. 당시 페리 보고서를 계기로 미국은 북한 붕괴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 전격적인 관계정상화 과정을 밟아 10월 12일 북미 공동코뮤니케를 발표하고 23일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전격 방북하였다. 이번에 발표한 합의 내용을 보면 북미 공동코뮤니케와 매우 유사하다. 주권존중, 평화협상, 미사일 발사 유예 등 판박이라 할 만하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4월에 클린턴 국무장관이 방북할 것을 북한이 요구했을 가능성도 크다.

4월에 클린턴 국무장관이 방북한다면 북미 사이에 중대 합의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북미 수교나 평화협정 관련 내용이 될 것이다. 2012년은 역시 한반도의 해가 될 것인가.

8. 추가 논의 계획은 어떠한가

벌써 합의 사항들을 하나씩 이행하고 있다.

북미는 가장 먼저 영양식품 제공과 관련된 실무협의를 진행하였다. 북한의 안명훈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이 이끄는 대표단과 미국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와 존 브라우즈 국제개발처 부국장이 이끄는 대표단은 지난 7일 주중북한대사관과 주중미국대사관에서 번갈아가며 협의를 가졌다. 협의는 8일까지 이어졌으며 첫날 협의 후 로버트 킹 특사는 기자들에게 ≪오늘 매우 좋은 세션이었다. 많은 문제를 토의했으며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영양식품 제공 문제가 타결되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초보적인 신뢰구축조치가 이행되면 다음단계인 6자회담으로 넘어갈 것이다.

한편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턴 소재 밀레니엄플라자호텔에서 시라큐스대 맥스웰스쿨과 독일 프리드리히에버트재단 등이 공동주최하는 <동북아에서의 평화와 안정> 국제학술세미나가 열렸다. 이 회의에는 리용호 북 외무성 부상이 참가했다. 미국의 인적교류 확대 합의에 따라 비자를 발급해준 것이다. 한편 이 회의에 한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참관 자격으로 참석하여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6일 뉴욕 JFK공항에 도착한 리용호 부상은 ≪임 본부장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또 4월 15일 <태양절>을 맞아 조선중앙통신사와 미국 AP통신사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사진전시회가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다. 이 역시 인적교류 확대 합의에 따른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사 관계자들은 ≪백두산위인들의 영상사진들≫과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분야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진들을 전시한다≫고 하였다.

북한 태권도 시범단 방미 위문공연이 올 여름 세 번째로 진행된다. 지난 3월 3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북한 태권도 시범단은 시애틀과 시카고 등 미국의 주요 도시를 돌며 태권도 시범을 보인 뒤 양로원 등 사회복지기관을 찾아 위문 공연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미국측은 태권도 시범단 외에 가야금과 장구를 연주할 어린이도 초청했고 앞으로 체육행사 외에 다른 분야로도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하였다.

이처럼 북미 사이에 다방면에 걸친 인적교류가 활성화되고 있다. 이는 북미 관계정상화의 사전단계로 볼 수 있다.

9. 남북관계는 왜 진척이 없는가

뉴욕에서 열린 국제학술세미나에 남북 6자회담 수석대표가 함께 참가해 눈길을 끌었지만 북한측 대표인 리용호 부상이 만나지 않겠다고 잘라 말해 남북관계는 북미관계와 다름을 분명히 했다. 지난 1, 2차 북미 고위급회담 직전에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 있었지만 이번 3차 회담에는 이마저 생략한 점도 눈길을 끈다. 이제 <선 남북대화, 후 북미대화>라는 공식은 완전히 깨진 것일까?

사실 지금 남북관계는 진척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전쟁 직전단계의 심각한 상황이다. 북한이 지난 2일 <최고 존엄 모독> 사건을 이유로 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3일에는 국방위원회 내외신 기자회견, 4일에는 조평통 대변인 담화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면서 이명박 정부에 사실상 <선전포고>를 하였다. 또 15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김일성광장에서 <최고존엄 모독 역적패당 규탄 평양시 군민대회>를 개최하고 지역으로 규탄대회를 확대하고 있다. 청년들의 입대, 복대 탄원도 이어져 하루만에 170만 명이 군대에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최고 존엄 모독> 사건이란 인천의 한 군부대 내무반 문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최고사령관 사진을 붙여놓고 비난구호를 적어놓은 사건을 말한다. 이 사건은 지난 2월 28일 <헤럴드경제>가 보도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북한이 연일 극단적인 표현을 써가며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고 나아가 <이명박>, <김관진>이란 이름이 쓰인 표적지에 도끼, 표창 등을 던지는 군사훈련 장면까지 공개하자 이명박 정부도 맞대응하고 나섰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일 연평도를 방문해 ≪군인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적에 대한 적개심과 복수심이다. 반드시 복수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도발시 원점과 지원부대까지 완전히 굴복할 때까지 강력히 응징할 것≫을 지시했다. 또 김 장관은 북한의 행동을 두고 지도체제가 불안해서 생긴 일이라며 북한 지도부를 자극했다. 김 장관이 전날 청와대 외교안보장관회의에 참석했기 때문에 이런 강경한 태도는 청와대의 의중이 실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을 안심시킬 생각이 있는 정부라면 북한에 자제를 요구하고 어떻게든 진정시키려 할 것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오히려 북한을 더 자극하고 있다. 이는 국민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나아가 전쟁을 하겠다는 의도 아닌가.

현재 한반도 분위기는 전례가 없다. 1993년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전쟁 직전까지 갔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천안함, 연평도 사건 당시의 수준도 뛰어넘는다. 왜 북미관계와 달리 남북관계는 극단으로 치닫는 것일까? 여기에는 이명박 정부의 특성이 한 몫 한다.

이명박 정부는 일단 뼛속까지 친미·친일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설사 자신에게 피해가 가더라도 앞장에서 이행하는 정부다.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 과정을 돌아보자. 이명박 정부는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미국의 요구를 전폭 수용하고 이를 굽히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또 대북정책에서 극단적인 반북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대북제재만 지속하면 임기 내에 북한이 붕괴할 것이라는 맹목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다. 남북관계에서만은 실용주의를 적용하지 않고 광신도 같은 모습을 보인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답답할 정도로 경직되어 있다. 애당초 적대정책을 가진데다가 미국의 대북정책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보다 더 강경하고, 미국보다 더 오래 지속하는 게 바로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다.

거기다 변수가 하나 있다. 바로 4월 11일 총선이다. 이명박 정부는 국내 지지기반이 없다. 여당인 새누리당조차 등을 돌린 상황에 온갖 부정부패사건이 끊이지 않고 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총선을 치르면 필패는 불 보듯 뻔하다. 정부와 여당 입장에서는 총선 분위기를 반전시킬 무언가가 필요하고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게 북풍이다. 2년 전 지방선거 때 천안함이 역풍으로 다가온 경험이 있으니 천안함보다 더 큰 충돌을 바랄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지난 4년 동안 우여곡절을 겪은 후 북한은 이명박 정부와는 더 이상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최종 정리한 듯하다. 이는 작년 말 ≪영원히 상종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보여준다. 말로 해서 안 되니 회초리를 든 꼴이다. 그런데 회초리를 들기 전에 해결할 부분이 있었다. 바로 미국 문제다. 북한은 미국을 정리하고 나면 이명박 정부도 정리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북미 협상에 집중했고 일정한 성과를 얻었다.

지금 상황은 한 마디로 미국의 손발을 묶어놓은 후 이명박 정부에게 총공세를 펼치는 형국이다. 총공세의 목적은 하나다. 이명박 정부에게 대북적대정책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명박 정부가 정세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끝까지 대북적대정책을 고집하면 물리적 충돌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10. 한반도 위기는 해소되었는가

그렇잖아도 3월의 한반도는 군사적 긴장에 휩싸여 있다. 한미연합 키리졸브 훈련이 9일까지 진행되고, 지난 1일 시작된 독수리훈련이 4월 30일까지 이어진다. 3월 말에는 23년 만의 최대 규모인 한미 해병대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이 실시된다. 오는 3월 26일은 천안함 침몰 2주기이기도 하다.

북한은 키리졸브, 독수리훈련을 북침전쟁훈련이라고 주장하며 국방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민족반역의 무리들과 내외 호전광을 매장하기 위한 거족적인 성전에 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당국은 기자들을 대거 초청해 훈련 장면을 보여주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키리졸브, 독수리훈련에 대해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다. 최대한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런데 김관진 국방장관은 ≪적개심≫, ≪복수≫, ≪응징≫ 같은 말을 내뱉으며 북한을 자극하기에 여념이 없다. 즉, 한국과 미국의 태도가 다른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미관계가 마찰을 빚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북한과 직접 충돌하기에는 부담이 있으니 이명박 정부가 그 역할을 해주는 게 나쁠 건 없을 것이다.

이번 3차 북미 고위급회담 합의는 미국이 원하던 게 아니었다. 미국은 북한의 요구에 억지로 합의했고 억지로 공개했다. 북한의 핵, 미사일 활동이 그만큼 미국에게 위협이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은 언제든 기회만 생기면 합의를 뒤엎고 싶을 것이다. 그 기회를 이명박 정부가 만들어줄 수도 있다. 남북 사이에 충돌이 생기면 이를 빌미로 북미 합의 이행을 지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종합하자면 미국은 종전도 대비하면서 전쟁도 대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둘 다 쉽게 선택할 수 없다는 게 미국의 비극이기도 하다.

그런데 미국이 잘 모르고 있는 게 있다. 지금 터질 남북 사이의 충돌은 그저 합의를 지연시킬 수준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오히려 판 자체를 뒤엎고 새로운 국면을 만들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서해에서 대규모 충돌이 일어나 북한이 서해5도를 점령하고 자신들이 주장하는 해상경계선까지 밀고 내려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은 정전협정 당사자로서 이를 중재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북한이 그냥 철수할까? 당연히 평화협정을 당장 체결하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고 주장할 것이다. 평화협정 체결을 지연시키려던 미국 입장에서는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격이다.

한반도 위기는 해소되었는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그러나 해결의 문턱에 접어들었다. 해결을 목전에 둔 지금이 가장 위험한 순간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각 주체들이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무난하게 평화체제로 가느냐, 기어이 무력충돌의 길로 가느냐가 결정된다. 모두가 심사숙고해야 할 때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변화된 주변 정세를 냉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20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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