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강민화 박사(일본 대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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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강민화 박사(대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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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5일부터 8일까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도쿄와 서울을 방문하고 다음 방문지인 베이징으로 떠났다.


이곳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을 맞으면서 연일과 같은 반북조선 소동이 더 증폭되었는데 그의 이번 도쿄, 서울 방문을 통해서 몇가지 사실이 확인되거나 부각되었다고 본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본심은 여전히 그가 취임시에 강조한 ‘미국제1주의(America first)’였다.


첫 방문지인 일본에서 아베 총리는 일미 동맹관계가 지금처럼 긴밀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도착 다음날인 7일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나온 것은 일본이 방대한 미국제 무기를 사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었다. 아베 총리는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고 했는데, 국내에서는 일본의 대미추종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일본을 떠나 서울에 도착해서도 겉으로는 “대한민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공동기자회견)라고 했지만 한국이 북의 위협에 대한 방위책으로서 수십억달러 규모의 미국제 무기를 구입하는데 합의했다고 말했으며, 문재인 대통령도 이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현지의 언론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내놓은 메시지는 사전에 예상 가능했던 범주를 넘어서지 않았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억지력 제공을 빌미로 한 무기판매와 미역 불균형 해소라는 방한 목적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프레시안 11.7).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국빈방문인데도 공항이 아니라 미군기지로부터 도쿄, 서울에 들어간 것처럼 그에게 있어서 동맹관계보다도 자기들의 이익을 챙기는 것이 시급했던 셈인데, 그렇게 보면 그의 이번 도쿄, 서울 방문은 ‘동맹자’들에 대한 ‘강매외교’였다고나 할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도쿄, 서울 방문에서 드러났거나 확인된 것은 또한 그가 천하의 겁쟁이이며 그가 하는 막말은 허풍치기라는 것이다.


이번에 한미정상회담에서 두 사람이 북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서 전쟁은 안된다며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고 하는데, 평소에 조미대화 무용론을 강력히 주장하고 군사적 옵션을 내비치기만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7일 공동기자회견에서 북조선과의 직접대화는 시간낭비라고 생각하는가? 하는 기자의 질문에 애매한 대답밖에 하지 않았다.


현지의 언론들은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도착시처럼 대북 ‘돌발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안도의 숨을 쉬었으며, 그와 문재인 대통령과의 사이의 ‘불협화음’이 어느 정도 불식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과연 그러했을까?


8일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비무장지대(DMZ)방문이 역시 전격적으로 취소된 사실에 그 의문에 대한 대답이 있지 않겠는가?


트럼프대통령은 이번에 서울에 가기 전부터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찾았던 DMZ에 “북조선에 불필요한 자극을 피한다”는 명분으로 가지 않겠다고 말해왔었다. 그런데 그는 문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에서 이 문제를 돌연히 제안했었다. 그러다가 이 돌발적인 제안은 기상악화 때문이라며 갑자기 쉬소되었다. 문 대통령은 미리 현지에 가서 기다렸느데도. 그러니 사람들에게는 아무래도 부자연스럽게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필자의 귀에는 결국 트럼프, 이 사람은 대결상대와 직접 맞서서는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며, 그가 평소에 하는 막말은 허풍치기에 불과하다, 그는 천하의 겁쟁이라는 말이 들려온다.


트럼프 대통령을 환대했던 ‘동맹자’들의 행동은 또 얼마나 한심했는가.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지는 11월 6일 아베 총리가 트럼프를 맞아 4차례의 식사를 함께 하는 등 특유의 ‘오모테나시’(극진한 대접)로 돈독한 관계를 쌓는 데 공을 들였으나 동등한 국가 정상으로 예우받지는 못했다며 아베는 트럼프의 ‘충실한 조수’, ‘전략적 노예’라고 혹평했다. 미국 국내에서는 지지율이 땅바닥에 떨어진 대통령으로부터 무엇때문에 이렇게까지 환심을 사려고 하는지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다.


이번에 “지금은 제재와 압박에 우리가 집중해야 할 때”라며 미국의 대북적대시에 적극 동조했을뿐 아니라 미국의 무기구매 압력에 굴복했던 문재인 대통령도 결코 달리 보기 힘들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에 대한 강경자세나 막말을 ‘자제’한 것은 문 대통령이 미국산 무기구매를 약속한 대가라는 소리까지 들려왔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각지에서 트럼프방한 반대 목소리가 높아간 일과 그들을 차단하기 위해 버스로 ‘산성’을 쌓기까지 했던 문재인 정부의 행동은 그들이 얼마나 촛불민심과 거리가 멀어져가고 있는가를 보여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서울을 떠나기 전에 진행한 국회연설에서 북조선은 “자기들을 과소평가하지 말라”, “자기들은 동맹국이 공격받는 것을 허용치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겁쟁이, 허풍치기임이 드러난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이란 억지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보다도 그는 앞서 공동기자회견에서 “북조선이 협상 테이블로 나와서 우리와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북조선 주민들과 전세계 시민들에게 좋을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이 진심인지, 또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두보 봐야겠지만 어쨌든 결국 압력이나 군사적 옵션으로써는 아무것도 해결 안된다. (K)


2017.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