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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수요의 8% 승객만 태우고 달리는 인천공항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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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3-10-29 13:57 조회4,5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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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 수요의 8% 승객만 태우고 달리는 인천공항철도

 
 
나랏돈 1조904억원 등 총 4조2185억원을 투입해 2007년 개통한 인천공항철도의 지난해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약 4분의 1인 25.9%에 불과했다. 개통 이후 지난 5년 동안 정부가 최소운영수입보장(MRG)에 따라 민간사업자한테 보전한 금액만도 1조171억원에 이른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최소운영수입보장으로 혈세 1조원 낭비…결국 정부가 매입
장밋빛 도시계획 속 부풀려진 수요예측, 대재앙 불러

수요예측은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의 추진 여부를 판가름하는 첫 관문이다. 인구 증감과 도시 변화의 모습을 예측해 장래 수요층의 두께를 예상하는 ‘미래 모형’을 제시하는 일이기도 하다. 수요예측을 담당하는 기관은 사실에 가장 근접한 예상을 내놓기 위해 다양한 추정치를 사용한다. 그 가운데 하나는 도시계획과 택지개발계획이다. ‘상전벽해’에 가까운 도시의 미래를 가정한 뒤, 투입된 사회간접자본이 가까운 장래에 제대로 된 구실을 할 수 있는지 가려내는 것이다. 그러나 종종 수요예측은 장밋빛 도시계획의 향기에 취해, 악취를 풍기는 대재앙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2005년부터 추진됐다 전면 재검토된 광명경전철 사례를 보면, 장밋빛 도시계획의 위험성이 두드러졌다. 광명경전철 수요예측 보고서는 2008년 1월 제출됐다. 보고서는 인근 도시로의 출퇴근, 통학, 자동차 등록대수와 인구의 추이 등 다양한 변수를 통해 경전철 수요층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숭실대 학생들의 통학 수요도 자리잡고 있었다.
당시 민자사업을 추진하던 ㈜광명경전철의 수요예측 보고서는 2010년부터 숭실대 학생이 하루 982명씩 경전철을 이용해 통학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다. 접근성이 높아진 2015년에는 이 인원수가 하루 1636명으로 늘고, 2030년 2681명에 이어, 2040년에는 3272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숭실대와 광명시는 2006년 제2캠퍼스 건립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을 뿐, 제2캠퍼스 건축은 지금까지도 첫 삽을 뜨지 못했다. 있지도 않은 대학 캠퍼스의 통학 인구가 고스란히 수요예측에 반영된 셈이다.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수요예측은 사업을 되게 해야 한다는 시각이 강하기 때문에, 양해각서건 택지개발계획 초기 승인이건 되는대로 집어넣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인천공항철도 역시 장밋빛 도시계획을 통해 수요예측을 마구 부풀린 경우였다. 인천공항고속도로 건설이 논의되던 1994년 당시 건설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가 발행한 교통영향평가서의 수요예측을 보면, 이들은 인천광역시가 1992년에 수립한 ‘인천 해안종합관광구역 기본계획’을 수요예측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있었다. 인천 용유도·영종도·무의도 등지에 디즈니랜드, 유니버설스튜디오, 대규모 민속촌, 스키장, 해상단지 등 10개 관광 및 위락단지를 구성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인천시는 이 관광단지에 한해 5892만명의 관광객이 찾아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수요예측 보고서는 2011년 8월 한달에만 660만명의 관광객 교통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관광산업의 성장세를 고려해 2020년 8월에는 영종도 일대 방문수요가 767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 클릭하면 이미지가 크게 보입니다.
지자체는 도시계획 과장
수요예측 기관은 무조건 반영
고속철 등 사용 적어 세금만 축내
원점으로 돌아간 광명경전철은
숭실대 캠퍼스 짓기도 전에
통학생 수요 포함시켰다 낭패
원점으로 돌아간 광명경전철은
숭실대 캠퍼스 짓기도 전에
통학생 수요 포함시켰다 낭패
1999년 발간된 인천공항철도의 수요예측 보고서도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앞서 인천공항고속도로가 수요예측에 포함시켰던 10대 관광지 가운데 현실가능성이 떨어지는 디즈니랜드, 유니버설스튜디오 등 7곳은 제외했지만, 용유·무의도에 위치한 용유해변, 왕산해변, 하나개해변 등 3곳에서만 한해 596만명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마찬가지로 인천광역시의 ‘인천 해안종합관광구역 기본계획’에 기반한 것이었다. 관광단지의 대표적 성공 사례인 남이섬의 연간 관광객이 250만명 선인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풀려진 전망을 기초로 한 수요예측인 셈이다. 그뿐만 아니라 인천공항철도 수요예측에는 청라지구와 송도새도시 등 경인권의 무분별한 개발계획이 모두 성공할 것으로 전제했다. 수요예측 보고서를 보면, 검단새도시 23만명, 청라지구 10만명, 송도새도시 20만명 등의 계획인구가 모두 교통수요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검단새도시와 송도새도시의 실제 인구는 그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인천공항철도와 고속도로는 대표적인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낭비 사례로 꼽힌다. 민주당 문병호 의원실에 따르면, 인천공항철도의 경우 실적이 개통 당시 수요예측의 8.1%에 불과해 6년 동안 사업자한테 1조904억원의 세금을 지급했다. 문 의원은 “문제는 향후 30년간 14조원의 혈세가 더 낭비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민자사업으로 시작한 인천공항철도는 결국 최소운영수입보장 부담을 못 이겨 정부가 다시 사들였다. 또 과장된 수요예측으로 감사원 지적을 받은 광명 경전철 사업 역시 재검토 수순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이 빚어지는 주된 요인은 개발을 원하는 지방자치단체와 수요예측 기관의 ‘자가발전’ 때문이다.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욕이 강하다 보니, 장밋빛 도시계획을 만들고, 수십년 뒤를 예상하는 수요예측에서는 큰 폭의 오차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안종범 박사는 “일산이나 분당의 개발 과정을 살펴봐도 대규모 택지개발은 시차를 두고 서서히 완성되는데, 사회간접투자 사업에서는 실시계획 협약만 있어도 계획인구를 100% 반영하는 방식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업의 성패를 판단하는 수요예측에서는 이런 방식이 들어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목표지향적인 도시계획이 수요예측의 치명적인 실패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장밋빛 도시계획은 수요예측 실패의 알리바이로 악용되기도 한다. 개발이 지연돼 검토되지 않았던 경쟁 노선이 신설되거나, 도시계획에 따른 예측치가 잘못돼 어쩔 수 없이 차이가 벌어졌을 뿐, 수요예측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들이다. 실제 인천공항철도·용인경전철 등 대표적인 수요예측 실패 사례에 대해 관계기관은 이러한 답변을 내놓았다. 그러나 비겁한 변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장수은 교수(환경계획학)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투자 사업은 진행 기간이 매우 길기 때문에, 수요예측도 조심스러워야 한다”며 “당시에 알기 힘든 변수들이었다는 이유로 수요예측의 실패를 정당화할 수는 없으며, 도시계획의 진행률을 보수적으로 산정하거나 수요층의 범위를 지정하는 등 보정 수단은 많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런 노력을 연구자의 양심에만 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토부가 마련한 ‘교통시설 투자평가지침’ 등 관련 규정을 보면, 계획인구 순차 적용 등을 강제하고 있지도 않은 실정이다. 또 수요예측에 실패해도 보고서 작성 당시 적용된 변수와 장래 변동에 대한 복잡한 함수는 공개되지 않는다. 개발계획만 확정되면 연구자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숫자를 끌어다 쓸 수 있는 환경이라는 뜻이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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