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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사이비언론 광고중단 ‘촛불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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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slee 작성일08-08-30 00:00 조회10,0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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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USNews 주필이고 전 동화통신 기자, 파리특파원, 런던특파원, 워싱턴 특파원을 지내고 KPI 통신 주필을 역임한
이선명 선생은 서울의 사이비 언론 광고중단 촛불시위를 보면서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드라마를 보는 전륜을
느낀다고 말하며 “진실과 정의를 밝히는 언론을 기대하는 민중의 염원을 기리는 저 촛불이 수십만, 수백만 민중의
양심을 밝히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빛을 점화해 주기를 간절히 기원해 마지않는다.”는 글을 민족통신에 기고했다.
전문을 소개한다[민족통신 편집실]




사이비언론 광고중단 ‘촛불시위

글 이선명 (USNews 주필)





기원 전 441년 고대 그리스의 봄 축제 때 아테네의 디오니소?극장에서 처음 무대에 올린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는 관객이 출연자들의 감정이입(移入)을 강요받는다고 주장될 만큼 강력한 감흥을 일으키는 정상의 드라마로 손꼽힌다.



<##IMAGE##>소포클레스는 아이스킬로스, 에우리피데스와 더불어 고대 그리스 3대 극작가 중 한 사람으로서, <안티고네>에서 그는 인간의 사회적 동물로서의 집체(集體)적 관계에서 형성된 의무와 독립된 인격체로서의 가치추구 문제를 무대에 올려놓고 있다.



이 드라마는 자신의 천부적 양심과 신념에 어긋나는 크레온 왕의 명령을 거부하는 주인공 안티고네가 겪는 주변 상황의 격동과 파장에 조명하여 우주적 가치체제, 즉 자연법의 질서에 기초한 인간의 양심과 윤리, 그리고 실정법에 근거한 전제적 체제의 상이한 원칙과 이해관계의 충돌에서 발생되는 비극을 다루고 있다.



소포클레스 이전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도 자연의 섭리에 기초한 절대적 가치의 우위를 주장한 바 있지만, 고대 그리스인들의 다수가 어느 특정 지역이나 시대를 구속하는 법 체제를 초월하는 보편적 가치를 신봉했던 사실은 퍽 흥미롭다.



투시디데스의 <역사>에는 기원 전 431년 페르시아가 그리스를 침공했을 때 당시의 유명한 웅변가 페라클레스가 아테네와 테베가 연합군을 결성해서 이 침공에 대항하자고 역설하면서 “우리는 몽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모두 양심에 따라 행동하자”고 강조했다는 기록이 있는 데, 바로 여기에서도 고대 그리스인들의 윤리적 가치체계가 엿보인다. 이 같은 신성(神性)의 절대적 가치개념은 후에 로마의 법체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 스토아 학파의 자연법에도 잘 반영되어 있다.



어쨌든 안티고네는 무대에서 커다란 개인적 고통과 희생을 감수하면서 자연법의 초인적인 구속력, 즉 양심과 윤리에 따라 행동한다. 우주적 가치에 대한 확신이 용기의 원천이었다. 바로 이 때문에 그녀는 자연법이 지닌 보편적 가치의 영원성과 정당성의 표상이 되었다. 현상학을 완성시킨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헤겔은 안티고네와 크레온의 비교 연구에서 가치체계의 이원성을 주장했지만, 시인 쉘리는 “안티고네야 말로 비이성적 규범에 대한 항거를 대표한다”고 예찬했다.



프랑스 극작가 J. 아누이는 이차대전 중 앙드레 지드, 지롱드, 장 꼭또 등의 뒤를 이어 안티고네를 민족해방 레지스탕스의 상징으로 등장시켜 고대 신화를 그의 드라마에 재현했고, 독일의 시인 겸 극작가인 베르크홀트 브렉트는 그의 작품에서 안티고네를 평화주의자로 형상화하고 있다.

안티고네는 인륜과 도덕, 그리고 인간의 양심과 정의를 타협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로 신봉하고, 이 같은 신념에 따라 그녀는 실정법과 충돌하는 길을 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안티고네가 경험주의를 배격하고 생명을 초월하여 불의와 타협하기를 거부한 인류 구원의 히로인으로 우리의 마음속에 자리잡은 근거가 여기에 있다. 그녀가 디오니소스의 무대에서 “나는 (불의를 이해하면서) 비겁하게 살고 싶지는 않다”고 선언한 순간 이 드라마의 감동은 절정에 이른다.



안티고네는 또한 청춘의 순수성, 비타협적 이상주의, 이성과 양심의 절대적 가치를 상징하며, 사르트르에 의하면 “그녀는 아무런 가식 없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 어떤 구속력도 허용되지 않는 절대적 자유의사에 의한 선택을 대표한다.”

인류역사의 발전은 진리와 정의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전리품이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영국의 마그나 카르타, 루터의 종교개혁 운동, 프랑스의 7월 혁명, 미국의 독립운동, 링컨의 노예해방, 간디의 비폭력 저항운동, 그리고 우리 민족의 동학혁명, 3.1독립운동, 4.19학생혁명, 5.18광주민주항쟁 등은 모두 우주적 가치를 기초로 한 시대정신의 현시이며, 도덕적 우위에 기반한 이들 성전은 어떤 폭압도 결코 좌절시킬 수 없음을 역사는 증명해 주고 있다.



그러나 소포클레스가 BC 5세기에 디오니소스 극장에 세운 안티고네를 통해 연출한 휴머니즘, 자유, 진리, 정의 등의 우주적 가치가 현대의 한반도에서 아직 외면당하고 있는 것은 정말 불행한 일이다.



우리 민족에게 있어 통일은 절대선이다. 정권의 권위주의와 망국적 지역갈등과 경제정의 부재와 매판경제 등 현재 우리 조국의 남북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가 구조적으로 분단에서 연유되었다. 따라서 통일은 절실한 민족적 과제이며 하늘의 명령이다.



벌써 17, 8년 전의 일이지만 평양축전에 참가한 임수경의 활동상을 담은 기록영화 ‘통일의 꽃’을 보면서 나는 안티고네를 연상했다. 그녀는 남한 정부의 북한방문 불허방침을 무시하고 가냘픈 소녀의 몸으로 골리앗과 같은 분단체제와 대결했다. 평양축제 참석 후 철창행을 두려워하지 않고 판문점을 걸어서 넘어오던 그녀의 의연한 모습에서 나는 일제에 맞서 산화(散華), 저 하늘의 별들을 유영(游泳)하는 우리 민족의 잔다크 유관순의 높은 기상을 보았다.

아니 그 뿐인가! 최근 서울의 사이비 언론 광고중단 촛불시위에서 나는 또 다시 안티고네를 관람하는 감동의 전류를 경험한다. 민주 헌정을 짓밟고 군정을 세운 쿠데타 세력에 곡학아세하여 수십 년 동안 수천만 국민들의 진실에의 접근을 차단한 왜곡보도의 대가로 치부(致富)한 사이비 언론에 빗장을 채우려는 저 장엄한 성전의 깃발.



엊그제 서울발보도는 검찰이 이 성전의 ‘주범’을 기소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정작 검찰이 다스려야 할 대상은 수십 년간 민중을 오도해 온 사이비 언론일 텐 데, 아니 일제의 시녀, 군사정권의 창녀, 반민족 반통일 반개혁의 사이비 언론에 조종(弔鐘)을 울리려는 의거를 기소하려는 이명박 정권의 실체는 과연 무엇인가?

그러나 나는 진실과 정의를 밝히는 언론을 기대하는 민중의 염원을 기리는 저 촛불이 수십만, 수백만 민중의 양심을 밝히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빛을 점화해 주기를 간절히 기원해 마지 않는다.



나는 해가 지지 않던 대영제국을 그토록 초라해 보이던 간디 앞에 굴복하게 했던 안티고네의 정리(定理)를 뒤늦게나마 풀어보고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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