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5-05-13 00:00
예정웅 선생 옥중수기④
 글쓴이 : minjok
조회 : 8,868  

구치소 생활 (3)

구치소 생활은 초기 적응하기가 힘들지 시간이 지나면 인생 경험에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막상 재판이 끝나고 수감 생활로 접어들면 훨씬 안정되고 평안감을 느낍니다. 오히려 재판 진행 과정이 사람을 피곤하게 만들지 감방은 겁낼것 없다고 생각합니다.

<##IMAGE##>구치소 생활, 백화점식 다양한 경험을 쌓게 되고 삶에 도움이 되는 인생공부를 할 수 있어 좋습니다.

나는 수감 몇일만에 신기한 일을 경험합니다.
감방에서 술이 제조된다면 믿을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그게 나와 합방하고 있는 녀석이 술 제조를 한단 말입니다. 또 김치를 담가 먹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한국인의 두뇌가 세계 톱 랭킹에 오른다더니 옆방에 수감돼 있는 한 동포 1.5세가 김치를 담가 나에게 갖다 주었습니다.

루빈이라는 한 수감자는 나와 감옥방을 같이 쓰는데 수염과 머리를 어깨까지 길러 보기에 짜증이 납니다. 내가 빈라덴이라고 별명지어 주니까 빈 라덴이 누군지도 모릅니다. 루빈은 멕시코계 미국인인데 나파 벨리라는 한 술 제조 공장에서 일하던 중에 밀주를 만들어 팔다가 걸려든 수감자입니다.

술은 과실주를 만드는데 원료가 과실주 밖에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제조과정은 비밀이라 공개할 수 없고 원료는 사과, 오렌지, 레몬, 라임, 꿀이나 설탕, 바나나 들을 갈아 혼합합니다. 3일을 숙성, 발효시켜 설탕을 더 넣고 또 3일을 발효시킵니다. 술의 맛은 숙성 발효를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군요. 숙성된 원료를 보니까 진짜 알콜냄새가 납니다.

맥주보다 도수가 낮고 도수 낮은 포도주 비슷한데 과실주였습니다. 조그만한 커피잔에 1불을 받고 팝니다. 감방에서 상거래는 불법입니다. 그래서 대신 치약 작은것 1개는 한잔, 투나 통조림 작은것은 두잔, 초코렛은 1잔 이런식으로 장사를 하는데 한병에 15달라 정도 나왔습니다. 1잔에 1불이면 비싸다고 했더니 자신의 노력에 비하면 어림없는 값이라면서 술파는 바(Bar)에서는 3달라 한다고 합니다.

이런식으로 거창한(?) 상거래가 이루어지는데 어쩌다가 한번이지 매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쉬쉬하면서 1년에 한 두번 한다고 하네요.

조라고 하는 30대 동포청년은 어릴 때 이민 온 1.5세입니다. 마약관련 사건에 연루돼 구속되었는 곧 재판이 열리게 되는데 김치를 얼마나 잘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재료는 카베지, 양파, 멕시칸 할라페뇨 고추, 소금, 베트남 제 매운 고추장(Hot Sauce)가 들어 갑니다. 이정도의 재료는 구치소 내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잘 버무려서 이틀정도 숙성시키면 제법 먹을만한 김치가 됩니다.

만약에 젖갈김치가 먹고싶으면 투나를 잘 갈아서 집어넣으면 약간 비린네가 나면서 젖갈김치 흉내를 냅니다.

구치소는 “플라스틱 커뮤니티”라고 불러야 될 것 같습니다. 모든 식기류, 숟갈, 젓가락 모든 통(쓰레기통, ice통 등)은 전부 플라스틱 제품으로 되어 있습니다. 구치소나 형무소에 없는 것은 거욱, 유리그릇, 유리로 된 병, 컵 등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상시에 흉기로 될 물건들은 싸그리 플라스틱으로 바꿔놨습니다. 자살 및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그런것 같습니다. 이렇게 철저하게 플라스틱 커뮤니티를 만들어 놓은 것은 안전상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지만 흉기로 쓸려면 아무것이나 흉기화 할 수 있다는 것이 또 구치소 내부의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샐러드를 잘게 썰어야 할때, 감자를 깍고, 양파를 썰 필요가 있을때는 식칼보다 더 잘드는 칼(?)이 등장합니다.

어떤 칼이 될까...? 비엔나 소시지 뚜껑, 스팸 뚜껑 같은 것은 아주 요긴한 식칼 대용품이 됩니다. 뚜껑을 반으로 접어 불로 나온 부분은 세멘트에 잘 갈면 좋은 칼이 됩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능력을 10%도 쓰지못하고 세상을 뜬다고 하는데, 각양각색의 인종이 모여 있는 구치소 수감자들! 하나하나는 힘이 없지만 하나의 역량으로 조직화 한다면 엄청난 에너지와 힘이 발산 될 것 습니다.

세계 평화를 위해서 필요한 이들의 능력이 사장되는데 참으로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캘리포니아 중단에 위치한 태프트 캠프에서 1년 남짓 남은 출옥 기일을 기다리고 있다. 누구든지 편지를 주고 받을 수 있다. 그는 "편지 받는 것이 가장 기쁘다"고 설명한다.

Joung W. Y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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