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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빨찌산참가자들의 회상기》4권 9. 한토리의 털실 - 안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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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정 작성일12-02-26 02:02 조회2,4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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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토리의 털실

안 정 숙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령도하신 항일무장투쟁시기 해륜근처에서 있은 일이다.

1939년 봄 어느날 홍부전투를 승리로 끝낸 우리들은 원쑤들의 군수창고를 헤치고 탄약, 피복, 식량, 지하족 등을 힘자라는대로 걸머지였다. 나도 창고에서 탄약과 지하족을 힘껏 걸머지고 나서려는데 털실 한토리가 얼핏 눈에 띄였다.

나는 얼결에 그것을 집어 짐속에 넣었다.

우리는 모두다 힘에 겨운 짐들을 지고 밀영으로 돌아오고있었다.

나는 돌아오는 길에 이 한토리의 털실에 대하여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장갑을 뜰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양말을 뜰것인가? 이러저러한 생각끝에 나는 요대 (배에 두르는것)를 뜨리라 마음먹었다.

당시 나에게는 심한 랭병이 있었으므로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몹시 흐뭇했다.

나는 부대에 돌아오자 이튿날부터 열심히 요대를 뜨기 시작했다. 이때 나는 김책동지와 지휘부성원들의 작식공작을 담당하고있었으므로 비교적 다른 전투원들에 비하여 짬이 있는 편이였다.

하루는 양지바른 병실옆에 기대여 봄볕을 쪼이며 열심히 뜨개질을 하고있었다. 하루빨리 끝내고 띠여보자는 생각과 난생처음으로 만져보는 털실의 차분한 감촉에 나는 열심히 일손을 다그치고있었다.

그런데 나의 뒤에서 갑자기 인기척이 나더니 《무엇을 그렇게 열심히 뜨오?》라고 묻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일손을 멈추고 뒤를 돌아다봤다. 김책동지가 물끄러미 실토리를 바라보고있었다.

《요대를 뜹니다.》

나는 이렇게 나직이 대답하며 머리를 숙였다.

《그 털실이 어디서 났소?》

김책동지는 부드러운 어조로 물었다.

《홍부전투때 얻어왔습니다.》

내가 이렇게 대답하자 김책동지는 《나는 그때 탄약, 식량, 피복, 지하족외에 일체 개인에게 요구되는 물건은 실 한오리라도 가져오지 말라구 하지 않았소. 특히 동무는 당원으로서 왜 그렇게 명령했겠는가를 알아야 하겠소.》라고 타이르는것이였다.

김책동지가 돌아간 뒤에도 나는 오래도록 그자리에 못박힌듯 서있었다.

나는 뜨개질을 그만두고 자기를 심각히 반성하기 시작했다.

나는 낮동안뿐만아니라 자리에 누워서까지도 자신을 뉘우쳤다.

《특히 동무는 당원으로서 왜 그렇게 명령했겠는가를 알아야 하겠소.》

김책동지의 이 말이 자꾸만 되살아나 좀처럼 잠들수가 없었다.

확실히 나는 지휘관의 명령에 심각히 대하지 않았다. 털실 한토리쯤 하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확실히 이것은 털실 한토리에 대한 문제가 아니였다.

그 당시 부대형편은 매우 어려웠다. 적지 않은 대원이 산림대에서 새로 편입된것으로 하여 우리 당원들과 구대원들의 행동은 사소한데 이르기까지도 모범이 되여야 했었다. 그렇지 않아도 그들은 전투만 끝나면 개인에게 필요되는 물건이라면 별의별것을 다 가져오던 옛 습성이 완전히 가셔지지 않았던것이다.

(비록 그것이 사소한것 같지만 전체 대원들속에 이것이 조장된다면 우리 부대내 규률은 어떻게 될것인가? 나아가서는 그들이 전투마당에서 혁명에 필요되는 물건보다 자기 개인에게 필요되는 물건을 먼저 찾기에 눈을 밝힌다면 우리 부대의 형편이 어떻게 될것인가.

지휘부에서는 바로 이런 문제가 있기때문에 그런 명령을 하달한것이 아닌가?)

여기까지 생각하니 나의 가슴은 몹시 설레였다. 비록 짧은 시간이라 할지라도 그사이에 털실 한토리가 빚어낸 후과는 얼마나 큰가?

나는 병석에서 곤난을 받고있는 그런 동지를 위해서도 아니고 자신의 안온을 꿈꾸어 작으나크나 명령을 위반했다고 생각하니 그냥 얼굴에 겨불을 끼얹은듯했다.

(만일 다른 대원들이 당원인 내가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것을 안다면 우리 당원들을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이러고보면 이것은 비단 나자신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당원들과 당조직의 위신을 훼손시키는 문제로 되는것이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무엇이라고 말할수 없는 당적량심의 가책때문에 나의 눈은 점점 더 또렷해졌다. 그리고 가슴은 그냥 숨막히도록 답답해났다.

나는 자리를 차고 일어나 밖에 나갔다. 어느새 희슥희슥 먼동이 터오고있었다.

나는 시원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자신의 과오에 대하여 다시한번 생각해봤다.

그리고 날이 밝으면 김책동지앞에 가서 밤새껏 생각한 자신의 과오에 대하여 엄격히 자기비판할것을 결심했다.

이튿날 아침식사가 끝나자 나는 뜨다만 뜨개와 실토리를 들고 김책동지의 방에 들어갔다.

김책동지는 내가 방안에 들어서자 보고있던 책을 덮으며 앉으라고 권하는것이였다. 나는 한참동안 앉지 않고 선채 망설이고있었다.

김책동지가 재차 앉으라고 권하자 나는 선채로 밤새껏 자기가 반성한 전말에 대하여 말하기 시작했다.

《밤새껏 자신을 비판해봤습니다. 저는 당원으로서 도저히 할수 없는 일을 저질렀습니다. 크나작으나 저에게는 우리의 집단에 대해서보다 개인을 생각하는 그릇된 사상이 싹트기 시작했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다시는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

여기까지 말하자 김책동지는 매우 만족한 얼굴로 나의 손을 잡으며 이야기하는것이였다.

《장하오. 자신의 결함을 자신이 옳게 뉘우친다는것은 매우 훌륭한 일이요. 사소한 결함이라도 우리는 제때에 시정해야 하오. 사람이 어찌 실수가 없겠소. 그러나 그것을 제때에 깨닫고 시정하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인것이요.》

김책동지는 이윽고 책상우에서 커다란 종이봉지 하나를 들면서 말하였다.

《동무가 털실로 요대를 떠입으려는 그 생각을 나도 모르는것은 아니요. 그러나 동무의 랭병은 그런 요대로써는 고칠수 없소. 이것을 받으시오. 〈익모환〉이란 약이요. 며칠전에 우리와 관계를 맺고있는 농민들에게 부탁했더니 어제밤에야 가져왔소. 랭병에는 매우 효력이 좋은가보오.》

약봉지를 받는 순간 나는 눈시울이 뜨거워졌고 자기도 모르게 두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찌 그것이 단순한 약봉지이랴…

그것은 참된 진리를 위하여 끝까지 혁명의 길을 뚫고나갈 투지와 사랑과 만난극복의 불사약이였다.

《어린애처럼 울긴 왜 우오. 자 이 털실도 가지고가서 그냥 요대를 떠입도록 하오.》

김책동지는 털실까지 집어주면서 친딸이나 달래듯 나의 잔등을 가볍게 몇번 두드려주었다.

그것을 받아들고나서도 나의 눈에서는 그냥 눈물이 흘러내렸다.

지휘관의 그 너그럽고 뜨거운 사랑에 그냥 목메한토리의 털실

                                     안 정 숙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령도하신 항일무장투쟁시기 해륜근처에서 있은 일이다.

1939년 봄 어느날 홍부전투를 승리로 끝낸 우리들은 원쑤들의 군수창고를 헤치고 탄약, 피복, 식량, 지하족 등을 힘자라는대로 걸머지였다. 나도 창고에서 탄약과 지하족을 힘껏 걸머지고 나서려는데 털실 한토리가 얼핏 눈에 띄였다.

나는 얼결에 그것을 집어 짐속에 넣었다.

우리는 모두다 힘에 겨운 짐들을 지고 밀영으로 돌아오고있었다.

나는 돌아오는 길에 이 한토리의 털실에 대하여 여러가지 생각을 했다.

장갑을 뜰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양말을 뜰것인가? 이러저러한 생각끝에 나는 요대 (배에 두르는것)를 뜨리라 마음먹었다.

당시 나에게는 심한 랭병이 있었으므로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몹시 흐뭇했다.

나는 부대에 돌아오자 이튿날부터 열심히 요대를 뜨기 시작했다. 이때 나는 김책동지와 지휘부성원들의 작식공작을 담당하고있었으므로 비교적 다른 전투원들에 비하여 짬이 있는 편이였다.

하루는 양지바른 병실옆에 기대여 봄볕을 쪼이며 열심히 뜨개질을 하고있었다. 하루빨리 끝내고 띠여보자는 생각과 난생처음으로 만져보는 털실의 차분한 감촉에 나는 열심히 일손을 다그치고있었다.

그런데 나의 뒤에서 갑자기 인기척이 나더니 《무엇을 그렇게 열심히 뜨오?》라고 묻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일손을 멈추고 뒤를 돌아다봤다. 김책동지가 물끄러미 실토리를 바라보고있었다.

《요대를 뜹니다.》

나는 이렇게 나직이 대답하며 머리를 숙였다.

《그 털실이 어디서 났소?》

김책동지는 부드러운 어조로 물었다.

《홍부전투때 얻어왔습니다.》

내가 이렇게 대답하자 김책동지는 《나는 그때 탄약, 식량, 피복, 지하족외에 일체 개인에게 요구되는 물건은 실 한오리라도 가져오지 말라구 하지 않았소. 특히 동무는 당원으로서 왜 그렇게 명령했겠는가를 알아야 하겠소.》라고 타이르는것이였다.

김책동지가 돌아간 뒤에도 나는 오래도록 그자리에 못박힌듯 서있었다.

나는 뜨개질을 그만두고 자기를 심각히 반성하기 시작했다.

나는 낮동안뿐만아니라 자리에 누워서까지도 자신을 뉘우쳤다.

《특히 동무는 당원으로서 왜 그렇게 명령했겠는가를 알아야 하겠소.》

김책동지의 이 말이 자꾸만 되살아나 좀처럼 잠들수가 없었다.

확실히 나는 지휘관의 명령에 심각히 대하지 않았다. 털실 한토리쯤 하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확실히 이것은 털실 한토리에 대한 문제가 아니였다.

그 당시 부대형편은 매우 어려웠다. 적지 않은 대원이 산림대에서 새로 편입된것으로 하여 우리 당원들과 구대원들의 행동은 사소한데 이르기까지도 모범이 되여야 했었다. 그렇지 않아도 그들은 전투만 끝나면 개인에게 필요되는 물건이라면 별의별것을 다 가져오던 옛 습성이 완전히 가셔지지 않았던것이다.

(비록 그것이 사소한것 같지만 전체 대원들속에 이것이 조장된다면 우리 부대내 규률은 어떻게 될것인가? 나아가서는 그들이 전투마당에서 혁명에 필요되는 물건보다 자기 개인에게 필요되는 물건을 먼저 찾기에 눈을 밝힌다면 우리 부대의 형편이 어떻게 될것인가.
지휘부에서는 바로 이런 문제가 있기때문에 그런 명령을 하달한것이 아닌가?)

여기까지 생각하니 나의 가슴은 몹시 설레였다. 비록 짧은 시간이라 할지라도 그사이에 털실 한토리가 빚어낸 후과는 얼마나 큰가?

나는 병석에서 곤난을 받고있는 그런 동지를 위해서도 아니고 자신의 안온을 꿈꾸어 작으나크나 명령을 위반했다고 생각하니 그냥 얼굴에 겨불을 끼얹은듯했다.

(만일 다른 대원들이 당원인 내가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것을 안다면 우리 당원들을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이러고보면 이것은 비단 나자신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당원들과 당조직의 위신을 훼손시키는 문제로 되는것이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무엇이라고 말할수 없는 당적량심의 가책때문에 나의 눈은 점점 더 또렷해졌다. 그리고 가슴은 그냥 숨막히도록 답답해났다.

나는 자리를 차고 일어나 밖에 나갔다. 어느새 희슥희슥 먼동이 터오고있었다.

나는 시원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자신의 과오에 대하여 다시한번 생각해봤다.

그리고 날이 밝으면 김책동지앞에 가서 밤새껏 생각한 자신의 과오에 대하여 엄격히 자기비판할것을 결심했다.

이튿날 아침식사가 끝나자 나는 뜨다만 뜨개와 실토리를 들고 김책동지의 방에 들어갔다.

김책동지는 내가 방안에 들어서자 보고있던 책을 덮으며 앉으라고 권하는것이였다. 나는 한참동안 앉지 않고 선채 망설이고있었다.

김책동지가 재차 앉으라고 권하자 나는 선채로 밤새껏 자기가 반성한 전말에 대하여 말하기 시작했다.

《밤새껏 자신을 비판해봤습니다. 저는 당원으로서 도저히 할수 없는 일을 저질렀습니다. 크나작으나 저에게는 우리의 집단에 대해서보다 개인을 생각하는 그릇된 사상이 싹트기 시작했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다시는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겠습니다.》

여기까지 말하자 김책동지는 매우 만족한 얼굴로 나의 손을 잡으며 이야기하는것이였다.

《장하오. 자신의 결함을 자신이 옳게 뉘우친다는것은 매우 훌륭한 일이요. 사소한 결함이라도 우리는 제때에 시정해야 하오. 사람이 어찌 실수가 없겠소. 그러나 그것을 제때에 깨닫고 시정하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인것이요.》

김책동지는 이윽고 책상우에서 커다란 종이봉지 하나를 들면서 말하였다.

《동무가 털실로 요대를 떠입으려는 그 생각을 나도 모르는것은 아니요. 그러나 동무의 랭병은 그런 요대로써는 고칠수 없소. 이것을 받으시오. 〈익모환〉이란 약이요. 며칠전에 우리와 관계를 맺고있는 농민들에게 부탁했더니 어제밤에야 가져왔소. 랭병에는 매우 효력이 좋은가보오.》

약봉지를 받는 순간 나는 눈시울이 뜨거워졌고 자기도 모르게 두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어찌 그것이 단순한 약봉지이랴…

그것은 참된 진리를 위하여 끝까지 혁명의 길을 뚫고나갈 투지와 사랑과 만난극복의 불사약이였다.

《어린애처럼 울긴 왜 우오. 자 이 털실도 가지고가서 그냥 요대를 떠입도록 하오.》

김책동지는 털실까지 집어주면서 친딸이나 달래듯 나의 잔등을 가볍게 몇번 두드려주었다.

그것을 받아들고나서도 나의 눈에서는 그냥 눈물이 흘러내렸다.

지휘관의 그 너그럽고 뜨거운 사랑에 그냥 목메이도록 울고싶었다. 어찌 지휘관의 사소한 말이라고 할지라도 소홀히 들을수 있겠는가. 하기에 우리들은 지휘관의 명령이라면 당원의 량심이 가리키는대로 자기의 마지막 피 한방울까지 다하여 수행했던것이다.

나는 마음속깊이 이렇게 다짐하였다. (사령관동지께서 령도하시는 혁명의 길에서 당원의 량심이 가리키는대로 물불을 헤아리지 않고 광명한 미래를 향하여 자기의 모든 재능을 다 바쳐 힘차게 나아가자.)고.
이도록 울고싶었다. 어찌 지휘관의 사소한 말이라고 할지라도 소홀히 들을수 있겠는가. 하기에 우리들은 지휘관의 명령이라면 당원의 량심이 가리키는대로 자기의 마지막 피 한방울까지 다하여 수행했던것이다.

나는 마음속깊이 이렇게 다짐하였다. (사령관동지께서 령도하시는 혁명의 길에서 당원의 량심이 가리키는대로 물불을 헤아리지 않고 광명한 미래를 향하여 자기의 모든 재능을 다 바쳐 힘차게 나아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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