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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 중학생의 유서, 북쪽 여고생의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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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일용 작성일12-01-28 11:01 조회5,771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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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의 학생들이 서로 만나 통일조국의 미래를 설계하길
  
정일용  


그 유서만 떠올리면 지금도 먹먹하다. 아무에게도 얘기를 할 수 없었다니, 혼자서 고민고민하다 결국에는….

대구 중학생 권 군은 가족들을 그지없이 사랑한다면서도 사랑하는 가족들, 친구들, 못난 어른들 가슴에 대못을 박고 떠났다. 부모, 형을 100년, 1000년이라도 하늘나라에서 기다리겠다는 말을 남겨 놓고.

“제가 그동안 말을 못했지만, 매일 라면이 없어지고, 먹을 게 없어지고, 갖가지가 없어진 이유가 있어요. 제 친구들이라고 했는데 000하고 000이라는 애들이 매일 우리 집에 와서 절 괴롭혔어요.”

유서의 첫 대목이다. 들춰볼 때마다 눈물이 나오려 한다. 대체 어쩌다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지 자식 둔 부모로서, 이 사회의 기성세대로서 책임감과 함께 참담함이 물밀 듯 밀려온다.

동급생 ‘친구’라는 애들이 매일같이 협박하고, 때리고, 가족을 욕하고, 공부 못하게 문제집을 가져가고, 물고문을 하고 온갖 심부름을 시키고 숙제도 시켰다고 한다. 심지어는 ‘친구’들 비위 맞추느라 아르바이트까지 해야 했던 지옥 생활이 무려 10개월 가까이 계속됐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이들이 ‘친구’인가.



친구들은 경찰에 붙잡힌 뒤 눈물을 흘렸다.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다고 했다. 열서넛 되는 애들이 그렇게 철이 없는지 또 한 번 먹먹해진다. 경찰서에 출두하는 장면은 또 그것대로 부모들, 어른들 가슴에 못을 박았다. 애들의 앞날은 어떻게 될까, 가족들의 고통은 어떻게 치유하나, 누구 말대로 애들이 아니라 ‘괴물’을 키우고 있나 생각할수록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데 세상은 아무 일 없다는 듯 태평스레 굴러간다.

이 일이 있은 뒤 교육과학기술부와 시·도 교육청에서 학생 자살 실태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지난 5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초·중·고생이 735명이고 학교폭력과 집단 괴롭힘으로 자살한 학생 수는 중학생과 고교생 각 4명씩 8명이라고 했다. 이런 통계는 최소한의 확인된 숫자만 넣기 마련이다. 더 많았으면 많았지 이게 전부는 아닐 것이다.

학생폭력, 학내폭력 사건은 최근 들어 거의 매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러다가 교육현장이 붕괴되는 것 아닌가 겁이 날 정도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똑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고는 하지만 시급히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이다. 문득 우리 형제들이 살고 있는 북쪽에서도 학생폭력, 학내폭력이 심각한지 궁금해진다.

나름 북쪽을 가 볼 기회도 있었고 북쪽 자료들을 접할 기회도 일반인들에 비해 많다고 생각하지만 청소년들의 실생활에 관해서는 별로 없다. 어쩌다 가끔 주워들은 얘기로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원칙적으로 공대를 하게 돼 있다거나, 남쪽처럼 체벌이 심하지 않다거나, 남쪽으로 말하면 학급회의(총화) 시간에 자기비판(자아비판)을 한다거나, 여기처럼 교육열이 높다거나, 성적순으로 명단을 공개하는 학교가 있다거나 등등 정도이다. ‘어린이는 나라의 왕’이라는 구호도 있고, 이쪽의 신세대 비슷한 날라리(오렌지족)들도 존재한다는 말도 듣지만 이것들은 사실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이다. 그런데 왕따니, 학내폭력이니, 그로 인한 자살은 탈북자로부터도 들어 본 적이 없다.

지난 2006년 북쪽에서는 한 편의 영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한 여학생의 일기’이다. 남쪽으로 말하면 18세 여고생 ‘수련’이가 부모를 이해해가면서 자아를 형성해가는 과정을 그린 얘기다. 과학자로서 조국을 위해 아글타글 애쓰는 아버지, 아버지를 헌신적으로 뒷받침하다 급기야 암에 걸린 도서관 사서 어머니, 다른 애들처럼 아파트에 사는 게 소원이라면서 가정의 행복에는 도통 무관심한 부모를 원망하는 수련이가 중심 인물이다. 북쪽 영화라면 체제선전용으로 치부해 버리는 이들이 많지만 칸 영화제에 출품돼 호평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반론이 되리라 생각한다.

수련이의 일기장에는 그때쯤이면 홍역처럼 한번은 거치기 마련인 사춘기 여고생의 심리상태, 북녘 한 가정의 생활 모습이 사실적으로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칸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것도 바로 그 때문이었다. 영화는 수련이가 결국 부모의 진정을 이해하게 되고 아파트로 이사 가는 소원도 이루게 된다는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수련이의 일기장을 들춰보면 절망이 아니라 꿈이 있다. 자기 자신, 내 가정만이 아니라 이웃과 나라를 생각하는 더 큰 배려가 있다. 혼자만의 절망의 방에 갇혀 있지 않고 여럿이 함께 희망을 키워 나가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다. 북의 ‘수련이들’과 남의 ‘권 군들’이 서로 만나 자기 꿈을 얘기하고 통일 조국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새해를 맞아 홀로 꿔보는 황홀한 꿈이다.


<정일용 6.15남측위 언론본부 상임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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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고슴도치님의 댓글

고슴도치 작성일

  필자는 6.15실천 남측위원회 언론본부 상임대표인 정일용님이다. 남녘 언론들이 썪어가는 가운데에도 이런 아름다움과 순수한 마음을 가진 언론인이 있다는 사실에 다소나마 안도감을 갖는다.

조,중,동과 같은 족벌언론들이 썪어 왔고, 이명박 정권들어 정언유착으로 이제는 KBS, MBC 방송매체까지 타락하였고, 조,중,동 패거리들이 종편인지 뭔지 움켜쥐고 방송까지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인터네트 언론들이나 소셜네트뭐크 서비스 같은 대안 매체가 있어 사회정의 통로는 열리고 있으나 아직은 역부족이다. 더 힘을 내야 할 것 같다.

멋진인생님의 댓글

멋진인생 작성일

나는 유투브로 북녘의 텔레비죤련속극 수업은 계속된다에서 나는 인간적인 학교선생님의 모습을 보았다! 어디 남녘의 이런선생님이 있겠는가? 다 개같은 짐승새끼놈년들이지!

멋진인생님의 댓글

멋진인생 작성일

그리고 대한미국 남녘의 학교폭력과 집단성폭력에 관련된 영화는 보지말고 북녘의 건전한 청소년영화인 한 여학생의 일기를 보시라~~!!!

멋진인생님의 댓글

멋진인생 작성일

예쁜 진혁이는 그런거 절대로 안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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