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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공조와 남북화해를 다루는족벌 언론과 정치계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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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injok 작성일01-04-10 00:00 조회2,8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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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NMD가 뭐길래 : 한미 공조와 남북 화해 - 이재봉

이재봉(원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아마 요즘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말 가운데 하나가 NMD가 아닐까 한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는 한미 정상 회담을 앞뒤로 NMD가 각종 언론 매체에 자주 오르내렸다. 국제 정세를 공부하며 통일 운동을 하느라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잘 모르거나 우리와는 별로 관계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 될수록 쉽게 말해보고자 한다.

NMD와 ABM이란?

NMD란 National Missile Defense의 준말로 흔히 `국가 미사일 방위`로 번역되는데, 미국의 미사일 방위 체제를 일컫는다. 다른 나라들이 미국을 향해 미사일을 쏘면 그 미사일이 미국 땅에 떨어지기 전에 공중에서 산산조각 내버리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것이 다른 나라를 공격하기 위한 게 아니라 자기 나라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들의 미사일 공격을 막기 위한 방어용 체제에 대해 중국이나 러시아는 물론 유럽까지도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여기서 `방어용`이란 말에 속아 넘어가기 쉬운 대목이 있는데,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조금 복잡하지만 ABM 조약에 대해서도 간단하게나마 알아볼 필요가 있다. 더구나 이 조약은 지난 2월 말 한-러 정상 회담에서 다루어져 3월 초의 한미 정상 회담에서 우리측을 곤혹스럽게 만들지 않았던가.

ABM은 Anti-Ballistic Missile의 준말로 대개 `탄도탄 요격 미사일`로 번역되는데, 미사일을 쏘아 떨어뜨리는 이른바 `미사일 잡는 미사일`이다. 이런 요격 미사일 기지를 미국과 소련이 각각 국내에 한 군데만 세우자고 1970년대 초에 맺은 협정이 바로 ABM 조약이다. 그렇다면 왜 공격용이 아닌 방어용 미사일 기지를 제한하자고 했을까?

미국이든 소련이든 이미 1960년대에 온 세계를 잿더미로 만들 수 있는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해서 배치해놓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어느 쪽도 상대방을 섣불리 공격할 수 없었다. 두 나라 다 상대방으로부터 선제 공격을 당하더라도 즉시 보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서로가 핵무기와 미사일을 더 이상 만들 필요가 없는 상태에서, 어느 한 쪽이 방어용 미사일이라도 무한정 만든다면, 다른 쪽에서는 그것을 뚫기 위한 새로운 공격용 미사일을 개발할 게 뻔하지 않은가. 바로 이런 논리에 따라 선제 공격 및 새로운 무기 개발 경쟁을 막기 위해 미국과 소련이 방어용 미사일 기지를 제한하자고 했던 것이다.

ABM 조약과 NMD 개발은 정면으로 어긋나

따라서 ABM 조약과 NMD 개발은 정면으로 어긋난다. ABM 조약이 유효한 상태에서는 NMD를 개발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래도 미국은 NMD를 개발하고 싶어서 클린턴 행정부에서는 러시아와 ABM 조약을 고치자고 협상을 했는데, 부쉬 행정부에서는 그 조약을 맺었던 소련이 무너져버렸기 때문에 러시아와 약속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야말로 오만방자한 초강대국이요 세계 제일의 깡패국가다운 억지다.

그러면 부쉬 정권이 거의 온 세계의 비판과 반발에도 불구하고 NMD를 개발하겠다는 배경은 무엇일까? 여기에는 무기를 만들어 파는 업체들의 끝없는 탐욕과 엄청난 영향력이 자리잡고 있다. 공화당의 가장 큰 물적 기반 또는 지지 세력의 하나인 거대한 군수 산업체들이 풍부한 정치 자금과 막강한 로비력을 바탕으로 부쉬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소련의 위협`을 바탕으로 돈벌이를 해온 무기업체들이 소련의 붕괴로 위기를 맞이한 것은 당연한 일. 위기나 전쟁처럼 반가운 일이 없을 그들에게 갈등이나 긴장마저 없어진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중국의 지속적인 고도 성장과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미국에 커다란 위협이 된다며 NMD가 필요하다는 여론을 확산시키는 배경이다. NMD를 개발하고 세우게 되면 앞으로 적어도 10여년 동안 미국의 군부는 국방 예산이 깎일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테고 군수 산업체들은 그야말로 떼돈을 벌게되리라.

이렇게 NMD는 미국의 군부와 무기 산업에는 엄청난 이익을 안겨줄 수 있겠지만, 남북의 화해와 협력,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그리고 동북아의 안정에는 치명적인 위협을 불러오지 않겠는가. 그래서 남한 정부가 NMD 개발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반대하는 듯한 입장을 취하자 미국이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나아가 남한의 대북 햇볕 정책에 대해서도 미국이 의혹과 불만을 나타내는 바람에, 지난 3월의 한미 정상 회담이 삐걱거린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 그런데 이를 두고 남한의 사대적인 족벌 언론과 수구 야당이 내세우는 주장을 보면 "저들도 간이나 쓸개가 붙어 있고 정신이 제대로 박혀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지난 한미 정상 회담을 통해 북한에 대한 두 나라의 시각에 차이가 드러난 것은 분명하다. 여기서 문제는 한미 사이에 대북 인식의 차이가 있고 없고가 아니다. 두 나라의 시각이나 정책에 차이가 있다고 해서 무슨 큰 사건이라도 빚어진 것처럼 야단법석을 떠는 족벌 신문들의 선정적 보도가 문제란 말이다.

족벌 신문들과 한나라당에 묻는다

그리고 미국인들의 대북 인식이 시대적 상황에서 옳은지 그른지 따져보거나 우리 민족과 국가를 위해 바람직한지 그렇지 않은지 고려해보지도 않고, 한나라당 지도부가 미국을 따르자고 주장하는 것은 미국 없이는 하루도 못살겠다는 사대 수구적 정치인들의 태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리라.

족벌 신문들과 한나라당에 묻는다. 세계적 패권을 추구하면서 대북 정책을 세울 미국과 남북 화해 및 통일을 지향하며 대북 정책을 펴야하는 우리 사이에 어찌 이견이 없을 수 있는가? 이견을 넘어 갈등까지 빚어졌다면 미국 쪽의 오만함 때문이었지 우리 쪽의 미숙함 때문이었단 말인가?

분명히 밝히건대 부쉬 대통령과 공화당 정부는 미국의 군수 산업체에 커다란 물적 기반을 두고 세계적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북한에게 미사일은 물론 재래식 무기까지 감축하라면서 갈등을 조장하는 한편 남한에게는 슬그머니 미제 무기를 사라고 압력을 가하는 배경이다. 한 세대 뒤떨어진 전투기를 다른 나라보다 비싸게 사가라고 횡포를 부려도, 떳떳하게 `NO`를 못하는 데는 이렇게 간도 쓸개도 없는 사대 수구적 신문들과 정치인들이 우리 사회의 지도층 행세를 하고 있기 때문 아닌가.

그들이 금과옥조처럼 여기는 한미 공조는 분명히 중요하다. 그러나 진정한 한미 공조는 미국이 옳든 그르든 무턱대고 따르는 주종 관계가 아니라, 미국의 잘못을 비판하고 충고할 수 있는 평등한 관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물러가야 할 것은 정부의 외교팀이 아니라 사대 수구적 족벌 언론과 한나라당이요, 바꾸어야 할 것은 햇볕 정책이 아니라 그들의 반민족적이고 반통일적인 생각과 언행이다.


<약력>

이 재 봉 (pbpm@chollian.net)
1955년 전남 고흥 출생
1983년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정치학사)
1990년 미국 텍사스텍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정치학석사)
1994년 미국 하와이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정치학박사)
1996년부터 원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997년부터 경실련 통일협회 정책위원
1998년 남북 지역간 자매결연 추진을 위해 평양 방문
1999년부터 [남이랑 북이랑] 더불어 살기 위한 통일 운동 대표
반미주의, 평화 연구, 통일 문제 (한미 관계, 북미 관계, 남북 관계) 등에 관한 논문과 저서 다수.

[자료:통일뉴스 2001-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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